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대통령 “트럼프의 이란 공습, 치명적 실수… 대서양동맹 회복 불가”
입력 2026.03.25 08:50
베를린=정승임 특파원
"우크라전으로 대러 관계 틀어진 것처럼
트럼프 재집권 후 대서양관계도 회복 불가"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4일 베를린 외무부에서 열린 외무부 재설립 75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균열된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동맹은 쉽게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감행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에 대해선 “국제법 위반이자 치명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독일 외무부 재설립 75주년 기념식에서 “유럽과 러시아와의 관계가 2022년 2월 24일(우크라이나 침공)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듯, 대서양관계도 2025년 1월 20일(트럼프 행정부 재집권)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압박과 그린란드 야욕 등으로 틀어진 대서양동맹이 전처럼 굳건해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미국의 강대국 정치가 전 세계에서 신뢰를 크게 잃었다”며 “미국의 차기 행정부 역시 우호적 패권국이자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보증인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유럽과 러시아 관계는 평화가 아닌 분쟁일 것”이라며 “트럼프 재집권 이후 유럽과 미국 사이의 균열도 러시아와의 관계 못지않게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란 공습에 대해선 “미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전쟁 명분은 설득력이 없다”며 “이란의 핵 개발 저지가 목표였다면 피할 수 있었고 그런 점에서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강조했다.
총리가 국정을 운영하는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 역할에 그친다. 로이터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면서도 “의례적인 역할을 맡은 대통령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보다 발언이 더 자유롭다”고 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D) 출신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과거 외무장관을 지냈다.
베를린=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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