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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박근혜_최순실

박근혜 검찰 출두, "송구스럽다"고 했지 "죄송하다", "잘못했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다

by 원시 2017. 3. 21.

박근혜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I think I  am sorry to the people. I will sincerely undertake (prosecutor's) questioning. 

박근혜 검찰 출두 두 문장 핵심은, 박근혜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죄에 대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검찰출두 상황 대해 소설가처럼 묘사만 하고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


송구하다 (悚懼) - 마음이 두렵고 불편하다  (i am afraid ~)

죄송하다 (罪悚) - 죄나 잘못을 저질러 미안하고 마음의 가책을 느끼다 (apologize)

잘못하다 (한글) - 지은 죄나 오류 잘못을 인정하다. (admit wrongdoing) 


검찰 출두 두 문장 핵심은, 박근혜는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죄에 대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검찰출두 상황 대해 소설가처럼 묘사만 하고 검찰청으로 들어갔다 


박근혜는 또 다시 국민과 언론을 속였다. 어제는 검찰 출두해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 아침 검찰에 출두해서 한 말은 두 문장 뿐이었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박근혜가 만들어온 말은 아닌 듯 하다. 두 문장 다 굉장히 정치적이다. 법꾸라지 김기춘 우병우보다 한 수 더 위다. 


박근혜가 2016년 10월 24일 경부터 발표한 말들은 조폭 두목들 말 사용법과 어투 수사를 닮았다. 주어 목적어 서술어가 분명하지 않고 뭔가 암시를 하는 듯한 말로써 '행동지침'을 내린다. 언제든지 조폭 두목은 빠져나갈 수 있게끔 말이다.


송구스럽습니다. 이 형용사는 젊은 세대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세대차이를 떠나서, '송구하다'는 말은 '죄송하다'는 형용사보다 훨씬 더 강도가 약하다. 한자어를 보면 '죄송하다(罪悚)'에는 '내가 사회적 규범과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음'을 의미하는 '죄(罪)'라는 한자어가 들어가있다. 


일상 어법도 분명하다. "내가 삼성 이재용으로부터 뇌물 400억을 받았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러서 죄송(罪悚)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죄송하다는 말을 쓴다.


'송구하다'도 아니고, '송구스럽다'는 약화된 말, 다시 말해서 행위 주체 박근혜가 직접 '송구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박근혜가 전직 대통령인데 이런 검찰에 출두하게 된 상황이 송구스럽다'는 마치 어떤 객관적 사실을 묘사하듯이 말했다. 


더 지독한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박근혜는 답함으로써, "박근혜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400억원 상당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 문장이 아니라,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박근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국민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는 문장은 "박근혜, 내가 죄를 지었습니다"라는 문장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는 문장을 보자. 

"제가 검찰 수사를 성실히 받겠습니다"가 아니라, "임臨) 하겠습니다"고 했다. 우리가 '임하다'는 말을 쓸 때는, 임전무퇴와 같이 어떤 대의명분이나 개인적인 임무와 사명을 적극적으로 내가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경우이다. 


박근혜가 말한 "성실히 수사에 임하겠습니다"는 "내가 비록 지은 죄는 없을 수 있지만, 혹은 없더라도, 사태가 이 지경이 되었으니까, 내가 나서서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이다. 어떤 죄인의 자격으로 검찰 수사를 받겠다가 아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는 문장과 마찬가지로, 이런 객관적인 상황에 내가 직면해 있어서 그 일을 마치 과제나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조사에 임하다"라고 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