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원시
◎ 2001/3/29(목) 13:57
청개구리들의 회한 그리고 박정희의 부활 배경
죽은 제갈공명이 산 맷돼지를 잡는다는 이야기는, 박정희를 매개로 한 정치권력 투쟁, 혹은 사회심리전이 전개되고 있다는 것, 경제적으로는 경제시스템의 재구성에 대한 반성이 수반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왜 박정희가 다시 한국인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심리학적 분석] 청개구리의 패배, 다시 부르는 엄마/아빠의 노래
97년 겨울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 체제의 붕괴, 그리고 인한 실업의 증가는 우리들에게 자본주의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자본주의 논리의 압박에서 쓰디쓴 맛을 본 국민들이 엄마를 찾는 심정으로, 아빠를 부르는 심정으로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가고 싶어한다. 평생 직장 "직장은 월급 때문에 다니는 곳이 아니고 자신의 발전 때문에 다녀야 한다. 자신의 발전을 통해 회사를 키우고 나아가 나라를 키워야 한다. 정주영 86년 현대 신입사원 수련대회" 이라던 '아버지' 정주영의 이야기도 안통하고, 그렇다고 "안되는 것도 되게 하는" '계몽주의 군주' 국가도 없다.
어디로 갈 것인가 ? 심리학적으로 안위를 얻기 위해 점집, 사주를 보러 가지만, 이것은 다 원형적 사유로, 청개구리가 다시 아빠, 엄마를 찾는 심정의 반영이다. 그렇다. 한편으로는 표준화된 미국형 자본주의 논리를 발빠르게 배워려고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밤이 되면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다시 고속성장을 느끼는 시절에 대한 향수가 필요하다. 이것은 생명의 근원적 본성이기도 하다.
(새마을 운동 노래: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온 동네에 울려퍼져 아침 잠을 깨우곤 했다)
우리는 반항하고 있는 것이다. 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강요된 위기에 대해서 저항의 몸짓을 독특하게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합리적인가 ? 어제 1600원에 팔려나간 내 노동력의 가치가 오늘 800원 밖에 값을 쳐주지 않는다면, 이게 합리적인가 ? 왜 어제까지 1600원이었고, 오늘은 그 절반인가 ? 이게 당연한 합리적인 시장가격의 논리인가 ? 어려운 논리체계인 공리주의적 전제에 기반한 경제학의 상식을 갖다대기 전에, 원시인의 심정으로 반성해 본다면, 이것은 상실감이다.
1달러에 800원에서 1600원으로 환율이 인상되고, 원화가 평가절하되었다. 이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 내 돈의 가치, 내 노동력의 가치가 하루 아침에 절반으로 격하되었다. 사회적 무시를 당한 것이다. 나를 버린 것이다. 내 땀의 가치를, 내 두뇌의 가치를 절반이라고 판명받은 것이다. 그렇게 숫자에 얽매어온 우리 남한 국민들로서는 믿고 싶지도 않은 현실이었다.
어처구니없게도 이것이 그렇게 철썩같이 믿는 합리주의적 시스템인가 ?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이 당장 없다고 해서 이것을 그냥 진리처럼 선전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철학적 주제이기 때문에 문제의식으로만 짚고 넘어간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묻는다. "이것이 합리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이냐고" "왜 동일한 노동력이 하루 아침에 그렇게 절반으로 가치 하락을 할 수 있냐고" "항구불변의 합리주의적 시스템이냐고" 한국인은 다시 생각한다.
(오르간 앞에서 직접 작사한 노래를 연주하고 있는 박정희 )
이런 철학적 합리주의에 대한 고민은 너무 복잡하니까, 계량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1962년부터 1979년까지 남한의 경제 성장률은 연평균 9.3%를 기록했다. 1인당 GNP 도 1961년 82달러에서 1979년에는 1640달러로 증가했다. 수출액도 4000만 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성장했다. 보릿고개도 없어지고, 농민의 자식도, 노동자의 자식도 고
등학교까지 다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텔레비젼이 없어 5리를 걸어서 창수네 집까지 가서 '타잔' '마징가'를 보지 않아도 된다. 없던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 세상이 변했다고 한다. "사나이로 태어나서 할 일도 많은데" 나가라는 것이다. 정신을 재무장하고, 도구주의적 이성을 숫돌에 다시 갈아라는 것이다. 7천만이 쓰는 사투리보다는 앵글로색슨의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라는 것이다. 청개구리는 지쳤고, 돌아갈 냇가는 이미 홍수에 떠내려갔다. 애타게 불러본다. 마음의 아버지를, 엄마를. 돌아간 박정희 무덤이라도 파서 안기도 싶은 청개구리의 심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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