언론보도 자료. 대장동 PF 초기 자본.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입건 피한 브로커, 당시 윤석열 주임검사가 조사"
이효상 기자 입력 2022. 02. 21. 21:29
[경향신문]
경기 성남시 대장동 민간사업자들이 2011년 대검찰청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 때 법조기자이던 김만배씨에게 수사와 관련한 청탁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씨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합류하기 전이었다.
JTBC는 21일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지난해 11월 검찰에서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해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한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은 사업 초기 자금 1100억원대를 부산저축은행에서 끌어왔다.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 조우형씨가 대출을 알선했고, 그 대가로 10억3000만원을 받았다. 대검 중수부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대장동 대출도 들여다봤지만 조씨는 2차례 소환조사와 전방위 계좌추적을 당하고도 입건을 피했다. 당시 조씨는 김만배씨의 소개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다.
수원지검은 4년 뒤 같은 혐의로 조씨를 기소했고, 조씨는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이 때문에 앞서 대검 중수부가 조씨를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터다.
이와 관련해 남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에 출석해 “일주일 안쪽으로 (조씨에 대한) 2회 조사가 있었는데, 저, 김만배, 조우형이 2회 조사 출석 전에 대법원 주차장에서 만났었다”며 “그때 김만배가 조우형에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 물어보는 질문에 다 협조하면 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조우형이 2회 조사를 받고 나왔는데 실제로 주임검사가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고 했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을 했다”며 “(두 번째 조사한 검사는) 윤석열 중수2과장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조씨의) 첫 조사 전에 김만배에게는 부탁을 했었는데, 김만배가 아직 검찰에 이야기는 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도 했다. 자신이 김씨에게 조씨 수사와 관련한 부탁을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013년 7월 정영학 회계사와 남 변호사가 나눈 통화 녹취록에는 남 변호사와 조씨 등에 대한 수원지검의 수사가 거론된다. 당시 이들은 부산저축은행 파산 후 관재인을 맡은 예금보험공사의 고발로 수원지검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JTBC가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에게 “수사관이 그냥 덮어줬다. 아예 터놓고 덮어줬다”며 “만배형이 고생을 많이 했다. A검사장이 직접 수사관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관에게) ‘우형이도 빼줘라’ (하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라며 “아마 다시 부르는 일 (없이) 무혐의로 종결하겠다고 얘기 저한테 대놓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은 2013년에도 형사처벌을 피했다. 남 변호사와 조씨는 2015년 각각 변호사법 위반과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만배씨 측은 대장동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경향신문에 “일방의 주장으로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부인했다.
이효상 기자 hslee@kyunghyang.com
관련 기사. 경향.
검찰,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은 손대지 않았다
이효상·허진무·이보라·이홍근 기자입력 : 2021.10.07 06:00
대장동과 얽혀 다시 주목 받는 2011년 '부산저축 사태'
금융비리로 수십명 기소됐지만 '대장동 1100억' 수사망 피해
김만배·박영수·윤석열, 직간접 관련자로 등장 '희한한 인연'
2011년 7월25일 부산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본점에서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의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뒤쪽에서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자들이 피켓을 들고 지켜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1년 7월25일 부산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본점에서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의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뒤쪽에서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자들이 피켓을 들고 지켜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 등이 거둬들인 막대한 배당 이익에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도 상당 부분 녹아 있다. 초기 사업비로 사용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11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중 약 30% 가량이 부산저축은행의 해산 후에도 회수되지 않아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을 대대적으로 수사할 때도 대장동 PF 대출 건은 다뤄지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 등은 2009년 11월부터 부산저축은행 등 11개 저축은행에서 1805억원의 PF 자금을 대출받았다. 천화동인 4호·5호의 소유주로 막대한 배당 수익을 거둔 남욱 변호사·정영학 회계사는 당시 사업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며 이 자금을 토지매입 비용 및 운영비 등으로 사용했다.
당시 대출금 중 절반 이상인 1155억원이 부산저축은행그룹의 5개 계열 은행에서 나왔다. 하지만 대출 만기 즈음 채권자인 부산저축은행이 검찰 수사를 받고 이듬해 해산하면서 대출금은 잊혀진 돈이 됐다. 이 같은 상황은 예금보험공사가 2014년 7월 대출금 대부분을 상환하지 못한 대장PFV 측을 검찰에 수사의뢰하기 전까지 계속됐다. 이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세력이 대장동 땅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2015년 ‘성남의뜰컨소시엄’에 합류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대대적인 수사 때도 대장동 대출 건이 수사망을 피해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압수수색 7개월만인 그해 11월 9조원대 금융비리를 확인하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수사로 부산저축은행그룹 전·현직 임원과 정관계 인사 42명이 구속기소되는 등 총 76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는 중반 이후부터 정관계 로비 의혹을 정조준했지만, 수사의 본류는 부산저축은행의 무리한 부동산 PF 대출이었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등은 부동산 시행사 등 120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5개 계열 은행을 통해 약 4조6000억원을 불법 대출했다. 대출자산 약 7조원 중 PF대출이 65%를 차지한 것이다. 당시 저축은행권 대출자산에서 PF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0%를 넘지 않았다.
대장동 대출 역시 1100억원대 PF 대출로 단일 사업 대출로는 거액에 해당했지만 검찰 수사는 받지 않았다. 박연호 회장의 친인척인 A씨가 2009년부터 대장동 대출을 알선했는데, 이는 대주주 친인척에 대한 대출을 금지한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이 역시 다뤄지지 않았다.
반면 김양 부회장 등은 김민영 부산저축은행 대표의 아들 사업에 362억원을 대출해 준 사실이 드러나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더구나 당시 A씨는 대장동 대출의 대가로 10억3000만원을 불법 편취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중수부는 A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는 윤석열 대검 중수2과장이었고, A씨가 선임한 변호인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 측이었다. A씨에게 박 전 특검을 소개한 사람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였다. 김씨는 A씨의 주선으로 2014년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고, 박 전 특검은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에서 거액을 받고 고문변호사로 일했다. 김씨와 박 전 특검은 A씨에 대한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고리로 이렇게 대장동 개발에 발을 디딘 것이다.
A씨는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개발비리 수사 때 알선수재 혐의가 적발돼 구속기소됐고, 2년6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한 변호사는 6일 “액수가 작지 않았고 동일한 사안으로 몇년 후 기소됐다는 점에서 당시 수사가 미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에 관여한 검찰 관계자는 “PF 대출이 워낙 많았고, 사건의 핵심 관계자들을 빠르게 사법처리하기 위해 혐의점이 뚜렷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윤석열 당시 중수2과장은 부산저축은행 대출비리, 금감원 등 로비 의혹 부분을 맡아 개별 법인 수사는 담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총 76명을 기소하여 주범인 박 모 회장은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되는 등 성역 없이 수사했다. 박 모 회장에게 중형을 구형하면서 인척을 봐줄 이유도 없다”면서 “특정 변호인의 친분관계로 인해 사건이 부당하게 처리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김만배·박영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인연’…주임검사가 윤석열
이효상·허진무·이보라·이홍근 기자입력 : 2021.10.07 06:00
2011년 대장동 사업 1100억대 PF 대출 이끈 인사가 수사 대상 오르자
김만배가 변호사로 박영수 소개···윤석열 측 "부당한 처리 없었다"
김만배, 박영수, 윤석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연루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계기로 대장동 개발과 연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저축은행 관계자로, 대장동 사업에 11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킨 A씨가 대검 중수부의 수사에 대비해 당시 검찰 출입 기자였던 김만배씨 소개로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사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PF 대출을 대가로 10억여원의 뒷돈을 받은 A씨는 당시에는 입건을 피했지만 2015년 검찰 수사에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는 중수2과장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2009년 대학 선배인 정영학 회계사의 소개로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던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 이모 대표에게 부산저축은행그룹의 PF 대출 1155억원을 알선했다. 당시 대출약정서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은행인 부산상호저축은행·부산2상호저축은행·대전상호저축은행 등이 두루 돈을 빌려주는 대주로 참여했다. 이 대출금은 대장동 토지매입 등 사업 초기 비용으로 사용됐다.
A씨는 대출 알선의 대가로 대장PFV 측으로부터 10억3000만원을 받았다. 부산저축은행의 거액 대출에는 A씨가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인척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A씨에게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대주주의 친인척에게 대출을 해준 박연호 회장 등 경영진에게는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여지가 있었다.
대검 중수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하면서 A씨도 소환 통보를 받았다. 검찰의 출석 요구에 A씨는 기자와 취재원 관계로 만난 검찰 출입 기자 김만배씨에게 연락해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김씨는 대검 중수부 수사팀과 인연이 있는 박 전 특검과 A씨의 만남을 주선했다. 현직 기자가 친분이 있는 검찰 출신 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한 것이다. 박 전 특검은 A씨의 사건 내용을 확인하고 당초 수임료를 대폭 줄여 같은 법무법인 휘하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겼다. A씨가 사건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으로 소환돼 수임료를 조정했다는 것이다.
A씨는 대검 중수부에서 김양 부산저축은행그룹 부회장이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의 부실대출 건 등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였지만 대장동 PF 건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A씨와 김씨, 박 전 특검은 친분을 유지했고, 특히 김씨가 2014년 대장동 사업에 뛰어드는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의 대장동 개발사업 비리 수사 때 대출 대가로 10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가 확인돼 구속기소됐다. 당시 수사 단계에서도 박 전 특검이 A씨의 사건을 변호했다. 박 전 특검은 대검 중수부 수사 때 A씨 사건을 수임한 경위와 역할을 묻는 질문에 “기억이 없다”며 “어떻든 지금까지 변호 활동하면서 정당하게 했지 장난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특정 변호인의 친분관계로 인해 사건이 부당하게 처리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갈수록 짙어지는 대검 중수부의 대장동 부실수사 정황
이효상·손구민 기자입력 : 2021.10.21 06:00
‘대출 알선 증언’ 듣고도 당사자 확인도 안 해
윤석열에 보고 가능성…박영수는 브로커 변호
갈수록 짙어지는 대검 중수부의 대장동 부실수사 정황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1100억원대 대장동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대출을 알선한 A씨가 그 대가로 10억3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아무런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대장동 개발 초기 사업을 주도한 이강길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가 20일 경향신문에 밝힌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당시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대출 건도 살펴봤다는 것이다. 민간 주도의 대장동 개발을 추진한 시행사 씨세븐 대표도 역임한 이 대표는 검찰로부터 면담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이 대출이 어떻게 이뤄진 건지 물었다”고 했다.
둘째, 이 대표가 1100억원대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박연호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인척인 A씨에게 10억3000만원을 주었다는 사실을 대검 중수부가 인지했다는 사실이다. “검찰이 ‘수수료를 준 것이냐’고 묻길래 A씨가 자금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용역 발주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는 게 이 대표의 증언이다.
이 대표를 면담한 검찰 관계자는 조사 내용을 수사 검사에게 보고했을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인 추정이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에게도 면담 내용이 보고됐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은 대장동 대출 건에 대한 수사도, A씨가 대출 알선 대가로 받은 10억3000만원에 대한 수사도 하지 않았다.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았다면 알선수재 가능성을 의심할만 했지만 검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내가 A씨에게 10억3000만원을 줄 수밖에 없다고 했더니 (수사를) 접더라”고 했다. A씨는 경향신문에 “2011년 5월 부산저축은행 관련 사건으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대장동 대출 건과는 무관한 일이었다”고 했다. A씨는 부산저축은행 윗선의 지시로 김두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금품을 전달했는데, 이 사건의 참고인으로만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을 수사할 때 A씨가 찾아간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였다. 검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A씨가 당시 검찰 출입기자였던 김만배씨에게 법률 자문을 구하자 김씨가 박 전 특검을 소개했다. 박 전 특검은 A씨가 알선수재 혐의의 피의자로 조사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억대 수임료를 요구했다가 다른 사건의 참고인으로 소환된다는 사실을 알고 10% 수준으로 수임료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주장대로라면 대검 중수부는 이 대표로부터 “A씨에게 10억3000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해놓고, 정작 이 돈을 받은 A씨를 상대로는 최소한의 확인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표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수사 당시 (대장동 사업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A씨가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해 걱정할 게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이 이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지 않고 면담 형식으로 조사한 것도 의문을 낳는다. 이 대표가 검찰과의 면담에서 진술한 내용이 정식 조서로 작성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부산저축은행의 대장동 대출 건은 4년 뒤인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수사했고, A씨는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장동 대출금 미회수와 관련해 남 변호사 등을 수사의뢰해 경·검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 때도 박 전 특검은 수사 단계에서 남 변호사, A씨의 변호를 맡았다.
박 전 특검은 김만배씨로부터 거액을 받았거나 약속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중 한 명으로도 거론된다. 박 전 특검 측은 이에 대해 “2016년 12월 특검에 임명되면서 김만배씨와는 연락을 끊었고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며 “화천대유나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약속하거나 통보 받은 일이 결코 없다”고 했다.
윤석열 중수부, 2011년 대장동 대출 브로커 계좌 추적했다
이효상·허진무 기자입력 : 2021.10.26 06:00
부산저축은서 1155억 대출 1년 뒤 대검 중수부 수사
10억 수수료 등 확인했지만 입건 안 해…4년 뒤 구속
윤 “보고 없었다” 해명에도 당시 중수부 ‘인지 정황’
2011년 7월25일 부산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본점에서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의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뒤쪽에서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인한 피해자들이 피켓을 들고 지켜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대장동 민간개발업체에 1100억원대 대출을 알선하고 10억3000만원을 받은 A씨에 대해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인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검찰은 A씨를 입건조차 하지 않았다.
계좌추적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은 통상 주임검사가 결재하는데,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는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었다. 윤 전 총장은 대검 중수부의 대장동 대출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A씨가 대출 알선 명목 금품을 받은 사실을 (내게) 보고한 사람이 있느냐”고 반박했지만 당시 대검 중수부가 A씨의 자금흐름을 파악한 정황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2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검 중수부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대출을 알선한 A씨의 계좌와 가족의 계좌, A씨가 운영하던 회사 계좌 등의 자금흐름을 전방위로 추적했다. 수사기관은 계좌추적 6개월 후 당사자에게 통지서를 보내도록 돼 있는데, A씨에게 다수의 계좌추적통지서가 날아들었다고 한다.
대검 중수부가 계좌추적을 통해 대장동 관련 자금흐름을 파악했을 가능성도 높다. A씨는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의 대학 후배로, 2009년 11월 대장동 개발을 추진하던 시행사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 측에 부산저축은행그룹의 1155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알선했다. A씨가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인척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은 100억원대 수수료를 챙겼고, A씨는 용역 계약을 가장해 10억3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A씨는 2009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두 곳의 법인 계좌를 통해 적게는 1억1000만원부터 많게는 3억3000만원까지 4차례에 걸쳐 10억3000만원을 수수했다.
대장PFV와 A씨 간의 자금 거래가 마무리된지 1년만인 2011년 3월 대검 중수부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대검 중수부는 A씨에 대한 계좌 추적으로 대장동 개발 시행사 대표와 A씨 간 금전 거래를 확인했다. 대검 중수부는 당시 이강길 대장PFV 대표를 면담 조사 형식으로 불러 A씨와의 자금 거래가 대출 대가성 수수료가 아닌지 확인했다. 이 대표는 최근 경향신문에 “A씨가 자금을 가져오는 조건으로 용역 발주를 요구했기 때문에 그 돈을 줄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당시 중수2과장이던 윤 전 총장이 A씨의 사건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사건 관계인의 계좌를 추적하려면 금융계좌추적용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 청구해 발부받아야 한다. 영장은 통상 주임검사가 결재한다. 대검 중수부의 경우 주임검사를 맡은 과장이 영장 청구서에 서명을 했다고 한다. 당시 대검 중수부에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했던 현직 검사는 “주임검사가 과장이니까 보통 평검사인 연구관들이 과장 이름으로 영장을 만들고 과장과 영장 청구 여부를 논의했다”며 “법원에 제출하는 별도 의견서는 평검사 이름으로 제출하지만 영장 청구서나 공소장은 과장 이름으로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그해 5월 대검 중수부의 참고인 조사만 받고 입건을 피했다. 당시 A씨는 화천대유의 소유주 김만배씨를 통해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변호사로 소개받았다. 4년 뒤 수원지검 특수부는 대장동 개발 비리를 수사해 불법 대출을 알선하고 10억여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았다.
A씨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 당시 회사와 가족까지 모두 계좌 추적을 당했다”면서도 “검찰 수사는 대장동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예금보험공사의 수사의뢰로 2014년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는 “제가 검찰에서 수사받은 것이 대장동 관련된 부분도 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거짓을 말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중수부 3개과 130여명의 수사팀이 투입되어 3,300여명을 조사한 사건으로서, 개별 계좌추적 여부는 기록을 보지 않으면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했고, 그 누구도 범죄 혐의를 파악하고도 덮거나 봐주기 수사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했다.
이어 A씨가 김두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에 대한 뇌물 전달에 관여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계좌추적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뇌물 전달 과정에서의 자금 세탁 등 수사에 필요한 사유로 했을 것이다. 다만, 현재 기록 없이는 계좌추적 여부, 계좌추적 사유, 결재 여부 모두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대장동 업체서 수억 추가 수수…대장동 일당과 '한몸'이었나
이보라·손구민·이효상 기자입력 : 2021.11.24 06:00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현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에 부산저축은행 자금 1155억원을 알선한 조모씨가 검찰 수사에서 확인된 대출 알선 수수료 10억3000만원 이외에 수억원의 수수료를 더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그의 업체가 시행사와 ‘전도금’을 주고 받은 사실, 조씨가 대장PFV 대표의 지분을 매수해 최대주주가 되려고 시도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조씨가 민간사업자들과 ‘한몸’으로 움직이며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3일 경향신문은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대장PFV·나인하우스·씨세븐의 2013년 12월23일 기준 용역 계약 현황이 담긴 문건을 입수했다. 이 문건을 보면 조씨는 자신이 실경영한 업체 뮤지엄, 에이디디앤씨(ADD&C)를 통해 대장동 시행사로부터 총 13억2000만원을 받았다. 수원지법 판결문 등에서 확인된 10억3000만원 이외에 2억9000만원을 더 받은 것이다.
씨세븐은 2009년 11월1일 뮤지엄에 ‘PM 용역’으로 3억3000만원의 수수료를 주기로 계약한 뒤 지급했다. 대장PFV도 2009년 12월15일 뮤지엄에 ‘PM용역’ 명목으로 4억원을 주기로 계약한 뒤 지급했다. 나인하우스도 2010년 2월15일 뮤지엄에 ‘PM용역’을 계약해 2억9000만원을 줬다. 나인하우스는 2010년 5월17일 에이디디앤씨에 ‘상품컨설팅 용역’을 계약해 3억원을 보냈다. 2015년 수원지검의 대장동 비리 수사 때는 조씨가 대출 알선 명목으로 10억3000만원을 수수한 것까지만 드러났다. 조씨의 뮤지엄이 수수한 10억2000만원 중 2억9000만원이 검찰 수사 결과에는 없었다.
또 다른 대장동 시행사인 판교AMC의 내부 재무 문건을 보면 조씨 업체와 판교AMC는 전도금 명목으로 자금을 주고받았다. 전도금은 회사의 사업장이 여러 개일 때 사업장의 운영을 위해 본사에서 사업장에 보내주는 경비를 뜻한다.
판교AMC와 조씨 업체가 사실상 같은 회사란 뜻이다. 판교AMC는 조씨가 실경영한 업체 벨리타에 2011년 7월15일 전도금으로 71만5000원, 7월18일 100만원을 송금했다. 벨리타는 2011년 7월20일 전도금 명목으로 171만6000원, 44만8250원을 판교AMC에 보내기도 했다. 문건에는 조씨와 대장동 시행사 사이에 자금이 오간 흔적이 여럿 보인다. 판교PFV는 2011년 12월31일 기준 조씨 부인에게 5억원을 단기차입했다. 판교AMC는 2011년 조씨로부터 5200만원을 빌린 상태였다.
조씨는 대장동 시행사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이기도 했다. 2011년 부인 명의로 판교AMC 지분 3분의 1을 가진 2대주주였다. 2013년 8월 기준 대장PFV 지분 약 8%를 부인 명의로 보유했다. 앞서 조씨는 대장PFV의 이강길 전 대표의 주식을 전량 매입해 대장PFV의 최대주주가 되려고 했다. 조씨와 이 전 대표가 2010년 11월25일 맺은 주식매매계약서를 보면, 이 대표는 보유 지분 37만5000주(전체의 75%)인 37억5000만원어치를 조씨에게 매도하기로 계약했다.
관련 기사-[단독]대장동 돈 끌어다 준 부산저축 브로커, ‘사업 설계’ 업체 주주였다
정영학 회계사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행사 주식변동 현황 문건에 따르면 이 계약은 이행되지 않았다. 2011년 3월4일 조씨 대신 김모씨가 이 대표의 대장PFV 보유 지분 대부분인 전체 주식의 49%를 사들이며 사업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다만 조씨가 배후에서 대장동 사업에 계속 관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씨는 2014년 경기남부경찰청 조사에서 “조씨가 회사를 넘겨받아 사업을 계속 하려고 했으나 부산저축은행 문제로 할 수 없다며 나에게 ‘다시 와서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조씨 부탁으로 회사에 들어와 대표직을 맡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2011년 7월12일 약 4개월 만에 자신의 지분 전부를 남욱 변호사에게 넘기고 사업에서 물러났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 18일 조씨를 불러 그가 부동산 투자자문사 킨앤파트너스의 자금을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치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최근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2011년 5월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한 바 없다”며 “(지분 보유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주 최재만 부부장검사를 전담수사팀에 추가 투입했다. 최 부부장검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 변호사와 서강대 동문으로, 남 변호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 부부장검사의 수사팀 합류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 기사.
단독]부산저축銀 로비자금 전달책, 천화동인 6호에 관여
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2021-12-17 06:00
김양 전 부회장 지시로 로비스트 박태규에 수억원 전달
전달책 A씨와 브로커 조우형, 10년 넘게 이어온 '사업 파트너'
부산저축은행 불법PF대출 관련 업체서도 임원 맡아
새롭게 발견된 부산저축은행-대장동 연결고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6호 관련 인사 A씨가 10년 전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81)씨에게 자금 수억원을 조달한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인물은 성남 대장동 민간개발 업자에게 1천억원대 불법대출을 알선해준 브로커 조우형씨와 수년간 함께 사업을 하며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전 회장의 친인척이며, A씨와 함께 로비자금 조달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다.
17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1심 판결문을 보면, 박씨가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넘겨받은 로비자금은 약 17억원이다.
박씨는 총 10차례에 걸쳐 이 돈을 받은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2년6월을 받았다. 이 로비자금 일부를 수차례 박씨에게 건넨 인사가 바로 대장동 업자들에게 불법대출을 알선한 브로커 조우형씨다.
그런데 조씨가 박씨에게 전달한 돈 6억여원 중 절반이 넘는 3억5천만원은 조씨와 동업 관계인 A씨로부터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A씨도 조씨처럼 김 전 부회장 지시를 받아 로비자금을 운반한 전달책 역할을 한 셈이다.
부산저축은행 로비 사건 복수 관련자, 대장동 관계사에서 등장
이렇듯 부산저축은행 로비 사건의 핵심 관련자인 조씨와 A씨는 수년 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2016년 디앤오(디자인앤오디오)라는 음향기기 전문업체 운영에 참여했다. 조씨는 업체 대표를, A씨는 감사를 각각 맡은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남욱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인 조모 변호사가 소유한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6호에 흡수합병됐다. 부산저축은행 로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복수의 인물이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업체에서 다시 등장한 셈이다. 일각에서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가 조 변호사가 아니라 브로커 조씨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과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는 지점이다.
불법PF대출 관련 업체 임원도…10년 넘게 '파트너'
한 살 차이인 A씨와 조씨는 적어도 10년 넘도록 밀접한 사업 파트너 관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A씨는 조씨가 알선한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PF대출과 깊이 연관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2010년 수원 망포동 사업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한 대가로 사업 시행사로부터 10억1500만원을 받아 챙겼다(알선수재). 또 부산저축은행이 고양시 풍동 사업에서 세움에게 대출해주기로 약속한 700억원 중 70억원을 자신이 실소유한 회사 벨리타하우스에서 이체해주기까지 했다(배임).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에서 이런 혐의가 드러나 처벌을 받았다. 여기서 등장하는 업체인 벨리타하우스에서도 감사를 맡은 인물이 앞서 부산저축은행 로비자금 전달책이자 조씨의 사업 파트너인 A씨다.
A씨는 조씨가 운영한 고급 단독주택 시행사인 뮤지엄에서도 6년 간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는 대장동 개발 초기 남욱 변호사가 운영한 나인하우스로부터 용역비 수억원을 받아챙긴 업체다.
결국 두 사람은 부산저축은행 로비 사건의 단순 전달책이 아니라 저축은행의 불법 PF대출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고, 나아가 수년 뒤 대장동 개발 이익을 배분하는 과정에서도 일정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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