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진보정당_리더십/2022 대선

대선 결과 언론 보도. 재산세 상위 자치구 14곳 윤석열 싹쓸이... 서울 '부동산 표심'은 확연했다

by 원시 2022. 3. 19.

윤석열 지지 비교.

 

 

 

LIVE ISSUE 새 대통령 윤석열 당선
재산세 상위 자치구 14곳 윤석열 싹쓸이... 서울 '부동산 표심'은 확연했다
입력 2022.03.11 04:30 수정 2022.03.11 07:15

 

 


 
 15  9
강남3구 제외한 민주당 텃밭서도 윤석열 앞서
재산세 1위 강남구 득표차 36.66%P로 가장 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대 대통령선거의 최대 승부처가 된 서울의 표심은 '부동산'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 상승으로 재산세가 많이 부과된 14곳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를 제외하면 전통적으로 중도·진보 성향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분노한 시민들이 예전과는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의 표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5.73%)보다 4.83%포인트를 앞섰다. 대선 기간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던 이 후보의 열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서울 자치구별 대선 결과와 2021년 서울 자치구별 재산세 순위

25개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윤 당선인은 텃밭인 강남3구와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해 종로구, 중구, 광진구, 동대문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강동구 등 14곳에서 승리했다. 반면 이 후보는 은평구, 구로구, 서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북구, 노원구, 중랑구, 강서구, 금천구, 관악구 등 서울 서부와 북부 권역을 중심으로 11곳에서 윤 당선인을 눌렀다.

윤 당선인이 승리한 지역은 재산세가 많이 부과된 순서와 거의 일치한다. 강서구(8위)를 제외하면, 상위 1위에서 14위까지의 자치구 주민들은 모두 윤 당선인에게 더 많은 표를 줬다. 지난해 서울에서 재산세가 가장 많이 부과된 강남구는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득표율 차가 36.66%포인트를 기록해 가장 컸다. 재산세 2위 서초구와 3위 송파구에서도 두 후보 격차가 각각 32.95%포인트와 16.61%포인트에 달했다. 재산세가 많이 부과되는 자치구일수록 윤 당선인 득표율이 높은 양상을 보인 셈이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선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과 이에 따른 집값 상승이 윤 당선인의 승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실시한 심층 출구조사에서도 1주택자의 50.2%, 2주택 이상 소유자의 51.4%가 윤 당선인을 지지했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대비되는 '공급 확대 및 세제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5년간 수도권에 130만~150만 호 등 전국에 250만 가구를 공급하고,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릴 계획이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양도소득세의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하고 취득세도 완화하겠다고 공약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강남3구-마용성, 尹에 몰표…부동산세 폭탄에 '분노 투표'
동아일보 원문 기사전송 2022-03-11 03:02 

 


[20대 대통령 윤석열]표심 분석… 승부처 서울서 승부 갈려

尹, 서울 31만표 앞서 14개구 승리…19대 대선땐 文 25개구 모두 싹쓸이

尹, 호남 10%대-李 TK 20%대 그쳐…지역주의 이번에도 깨지지 않아

20대 표심 성별따라 정반대로…尹은 이대남, 李는 이대녀서 압승

5-득표율격차15.jpg


결국 서울이 승부를 갈랐다.

3·9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에서만 325만5747표(50.56%)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45.73%·294만4981표)를 31만766표 차로 이겼다. 특히 지난 19대 대선 때 민주당이 석권했던 서울 25개 자치구 중 14곳을 되찾아왔다는 점에 국민의힘은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서울 민심을 잡지 않고는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게 다시 한 번 드러났다”며 “이번 대선 표심이 6월 지방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 尹, 강남 서초서 60% 몰표


5-최종득표율.jpg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서울 강남(67.01%) 서초구(65.13%)에서 60%가 넘는 압도적 몰표를 받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 인상 조치에 따른 분노 투표로 해석된다.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던 강남3구와 용산구 외에 서울 종로 중구 성동 광진 동대문 마포 양천 영등포 동작 강동구 등 10개구가 이번 대선에선 윤 당선인을 택했다. 이른바 ‘마·용·성’과 한강을 끼고 있는 ‘한강벨트’ 라인으로, 모두 이번 정부 들어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지역이다.

윤 당선인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노원과 도봉구 등 강북 지역에서도 이 후보에게 1∼3%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밀리며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심상치 않은 강북의 재건축 민심에 1월 노원구 상계동의 노후 아파트 단지를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도 진행했지만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개표단위별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전체 상계1∼10동에서 3개동을 제외하고 이 후보를 이긴 것으로 집계됐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부동산 민심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 결국 전체 약 25만 표 차로 진 것에 서울이 큰 숫자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 尹, 이대남 구애 집중하다 이대녀 역풍


5-남녀득표율.jpg


부동층 비중이 높아 이번 대선의 최대 ‘캐스팅보터’로 꼽혔던 20대 표심은 성별에 따라 정반대로 쪼개졌다. 9일 투표 직후 나온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 득표율은 윤 당선인이 58.7%, 이 후보가 36.3%였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은 이 후보가 58%였고 윤 후보는 33.8%에 그쳤다.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대 남성 지지율에 줄곧 주력해 온 국민의힘이 목표했던 ‘이대남’ 표심을 빨아들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결과적으로 20대 여성들은 이 후보 편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텔레그램 ‘n번방’ 사태를 밝혀낸 ‘추적단 불꽃’의 박지현 활동가가 선거 막바지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합류하는 등 지지를 호소한 것도 20대 여성 표심 확보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박 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은 여성을 배제하고 혐오하는 모습을 선거 전략으로 삼아왔다”며 “많은 여성이 이에 분노해 투표로 심판한 것”이라고 했다.

○ 결국 깨지지 않은 지역주의


5-시도별득표율.jpg


이번 선거운동 과정 내내 윤 당선인은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을 향해 구애를 이어갔고,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인 점을 앞세워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민심에 호소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주의는 이번에도 깨지지 않았다.

윤 당선인은 광주·전남·전북에서 각각 12.72%, 11.44%, 14.42% 득표율에 그쳤다. 호남 지역은 80% 넘는 지지를 이 후보에게 보냈다. 이 후보 역시 대구·경북에서 각각 21.60%, 23.80%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윤 후보는 70% 넘는 지지를 받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빙 승부 속에 이뤄진 야권 후보 단일화와 사전 투표 논란으로 양당 지지층이 ‘영끌 결집’한 결과”라며 “결국 지역주의를 극복할 만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양당의 한계가 고스란히 노출됐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사회
부동산에 분노한 서울 30대 남녀 6인, 선택은 달랐다
여성은 젠더·남성은 부동산이 결정적... 집값 높은 서울 14개구 윤석열 지지, 승리 견인
22.03.16 18:45


윤석열 50.6% vs. 이재명 45.7%.

20대 대선에서 서울시민들은 윤석열을 선택했다. 격차는 31만 766표(4.8%p). 두 후보의 총투표 결과 격차인 24만 7077표(0.73%p)를 넘어서는 수치다.

서울은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일곱 번 대선에서 2007년 이명박 후보의 승리를 제외하면 보수 정당이 7전 6패로 열세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20대 대선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서울 강남(67.01%), 서초(65.13%), 송파(56.76%)에서 압도적 몰표를 받았다. 집값 상승을 주도한 이른바 마용성(마포49.03%, 용산56.44%, 성동53.20%)을 비롯해 '한강벨트' 라인인 광진(48.82%), 강동(51.70%), 양천(50.13%)까지 더해 총 14개구에서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서울 표심의 변화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정부는 2017년 '6·19 대책'을 필두로 총 29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2017년 6월 6억 2116만원 하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2021년 6월 10억 1417만원으로 4억 가까이 올라 그야말로 부동산 폭등을 겪었다.

서울과 부동산, 이 두가지 키워드가 만나는 지점에 30대가 있다. 이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올리는 투자) 투자로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주도해온 세대이자 서울 아파트 매수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이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월별·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1년 1~11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량은 1만 7609건으로 전체(4만 8117건)의 36.6%를 차지했다.

20대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힌 30대, 그 중에서 서울에 살고 있던 30대에게 부동산은 어떤 의미였는지, 이들은 후보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했는지 물었다.

<오마이뉴스>가 대선 후인 14·15 양일간 전화 인터뷰한 30대 남녀 6명은 거주 지역(강동구·노원구·동작구·서대문구·성북구·영등포구)과 거주 형태(전세·자가)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문재인 정부 5년의 부동산 정책에 상당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물론 차이도 있었다. 30대 여성의 경우 젠더 갈라치기에 대한 불만이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30대 남성은 모두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 성격의 투표를 했다.

KBS·MBC·SBS 방송 3사가 9일 투표 종료와 함께 공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대 남성은 윤 당선인에 52.8%, 이 후보에 42.6%를 선택했다. 반면 30대 여성 표심은 이 후보 49.7%, 윤 당선인 43.8%로 나타났다.
 
30대 남녀 6인

- A씨 : 여, 37세, 노원구 전세 거주, 기혼, 문재인(19대)·이재명(20대) 투표
- B씨 : 여, 36세, 성북구 자가 보유(2020년), 기혼, 문재인(19대)·이재명(20대) 투표
- C씨 : 여, 37세, 서대문구 자가 보유(2020년), 기혼(아이 1명), 심상정(19대)·이재명(20대) 투표
- D씨 : 남, 38세, 강동구 자가 보유(2019년), 기혼(아이 1명), 문재인(19대)·윤석열(20대) 투표
- E씨 : 남, 39세, 동작구 전세 거주, 비혼, 문재인(19대)·윤석열(20대) 투표
- F씨 : 남, 36세, 영등포구 전세 거주, 기혼, 안철수(19대)·윤석열(20대) 투표

[30대 여성 3인] "부동산 중요하지만...여성 혐오 참을 수 없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만이 크다. 아이가 있어 학군도 고려해야 하는데, 가고 싶은 지역은 10억 이상인데다 대출이 막힌 상황이라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윤석열과 이준석의 젠더 갈라치기 등 혐오 정치를 지지할 수는 없었다. 이 역시 부동산만큼 나와 내 딸아이가 사는 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니까."

2020년에 서울 서대문구의 15년 이상된 아파트를 7억 원대에 구입한 C씨는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는 "2년 새 내가 사는 아파트가 2억 원여 올랐지만 학군 좋은 서울 지역으로 이사갈 수가 없다"면서 "좋은 동네로 가고 싶다는 상승욕구가 있는데,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 욕구를 탐욕이라고 폄하하며 대출 규제 등 계속 허들을 만들었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는 "여가부 폐지를 비롯해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내세운 젠더 갈라치기 등 폭력적인 사고방식에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이 후보에 투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역시 개인적으로 부동산보다 각 후보의 젠더 정책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이대남을 앞세워 청년 여성을 깎아내리는 발언·정책을 보는 게 괴로울 정도였다"면서 "이재명이 아주 만족스러운 후보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차별과 혐오를 내세우지는 않았다"면서 후보 선택 기준을 밝혔다.

투표 당일 아침까지 고민했다는 B씨는 "'무고죄 강화'를 언급하는 윤석열의 여성 관련 공약에 동의할 수 없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여성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이재명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A·B·C씨는 모두 이재명 후보에 투표했지만,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을 지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취득세와 종부세·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한 거의 모든 세금을 중과했는데, 윤 당선인은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던 부동산 취득과 보유, 거래 등 조치의 상당 부분을 철회하는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재건축 규제완화 등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원구에 4년여 전세로 거주하고 있는 A씨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해온 노원구 민심이 부동산 때문에 변화가 있다는 걸 느꼈다"면서 "이 지역은 노후화 되고 재건축·재개발 대상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다 보니 규제가 많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불만이 많다. 민주당을 지지해봐야 개발보다 베드타운 밖에 더 되냐는 글들이 종종 지역 커뮤니티에 보인다"고 지역 분위기를 설명했다.

실제 윤 당선인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노원과 도봉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강세인 이 지역에서 이 후보에게 5%p 이내 차이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0년 결혼 7년차에 성북구에 아파트를 마련한 B씨 역시 "이재명 후보의 부동산 정책은 (문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느꼈다. 선거 후반 양도세 완화를 이야기했지만 기본적으로 임대주택 위주의 공급정책을 강조했다"면서 "임대주택 공급보다는 재개발·재건축 등이 완화되기를 기대한다. 또 다주택자에게 취해졌던 각종 불이익 조치가 철회되어야 한다"면서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에 기대감을 표했다.

윤 당선인의 부동산 공약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대비되는 '공급 확대 및 세제 완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5년간 수도권에 130만~150만 호 등 전국에 250만 가구를 공급하고,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고 했다. 그는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하고, 양도소득세의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율 적용을 최대 2년간 유예하고 취득세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다.

[30대 남성 3인] "민주당에 본때 보여줘야 했다"
 


"당연히 부동산이 결정적이었다. 30대 후반에 들어서 투자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런데 규제 때문에 도무지 투자할 수가 없었다. 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주도한 문 정부와 민주당에 본때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2019년 강동구에 아파트를 마련한 D씨는 "이전 대선에서 내내 민주당 후보에 투표했다. 그런데 더는 안되겠더라. 오피스텔도 다주택에 포함하는 등 다주택자를 규제하는 문 정부의 정책에 분노했다. 아이를 대학까지 보내려면, 직장말고 투자를 통해 자산을 불려야 하는데, 문 정부는 모든 걸 막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문 정부가 집값을 올려준 덕분에 내 아파트도 2배 이상 가격이 올라 어느 부분에서는 문 정부가 고맙긴 하다"라고 한 그는 "이재명의 부동산 정책은 여전히 공공임대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느꼈다. 반면 윤석열은 규제를 줄여 투자할 기회를 주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윤 당선인에게 투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30대 남성들은 여성들과 달리 '부동산 정책'이 투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2019년에 결혼해 현재 영등포구에 전세로 거주하는 F씨는 "결혼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관점이 달라졌다"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그는 "이전에는 꼭 집을 사지 않아도 적당한 빌라에 전세로 살면 된다는 생각을 했지만, 결혼을 하고나니 안정적인 주거가 중요해졌다. 아이를 데리고 2년마다 이사를 다닐 수는 없잖나. 그런데 지금은 집을 사기는커녕 전세도 값이 너무 올라 서울에서 경기도 외곽으로 밀려날 처지다. 윤석열을 뽑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1인가구인 E씨는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이 1인가구보다 신혼부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한 달에 10만원씩 15년간 청약통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내 청약통장은 공공분양만 쓸 수 있어 일반공급만 가능한데, 문재인 정부은 일반공급을 줄이고 특별공급의 비중을 늘렸다. 신혼부부에게 공급을 몰아주다 보니 내 청약통장은 쓸모가 없어졌다"라면서 "1인 가구는 정책에서 소외 받는 낀 계층이 됐다. 이전 대선에서 노무현, 정동영, 문재인에게 투표했지만 이번만큼은 이재명에게 투표할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가 취재한 30대 남녀 대부분은 윤 당선인의 부동산 정책을 지지했지만, 부동산 정책 변화가 갑작스레 이뤄질 경우 발생할 시장의 혼란을 우려하기도 했다. 모순적인 우려이기는 하지만 대출·규제 완화 정책이 자칫 안정세에 접어든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이제 막 부동산 가격 안정화 효과가 드러나는 거 같은데, 다시 부동산 투기 열풍이 생길까 걱정되기도 한다"라고 했고, F씨는 "영끌·빚투가 재연돼 가계부채가 다시 늘고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까 싶어 불안하다"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결국 부동산 폭등으로 인한 집값 상승이 영끌을 한 사람에도, 전세를 사는 사람에도 심리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금리 인상 흐름과 맞물려 부동산 이슈가 오는 6월 지방선거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30대는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는 세대로 다른 세대보다 부동산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부동산은 결혼·출산·육아와도 관련이 있는 현실적 이슈"라면서 "대선은 끝났지만 부동산 정책·시장과 관련한 문제는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다. 언제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짚었다.

 

 

 

 

 

배종찬 칼럼] 윤석열 후보가 승리한 3가지 이유

 

2022.03.14 06:27:34

 


데이터로 분석한 윤석열 후보가 제 20대 대선 승리 이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 20대 대통령 선거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윤석열 당선인은 48.56%를 득표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7.83%를 얻었다. 불과 0.73%포인트 차이로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다. 247,077표 밖에 나지 않는다. 국회의원 선거구 하나 정도의 차이라 ‘깻잎 한 장’ 우세가 윤 후보를 당선인으로 만들었다.

이번 대선은 처음부터 이전 선거와 다른 판이었다. 우선 역대급의 네거티브 대선으로 평가받았다. 11월 5일 국민의힘 윤 후보가 본선 후보로 결정되면서 대진표가 만들어졌고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진영간 치열한 네거티브 대결로 격돌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검찰 권력의 상징이고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없는 후보라고 몰아붙였다. 선거 종반전부터는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검찰 공화국’이 된다는 비판으로 정조준했다.

반면에 윤 후보는 이 후보의 ‘대장동 리스크’를 전면에 부각시켰다. 화천대유 김만배 대주주 일당이 천문학적인 대장동 개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 이 후보가 ‘그 분’이라는 몸통의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장동 부동산 리스크와 검찰 권력 리스크라는 의혹과 논란이 대선판에 큰 줄기로 내내 영향을 미쳤다.

이 후보는 선거 막판에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에 대해 ‘윤석열 게이트’라는 프레임 전략을 시도했고 상당히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윤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에 관련이 되어 있고 그 대출로 인해 대장동 개발 의혹이 연결된다며 ‘윤석열 게이트’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TV토론에서 윤 후보는 터무니없는 공세라며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은 분명한 ‘이재명 게이트’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선거 결과를 볼 때 이번 선거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변수로 이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치고 당직자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번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준 또 하나의 변수는 ‘배우자 리스크’였다. 역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자 의혹과 논란이 이번 대선을 뒤덮었다. 윤 당선인의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한 방송사의 폭로 보도대로 대학 교원 임용 지원서에 허위 경력 기록과 가짜 수상 기록을 기재했고 여론의 비판에 정면으로 노출되었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를 제외하고 가장 크게 화제의 중심에 오른 인물로 김건희씨가 꼽힐 정도다.

윤 당선인은 지난 해 12월 말 불거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충돌을 올해 1월 6일 가까스로 봉합했지만 김건희씨 논란이 추가로 불거졌다. 한 인터넷방송 기자가 김건희씨와 통화한 녹취록을 MBC가 보도하면서 윤 당선인의 지지율에 결정적 타격이 될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지지율은 배우자인 김건희씨의 녹취록 공개 이후 더 올라가며 복원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공세 일순위 대상이었던 김건희씨 리스크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반대로 이 후보의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논란은 김건희씨 논란이나 의혹보다 더 큰 규모로 부각됐다. 경기도의 별정직 공무원을 통해 과잉 의전을 받았거나 법인 카드 불법 사용 의혹이 공개된 일이었다. 2월 초 설 명절 연휴를 기해서 윤 당선인을 맹추격하던 이 후보 지지율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김건희씨와 김혜경씨 두 배우자 논란과 의혹은 윤 당선인과 이 후보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긴 결과로 나타났다. 오죽했으면 선거 운동은 물론이고 윤 당선자와 이 후보가 사전 투표를 하는 순간에도 배우자들은 함께 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초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 후보를 둘러싼 네거티브와 배우자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윤 당선인이 승리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정권 교체 여론’이다. 선거는 구도가 가장 중요하다. 이번 대선을 정권 유지로 보는지 아니면 정권 교체로 보고 있는지가 기본적인 투표 기준이다. 선거 내내 정권 교체 여론이 정권 유지보다 더 높은 여론으로 나타났었다. 따지고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역대 다른 대통령보다 높았지만 긍정 평가를 비교할 때 이전 대통령보다 높은 수준이었던 것이지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불만이 훨씬 더 높았다.

선거 결과를 보면 이 후보가 후보자 중심으로 선거 운동을 전개하면서 윤 당선인과 거의 대등한 선거 결과를 만들어냈지만 끝내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만큼 정권 교체 여론이 강했던 대선으로 풀이된다.

따지고 보면 정권 교체 여론이 높아진 근본 원인 제공은 문 대통령에 있다. 정권 교체 여론이 부각된 결정적 이유는 조국 사태, 부동산 실정, 사회적 갈등의 심화였다. 윤 당선인은 엄연히 현 정부 인사다. 문재인 정부에 의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할 검찰총장으로 낙점했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의혹과 사모펀드 혐의를 파헤치면서 국민 여론은 돌아서기 시작했다. 중도층까지 조 전 장관에 대한 부정 여론이 확산됐고 급기야 문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내리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정권 교체 여론은 더 부각된 셈이다.

국회의원 경력이 전무한 검찰총장 출신이 유력한 보수 야권 대선 후보로 떠오르게 되는 결정적 배경은 ‘조-윤’ 갈등과 ‘추-윤’ 갈등이었다. 이 갈등을 중재하지 못하는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바라보며 정권 교체 여론은 더 가중됐다.

결과론적인 분석일 수 있겠지만 조-윤 갈등이나 추-윤 갈등을 문 대통령이 조정만 했더라면 정권 교체 여론이 이 정도로 악화되지는 않았을 터이다. 말하자면 문 대통령의 방임 속에 조 전 장관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의 당선에 결정적인 일등 공신 역할을 한 셈이나 다름없다. 선거 기간 내내 실시된 선거 구도에 대한 성격을 물어보는 조사 결과 역시 정권 교체 여론이 지속적으로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사실상 윤석열의 당선 일등 공신은 정권 교체 여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제 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전했다.오전 9시 10분부터 5분 가량 진행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힘든 선거를 치르느라 수고를 많이 했다"며 "선거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을 씻고 국민이 하나가 되도록 통합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렇다면 윤 당선인의 승리를 가져온 또 다른 일등 공신은 무엇일까. ‘부동산 이슈’였다. 결국 이번 대선은 부동산 선거 성격의 범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 후보의 성남 시장 시절 대장동 부동산 개발 의혹이 결국 대선 경쟁력에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 이슈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패착으로 평가 받는 이슈다. 지난해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가 불거지면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절정에 달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된 이후 수십 차례에 걸쳐 부동산 정책이 발표됐지만 부동산 가격은 안정되지도 않았고 부동산 개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주었다. 국민의힘 후보에 대한 선호라기 보다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패망감이 결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이다. 지난해 재보궐 선거 이후 이번 대선까지 오는 1년여 시간 동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나 재산세 걷기에 급급했고 시장 왜곡이나 부정 혁파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는 엿보이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불거진 이 후보의 대장동 부동산 리스크는 결정적으로 윤 당선인에게 반사 이익을 가져다 준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조차 수용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지는 상황 속에서 부동산 이슈는 전면에 등장한 채 가라앉지 않았다. 대장동 부동산 개발 의혹이 없었다면 서울에서 이 후보 득표율은 달랐을지 모를 일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현 정부 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정책도 ‘부동산 이슈’로 분석된다.

이재명 vs 윤석열 지역별 득표율
이 후보가 훨씬 더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경기도 지역 역시 부동산 이슈 날벼락을 피해가지 못했다. 역대 대선에서 경기도는 ‘대선 후보의 무덤’으로 불렸다. 영원한 대선 후보로 늘 물망에 올랐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경기도지사를 역임했지만 대선 후보로 경기도에서 경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 경기도지사나 경기도지사 출신이 경기도민으로부터 가장 지지를 많이 받는다면 대선은 따 놓은 당상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다.

이 후보는 경지지사로 성공적인 도정 수행을 평가 받으면서 대선 후보로 우뚝 섰다. 성남 시장 시절의 성과와 경기 도정의 성공적인 수행으로 평가 받지 못했다면 대선 후보는 언감생심이다. 그렇지만 스스로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자평하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선 개표 결과를 보면 경기도에서 큰 표 차이가 나지 않은 이유로 부동산 문제를 피해가기 어렵다. 윤 당선인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따른 반사 이익의 날개를 달았고 이 후보는 더 날았어야 할 경기도에서 ‘대장동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던 것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리스크 그리고 부동산 걸림돌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정부가 공교롭게도 쳐 놓은 그물망을 벗어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특히 서울 판세가 중요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에서 이기지 못하고 대통령 자리에 오른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없었다. 2018년 지방선거와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서울에서 압승을 거두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대선에서 서울 민심은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검찰 개혁 충돌이 있었던 곳도 서울이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이 가장 강하게 일어났던 지역 역시 서울이었다.

이번 개표 결과를 보더라도 부동산 이슈가 판세에 미친 영향은 명백했다. 윤 당선인은 서울에서 50.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후보는 45.73%였다. 310,766표 차이다. 전체 개표에서 이 후보가 25만 표 가까이 뒤졌는데 서울에서 30만표 이상 뒤지는 차이다. 서울에서 동률을 이뤘다면 선거 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

서울에서 부동산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큰 강남 3구(송파, 서초, 강남)와 양천, 영등포, 동작, 용산, 성동, 광진, 강동 등은 윤 당선인이 이긴 결과로 나왔다. 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사퇴한 종로 지역 보궐 선거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고 윤 당선인도 종로에서 이 후보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

민주당이 도덕성을 명분으로 정당 후보를 무공천 했지만 결과적으로 서울 표심을 모으는데 실패했다. 서울 서초구 역시 보궐 선거에 나간 조은희 국민의힘 후보(전 구청장)가 압승을 거두었다. 서초구는 서울에서 투표율이 가장 높았고 윤 당선인 역시 압도적인 득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서울의 요충지인 종로에 후보자를 내지 않고 서초구에 대어급 후보자를 내지 않음으로써 어려운 선거를 자초하고 말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울에서 지난해 재보궐 선거를 부동산 여론이 좌우했다면 이번 대선 역시 부동산이 지배한 대선이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윤석열이 당선된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부동산 이슈’였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박수를 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석열이 당선된 추가적인 이유는 ‘후보 단일화’였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평가는 사뭇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가 공표 금지 기간이 되는 첫 날에 윤 당선인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사이에 단일화가 발표되면서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가 됐다.

정치권 내부 반응은 정반대였다. 국민의힘은 후보 단일화로 인해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부각됐고 윤 당선인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왔다. 단일화가 정상적인 정치 협력이나 연대가 아니라 정치적 야합이라고 규정하고 유권자의 역풍을 맞을 것으로 진단했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첫날에 결정된 ‘후보 단일화’라 정확하게 여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단하기 어렵다. 안 후보 지지층이 어떤 후보로 이동했는지가 최대 관건인데 이미 안보 이슈 등으로 윤 당선인쪽으로 옮겨갈 지지층들은 옮겨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후보 단일화’가 윤석열 당선의 도우미로 이해되는 이유는 안철수 변수를 차단하고 해소한 일이다.

만약 안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그대로 완주했다면 윤 당선인 지지율과 득표에 어떤 영향을 추가적으로 주었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측정되지 않는 변수는 대선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된다. 안 후보 지지층이 추가적으로 옮겨 오지 않았더라도 후보 단일화의 상징적인 효과를 누린 것만으로 윤 당선인은 승리에 도움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점이다.

실제로 이준석 대표가 안 후보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비토하는 태도를 보이지만 않았더라도 더 적극적으로 지지층들이 옮겨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대표의 단일화에 대한 심각한 거부감으로 단일화 논의는 2월 중순부터 평행선을 그었고 그 효과마저 반감되는 상황이었다. 이 대표를 둘러싸고 단일화를 가로막은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남녀 갈라치기’ 장본인으로 비판하고 비난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출구 조사 결과를 분석할 때 20대와 30대 남성 유권자들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윤 당선인에게 투표를 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2030 MZ세대 여성 유권자들은 이와 반대로 이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재명 vs 윤석열 연령·성별 출구조사
그렇다고 이 대표의 ‘세대포위론’(20대와 60대 지지자 중심으로 이 후보 지지층인 40대와 50대를 포위해 공략하는 선거 전략)이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그래도 윤 당선인 지지율이 지난 해 연말과 올해 들어 곤두박질쳤을 때 다시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연령대가 20대였다.

특히 이대남(20대 남자), 삼대남(30대 남자) 등의 유권자층 지지가 절대적이었다. 출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대 이상은 전체 투표율도 높았고 윤 당선인에 대한 투표율도 높은 결과로 나온다. 게다가 출구 조사에서 집계한 40대 투표율이 낮은 결과를 본다면 ‘세대 포위론’이 효과가 없었거나 역풍만 불러일으켰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40대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다. 개표 결과 윤 당선인과 이 후보가 팽팽한 경쟁을 한 것으로 드러나자 ‘단일화 효과’나 ‘이준석 효과’를 부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윤석열의 당선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면 그건 훼방꾼이 아니라 도우미 역할로 보아야 마땅하다.

개표 결과를 보면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득표를 더한다면 윤 당선인의 득표를 뛰어 넘는다. 만약에 단일화를 하지 못했다면 안 후보의 완주 득표가 고스란히 윤 당선인에게 영향을 주는 것이다. 어쩌면 윤 당선인의 0.73%포인트 패배였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그러므로 단일화의 순풍이나 역풍을 논하기 이전에 단일화는 그 자체만으로 윤 당선인 승리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국민들은 제 20대 대통령 선거를 어떻게 평가할까. 우선 ‘정치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난 선거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누룽지 대선’이었다. 한 표라도 자기 진영으로 긁어모아야 이기는 선거였다. 불과 1위 당선인과 2위 낙선자의 득표율 차이가 0.73%포인트에 불과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깻잎 반장 차이만 남겨두고 양쪽으로 갈라진 국민 여론이다. 하나 뿐인 정권을 앞에 두고 양 진영이 처절하게 경쟁한 결과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른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는 당연한 일이지만 선거 결과는 후유증을 낳는다.

게다가 50%가 넘지 않는 당선인을 향한 절반의 여론이 언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 이젠 정치권에서 더 이상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라 ‘결선 투표’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의사를 천명해야 한다. 과반 넘는 득표를 한 당선자가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동의를 확보하게 된다. 그리고 두 번의 승패를 통해 결정된 결과에 대해 더 명분 있게 받아들이게 된다.

또 하나 이번 선거를 통해 얻게 되는 통찰은 ‘국민통합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일성에서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며 국민 통합과 정치 혁신 그리고 여야 협치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임기 내내 사회적 갈등과 세대간 충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윤석열 의 당선은 현 정부의 문제점으로부터 잉태됐다. 검찰 개혁을 놓고 협력과 절충보다는 갈등과 충돌로 얼룩졌다. 조 전 장관, 추 전 장관과 충돌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보수 진영과 국민의힘 지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냈다.

결국 정권 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정치신인 윤석열은 제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선거 결과는 정치적 양극화였고 유권자의 요구는 국민통합 시대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 자리에 올라 가장 빛나기 위해서는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국민통합 시대를 진정성 있게 제대로 여는 일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