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2020. 2. 9. 20:52

코메디언이 꿈이었던 아서가 반란자 조커로 변신하게 된 계기, 억울한 해고 과정. 이건 1981년 영화속 장면만은 아니고, 2020년 한국과 미국 일상의 한 장면이다.


영화 ‘조커’는 미국 일상 생활의 한 단면, 비정한 신분계급 격차와 그 의식들을 섬세하게 잘 묘사했다. 그 중 하나가, 주인공 아서가 해고당하는 과정이다. 해고 위협의 경험이 있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다 동감할 장면이다.


아서가 공중전화 유리에 이마를 찧는다. 직장갑질이라는 단어는 너무 우아하거나 우회적인 표현이다. ‘조커’ 시대적 배경은 1981년 미국, 노동조합에 적대적인, 해고자유를 들고나온 공화당 레이건 정권 시대다.


공중전화 박스. 그 거리에는 매춘녀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고, 아서는 사장에게 '내 일을 좋아합니다 l love this job' 하소연하고 있었다.그러나 사장 호이트가 ‘너 해고야 you’are fired’ 하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해고 사유는, 어린이 병원에서 위로공연을 하다가 아서가 총을 바닥에 떨어뜨린게 사장 귀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덜렁이 아서의 실수 맞다. 운도 안 따라준다. 총이 노래공연 ‘소품’이라고 둘러댔지만, 사장은 아서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런데 그 총을 빌려준 사람이 직장 동료 랜들이다. 아서는 처음에는 극구 총기 구입을 반대했지만, 랜들이 동네 얘들에게 간판이나 뺏기고 구타당한 아서를 위한답시고, 권총 소지를 강권했다. 그런데 랜들이 사장 호이트에게 아서가 총을 구입했다고 거짓말을 해버렸다.결국 랜들도 아서 편이 아니었다.


아서는 희로애락 자기 감정을 자기가 원하는 통제할 수 없다. 두뇌손상으로 웃음도 참을 수가 없는 그렇게 생겨먹었다.


아서는 동네 양아치들에게 구타당하고, 직장 사장에게 실직당하고,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말았다.

남은 선택지가 무엇인가?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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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20. 2. 8. 21:33

아서가 바랬던 것은 복지와 돈을 넘어선 '존재감'의 상호인정이 아니었을까? 

영화 조커는 정치적 반란을 다룬다. 마치 19세기 뉴욕 폭동을 연상시키는 '부자 타도' 무정부주의적 반란같다. 그러나 토드 필립 감독은 1981년 뉴욕 (영화에서는 고담 시티)를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2019년 미국  현실이기도 하다. 주목해서 볼 점은 아서와 사회복지사와의 대화인데, 이는 미국 정치,사회 체제와 규범의 오작동을 보여준다.  


첫번째는 아서가 사회복지사 상담의 한계를 폭로한다. 아서는 사회복지사 공무원에게 항의한다. 왜 당신은 나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버려라' '일은 잘 하고 있느냐?'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나를 취급하느냐?' '그러나 나는 존재한다. 사람들이 이제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알게되었다'고 소리친다.


아서는 자신에게 약을 주고, 정신상태를 점검하는 사회복지사 공무원에게 감사 표시를 하지 않고, 오히려 나를 공무적으로 행정적으로 기계처럼 대우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아서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친구, 우정, 사랑, 동료애, 친밀감을 느낄 수 있는 관계다. 같은 동료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아서는 그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한다. 동네 10대 아이들에게 맞고, 사장에게 부당해고 당하고, 동료에게 배신당한다. 아서는 순진한 덜렁이 광대가 더 이상 아니고, 자기 존재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처형하는 '잔혹하고 단호한 악당' 조커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것은 '내가 존재하는 사실'을 '나를 무시한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방식임은 선언한다. 그리고 행동개시한다. 


아서가 엄마 페니를 질식시켜 죽인 후, 모친 사망 소식을 듣고, 직장 동료 게리와 랜들이 아서를 방문했을 때,

아서는 '엄마 사망을 자축한다'고 말하고, '정신병 약도 끊었다'고 그들에게 말한다. 아서는 자기가 정신병 약을 먹고, 상담사와 복지사의 행정적 관리를 받는 것을 거부해렸다. 물론 그 대안은 어떤 이념적 지향을 표방한 혁명가가라기 보다는 악당 '조커'로 변신이다.


두번째 '조커'가 보여주는 것은 미국 복지 삭감이다. 아서는 상담사가 자기 존재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반면, 복지 상담사는 시 당국이 아서와 상담 예산을 없애버려, 앞으로는 아서가 약과 상담을 제공받을 수 없음을 통보한다. 자기도 해고당하고, 아서도 상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됨을 알린다.  


아서가 그럼 '약은 어디서 타냐?'고 묻는다. 상담사는 '미안하다 i'm sorry' 라고 답변할 뿐이다. 무능한 미국 사회체제를 보여준다. 토드 필립 감독은 정신병을 앓는 아서의 상담비용 삭감하는 미국 정부의 무능과 무자비함을 폭로한다. 그리고 행정적인 복지상담과 약 제공으로는 아서가 시민으로서 동료로서 공동체 일원으로서 자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없음을 경고한다. 아서는 자기같은 정신병 환자를 시당국이 관리하는 것은 자기 존재를 은폐하려는 것과 같다고 불평한다. 


미국도 한국도 사회복지 체제 과소가 문제다. 특히 교육,의료,고용,육아,노인복지 등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사회복지 혜택과 복지비 예산 인상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사회복지비 증가와 해당 공적 서비스의 증가가 인간존엄성 실현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아서가 절규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조커'는 영웅의 승리담으로 끝나지 않는다. 아서가 반란 수괴같은 '조커'로 변신했다가 다시 결국 정신병동에 수감된다. 아서는 구질서와 기득권, 그들의 규범에 반항했지만, 그것들을 새로운 체계로 만들 능력은 없었다. 그래서 겨우 할 수 있는 건, 정신병동 재수감이고, 재탈출 시도이다. 아서 (조커)는 자기 자신과 사회 전체를 비웃는다. 



사회복지는 아서의 자존감 확인의 필요조건이지,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사회 구성원을 복지혜택의 수동적 고객으로, 행정 서비스 대상으로만 대우하는 사회복지제도는 아무리 돈을 많이 뿌린다고 해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시민들의 자유와 우정, 자존감의 상호인정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사회복지는 공적 행복의 수단이지, 목표 그 자체는 아니다. 








영화 전반부에 나오는 아서의 상담사, 그 대화 배경은 어둡다. 







아서는 결국 다시 정신병동으로 수감된다. 복도를 걸어가는데 발자국이 빨갛다. 멀리서 햇볕이 비친다.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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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020. 2. 8. 18:52

영화 조커, 주인공 아서는 왜 엄마까지 죽였을까? 폭행 방관자, 진실 은폐자. 조커는 ‘기생충’보다 훨씬 더 명료하게 사회반란을 다룬 정치적인 영화인데도, 이성적 혁명지도자도 없고, 판에 박힌 헐리우드 권선징악도 없다. 오히려 조커의 주인공 아서는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왜 정신이 아픈 사람을 내세웠을까? 그건 아마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어딘가 아프기 때문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영화 전체 줄거리는 1981년 뉴욕 (고담)시 어설픈 광대 아서가 ‘악당 조커’로 탈바꿈하는 과정이다. 계몽주의적 혁명지도부 대신, 화산 분출전 들끓는 마그마 같은 성난 시민들이 나온다. 순진한 덜렁이 아서가 ‘단호한 악당 조커’로 변신하는 과정마다 살인이 등장한다.


그 나이먹도록 엄마와 둘이 살면서 엄마를 돌봐온 아서가 왜 엄마를 죽였을까? 아서가 우연히 엄마의 편지를 읽고 난 후, 자신의 탄생 비밀에 의문을 던진다.


엄마 페니는 아들 아서를 ‘해피’, 그리고 고담시장 후보로 나온 토마스 웨인을 ‘굿맨’이라고 불렀다.


엄마 페니는 토마스 웨인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낸다.


“최고로 경애하는 토마스, 난 곧 죽을 게 확실해요. 최근들어 매우 아팠어요. 그래서 이 편지를 당신에게 쓰는 겁니다. 당신도 잘 알듯이 난 당신을 너무 사랑해요. 지난 7개월 동안 당신에게 열 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어요. 혹시나 당신이 답장을 해줄 것이라는 가느다란 희망을 가지고서요.


솔직히 말해서 지난 세월 당신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어요. 우리 사랑 때문에 우리 둘 모두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잘 알기에요. 이런 말을 이제와서 꺼내는 게 어리석지만, 난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 아들과 나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편지를 보내요. 전 지금 보험도 없고,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해요.


토마스, 당신만이 저와 당신 아들에게 유일한 희망입니다.


아서는 약간 슬퍼보이지만 좋은 아이예요.


토마스, 우리에게 인정을 베풀어 줘요, 그럼 우리 살림이 조금 나아질 거예요.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는 페니 플렉으로부터”


엄마의 증언은 이렇다. 아서가 토마스 웨인과 페니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데, 페니 와 토마스가 이 사실을 남에게 알리지 않기로 비밀 각서를 썼다는 것이다.


아서는 이 엄마 편지를 본 후 경악을 한다. 그리고 엄마가 말한 아버지 토마스 웨인을 찾아가 보기로 결심한다. 한번은 토마스 웨인 집으로, 다른 한번은 클래식 공연장으로. 그러나 토마스 웨인은 아서를 냉대한다.


토마스는 엄마 페니 말과는 다른 이야기를 해준다. “페니가 너를 입양해왔다. 너희 엄마 페니 플렉은 과대망상증 환자다.”


이 말을 듣고서도 아서는 토마스 웨인에게 통사정을 한다.


“왜 다들 나에게 무례하냐? 나를 한번 안아주면 안되느냐?”


그러나 토마스 웨인은 “너희 엄마는 미쳤어” 그러면서 아서의 얼굴을 갈겨버린다.


누구 말이 진실인가? 아서는 혼동에 빠진다. 엄마 말이 맞는지, 토마스 웨인 말이 맞는지를 직접 확인하고자 아캄 스테이트 정신병원에 직접 찾아간다.


여기에서 아서는 30년 전 엄마의 병력을 확인하고 좌절하며 통곡한다. 엄마 병력이란,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망상증세, 자기애 과다 성격장애, 자녀 폭행 성향이었다.


페니 진단서에는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 기록되었다. 경찰이 어린이 아서를 집에서 발견했을 때, 아서는 난방기에 묶여있었고, 두뇌 손상, 영양실조 상태였다.


페니의 남자 친구중 한 명이 아서와 페니를 지속적으로 폭행했고, 그로 인해 아서 두뇌가 손상되었다. 성인이 되어서 정신병으로 고생하고 웃음을 통제하지 못한 병의 원인이었다.


이 사실을 안 이후, 아서는 부족해 보이는덜렁이 광대에서 악당 ‘조커’로 변신한다.


그리고는, 입원해 있는 엄마 페니를 찾아가, 엄마를 베개로 질식시켜 죽인다. 지금까지 자기 인생을 비극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알고보니 염병할 희극이었다고 말한다. 엄마 페니가 그 동안 불렀던 이름 “해피”는 날조였다. 여기까지가 감독이 보여준 이야기다.


그런데 과연 누구 말이 진실일까? 만약 엄마 페니 말이 사실이고, 돈과 권력을 가진 토마스 웨인이 페니 병력까지 다 조작해 버렸을 수도 있지 않는가? 그리고 페니도 폭력의 피해자 아니었나? 이 진실 여부는 공백으로 남는다.


아서는 아캄 스테이트 병원에서 본 엄마의 병력이 진실이라고 믿고, 자신을 ‘해피’라고 부르고 토마스 웨인을 ‘굿맨’이라고 했던 엄마를 죽인다. 어머니를 죽인 이유는, 엄마 남친에게 폭행당한 아서 자기를 방관했고, 두뇌 손상을 입은 사실을 숨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서는 엄마가 자기 생명의 시작과 인생살이의 진실을 은폐했다고 결론내리고 살인을 결심한다.


그런데 엄마 살해는 한 정치적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엄마 페니는 부와 권력을 지닌 토마스 웨인을 구원자로 간주해오며 살고 있다. 토마스 웨인도 고담 시장에 출마하면서 ‘시민들을 가난에서 구출하겠다. 나만이 그들의 희망이다’라고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고담 시민들은 ‘부자를 죽여라’는 팻말을 들고 폭동에 가담했다. ‘해피’ 아서는 토마스 웨인이라는 부자의 자비를 학수고대하는 엄마의 환상을 질식시켜 죽임으로써, 자기 자신을 ‘악당 조커’로 재탄생시킨다.


엄마 살해를 실제 사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아서에게는 ‘폭행 방관자’, ‘진실 은폐자’에 대한 정당한 응징, 그리고 사회적으로는 부자의 자비라는 환상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난 조커를 보면서, 엄마 페니를 질식시키는 장면까지 전개과정을 잘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예전 어떤 후배 말이 떠올랐다.


“난 결혼해도 애를 낳고 싶지 않아요.”


“왜?”


“우리 아빠를 보면서, 난 저런 아빠가 되지 말아야지. 애 낳으면 저렇게 될 것 같아서……”


그럼에도 영화가 끝나고도, 혹시 엄마 페니 말이 맞고, 토마스 웨인이 다 꾸몄을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부자의 자비를 오래시간, 수십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엄마 페니도 아직 많은 게 현실이다.


(해방춤을 추는 아서, 아서에서 조커로 변신하는 과정이다, 계단 위에서 아서를 체포하려는 두 형사 장면이 인상적임)




(엄마 페니가 토마스 웨인에게 보낸 원조 요청 편지)



(남친에게 폭행당한 페니와 아서 신문 사진)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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