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정치/민주당

[주택 정책] 목표는 가책 느껴라고 하는 게 아니다. => 이재명 “IMF때 산 3억 대 집, 이젠 20억…가책 느낀다”

by 원시 2021. 11. 13.

이재명 “IMF때 산 3억 대 집, 이젠 20억…가책 느낀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1-13 08:30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유튜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IMF(국제통화기금)때 구입한 집값이 지금 5배 넘게 올랐다며 가책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12일 이 후보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에 출연해 “국제통화기금(IMF) 때 3억 6000만 원 주고 산 집이 지금 20억 원 가까이 간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집값 때문에 온 동네가 난리 나지 않았느냐”며 “사실 되게 가책이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집값으로 번 돈은) 일 안 하고 만든 돈”이라며 “이 사회의 부패 구조, 부조리 구조 때문에 제가 혜택을 본 거다. 그것도 사실 되게 걸린다”고 했다.



또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자기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정치권력과 속닥속닥해서 작업 좀 하면 수천억 원씩 해 먹는 것을 보니 내 입장에서도 배가 아프더라”며 “주변 사람은 오죽하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해선 “사실 (기본)주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논쟁도 심하고 재원도 많이 들고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기본)금융은 안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 후보는 알릴레오 측이 도서 추천을 요청하면서 출연하게 됐다. 이 후보는 윤흥길 작가의 중편 소설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추천했다.

이 후보는 소설을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실제로 거의 겪은 이야기다. 그 안에 살았던 사람이 어쩌면 저와 우리 집하고 똑같나 (싶었다)”라며 “(어릴 때 경험 때문에) 집하면 이사밖에 안 떠오른다”라고 설명했다.

소설은 성남지구 택지개발이 시작될 무렵 벌어진 이른바 ‘광주 대단지 사건’과 관련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다뤘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李, 자산 68% 주식투자 “꽤 큰 개미” 尹, 자산 97% 부인 몫
최진렬 기자 입력 2021-11-13 11:27


[이재명-윤석열 미셀러니] 李, 대통령보다 부유했던 성남시장 vs 尹, “결혼 직전 자산 2000만 원”
※‘미셀러니’는 주요 대선후보의 모든 것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동아DB]
“내가 50세 넘도록 갖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2017년 7월 17일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에 출연해 한 말이다. 김씨는 곧이어 이 후보에게 집을 공동명의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후보의 대답은 간결했다.

“딴 얘기하자.”


李, 선물·옵션투자도


2년이 지난 2019년 3월 2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공직자윤리위)는 여느 때처럼 정기재산변동신고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이 후보에게는 몇 가지 변화가 생겼다. 신분이 성남시장에서 경기도지사로 바뀌었고, 재산도 6808만 원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김혜경 씨와 부동산·자동차(2006년식 체어맨) 지분을 나눠 등록했다. 공동명의 부탁을 들어준 것이다.




공직자윤리위에 등록된 이 후보 재산은 올해 기준 28억6437만 원(표 참조). 이 중 과반인 19억5205만 원(68.1%)은 이 후보 재산이다. 그렇다고 이 후보가 ‘금수저’였던 것은 아니다. 이 후보는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집안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도 못 하고 소년노동자로 일했다.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연거푸 합격했으며, 이윽고 사법시험도 통과했다. 25세 때 변호사 개업을 한 이래 꾸준히 모아온 돈이다.

이 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하면서 공직자윤리위에 18억3178만 원 재산을 신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한 해인 2017년 보유한 재산(18억2246만 원)과 비슷한 규모다. 시차를 고려하면 ‘이재명 성남시장’이 ‘문 대통령’보다 사실상 더 부유했다. ‘부유함’보다 ‘가난’에 가까운 삶을 사는 통상의 시민 활동가와는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이 후보가 재산을 불린 주요 방법 중 하나는 적극적인 주식투자로 알려졌다. 성남시장이 된 2010년 이 후보는 9억3736만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 당시 그의 순수 개인 자산은 13억8529만 원이었다. 67.7%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던 셈이다. LG디스플레이, 두산중공업, 한국전력, 현대증권 등 규모가 있는 기업 위주로 투자했다. 그는 당시의 자신을 ‘꽤 큰 개미’라고 불렀다. 1992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했는데, 일반 투자는 물론 선물·옵션투자까지 했다.

호시절만 있지는 않았다. 이 후보는 11월 4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마이너스 때 미국시장이 폭락하면 잠을 못 잤다. 팔려 해도 팔 수 없고, 사려 해도 살 수 없었다”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당시 거의 모든 계좌가 ‘깡통’이 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기투자가 있다. 이 후보는 우량주 위주의 장기투자로 수익을 내며 손실을 만회했다. 장기투자 성향은 정부 관보를 통해서도 관찰할 수 있다. 다만 이 지사는 2018년 경기도지사가 되면서 이해상충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주식투자를 그만뒀다.

이 후보가 마지막까지 들고 있던 종목도 눈에 띈다. 공직자윤리위에 따르면 성남시장에 당선하면서 처음 재산이 공개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이 후보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성우하이텍과 LG디스플레이, 두산중공업 주식을 8년간 보유하며 꾸준히 추가 매수했다. 다만 이들 종목이 좋은 기억만 주진 않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재산 공개일 기준 해당 기간 주식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50% 이상 떨어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역시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법조인의 삶을 살았다. 199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사법연수원 23기를 수료한 윤 후보는 잠시 변호사 생활을 했지만 대체로 검사 외길 인생을 걸었다. 다만 재산에 관해서는 윤 후보와 이 후보 사이에 공통점이 전무하다. 이 후보가 재테크에 눈이 밝았다면, 윤 후보는 일과 사람에만 몰두했다.

“2000만 원만 있어 결혼 안 하려 했다”
윤 후보는 2012년 김건희 씨와 결혼하면서 재산이 급격히 늘어났다. 결혼을 앞둔 그의 재산은 2000만 원으로 전해진다. 김건희 씨는 2018년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결혼할 때 보니 남편이 가진 것이라고는 통장에 2000만 원이 전부였다. 돈이 너무 없어 결혼을 안 하려고까지 했다. 빚내서라도 자기가 먼저 술값 내고 밥값 내는 사람이라 월급이 남아나질 않았다. 결혼 전에도 시아버지가 맨날 남편 빈 지갑을 채워주느라 바빴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를 만나면서 윤 후보의 재산은 자릿수가 바뀐다. 공직자윤리위는 6월 25일 윤 후보가 검찰총장 퇴직일(3월 6일) 기준 71억6908만 원 재산을 신고했다고 밝혔다. 퇴직자 중 가장 많았다. 다만 재산 대부분은 김건희 씨 소유이며 윤 후보 몫은 은행 및 보험사 예금 2억4484만 원이 전부다. 전체 신고액의 3.4%에 불과한 액수다. 이재명 후보는 자산 중 3억2500만 원을 현금으로 갖고 있다. 이 후보가 보유한 현금이 윤 후보의 순수 자산을 훨씬 웃도는 셈이다.

재산 배분 양상에서도 두 후보 간 차이가 나타난다. 김건희 씨는 재산을 대부분 은행에 예금한 상태다. 윤 후보 부부의 예금액은 2021년 기준 53억5076만 원으로 전체 재산의 74.6%에 달한다. 주식과 예금은 물론, 콘도미니엄 회원권 등 자산 종류가 다양한 이 후보와는 대비된다.

공통점도 있다. 두 집안 모두 주식투자를 토대로 재산의 기반을 닦아왔다는 점이다. 김건희 씨는 재산 축적 비결로 1990년대 후반 불었던 ‘IT(정보기술)붐’을 꼽았다. 김씨는 주간조선과 인터뷰에서 “이때 주식으로 번 돈을 밑천으로 사업체를 운영해 재산을 불렸다”고 밝혔다. 이후 김씨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대표이사를 맡으며 업계에서 성공가도를 달린다. 코바나컨텐츠는 ‘끼르띠에 소장품전’ ‘미스 사이공’ ‘르 코르뷔지에展’을 기획해 입지를 다졌다.

김건희 씨 역시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주식과의 마지막 기억은 좋지 않다. 2009년부터 2년간 소개받은 사람을 통해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했다 4000만 원 상당을 손해 봤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당 주식거래와 관련해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소액주주 설움 알아” vs “검찰 업무가 곧 경제”

 


두 후보의 경제적 가치관이 이번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이 후보의 경우 본인의 재산 축적 경험과 연관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11월 4일 “주식을 20년간 한 사람 입장에서 소액주주의 설움을 참 많이 겪었다”며 “공모주 청약에서 개인투자자 배정 비율이 조금씩 올라가는데, 국민에 자산 형성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비중을 올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 후보는 2023년 도입되는 양도소득세를 인식해 주식 장기 보유자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월 100만 원인 연금 세액공제 한도를 2배로 올리는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11월 8일 자영업자 피해 전액 보상을 위해 50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까지 재테크 등과 관련한 세부 공약을 발표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10월 22일 국민의힘 경선 후보자 토론회 당시 유승민 의원이 그의 경력을 지적하며 “(경제에 대해) 준비돼 있느냐”고 묻자 그는 “검찰 업무는 기본적으로 경제와 관련된 일”이라면서 “공정거래, 금융, 노동 등과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라 모른다고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