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자기 정체성 혼란, 다시 돌아온 "꺼삐딴 리" - 능력주의(meritocracy)의 한계
능력주의 (meritocracy)는 참이슬처럼 영롱하지 않다. 계급 계층 편향적이고, 통치자들의 철학에 따라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도 있고, 민주화에 역행할 수도 있다.
나경원은 전남 목포에 가서는, 자기 할아버지 고향이 전남 영암이라서 "전 호남의 손녀"라 자기 정체성을 밝혔다. 호남이 뿌리라는 것이다. 엊그제 부산에 가서는 호남과 광주를 비난하고 부정했다. 자기 정체성 혼란이다. 현대 의학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5천만 국민의 생계와 살림살이, 민주주의 정치를 책임질 정신적 상황이 아니다.
나경원은 왜 이렇게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가?
나경원과 조윤선 같은 '선택된 정치인들'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민자당, 민정당, 공화당,자유당)이라는 정당 이름이 중요하지 않다. 자신들을 1등으로 뽑아준 사람과 조직이면 족하다. 늘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일 혁명이 발생해 혁명정권이 들어서서, 나경원에게 '대변인직'을 주면, 아주 열심히 매일 6시에 기상해서 밤 늦게까지 일할 것이다.
그렇게 늘 뭐든지 1등을 해야 재미있고, 자아 정체성을 획득하면서 살아가는, 새마을정신으로 무장한 '성실 기계'이다. 이러한 성실성은 나경원 조윤선만의 것이 아니라, 파워 엘리트에게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나경원은 왜 이렇게 자기 정체성을 부정하는가? 그것은 전광용의 소설 '꺼삐딴 리'의 주인공 이인국 박사가의사 잘 답변해준다. 일제 시대 의사였던 이인국은 친일파였고, 소련군이 북한에 주둔하자, 소련에 동조하여 "캡틴 리"를 뜻하는 러시아 말 "꺼삐딴 리"가 되고, 남한에 와서는 미국이 지배하자 친미파가 되고, 자식들과 자신은 미국으로 이주한다.
정치적 힘이 보이는 곳에 숟가락 얹는 정치 스타일이 나경원 정체성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나경원이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된 이후, 레이디 경향, 여성동아 등 수많은 여성 잡지에 나온 인터뷰들을 찾아봐도, 나경원은 '호남'에 대해서 비하한 적도 없었다.
한국 선거를 좌지우지 하는 한 그룹이 있는데, 자유한국당 출신 통장이 그 한 사례이다. 조직에 대한 성실성으로 단련되고 훈련된 전위그룹이다. 나경원의 정치 스타일도 이 통장과 같다.
나경원이 '친일파' '아베+나경원 = 나베'라는 비난을 받아서, 일제시대 반일학생운동의 상징 '광주일고'를 비난했을까? 나경원에게는 이런 고귀한 이념적 역사적 의무감은 전혀 없다.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직함과 기능에 충실하는 성실기계이다.
조국의 고향, 문재인의 정치적 고향 부산에 가서, 부산사람들의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원고를 그대로 읽고, "앗 우리 할아버지가 전남 영암 분이시지" 그걸 반성할 두뇌부품을 돌아볼 겨늘도 없다. 나경원의 행위지침은 '권력의 안테나'이고, 권력 수신을 접하는 순간 '니르바나'의 찰나가 도달하고, 그것을 위해 달려가는 성실한 한 인류이다.
조금 비약을 하자면, 이러한 성실성 기계가 어디 나경원 뿐인가? 언론사 기획상품으로 등장한 서울대 82 원희룡, 조국, 나경원 등 그 서울대 입시와 그 교육내용이 만들어낸 승리자의 길이, 이러한 방향타 없는, 정체성 상실과 혼동을 가져오는 '성실성 기계' 아니었던가?
특정 대학 학생들이 다 그렇다는 게 아니다. 서울대 뿐만 아니라 전국 대학에서도,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 하에서는 그 성실성 기계에 대한 '정치적 반성'이라도 가능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신자유주의적 착취' 시기였던 1998년~2016년' 기간에도 그 '성실성 기계'를 벗어나려는 학생들도 있었을 것이다.
능력주의 (meritocracy)는 참이슬처럼 영롱하지 않다. 계급 계층 편향적이고, 통치자들의 철학에 따라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도 있고, 민주화에 역행할 수도 있다.
나경원은 꺼삐딴 리 정신과 능력주의의 '통섭 (안철수 정신)'이며, 뭐든지 열심히 하고 1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무한대 성실성의 한 정치적 결정체이다.
2019년 1월 22일 , 전남 목포
2019년 8월 30일,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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