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13 09:34
평화노동당 (해제5) 필리핀 에스포소 평화노동당 당원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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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노동당: 필리핀 에스포소 평화노동당 당원이 되다
노동, 국적을 넘어야: 아시아인들에게 평화로운 노동의 나라
노동자들은 균질적이지 않다. 이중과제
어느날 인도나 파키스탄 사람으로 보이는 앳띤 얼굴을 한 사나이가 우리회사로 철판 자재를 실고 왔다. 한 5분 정도 몰래 대화를 나눈 것 같다.
“너 얼마 받냐?”
“30만원”
“한달에?”
“응”
“일요일 안쉬냐?”
“안쉰다” - 1992년 서울 구로공단 경성
우리의 당시 구호는 “빨간 날(일요일 공휴일)에는 쉬어보자” 였는데, 빨간 날에도 아예 쉬지 않는 노동자들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력 착취, 저임금 장시간 노동 해결이 우리의 최우선 과제였는데, (동남, 서남) 아시아 국가 노동자들은 그 한국 임금이 자기 나라 임금의 3배~5배라고 했다. 한국에서 3~5년 정도 일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서 집도 하고, 아이들 교육도 시킬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의 심리란 미묘하다. 현실에서 나타나는 실제 계급의식이나 정치의식도 마찬가지이다. “30만원”,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잔업 수당 150%, 특근 수당 200%’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내 시급이 2100원이었는데, 잔업까지 하면 한 달에 68만원 정도 받았다. ‘그래도 내 처지는 저 친구들에 비해서 낫구나’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 있다.
이주 노동자의 탄생은 노동운동, 좌파정당에게 이중적 과제를 부과한다. 97년 IMF 긴축통치 이후,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들의 급증으로 인한 노-노 갈등, 노동자의식의 분화, 분열, 다층화 현상 이전에도 ‘아시아 이주 노동자’ 현상이 있었다.
한국 노동자 문제도 국제연대 관점 속에서 해결해야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불안정 노동자들의 공통된 특성은, 노동조합조차도 만들거나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용주에 의해서 ‘노-노’갈등의 도구로써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복잡한 정치적 현실에서, 아시아인들의 평화로운 노동의 나라, 한국. 한가롭고 목가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역으로 한국 국적의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국제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주노동자 (평등노조)의 문제가 한국 노동자들의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한국 특성을 잠시 보자. 한국은 80년대말~90년대초 제조업 분야에서 소위 3D업종 회피 현상으로, 노동력 부족이 발생했다. 그래서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왔다. (노동력의 국경 이동) 그 다음 한국의 기업들이 노동력이 싸고, 세금부과가 적은 중국,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자본의 지리적 공간 이동) 그 다음 발생한 것이 농촌지역 국제 결혼으로 소위 ‘다문화 가정’의 출현이고, 최근에는 농촌지역에 계절적 농업 임금 노동자들이 출현했고, 이명박 정부의 영어광풍 탓으로 영어권 강사들도 대규모로 한국에 유입되었다.
외국인 140만 시대, 이주 노동자 40만 시대, 그 숫자가 한국 노동운동이나 좌파정당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한가지 예를들어 김진숙 위원의 영웅적 고공 크레인 투쟁의 다른 측면에는, 필리핀 수빅만 한진 조선소가 있다. 한국 한진 중공업 강성노조를 파괴할 목적으로 임금이 5~6배 싼 필리핀 수빅만 조선소를 만들었다. 필리핀 수빅 조선소 노동자들과 한국 한진 중공업 조선소 노동자들이 연대해서 싸운다.
hanjin shipyard subic bay 4th largest b.jpg
(세계 4위 규모의 한진 조선소, 필리핀 수빅만 ; 2007년에 30여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진 중공업에 항의하는 피해 가족들과 노동자: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의 문제가 필리핀 노동자들의 문제가 되었고, 그들의 문제가 우리의 문제가 되었다.)
이주 노동자 40만 시대, 노-노 갈등을 조장하는 자본의 이간질에 굴복할 것이냐, 아니면 아시아 노동자들과 연대를 구축하는 계기로 반전시킬 것이냐? 이제 한국에서 노동은 국적을 버릴 때가 되었다. 국적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한국에서 노동은 아시아의 관점(국제연대)에서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우리들의 윤리적 당위를 넘어선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그리고 실제 지금까지도 다문화 정책은 새누리당 이자스민(필리핀에서 귀화)의 영역으로 미루는 경향이 있거나, 당장 득표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장에 우리가 중국 요소 (중국의 자본주의 시장 확대와 한국 자본 이동이 한국 좌파정당 운동과 노동운동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정치적으로 연구하지 않거나, 이주 노동자와의 연대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노동운동 뿐만 아니라 좌파정당 운동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람들 어렵다. 복지 목마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중요한 주제이다. 하지만 스웨덴 복지국가 찬양만 하지 말고, 실제로 스웨덴 철강 노조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스웨덴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스웨덴어를 배울 수 있도록, 정부에 요청한 그런 일화와 그 정신을 한국에 소개해야 한다. 외국인들이 스웨덴어를 배우는 시간은 유급 노동시간으로 간주된다. 스웨덴 철강 노조가 내세운 근거는 작업장 내 의사소통, 안전 사고 방지, 이 모든 비용을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평화노동당이 해야 할 일은, 매 달 이주노동자들을 국가별로 당사에 초대해서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정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에 퍼져있는 한국 기업들의 노동자 착취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아시아 이주 노동자 40만, 그들이 자유롭게 우리 당 당원이 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불법(*잘못된 용어->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에게 노동은 전쟁이고 쫓기는 심리전쟁터이다. 평화로운 노동 공간이 아니다.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 그리고 인종차별과 같은 심리적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노동이 가능한 나라, 아시아인들과 연대해서 만들어야 한다.
자본의 평화가 아니라, 평화노동의 의미이다.
gene esposo letter 2.jpg
(필리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한국에 이주 노동자로 온 진 에스포소 Gene Esposo 편지: 이주 노동자들의 임금을 떼먹는 한국 사장 비판. 그리고 정의감, 시비지심이 한 나라의 국격을 높인다고 편지 말미에 썼다. )
진 에스포소에게 권유할 당을 만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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