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은 왜 6개월 ‘당권 정지’ 징계를 받았는가? 향후 국민의힘 대표체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준석이 탈당권고, 제명 등은 면했지만, 징계 수위 4단계 중 2단계인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았다.
향후 국민의힘 대표체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준석이 윤리위에 재심청구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벌일 수 있다. 다른 길은 신당 창당이다. 나머지 선택지는 이준석이 정치활동 휴식기를 갖는 것이다. 그런데 이준석의 조직력은 이를 돌파하기에 약하고, 윤석열 당선과 지방선거 승리 이후 여론은 문재인 정부시절 이준석에 대한 지지여론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준석은 위기탈출보다는 난관에 처할 확률이 더 크다.
2023년 1월~2월 사이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비대위 대표체제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이 ‘재심청구’, 법적 소송 투쟁을 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힘과 이준석 양자세력에게 정치적 타격을 입힐 것이다. 윤석열과 윤핵관은 안철수를 형식적 대표로 내세우고 실질적인 당권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탈(脫)이준석을 꾀할 것이다.
정치적 의미와 교훈.
[1] 보수당 청년정치의 실패. 2013년 이준석이 28세였을 때,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회사 대표)으로부터 성상납을 받았다는 의혹과 증언들이 나오고 있다. 기업인과 정치인간의 이해관계를 주고받는 악성 로비이기 때문에, 청년정치의 정당성과 신선함은 상당부분 훼손당한 셈이다.
[2] 통합 리더십 창출 실패. 당권 정지의 표면적이고 직접적인 근거는 이준석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행위를 둘러싼 ‘품위 유지’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판단들 배경에는 이준석과 기존 국힘 의원들(장제원,권성동,정진석), 그리고 이준석과 안철수의 권력투쟁이 있었다.
당대표 이준석으로는 당내 통합적 리더십과 당 혁신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채우지 못했다. 이준석이 마치 개국공신 정도전처럼 ‘혁신’을 내세웠으나, 국힘 의원 80% 이상을 자기 반대파로 만들었다. 이준석의 ‘혁신’ 프로그램 자체도 미흡했고, 여성을 적으로 돌리는 반인권 우익포퓰리즘에 의존했기 때문에, 이준석의 ‘당혁신’을 보수당 이념에 충실했다고 보기도 힘들다.
그런데다 지속적인 윤석열과 윤핵관과의 갈등을 유발했기 때문에, 당내 아군을 형성하는데 실패했다.
[3] 선거 승리를 나눌 수 없는 정파들. 민주주의 정당이 아니라 이익집단화로 전락.
정당은 철학과 사상, 정치실천 방법과 노하우 등을 공유한 사람들이 만들어야 한다. 세대와 나이차이가 문제 핵심이 아니다. 이준석, 윤석열, 안철수 등은 보수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국민의힘의 동일 정당원일 뿐이지, 최소한 5년,10년의 정치실천을 같이 해본 경험이 없다.
동상이몽(同床異夢) 이준석-윤석열-안철수 세 다리 밥상은 바깥에서는 밥상 자체가 4각인데 3다리 뿐이었기 때문에 흔들거렸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어이없는 정치적 실수들이라는 정치적 반사이익 때문에, 윤석열은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이준석과 안철수는 그 실망층, 특히 20대 남자들의 정치적 동조를 어느정도 얻어냈을 뿐이다.
[4] 국민의힘의 자기 모순. 공정 경쟁은 없었다. 공정 경쟁도 공정한 선거승리 나눔도 없었다.
망할 조직이나 정당 그대로 모습. – 공정경쟁을 강조한 이준석 청년정치는 당내 ‘공정 경쟁’의 부재와 ‘공정 경쟁 존재 없음’을 증명하고 말았다.
이준석은 윤리위 출석 전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에서 자기 공헌에 대해 축하도 인정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하고, ‘누구에게도 대접받지’ 못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윤리위는 명시적으로 성상납을 대접받았다고 하지 않았지만, 당원의 품위유지에 실패했다고 이준석의 징계사유를 밝힌 것과는 대조적이다.
민주당도 진보정당을 표방하는 여러 정당들 내부에도, 국민의힘에도 당권 투쟁은 존재한다. 그러나 그게 민주적이고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이어야 한다. 국힘 보수건, 민주당 리버럴이건, 다른 진보정당 좌파인건 간에, ‘투명하고 민주적인 내부 경쟁’은 민주주의 정당 운영의 기초이다.
공정 경쟁이 ‘사회정의’인양 주장했던 이준석과 국민의힘은 자기 모순에 빠지고 말았다. 윤석열을 중심으로 한 기존 당권파와 안철수, 그리고 이준석 사이에는 ‘공정 경쟁’이 없었다.
윤핵관으로 지칭되는 당주류 흐름, 안철수, 이준석 모두 자기가 ‘불공정 피해자’라고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이준석의 행보에 따라 국민의힘과 윤석열의 앞 길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실수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된 정치세력의 정치적 한계는 빠른 속도로 드러나고 말았다. 시민사회의 기득권 세력들의 보수화만 더 가속화되고, 피지배층의 정치적 패배감만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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