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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정의당

nov.30.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고려대 학생 질문 14가지.

by 원시 2021. 12. 1.

심상정 
· 
안암에 가는 중입니다. 
고려대학교 "정치가론" 수업에서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자리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오늘은 학생들의 구체적인 삶을 나누는 코너도 있는데요. 미리 질문을 받아들고 참 많이 설레고 떨렸습니다.

 
그리고 미안했습니다. 이렇게 박빙의 현실을 살면서도, 제게 던지는 질문들 안에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을 담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로 질문이자 해답인 이 시대 청년들의 14가지 이야기를 페친님들께 공유드립니다. 생각 잘 나누고, 많이 듣고 오겠습니다. 


① 당선 가능성을 고려한 전략적 투표 의지, 정의당의 사상과 정책에 더 공감하면서도, 민주당의 후보를 뽑아야겠다는 갈등... 후보님께서는 어떻게 전략적 투표를 하고자 하는 진보 세력을 설득할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② 주4일제 과감히 공약으로 건 이유


③ 당외 세력과의 연대에 대한 심 후보님의 진솔한 생각을 여쭙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심 후보님께서는 민주당 등 기성정당과의 연정이나 연대에 비교적 호의적이셨고,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를 언급하시면서 제3지대 연대까지도 주장하셨습니다. 외연확장의 시도는 필요할 것이나, 저는 이런 움직임이 당의 정체성을 흐리는 것으로 생각되고, 장기적 지지기반을 쌓아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민주당 2중대 프레임도 해소하지 못하면서 민주당원들에게 조롱받는 처지에 있는 당의 상황에 비춰볼 때, 민주당이나 안철수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⑤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한 살, 대학생입니다. 


작년, 저는 생활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음식점에서 홀서빙 알바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최저시급보다 조금 높은 8800원으로 시작했고, 주2회 9시간 정도를 일했습니다. 그러나 일하는 양과 그 힘듦에 비해 받는 돈은 정말 턱없이 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단적으로, 한 시간 노동으로 밥 한 끼 정도를 사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동 환경에서 저는 시급을 올려주지 않는 사장님이 밉고, 최저임금 10000원을 이루지 못한 정부가 미웠던 것 같습니다.


한편, 저희 어머니께서는 8년 동안 구반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2년 전부터 재정 문제로 인해 홀서빙 직원을 해고하시고 혼자서 주방 업무 외 모든 일을 감당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으셨으나 가까스로 폐업만은 피하신 상태입니다.


이처럼, 저는 알바생의 현실을 겪으면서도 자영업자가 겪는 부담감과 막막함에 대해서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자영업자의 알바생 해고 사례 등에만 주목하고, 최저임금이 너무 빠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최저임금 동결이 정답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는 이것을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싸움으로 몰아갈 것이 아니라, 임대료, 대기업 기반 경제 등으로 인해 겪는 자영업자의 문제, 청년 노동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상정 의원님께서는 최저임금 만 원 시대를 공약으로 내거셨는데, 이로 인해 또 다시 &자영업자와 노동자의 싸움& 문제가 붉어지지는 않을지, 보다 구조적인 해결 방안이 있다면 어떤 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⑥ 후보님 답변을 듣다보니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싶어졌는데요. 최근 대학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로는 공정주의, 능력주의와 함께 언급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은 2021년 8월 기준 38.4%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2배가량 벌어져 있다는 점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는 꾸준히 대두되어 왔습니다.


심상정 의원님께서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노동 환경, 임금 차이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통해 해결하실 것인지 의견이 궁금합니다.


⑦ 고려대학교 2020년 기숙사 수용률 10.8 %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취, 하숙, 고시텔 등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부모로부터 크게 도움을 받지 못하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반지하, 매우 좁은 방 크기, 오래된 건물 등 열악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이러한 서울 대학가의 방은 평당 월세가 아파트나 타워팰리스 같은 고급 주택보다도 비싼 상황입니다.


청년 주거, 특히 대학생 주거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⑧ 비교적 개인적인 질문인데요. 정치적 마이너리티로서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하시는지가 궁금합니다. 사실 저는 정치활동에 적극적인 편이 아닌데도, 기득권 양당 중심으로 쪼개진 주변인들 사이에서 제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 스트레스가 될 때도 많습니다. 널리 동의받지 못하는 생각을 가진 데에서 오는 스트레스겠지요

 

. 노동운동으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숱한 공격을 견뎌내셨을 테고, 이재명과 윤석열이라는 두 개의 거대하고 극단적인 지지층을 상대하셔야 하는 이번 대선에서는 그 무게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비록 저는 일개 소시민이지만, 심 후보님께서는 한 개인으로서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상대해 오셨는지, 또 당신 스스로를 감정적으로 어떻게 보호해 오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⑨ 안녕하세요. 군 입대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들 다 가는 군대라고 하지만 막상 군대에 입대하려고 하니 두려움과 막막함이 앞서네요.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D.P>로 군대 내의 인권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군인권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제 주변의 친구들의 얘기를 두고 봤을 때 아직 군대 내의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는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각각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소위 &군 문화&로 불리는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와 그에 따른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조건 군대를 가야하는 징병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가고 싶지 않은 군대를 강제로 가야하기 때문에 병사들을 통제하기 위한 억압적인 규율과 통제가 필요했겠지요. 


 지금의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기에는 당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 병사 수의 감소로 병력의 공백이 생길 것이라는 비판이 있고, 모병제가 자칫 국방의 의무를 가난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병제 전환에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군대 내의 부조리와 인권 침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지, 그리고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후보님의 공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⑩ ‘고 변희수 하사의 강제 전역’과 최근 군대 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성폭력 사건 및 그에 대한 해결 과정을 보면, 여전히 군 문화가 성평등하지 못하다고 느낍니다. 혹자는 군대가 원래 더디다,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고 자기 위안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군내의 차별적인 문화와 제도 때문에 상처를 받고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의 변화가 필요해보입니다. 후보님은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차별과 성폭력을 어떻게 해결하시고자 하는지 궁금합니다.


⑪ 안녕하세요, 저는 평범한 페미니스트 20대 여성 청년, 또는 요즘 표현을 사용하자면 전형적인 '이대녀'입니다. 평소 여성 인권과 다양한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저는 스스로가 페미니스트라는 것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심상정 후보님의 여성 정책들도 긍정적으로 주시하고 있는데요, 오늘날 백래시 현상을 보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들에서 형성된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 그리고 조롱과 멸시가 비대면 상황에서 점차 퍼지며 주변 많은 동기들도 페미니즘하면 이상한 것으로만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깊게 듣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주변 몇몇 안티페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생각에 암담하기만 합니다. 양당이 서로 앞 다투어 20대 여성을 배제하고, 페미니즘을 그저 &젠더 갈등&의 문제로 치부하며, 대놓고 안티페미니즘적인 주장으로 2030 남성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보면 더 이상 2030 여성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번 대선 후보들의 여성 정책을 보았을 때 민주당과 국힘 모두 &육아휴직 확대& 등 가족중심적인 공약만을 내세우거나 &여성가족부&에서 여성을 지우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20대 여성 청년은 공약에서 다시금 배제된 것입니다. 정치권에서의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와 같은 20대 여성들에게 심상정 후보님께서 해주실 수 있는 말씀이 있으시다면 듣고 싶습니다.


⑫ 2022년 대선 거대 양당의 후보 모두 안티페미니즘적 성향을 보이는 층의 지지를 호소하며 결국 20대 여성은 이번 대선에서 배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거대 양당 대선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 중 47%가 양당 후보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였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20대 여성들이 제3지대를 선택하지는 않는 상황 속 백래시로 인해 정치적 효능감을 상실한 20대 여성들, 자리를 잃은 페미니스트 20대 여성들, 그리고 심지어는 페미니즘에게도 등돌린 일부 20대 여성들 모두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⑬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2학년 학생입니다. 전 수능을 보고 정시 전형으로 대학에 왔는데, 원래는 관심 분야에 맞춰 사회과학계열로 진학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수능 성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와서 고민에 빠졌습니다. 고3 담임선생님께선 취업을 생각해서라도 상대적으로 커트라인이 높은 상경계열로 가는 것이 어떻냐고 권유하셨고, 부모님 또한 점수를 꽉꽉 채워서 가는 게 낫지 않냐며 상경계열로 진학하기를 원하셨습니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상경계열 학과에 진학했지만, 대학에 오기 전까지 큰 관심이 없었던 분야를 공부하다 보니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만 심해졌습니다. 

 

사회과학을 다루는 강의를 들으려고 해도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강의도 많고 전공수업 필수 이수학점도 있는 탓에 전 지금까지도 원하는 과목을 맘 편히 듣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학을 보고 학문의 전당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와 보니 취업을 위해서 그저 정해진 길을 밟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만 듭니다. 처음에는 이것이 대학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담임선생님과 부모님조차 저에게 상경계열을 권한 것을 생각해보면 취업과 성공만을 생각하는 사회 전체의 인식은 물론이고 전공과 직업, 학교 간판에 따라서 소득이 달라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상경계열을 전공으로 삼지 않으면 일자리를 얻기 힘든 건가요? 왜 대학을 집 근처가 아니라 서울로 가야 하나요? 왜 다양한 개성을 가진 친구들이 하나같이 전문직을 하려고 하나요? 좋은 대학이나 좋은 학과가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도 남들과 똑같이 살 수는 없을까요? 의원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⑭ 교육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습니다. 백 년 앞을 내다봐야 할 만큼 교육 정책에서는 지속성과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권에서 진행하던 교육정책을 뒤집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성의 정책을 추구하는 등 연속성을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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