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 노동 사망’ 원청의 6배…5년간 실형 처벌은 단 1건
입력 2018.12.14 (21:23)
‘하청 노동 사망’ 원청의 6배…5년간 실형 처벌은 단 1건
[앵커]
지난 5년 동안 산업재해로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수는 원청의 6배가 넘습니다.
이런 사고에 대해서 사법부는 원청보다 하청업체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했는데요.
5년 간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에서 원청 사업자에 실형이 선고된 건 1건뿐이었습니다.
김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5명의 사상자를 낸 2013년 삼성 반도체 불산 누출 사고.
원청인 삼성전자 법인과 고위급 임원도 기소됐지만, 지난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 됐습니다.
원청의 임원이 사고에 대해 직접적인 주의 의무를 부담한다 보기 어려우니, 삼성전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도 인정될 수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반면 하청 업체는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종란/노무사/'반올림' 활동가 : "라인 가동 권한이 삼성전자 측에 있는데 그 삼성전자가 아무런 책임이 없다, 무죄판결이 난 것에 대해서는 납득할 수가 없죠."]
2016년 구의역 사고도 하청업체 대표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원청 대표는 벌금형을 선고받는데 그쳤습니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주요 50대 기업에서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는 245명.
이 가운데 하청 소속 사망자는 원청 소속보다 6배 넘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망사고 중 원청 관리자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단 1건, 징역형 집행유예가 7건이었습니다.
절반 이상인 110건이 벌금형, 67건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되거나 기소가 유예됐습니다.
위험도 하청으로 넘어가고, 책임도 하청이 더 지는 현실.
원청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실제 영국에서는 사망 사고시 원청처벌을 강화한 기업 살인법 시행 이후 노동자 만명 당 사망률이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김철/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 "(이런 법이 생기면) 원청이 거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주의의무를 갖게 되고 산업뿐 아니라 국민들 안전도 보장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죠."]
국회 산업위는 오늘(14일) 서부발전을 상대로 긴급 현안 질의를 열었습니다.
위험의 외주화는 안된다,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을 쏟아냈습니다.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 : "반복적으로 하청 사고 안 나도록 대처를 강구해야지..."]
[김삼화/바른미래당 의원 : "적정 용역비 산정이 제대로 안 돼서 이렇게 하청업체 직원들한테 (혼자서 하게 했는지)..."]
다음주 초부터 임시국회를 열기로 합의한 여야.
국회가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이번에는 어떻게 처리할지, 여론은 주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연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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