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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서울 도심 변천사

서울 도심 변천사. 1961년 착공, 1991년 철거. 마포 아파트 단지. 서울 아파트 대단지 시초.

by 원시 2022. 8. 8.

마포아파트단지

대한주택공사

한국 최초의 단지식 아파트, 대단위 아파트의 효시

1961년 10월 16일 착공, 1962년 12월 1일 1차사업으로 Y형 주거동 6동 450호 완성, 판상형 주거동 4동 192호는 1964년 11월 30일 2차 사업으로 완성 총 10개동 642가구의 대단지 완공. 1991년 3월 28일 철거

마포 아파트는 우리 주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인 건물이었다. 바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선 직후 ‘생활혁명’을 기치로 건립된 아파트다. 준공식에서 박 전 대통령은 마포아파트가 “혁명한국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며 큰 기대감을 보였다.

주공 30년사에 따르면 마포아파트를 처음 설계했을 때는 10층 11개동 1158호 규모로 각 동마다 엘레베이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수세식화장실은 기본이고 입주자들의 편의를 위한 중앙난방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었다.

비록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다곤 하지만 3,4층 규모의 개별난방에 만족해야 했던 종암아파트와는 차원이 달랐다. 전통 가옥의 흔적이었던 온돌 마루가 완전히 사라지고 서구식 입식 구조를 제대로 구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평면 설계만 보면 요즘 건설되는 아파트와 큰 차이가 없을 만큼 현대적인 특징을 지녔다.

하지만 더 큰 차이점은 처음으로 ‘단지’ 개념을 도입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주거만을 고려했던 단계를 넘어 대규모 주택용지에 여러 개의 건물을 짓는 ‘아파트 단지’ 로 설계했다는 것이 마포아파트의 ‘혁명성’이다. 단지 안에는 공원과 녹지, 운동장 등 아파트 커뮤니티의 출발점이 되는 공간도 확보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서 쇼핑과 레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요즘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마포아파트는 이런 발전 가능성을 보여 준 최초의 시도였다. 이런 ‘생활혁명’ 을 위해 주공은 박정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당시 기와공장이었던 마포형무소 농장터를 주택용지로 변경해 단지형 마포아파트를 건립한다.

하지만 마포아파트의 최초 계획은 자금 부족과 사회 분위기 등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100% 달성되지 못했다. 전기와 물이 부족한 마당에 한 건축물에 너무 많은 자원을 몰아준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이를 이기지 못해 결국 규모와 설비를 대폭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층수가 10층에서 6층으로 바뀌었고 각 동에 설치할 엘리베이터도 없던 일이 됐다. 기름을 연료로 사용하는 중앙난방은 연탄보일러로 개별 난방하는 방식으로 대체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포아파트는 1962년 1차로 6층 높이의 Y자형 주거동 A, B형을 각각 3동씩, 6개동 총 450가구를 선보였다.

이어 1964년 11월 30일에는 2차로 6층짜리 일자형(판상형) 4개동 192가구가 준공됐다. 총 10개동 642가구의 아파트 단지로 탄생한 것이다. 연면적 6316평, 총 사업비는 3억5600만원. 이 중 정부 지원금과 주공 자금이 2억7800만원을 차지하고 입주자 부담금은 7800만원에 불과했다. 공적 자금으로 건립된 셈이다.

마포아파트의 의미에 대해 주공 40년사는 “기본개념은 근대 서구의 집합주택 계획에서 목표로 삼았던 녹지 위의 고층주거(Tower in the park) 개념을 그대로 도입한 것으로 후일 우리나라 주거지의 단지식 개발을 견인한 선도적인 사례로서 평가되고 있으며 중산층을 위한 주택공급 정책의 산물로서 기록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마포아파트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고층 주택이었고 연탄가스 위험이 있다는 괴소문으로 초기 입주율이 10% 미만이었다. 빈집이 많아 겨울에 수도 파이프가 동파하기도 했다. 주공은 연탄가스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동물 실험도 부족해 현장소장이 직접 연탄가스가 샌다고 알려진 방에서 잠을 자는 ‘인간 생체실험’ 을 하기도 했다.

당시 영화를 보면 부자들이 사는 곳으로 아파트가 배경이 됐는데 바로 마포아파트가 주요 촬영장 중 하나였다. 이렇듯 대중문화에 아파트가 고급 주거 공간으로 소개되면서 아파트에 사는 것은 일반 국민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아파트에 사는 꿈을 꾸었고 이런 경향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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