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곽상도 구속…동력 잃던 로비수사 속도내나

대장동 ‘50억 클럽’ 곽상도 구속…동력 잃던 로비수사 속도내나
중앙일보
입력 2022.02.04 23:19

업데이트 2022.02.04 23:47


김민중 기자 
2월 4일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이 구속 심사를 받은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2월 4일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이 구속 심사를 받은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의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곽상도(63) 전 무소속 의원이 구속됐다. 지난해 말 첫 번째 영장 청구가 기각된 지 65일만에 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인물 중 구속된 첫 사례다. 로비 의혹의 주요 수사 대상을 구속한 만큼 나머지 50억 클럽 멤버 등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오후 11시 10분께 문성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특정범죄가중법상 뇌물수수, 특정경제범죄법상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오후 3시 20분께까지 진행됐다.

법원 “범죄 혐의 소명되고 증거 인멸 염려”
문성근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음”이라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앞서 곽 전 의원의 아들은 2015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대장동 개발사업의 주요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7·구속기소)씨로부터 퇴직금·상여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세금 등 공제 후 25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검찰은 사실상 화천대유 김만배씨가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의 뒷돈을 준 것으로 의심했다. 그 대가로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과 화천대유의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도록 영향력을 끼쳤고, 대장동 사업 관련 각종 법적 분쟁이나 인·허가 등의 과정을 도와줬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한 검찰은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제20대 총선 시즌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50·구속기소)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봤다.

곽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다. 곽 의원의 아들이 김만배씨로부터 받은 50억원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데 따라 정당하게 지급된 돈일 뿐이고, 곽 전 의원이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국회의원 당선 전 변호사 업무를 해준 일과 관련한 정상적 용역비라는 해명이다.

곽 “검찰이 가능성만으로 구속 시도”…검 “구체적 증거 충분”
곽 전 의원은 2차 구속심사 직후 기자들을 만나 “검찰은 제가 (로비를 받고) 하나은행에 가서 (알선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는데 가능성으로 사람을 구속해도 되느냐”라며 “하나은행은 저하고 아무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와 관련해선 “쌍방(곽 전 의원과 남 변호사)이 변호사 비용이라고 주장을 하는데도 그(총선) 시점에 돈을 주고 받았으니 정치자금 아니냐고 한다”라며 “이것 외에는 아무런 이야기(증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검찰은 즉각 반박문을 발표했다. 곽 전 의원이 뒷돈 50억원을 수수한 대가로 하나은행에 알선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수사팀은 공여자의 진술 외에도 매우 증명력 높은 구체적 증거를 통해 금융기관 알선 청탁의 대가로서 금품을 교부 받은 사실을 충분히 소명했다”라고 밝혔다. 곽 전 의원이 인·허가 등의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에 대해선 “수사팀은 피의자가 당시 교문위, 문방위 상임위 활동 및 당(국민의힘) 부동산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 직무와 대가 관계 있는 부정한 금품을 수수한 점에 대해 구체적 정황과 관련한 증거를 충실히 소명했다”라고 말했다.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해 12월 1일 한 차례 기각됐었다. 검찰이 두 번째 시도 만에 영장을 발부 받으면서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가 힘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곽 전 의원에 이어 박영수(69)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가 검찰의 두 번째 타깃으로 지목된다. 검찰은 이달 5일까지 박 전 특검을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