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의 목표는 검찰 수사를 받지 않거나, 기소 철회이다.
김영선 공천 개입을 입증해주는 윤석열-명태균의 전화통화가 공개되자, 명태균이 언론 인터뷰를 중단했다.
명태균, 윤석열,김건희 세 명이 동시에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적극적으로 회피하고자 한다.
명태균의 페이스북 "이겨야 산다"라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명태균이 자기 조직으로 간주한, 김종인, 이준석, 김건희, 명태균이 뭉쳐야 산다는 의미이다.
'윤석열 정권 아킬레스건' 명태균 그는 누구인가
장재진 기자 입력 2024.11.03 07:00 수정 2024.11.04 09:45 58 13
경남 지역에서 활동한 사업가
언론·여론조사 분야로도 확장
영향력 등에 업고 정치권 진출
윤 대통령 부부와 접촉한 뒤
선거 공천개입·여론 조작 의혹
추가 폭로 가능성에 여야 촉각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JTBC 방송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정치권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JTBC 방송 화면 캡처
정치권이 '명태균'이란 초대형 태풍에 강타당했다. 김건희 여사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까지 공개되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저하던 '하야' '탄핵'이란 말이 야당 의원 입에서 거침없이 나온다. 대통령 지지율은 10%대로 급락했고,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파장에 여당 내부도 불안한 분위기다.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그의 이름 석 자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중에 생소했다. 그랬던 명씨가 주목받은 계기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다. 특히 선거 공천 개입이나 여론조작 의혹에 연루되면서 정치권 게이트의 당사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야권은 명씨 의혹을 두고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에 버금가는 제2의 국정농단"으로 규정한 상태다. '윤석열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된 명씨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①정치 브로커가 된 사업가
명태균씨는 대학 졸업 후 경남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등 주로 지방에서 활동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 제공명태균씨는 대학 졸업 후 경남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등 주로 지방에서 활동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명태균씨는 대학 졸업 후 경남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등 주로 지방에서 활동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 제공명태균씨는 대학 졸업 후 경남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등 주로 지방에서 활동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 제공
1969년생 명씨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알려졌다. 대학도 경남에 있는 창원대를 나왔다. 다만 명씨는 "고향이 인천 부평구"라는 입장이다. 대학에서 산업비즈니스학을 전공한 명씨는 졸업 후 텔레마케팅 업체를 차려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2003년엔 창원에 '좋은날'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대표직을 맡았다. 광고 대행 및 인쇄·출판업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업체였다.
명씨는 언론계로도 진출했다. 2017년 인터넷 매체 '시사경남'을 설립해 대표가 됐다. 언론사를 운영하며 뉴스 생리에 밝았던 명씨는 훗날 자신과 관련된 사안에서 언론을 적극 이용하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여론조사 분야에도 손을 댔다. 2018년 경남 창원에서 창립된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였다. 2022년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초청된 명씨의 공식 직함도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었다. 연구소는 향후 명씨의 선거 개입 과정에서 핵심 수단으로 기능했다.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원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MBC 방송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경남 창원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MBC 방송화면 캡처
다방면 사업으로 자신감을 얻은 명씨는 정치권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창원에 지역구를 둔 한 현역 의원은 한국일보에 "경남 지역에 전문 여론조사기관이 별로 없다 보니 해당 분야 업무를 오래한 명씨가 인지도를 등에 업고 여러 사람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명씨의 정치적 감각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경남 출신의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명씨를 "독특한 시각으로 정치를 새롭게 분석하는 희한한 촌놈"으로 정의하며 "선거 기획 능력 같은 것이 탁월한 사람처럼 보였다"고 평가했다.
지역에서 활동하던 명씨가 중앙 정치판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남 출신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의 친분이 있었다. 명씨 능력을 높이 산 김 전 의원은 대선을 1년 앞둔 2021년 3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소개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해 7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부를 처음 만난 자리에도 명씨가 함께했다고 밝혔다. 권력의 물밑에서 일했던 명씨는 지난 9월 뉴스토마토 등 보도를 통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존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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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명태균 리스트'의 면면
'정치 브로커'로 변신한 명씨는 여야를 막론하고 유력 정치인들과 접촉했다. 명씨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 명단은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라는 형태로 폭로됐다.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했던 직원이자 김 전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가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명씨와 관련된 정치인 27명의 이름을 공표한 것이다. 강씨 측은 27명에 대해 '(미래한국연구소와) 일한 사람들 명단'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다고 주장한 명태균씨가 공개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기념사진. 명씨 페이스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다고 주장한 명태균씨가 공개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의 기념사진. 명씨 페이스북 캡처
명단에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나경원, 윤상현, 안철수, 윤한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등 여당의 주요 의원들이 대거 포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박완수 경남지사, 김진태 강원지사 등 광역단체장도 이름을 올렸다. 야권의 경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 여영국 전 정의당 대표 등이 명씨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명단에 오른 이들 상당수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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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와 거리두기를 시도했다가 곤혹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9월 라디오 방송에서 명씨를 두고 "대선 기간 그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앞 두 글자(명태)만 기억이 난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명씨는 페이스북에 "나를 잊으셨나요? 나는 명태가 아니고 명태균입니다"라고 쓰며 안 의원과 찍은 기념사진을 올리며 반박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본 이들은 명씨가 추가 증거를 폭로하진 않을지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명태균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씨 페이스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명태균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씨 페이스북 캡처
명씨가 만난 인사 중 핵심은 단연 윤 대통령 부부다. 명씨 자신이 김 여사와 가까운 관계라고 폭로했다. 명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한 2021년 7월 카카오톡 대화록을 보면, 김 여사는 명씨를 '명 선생님'으로 부르면서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 "완전히 의지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를 용서해 달라"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오빠'가 윤 대통령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많았지만, 대통령실은 "친오빠"라고 해명했다. 명씨는 2021년 6월부터 6개월간 매일 윤 대통령 부부와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는 등 친분을 과시했다. 대통령실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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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선거 공천 개입의 당사자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022년 6월 1일 경남 창원 의창구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영선 국민의힘 후보가 재보궐선거가 치러진 2022년 6월 1일 경남 창원 의창구 선거 사무실에서 당선을 확정 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권력 최고위층과 교류한 명씨는 2022년 6월에 치러진 재보궐선거 당시 김 여사와 함께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의혹에 관한 뉴스토마토 보도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 부부는 보궐선거 직전 명씨와 통화한 뒤 당에 손을 써서 김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구의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하도록 만들었다. 연고가 없는 지역이었지만 김 전 의원은 선거에서 이겨 배지를 달았다. 김 여사는 지난 총선을 앞두고도 김 전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출마 지역구를 김해로 옮기도록 요청하는 등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윤 대통령이 명씨와 직접 소통하며 재보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록이 추가로 밝혀지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지난달 31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2022년 5월 9일) 녹취록에서 당시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공천 명단을)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공천을) 좀 해줘라, 그랬는데 당에서 말이 많다"고 했다. 명씨는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다른 녹취록에서 명씨는 김 여사가 본인에게 전화를 걸어 '선생님, 윤상현(당시 재보선 공관위원장)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꼭 오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지인에게 전했다.
박찬대(맨 왼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3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박찬대(맨 왼쪽)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31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명씨는 지방선거에도 입김을 불어넣었다. 지난달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명씨는 뉴스 진행자로부터 "명태균은 어떤 인물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자 "제가 하는 일이 저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고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했던 일을 거론했다. 명씨는 자신이 안철수 후보와 오세훈 후보의 단일화를 주도했고, 나경원 후보와의 경선 과정에서도 오 후보가 이길 수 있도록 힘을 썼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강원지사 선거도 마찬가지였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명씨와 강혜경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명씨는 2022년 4월 강씨에게 "김진태 그거 내가 살린 거야.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라"라며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라고 해서 내가 막 사모님 그래 갖고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했다. 강원지사 후보 공천에서 배제된 김진태 전 의원이 읍소한 결과 명씨가 한밤중 김 여사로 추정되는 '사모님'의 힘을 빌려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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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여론 조작 배후로 지목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왼쪽)씨와 명태균씨. 명씨 페이스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왼쪽)씨와 명태균씨. 명씨 페이스북 캡처
명씨는 자신의 주특기였던 여론조사 전문성을 적극 활용해 정국을 뒤흔들었다.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힘 경선 과정 개입이 대표적이었다. 뉴스토마토와 뉴스타파 등은 명씨가 당 대선후보 경선 시즌이었던 2021년 9월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적합도에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보다 2~3%포인트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게 할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명씨는 "연령·지역별하고 여성하고 맞춰 갖고 곱하기해서 한 2,000개 (응답 표본을) 만드이소"라고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표본을 부풀려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우위를 부각한 뒤 경선 승리를 도모하는 취지였다. 다만 명씨는 "여론조사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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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는 대선 때도 여론조사 데이터로 당에서 적잖은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강씨는 한겨레 21과의 통화에서 "(경선이 진행됐던) 2021년 9월 29일 조사뿐만 아니라 결과가 조작된 여론조사가 더 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5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진행한 비공표 여론조사가 10건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지만, 당내 주요 인사나 선거 캠프에 보내져 여론 동향을 확인하는 데 쓰였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 대선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뉴스타파에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에 '명태균 보고서'가 공유됐고, 이를 토대로 전략 회의를 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전략 회의에 참석했던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그런 보고서를 받은 사실이 없고, 허위 사실"이라며 신 전 교수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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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드러나는 선거 개입 정황은 명씨와 윤 대통령과의 관계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명씨와 연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취임식 전날 윤 대통령과 명씨의 육성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해명과 배치되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⑤명태균발 추가 의혹들
명태균씨의 지시로 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창원국가산단 관련 홍보물. 서미화 민주당 의원실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명태균씨의 지시로 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창원국가산단 관련 홍보물. 서미화 민주당 의원실 제공
국책사업의 이권 개입 의혹에도 명씨 이름은 등장한다. 강유정 의원이 확보한 명씨와 강혜경씨의 2022년 11월 통화 녹취록에서 명씨는 강씨에게 창원국가산단 홍보 시안을 제작할 것을 지시하며 "'국가 산단이 필요합니다'를 넣어야 돼요. 왜냐하면 이거는 사모한테 부탁하는 거거든"이라고 말했다. 명씨가 언급한 '사모'는 김 여사로 해석됐다. 명씨는 아무런 공적 직책이 없었지만 산단 부지를 심사하는 정부 실사단의 현장 안내까지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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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는 창원시 공무원들로부터 산단 추진계획 및 진행상황 등 내용이 담긴 대외비 보고서도 사전에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고서에는 산단 부지로 쓰일 수 있는 창원 지역의 국·공유지 및 그린벨트 지역에 관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부동산 투기에 악용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들이 망라돼 있었다. 강씨는 해당 문건이 명씨의 요청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지만, 창원시는 "명씨에게 보고한 적이 없고 유출 경위를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31일 명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돌아가고 있다. 창원=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당사자인 명태균씨의 불법 여론조사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달 31일 명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돌아가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명씨에 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정치권에서 '검찰은 뭐 하고 있느냐'는 질책이 이어지자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검찰은 지난 31일 명씨 자택을 2차 압수수색했고 전날엔 의혹 제보자인 강씨를 강도 높게 조사했다.
여야는 명태균발 추가 의혹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루 만에 "농담"이라며 입장을 바꾸긴 했지만, 명씨는 당초 채널A 인터뷰에서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 "한 달이면 (윤 대통령이) 하야하고 탄핵될 텐데 감당이 되겠나"라고 으름장을 놨다. 명씨는 CBS에 "김 여사하고 주고받은 문자는 에피타이저도 아니다"라며 "진짜 최고로 중요한 것만 까도 (대화 내용 캡처 파일이) 200장이 넘고, 주고받은 게 한 2,000장 된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다만 최근 자신과 일했던 강씨 및 다른 제보자로부터 명씨 관련 녹취 파일이 잇따라 흘러나오자 명씨 자신은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음 파일을 공개한 당일에는 휴대폰 등 증거를 "불태우러 간다"고 CBS 측에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관련 제보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라고 밝혀, 명씨 본인이 폭로하지 않더라도 추가 의혹이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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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尹 육성 녹취록 공개에 "아버지 산소에 묻은 증거 불태우러 간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01094100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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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태균 “내가 다 안고 가겠다” 윤석열 육성 공개 기자회견 보며 한 말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육성 녹취가 공개된 날, 명태균씨가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명씨는 강한 불만과 함께 “다 묻고 가겠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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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4.11.02 11:45 호수 893
10월31일 윤석열 대통령의 2022년 6월 재보선 공천개입 의혹이 담긴 육성 녹취가 공개된 가운데, 명태균씨가 주진우 〈시사IN〉 편집위원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주 편집위원은 9월29일부터 현재까지 대면 만남과 전화통화 등으로 25시간 넘게 명씨와 대화를 이어 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육성 공개 기자회견이 진행된 오늘(10월31일)은 오전 9~10시 사이, 기자회견 직전과 진행되던 중 2차례에 걸쳐 주 편집위원과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명씨는 오늘 통화에서 “그게 무슨 공천 개입이냐” “다 묻어버리고 불태워 버리고 끝낼거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월31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전화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나는 내가 분명히 공적 대화 많다고 했어”
주진우: 지금 저기 민주당에서 대통령하고 명 박사님 말을 통화를 공개했어요.
명태균: 거 뭐 대통령께서 ‘말이 많네’ 하고 끝났네. 근데? 아니 내가 대통령하고 공적 대화가 없다 했나? 있다고 했죠? 내가 말이 안 틀리죠? 우리 공적 대화 많다고 했잖아.
주진우: 그렇죠.
명태균: 그리고 대통령께서 ‘말이 많네.’ 이게 무슨 공천 개입이요? 나는요, 진보 이 좌파 애들이 나한테 한 거 한번 봐봐. 싹 오늘 아버지 산소 가서 다 불태워 버려, 끝내 버릴 거예요. 문제 있으면 내가 갈 거예요, 내가. 저는 내가 분명히 경고 줬어요. 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제 끝을 낼거요. 이제 앞으로 통화 안 될 거예요 아마. 그거 가지고 백날 해보세요. 나는, 내가 볼 때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도리가 안 돼 있어.
주진우: 아니 지금 뭐가 도리가 안돼.
명태균 : 여태까지 나보고 사기꾼이니, 돈을 받았니 그거 떠든 애들이 다 누구요? 민주당, 공익제보? 민주당에서 이걸 싹 날려버리고 끝내버린 거야. 나는 내가 분명히 공적 대화 많다고 했어.
주진우: 많다고 했죠.
명태균: 지금 아버지 산소가고 있어요. 지금 불질러 버리려고. 이제 영원히 묻혀버린 거예요. 내가 분명히 바람과 태양이라고 얘기했어. 사람들이 멍청한 것들이. 에휴 바보들.
명씨는 민주당이 녹취를 공개하기 직전 통화에서는 민주당과 강혜경씨 등 공익제보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전날 통화와 이날 통화에서 내비치는 심경도 크게 달라졌다.
명태균 : 자꾸 민주당 저 진보 쪽에 있는 언론들이 계속 막 말을 지어내고 가짜로 계속하는데 뭐, 우짜노?
주진우: 아니 안 한 말을 그렇게 지어내고 지금 만들고 있습니까?
명태균: 예.
주진우: 그럼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좀 얘기하시고, 이거 사실이 아니다.
명태균: 사실이 아니라고 얘기해도, 돈 받은 게 없고. 김태열이 하고 강혜경이가 그 저 OOO이 하고 지들이 골프 치러 다니고, 집 사고, 자기들이 어디 투자해서 돈 날리고 개인적으로 썼다며? 그걸 뭐, 아니 저 뭐야? (검찰이) 여기 보좌관 비서관도 다 안 불렀더라고. 걔들이 다 아는데 뭐.
주진우: 아니 김영선 전 의원이랑 돈 문제…
명태균: 그거는, 그거는 저 누구야 강혜경이하고 문제고. 김태열이는 저 또 나 팔아서 딴 데다 돈을 빌려갖고 사고를 또 친 게 있어요. 그거 그 이야기는 지가 절대 안 하잖아. 나 팔아갖고 돈 빌려준 사람이 난리가 났어요. 나는 그게 1년 전에 나 팔아서 돈 빌렸는지도 몰랐어.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랫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021년 12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플랫폼74에서 열린 청년문화예술인간담회에 참석하기 전 입구에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내가 진짜 바람과 태양이라 내가 안 하대요”
명태균씨는 ‘민주당이나 진보’ 측을 강하게 비판하며 불신을 드러냈다.
명태균 : 나 걔들(강혜경씨, 김태열씨 등) 신경을 안 써요. 근데 그래도 그 사람들이 무슨 공익제보자야… 그래서 나는 민주당이나 진보 쪽에 별로 안 좋아해요. 나한테 그렇게 인간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 한 걸 찾아봐. 방송 나와서 사람들 선동하고. 고소할 거에요 고소. 사람들이 양아치잖아요. 그게 사실 내가 진보 쪽에 왜 못하는 줄 알아요? 사람이 양아치라고.
내가 여차하면 그냥 입도 꾹 다물고 그게 낫지. 지저분하게. 저기 가서 붙고 여기 가서 붙고. 내가 주진우 기자한테 전화를 받는데 사람이 사람을 마음으로 대해야지. 사람이 무슨 동네 양아치도 아니고. 노영희 변호사(강혜경씨 법률대리인)는 사건 내용을 알아요. 근데 무슨 공익제보자야. 뭘 터뜨리긴 뭘 터뜨려 진보 쪽 애들이. 내가 진짜 바람과 태양이라 내가 안 하대요. 처음 이 사건 터지기 전에 뭐라 카대요. 내가 바람과 태양이라고 올려놨잖아.
아니 그러니까 대가리가 돌대가리라. 민주당 쪽에 있는 애들은. 그러니까 그냥 내가 그냥 안고 갈게요. 그냥 뭐. 뭐 지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죠. 아니 강혜경이고 김태열이고 지금 완전 돌아 있잖아. 우리 집사람이 김태열이랑 강혜경 말 듣고 뒤로 쓰러졌어요. 그 사람들 그러면 안 돼요. 거기 장OO, 전OO이나 이OO이나 옆에 그 밑에 있는 애들이 알겠어? 그리고 운전도 돌아가면서 했는데 무슨 운전기사야? 말도 되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걔네들은 어 지금 후원회 사무국장 해갖고 회계 하고 다 빵꾸 다 났어요. 그리고 6급 비서관 했는데 출근도 안 하고 돈 다 받아 갔어. 불법 저지른 애들끼리 나를 공격하는데, 나는 원래 그 참고인이었어요. 근데 민주당 애들이 인제 내를 잡아서 어떻게 김건희랑 엮을라고. 그러니까 지저분하잖아요. 사람이 차라리 당당하게 와서 이러이러한데 좀 도와주소. 이런 게 맞지. 사람을 양아치 만들어.
“촌에 가서 촌에 가서 농사 짓고 말 거예요”
그러면서 명씨는 ‘내가 다 덮(안)고 가겠다’ ‘촌에 가서 농사짓겠다’며 향후 언론 대응 등에 거리를 둘 것을 시사했다.
명태균: 저는 어제 마음먹었어. 이거 이거는 그냥 다 덮고 내가 그냥 갈란다 뭐. 양아치잖아요, 다 .
주진우: 왜 갑자기, 왜 그러세요.
명태균: 아니 난 내가 덮고 갈 거예요. 양아치잖아. 사람을 갖고 난도질하는 거 보면. 그래서 난 다 덮고 그냥 내가 안고 갈래요. 그게 깔끔해. 아유 지저분하게 남자가. 그냥 내가 안고 갈래요. 야 그게 낫지.
명태균 : 나는 진보고 보수고 그런 거 없어. 그런게 어딨어 다 대한민국 국민인데. 근데 사람을 자기 이념적이나 진영 논리로서 이용해 먹는 건 안 되잖아.
주진우: 안 되지 그건 잘못된 거지.
명태균: 아 이 사람이 진짜 인간적으로 날 도와줬으면 내가 인간적으로 그 사람을 도와주겠지. 그게 사람 관계지. 이거는 지금 뭐 어 이용해 먹으려고 달라드는 달라들라고 그냥 별짓 다 하고 (···) 그러니까 진보 애들은 그래, 보수는 안 그래요. 애들이 그러니까 싫은 거야. 내가 못 가는 거야. 어 하는 짓이. 어? 촌에 가서 촌에 가서 농사 짓고 말 거예요. 아휴 내가 볼 때 동네 양아치들하곤 안 해.
더불어민주당은 10월3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명씨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통화는 2022년 5월 9일 진행됐다. 김영선 전 의원은 다음 날인 5월 10일 공천을 받았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서초동 자택에 머물며 취임식을 준비했다. 통의동 당시 대통령 당선자 집무실로 이동해 취임식에 참석할 해외 사절을 연달아 만났다. 영국 아만다 밀링 국무상과 우즈베키스탄 사파예프 상원1부의장, 일본 정치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을 만났다. 대선 기간 자신을 지지해준 재외국민 단체들이 마련한 리셉션에도 참석했다. 이런 와중에 명태균 씨와 통화를 했다는 뜻이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자가 2022년 5월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민주당이 10월31일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와의 통화는 바로 이날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 사진기자단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녹취와 함께 김건희 여사가 장관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45초 분량의 녹취도 공개했다. 명씨는 제3자와 대화하면서 “지 마누라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님이 (말한) 그거 처리 안 했어? 명 선생님이 아침에 이래 놀라셔서 전화 오게 만든 게, 오빠 대통령으로 자격 있는 거야?’”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명씨는 “처음에 무슨 말이 많은지 ‘나는 분명히 했다‘라고 (윤 대통령이) 마누라보고 얘기하는 거야“라며 “장관 앉혀, 뭐 앉혀, 뭐 아무것도 모르는데 이거 앉혀라 저거 앉혀라…말한 거야, 지 마누라 앞에서 했다고 변명하는 거야“라고 덧붙였다. 이어 ”내가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는데, ’알았어, 됐지?’, 지 마누라한테 그 말이야”라며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명씨는 또 ”(윤 대통령 전화를) 끊자마자 (김 여사) 전화 왔어. ’선생님 윤상현한테 전화했습니다. 보안 유지하시고 내일 취임식에 오십시오’ 하고 전화 끊은 거야”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2022년 5월9일 통화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10월31일 입장문을 통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2022년 5월10일) 하루 전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대선 후보자를 선정하는 경선 막바지부터 명태균씨와 관계를 끊었다고 밝혀왔다. 대통령실은 10월8일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서도 “경선 막바지쯤 명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정치인이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10월31일 윤 대통령의 육성 녹취가 공개되면서 대통령실 해명이 사실과 달랐다는 점이 확인됐다.
〈시사IN〉은 주진우 편집위원과의 협업 특별취재팀을 꾸려 ‘명태균 게이트’ 시리즈 기사를 계속해서 취재 보도할 예정이다. 내일(11월1일) 발행될 〈시사IN〉 제895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명태균씨의 육성은 오늘 밤 11시 유튜브 프로그램 ‘주기자 라이브 리부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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