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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교육

[인터뷰] '건달할배의 일침' 채현국 “들어라 꼰대들아!”

by 원시 2019. 1. 5.

인터뷰] '건달할배의 일침' 채현국 “들어라 꼰대들아!”


http://m.nocutnews.co.kr/news/5084901



2019-01-04 11:00 | CBS 김현정의 뉴스쇼



오늘의 핫뉴스 닫기

올해 85세..."아직도 철딱서니 없어요" 

전두환과 민주주의? 끔찍한 자기합리화

돈 많이 버니 미쳐가더라..살려고 도망쳤죠

남밟고 1등하라는 부모, 학부모말고 '부모'되길

너무 많이 알아 탈인 세상.."땀흘려 생각합시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채현국(효암학원 이사장)


이번 주는 저희가 신년 특집으로 이 시대의 어르신들께 우리가 꼭 좀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데요. 정말 어르신 한 분이 오셨어요. 사실 요즘은 진보, 보수, 청년, 장년을 막론하고 모두가 존경하는 그런 어르신이 많지 않다, 사라졌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이분은 제가 소개를 드리면 모두 무릎을 치면서 맞다, 그렇지, 이분이지 하실 만한 어르신입니다. 일단 인사부터 나누고 나서 얘기를 좀 더 풀어가 볼까요?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님 자리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채현국> 과분한 말씀입니다. 정초에 덕담하시는 걸로 알겠습니다. 진짜 뻔뻔하게 그냥 듣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정말 저는 사실 오늘 좀 설렜어요. 이사장님이 직접 스튜디오에 오신다는 말씀을 듣고 '이야, 오늘 드디어 뵙고 제가 질문을 드릴 수가 있구나, 말씀을 들을 수가 있구나.'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채현국>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1935년생이시면, 그러면 올해 연세가... 


◆ 채현국> 85인가요. 철딱서니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웃음) 철따구니가 없으세요, 아직도? 


◆ 채현국> (웃음) 네, 없어요. 


◇ 김현정> 일단 그럼 이 질문부터 할게요. 85세 어르신이 나오셨으니까요. 나이 먹는다는 건 뭡니까? 


◆ 채현국> 글쎄요. 사람에 따라 뜻이 전혀 달라요. 점점 뻔뻔하고 염치없이 비열해지는 것일 수도 있고요. 정말 삶의 지혜가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정말 사람들한테 전부 좀 따뜻한 사람일 수도 있는 거니까 나이라는 게 정말 천인천상으로 다 다르죠. 만인만상으로 다 다릅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순간순간 사는 데 따라서 아주 달라집니다. 


◇ 김현정> 지금 철따구니가 없다. 이러시니까 청취자 OOO님이 '85세 철없는 어르신입니까'하셨고요. (웃음) 


◆ 채현국> 참말입니다. 


◇ 김현정> OOO님은 '존경의 인물이 나오셨습니다.' 이렇게 말씀들을 하시는데 제가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을 위해서 잠깐만 소개를 드릴게요. 선생님의 프로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에 중앙 방송국, 그러니까 지금의 KBS죠. PD로 입사. 무슨 PD로 입사하셨어요? 


◆ 채현국> 드라마 연출가로. 


◇ 김현정> 세상에, 그 시절에 드라마 PD로 입사. 하지만 군사 정권의 부당한 방송 제작 지시에 불만을 품고 3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셨습니다. 


그리고는 부친의 탄광 사업을 물려받아서 하시다가 24개의 계열사를 모두 정리하고 모은 돈을 박정희, 전두환 시절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초를 받은 사람 또 해직 기자들 그리고 그 회사의 직원들을 위해서 모두 쓰고 학교의 이사장으로 교육자의 길에 들어서시고 지금까지 쭉 효암학원을 이끌고 계세요. 


아니, 우선 그 시절에 어떻게 PD. 그러니까 PD라는 게 지금의 PD하고 그때의 위상은 다르거든요. 그렇죠? 


◆ 채현국> 딴따라입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그때는 딴따라라고 해서 어르신들이 가지 마 하던 그 시절에. 


◆ 채현국> 방송국 국장도 '당신 정말 할 거요?' 라고 되레 구두 면접에서 묻더라고. 


◇ 김현정> 어떻게 드라마 PD로 들어가셨어요? 


◆ 채현국> 나는 원래 배우가 지망이어서 철학과를 간 겁니다. 


◇ 김현정> 배우 지망인데 왜 철학가를 가셨어요? 


◆ 채현국> 잔소리 안 할 데가 철학과입니다. 


◇ 김현정> (웃음) 그래서 KBS PD 갔다가 왜 또 그만두셨어요? 


◆ 채현국> 정말 군사 독재가 날뛸 때니까 더 오래 있을 수가 없는 것은 틀림없죠. 방송 검열 없이 막말로 내가 배우라면 미친 척하고 해버리겠는데 연출자로서는 다른 사람까지 걸려들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 김현정> 나만 잡혀가면 좋은데 옳은 소리 했다 다른 사람까지 잡혀가니까. 


◆ 채현국> 다 잡혀가니까 관두는 수밖에 없어. 


◇ 김현정> 그래서 3개월 만에 관두셨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부친이 부자셨어요. 


◆ 채현국> 아직은 부자가 아닙니다. 인수한 게 아니고요. 광업 소작인. 석탄 광업 소작인을 덕대라 그럽니다, 일본말로.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소작인이셨는데 어떻게 그 탄광사업으로 1970년에는 개인 소득 순위 전국 2위까지 가셨어요? 선생님께서 일으키신 거예요? 


◆ 채현국> 내 친구들하고 잘한 거죠. 


◇ 김현정> 아, 부친이 부자였다기보다는. 


◆ 채현국> 원래는 부자였는데 또 거지가 돼서 소작일을 하고 계시니까. 


◇ 김현정> 원래 부자셨다가 거지가 되셨는데 선생님이 사표 내고 가서 그걸 또 살리셨군요. 


◆ 채현국> 네. 부침이 많았어요. 


◇ 김현정> 채현국 이사장님이 탄광 사업을 물려 받아서 1970년에는 개인 소득 전국 2위를 기록했고 그 외에도 보니까 10위 안에 든 게 다섯 번 되셨어요. 세상에. 그러니까 우리 서민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돈을 만져보신 분이신데. 


◆ 채현국> 좀 끔찍하게 많이 벌었습니다. 그때 별 기업이 없을 때 석탄 산업이 그랬어요. 




◇ 김현정> 여기서 질문 하나. 돈이란 뭡니까? 돈을 많이 벌어본 사람에게 돈이란 무엇이었습니까? 


◆ 채현국> 다른 존재하고는 좀 달라요. 밥은 한 그릇 먹으면 두 그릇째는 영 맛이 없어요. 잘 못 먹고 깨작깨작해요. 더구나 세 그릇째 되면 더하겠죠. 그런데 돈은 하나 덩어리에서 두 덩어리가 되고 두 덩어리가 세 덩어리 되면 점점 더 재미있어요. 대단한 마약이에요. 


◇ 김현정> 마약이에요? 


◆ 채현국> 아주 마약이에요. 권력도 그럴 겁니다. 돈하고 권력이 대단히 닮아 있는데요. 이것들은 암만 많아도 물리지를 않아요. 많을수록 더 매력이 있고 더 마력이 생깁니다. 


◇ 김현정> 더 갖고 싶고. 가지면 가질수록 만족이 없어요? 


◆ 채현국> 끝이 없어요. 


◇ 김현정> 끝이 없어요. 그러면 지금 마약이라고 표현하신 걸 보니까 그게 그래서 좋은 뜻은 아닌 것 같은데. 돈이 뭐예요? 


◆ 채현국> 필요할 뿐이지 그게 좋은 것일 수는 없어요. 왜? 내가 가지면 남은 못 갖는 성질이라서 남과 함께하지 못해. 


◇ 김현정> 한정적인 재화죠. 


◆ 채현국> 내가 가지면 남은 없어. 그런 성질을 어떻게든지 함께 공유로 가야지 이걸 혼자 벌기 시작한 게 자본주의 아닙니까? 그 경쟁에 이기는 거고 그 교육을 하고 있고. 똑똑해져라, 똑똑해져라, 공부 잘해라 하는 부모님의 말씀이 '남한테 나 찍어누르고 너 다 가져라' 소리거든. 권력이나 돈이나 똑같지.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전국 2위의 부자까지 오르셨던 분이 어쩌다가 그 사업을 하루아침에 싹 정리하고 그 돈을 직원들과 나누고 민주화 운동한 사람들에게 주고 다 퍼주셨어요. 왜 정리하셨어요? 


◆ 채현국> 그렇게 표현하면 꽤 그럴싸한데요. 사실은 내 주변에 원래부터 친한 사람들이에요, 주변 사람들이고요. 무슨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 김현정> 특별한 일이 아닌 게 아닌 게 그냥 가지고 있으면 내 돈인데 그걸 왜 어떻게 나누셨어요? 


◆ 채현국> 그거는 그래도 문턱이라도 철학과 근처를 얼쩡거려보면 그럴 거는 아니거든. 


◇ 김현정> 혼자 가질 게 아니거든. 


◆ 채현국> 자랑스러운 것도 아니고 혼자 가져봤자 그거 아무짝에 소용없는 거에 미치는 거지. 


◇ 김현정> 아니, 아까 가지면 가질수록 좋다고. 


◆ 채현국> 그렇지, 미치는 거라니까요. 그게 미치는 거지. 


◇ 김현정> 돈의 노예가 된다. 


◆ 채현국> 그렇죠. 권력의 노예 되고 돈에 노예 되고. 그게 미치는 거죠. 그게 긍정적인 일이 아니죠. 


◇ 김현정> 그게 돈에 미치는 거예요? 


◆ 채현국> 네 


◇ 김현정> 어느 순간 보니까 '내가 미쳐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셨어요? '정리해야 되겠다' 는 생각이 드셨어요? 


◆ 채현국> 나도 별수 없구나죠. 아, 아닐 줄 알았더니 나도 역시 돈 자꾸 생겨보니까 미쳐가네 하는 걸. 설마 미칠까 하고 자만심이 좀 있었는데 꼼짝없이 미치더라고. 


◇ 김현정> 설마 내가 미치랴 했는데 나도 미쳐가고 있었구나. 그래서 내려놓아야겠다. 


◆ 채현국> 살려고 도망간 겁니다. 못 내려놓는 게 아니라. 그건 사람이 사는 게 아니죠. 한꺼번에 할 수밖에 없어요. 쾌도난마예요. 그냥 콱 잘라야지 우물우물할 수가 없어. 


◇ 김현정> 우물우물하면 또 욕심이 생기고... 


◆ 채현국> 계속 끌려들어가요. 갖은 합리화로. 


◇ 김현정> 어디선가는 이런 얘기를 하신 걸 또 제가 봤는데 '내가 전국 부자 2위에 오르고 10위 안에 다섯 번 오르고 이러는 걸 보니까 주변에 나보다 더 부자도 많은 것 같은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세금을 얼마나 안 낸 거야' 라는 생각이 드셨다는, 이건 또 무슨 말씀이에요?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

◆ 채현국> 그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로 내가 그렇게 2위 가거나 10등 이내에 그렇게 여러번 들 처지는 아니에요. 아예 장부를 안 해요, 부자들은. 장부 안 하고 벌금 내는 게 더 싸요, 세금보다. 절세야. 장부 안 한 벌금이 절세야. 


◇ 김현정> 횡령한 다음에 벌금 내는 게. 


◆ 채현국> 네. 장부를 안 했다가 되지. 횡령을 했다가 안 되고. 


◇ 김현정> 탈세. 


◆ 채현국> 탈세도 아니야. 장부만 안 했다... 


◇ 김현정> 그냥 장부만 안 했다. 


◆ 채현국> 아주 그렇게 묘하게 우리 법이 돼 있는 거죠. 부자 편리하게 돼 있어요. 그게 입증이 됐습니다. 피게티라는 사람에 의해서 막시즘이 주장이 아니고 사실이라는 걸 피게티가 증명을 했어요. 국가 통 성장률보다 자본 성장률이 언제나 빨라요. 어느 나라에서나 빨라요. 돈 벌기 유리하게 되어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이런저런 이유로 돈에 회의를 느끼시고 24개 계열사를 싹 정리해서 그 돈을 나누고. 나눈 사람 중에 보니까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에 고초를 겪은 사람들, 이런 지인들한테 나눠주셨던데. 방송 탄압에 대해서 저항을 하신 분이기도 하고 또 이런 주변에 민주화 운동한 사람들을 거두신 분이기도 하니까 제가 갑자기 이 질문이 떠오릅니다. 


새해 벽두에 전두환 씨 부인 이순자 씨가 "내 남편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다. 왜냐? 단임제를 처음으로 실시하지 않았느냐." 이 얘기를 해서 어제도 논란이 어제도 크게 되고... 


◆ 채현국> (웃음). 


◇ 김현정> 왜 웃으세요, 이사장님? 어떻게 들으셨어요? 


◆ 채현국> 미친 사람이 아무렇게나 떠드는 걸 그걸 뭘 정초부터 얘깃감으로 삼습니까? 


◇ 김현정> 그분은 치매는 아니고 전두환 씨가 치매신데. 


◆ 채현국> 심한 얘기죠, 정말. 그렇게 사람이라는 건 균형감을 잃기도 한다는 좋은 예입니다. 자기 합리화가 그렇게 끔찍한 일이기까지 합니다. 그걸 우리가 일일이 얘기할 거리는 아니죠. 불쌍한 사람의 얘기를 우리가 문제 삼는 거죠. 자기 합리화가 그런 겁니다. 


◇ 김현정> 불쌍한 겁니까? 


◆ 채현국> 불쌍하다고 하기에는 너무 잔인한 역할을 많이 한 그 사람의 부인인데 불쌍하다는 것은 그런 사람한테 쓰는 말이 아닙니다. 민중이 다 분노해서 때려죽여야 할 수도 있는 그런 악행을. 사람을 무수히 죽여놓고는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합니까? 참, 그건 그냥 아무 말도 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말을 하면 자꾸 분한 소리만 나가니까. 


◇ 김현정> 생방송에서 시간을 드리면 무슨 소리까지 할지 모르시겠어요. 균형감을 잃어갈 수도 있구나, 사람이. 이런 생각 드셨어요? 


◆ 채현국> 끝도 한도 없어. 


◇ 김현정> 갑자기 이 대목에서 제가 생각이 나는데. "늙으면 뻔뻔해진다. 꼰대가 되지 말아라." 이런 말씀도 평소에 거침없이 하셨더라고요. 지금 만나고 계신 이분은 이 시대의 어르신, 교육자로 존경받는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님이십니다. 올해 여든다섯이시고요. 늙으면 뻔뻔해진다. 선생님도 지금 죄송한 말씀이시지만 나이 드시고 계신데. 


◆ 채현국> 제가 나이 먹어보니까 뻔뻔해지는 걸 알죠. 제가 아주 뻔뻔하죠. 이런 데 나와서 옳은 소리인 체하고 말할 째비가 안 돼요, 돈 벌고 못된 짓 다 하고.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채현국> 모든 정권 밑에서 덜 저항했으니까 돈을 벌었고. 덜 탄로났으니까 다 유지한 거지. 


◇ 김현정> 저항해서 사표 내고 나오시고 저항해서 회사도 정리하고 하셨던 분이. 어쨌든 꼰대 되지 말아라. 늙은 사람들이여, 뻔뻔해지지 말아라. 이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 채현국> 정말 시대를 살아가면서 맞아 죽지 않으면 우리 사회가 워낙 험했습니다. 조선조 말만이 아니라 일제가 그랬고. 일제 내내 그랬습니다. 살아남으려면 비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해방 후에 그랬고. 더구나 해방된 지... 그게 해방도 아니지만 5년 만에 동족상잔을 그렇게 대량으로 하는데 그 꼴로 하고서 살아남았다는 것 자체가 나이 먹는 겁니다, 그때마다. 살인에 연루 안 되고 과연 우리가 살아남았을 수 있을까. 정말 부끄럽디 부끄러운 그걸 다 보내고도 또 뻔뻔하게 옳은 소리 하고 이런 말하고 이런 게 전부 사실 가소로운 짓일 수가 있습니다.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의 얘기지. 제발 나이 먹으면서 부끄러움이라도 유지하고 살아야지. 


◇ 김현정> 지금 보면 그걸 모르고 아주 좀 뻔뻔한 노인분들이 보이세요? 


◆ 채현국> 아주 많죠. 정치계에 많고 부자 동네에 많죠. 


◇ 김현정> 정치판에는 어떤 사람들? 


◆ 채현국> 힘 있는 판에 아주 많아요. 아까 전두환이라는 사람도 나이가 이제는 구십이 멀지 않은 팔십객이에요. 딱한 사람이에요. 그 부인도 나이가 많아요, 이제는. 거기도 80 다 되어갈걸. 70대 후반일걸. 


◇ 김현정> 그런데 너무 뻔뻔해요. 


◆ 채현국> 정신없는. 그 정도면 정신이 없는 겁니다. 왜 입을 열 생각을 합니까? 


◇ 김현정> 그러면 힘 있는 사람 아니어도 꼰대라고 불리는, 요새 흔히들 불리는 그런 사람들 꽤 많아요. 


◆ 채현국> 갑질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자기 자식들한테도 갑질하는 게 돈 가진 아버지 하는 짓 아니에요? 


◇ 김현정> 젊은 꼰대도 보셨습니까? 젊은데 꼰대 같은 생각. 


◆ 채현국> 있어요, 있어요. 그건 나이에 상관없어요. 그따위로 길들고 그따위로 살고 자기가 기회만 있으면 마음대로 횡포하는 걸 예사롭게 하는 아주 비문명적인 야만적 사태죠.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비이성적이고 아주 야만적으로까지 갑질한 사람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보면 아우, 저 사람 참 꼰대야, 왜 자기 생각을 자꾸 우리한테. 이런 사람도. 


◆ 채현국> 강요를 해. 


◇ 김현정> 네.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채현국> 다 정말 잘못 배우고 1등 해라, 1등 해라 하다 보면 그 꼴 됩니다. 그렇게 길들여온 거예요. 독재같이 하기 쉬우려고 이승만, 박정희 다. 저 독재하기 위해서 길들여놓은 거니까. 


◇ 김현정> 우리도 어느새인가 꼰대가 된 거예요, 거기에 젖어서? 


◆ 채현국> 그렇죠. 그거 예사롭게 알게 되죠. 


◇ 김현정> 세상에 정답은 없습니까, 그럼? 


◆ 채현국> 있을 수가 있나요?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된 거죠. 끊임없이 변화하는데. 그때그때의 해답이 있을 뿐이지 정답이라는 발상은 아주 잘못된 발상이죠. 그게 독재가 만들어낸 사고방식이죠. 


◇ 김현정> 지금 저는 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정답이란 세상이 없다. 살아보니 살면 살수록 더 그런 생각이 드세요? 


◆ 채현국> 그렇죠. 나도 길들여져서 정답이 있는 줄 알고 살았어요. 그러니까 열심히 좋은 대학이나 가면 되는 줄 알고. 




효암고등학교 전경 (사진=페이스북)


◇ 김현정> 서울대 가면 되는 줄 알고. 


◆ 채현국> 그따위로 살고. 


◇ 김현정> 요새요. 갈등이 많아요, 선생님. 세대 갈등, 지역 갈등은 예전부터 있었고 심지어 요즘은 남녀 갈등도 심하고. 이런 온갖 종류의 갈등과 혐오가 넘쳐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한마디 하시겠어요? 


◆ 채현국> 저는 그건 변화가 너무 스피드가 빨라요. 시대 변화 자체가 너무 빠르고 부의 증가가 너무 빨라요. 


◇ 김현정> 너무 빨라요. 너무 빠른 것과 갈등과 무슨 상관입니까? 


◆ 채현국> 그 빠르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무서운 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까. 빠르다는 것 자체가. 빠른 것 자체가 격돌입니다. 더구나 부가 빠르게 증가한다? 완전히 이거는 와글와글거리는 거죠. 시장바닥 와글거리는 거 상상해 보세요. 


◇ 김현정> 서로 가지려고. 얘를 누르고 내가 가져야 하고 뭐 이런 식으로? 


◆ 채현국> 계속 경쟁만 격돌하는 거죠. 


◇ 김현정> 경쟁만. 그러면 아까 그 말씀하고 연결시켜서 제가 해석을 해 보자면 어차피 세상은 정답이 없는데 서로 내가 옳으니 네가 옳으니 이게 자꾸 싸워가는 게 그렇게 바람직한 것은 아닌가요? 아니면 또 좀 싸우기는 싸워야 되는 건가요? 어떤 건가요? 


◆ 채현국> 아니죠. 스포츠도 싸운다고 우리는 표현합니다. 어떤 그럴싸한 우리들의 서로 존중의 존재가 된 그런 경쟁. 그야말로 평등한 경쟁이 있을 수가 있어요. 


◇ 김현정> 평등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한다. 


◆ 채현국> 네. 그거하고 헷갈리면 안 되죠. 


◇ 김현정> 헷갈리면 안 됩니까? 여성과 남성, 가진 자와 안 가진 자, 세대, 나이 드신 분과 젊은 세대. 

토론은 있어야 하고 건강한 페어플레이는 있어야 하지만 혐오는 아니다. 


◆ 채현국> 그렇죠, 그렇죠. 고맙습니다. 그렇게 잘 가려주시니. 


◇ 김현정> 그렇네요. 말씀 듣고 보니까 그렇네요, 지금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계세요.


 "선생님, 너무 솔직하시다." 이런 문자. "훌륭하신 분입니다, 존경합니다." 이런 문자들이 지금 쏟아지고 있는데. 교육 이야기 질문들이 꽤 많이 들어오네요. 왜냐하면 선생님께서 효암학원을 이끌고 계세요, 지금. 효암학원 무슨 무슨 학교가 있죠? 



◆ 채현국> 저기 시골 일개 읍인 곳인데 이제는 시가 됐습니다마는 아직도 농촌인 지역이죠. 


전혀 학교 다닐 기회가 없던 지역에 이종률 선생이라고 아주 소중한 분이 계셨어요. 


박정희한테 완전히 사형 구형, 사형 선고까지 받은 그런 분을 위해서 했던 학교인데 그 양반 연세 자시고 나니까 제가 하게 됐는데. 


◇ 김현정> 물려받으신 거예요? 


◆ 채현국> 아버지가 그 양반 위해서 해드리던 거죠. 아예 그 양반 위해서. 그래서 중학교하고 고등학교지만 별로 우리는 가르치는 학교가 아니고 배우는 학교가 되어야 된다. 학교지, 조교가 아니니까... 이름부터가 학교 아닙니까? 


◇ 김현정> 학교네요, 그러다 보니까. 


◆ 채현국> 배우는 데지 가르치는 데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가르쳐야지 배우는 거 아니에요? 


◆ 채현국> 그 중심이 다르죠. 배우게끔 하는 거죠. 배우고 싶게끔 하는 거예요. 


◇ 김현정> 배우고 싶게끔 해야 되는데. 그러면 지금의 교육... 


◆ 채현국> 자꾸 가르치면 안 되죠. 세뇌한다는 소리밖에 더 됩니까? 자꾸 가르치려고 그러면. 


◇ 김현정> 아니, 요새 선생님 드라마 같은 거 보시는지. 요새 드라마도 보시는지 모르겠는데. 


◆ 채현국> 저 잘 안 봐요. 


◇ 김현정> 요새는 잘 안 보세요? 드라마 PD 출신이신데. 


◆ 채현국> PD 출신인데 더 안 봐요. 미안합니다. 쓴 분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저질이어서 안 봅니다. 광고만 해 먹으려고 그따위 짓을 하는 것 같아서. 


◇ 김현정> PPL 너무 하니까. 


◆ 채현국> 시청률만 높이려고. 


◇ 김현정> 그럼 제가 드라마 못 보셨다니까 소개를 해 드리자면. 


<스카이캐슬>이라고 요새 유행하는 한 드라마가 있어요. 우리 교육 현실을 아주 적나라하게 무슨 학종(학생부 종합전형)이라고 해서 그걸로 스펙 쌓아서 그걸로 대학 입시 전형이 있는데. 


◆ 채현국> 별꼴 다 있을 겁니다. 


◇ 김현정> 그걸 아주 악용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막 담은 거거든요. 교육계 오래 몸 담아오신 분으로서 우리의 이 교육 현실은 지금 어떻게 보십니까? 대학 입시는 어떻게 보시고 제도는 어떻게 보시고. 


◆ 채현국> 정말로 우리네는 희한하게도 학교를 오래 다니거나 높은 학교까지 다닐수록 뻔뻔하고 염치없어지는 현상을 봅니다. 


약아빠지게 됩니다. 순박성은 아예 찾을 길이 없어집니다. 초등학교도 안 다닌 사람이 어쩌다가 소박하지 초등학교도 몇년만 다니면 이미 소박하지 못합니다. 


왜 학교가 그 꼴일까요? 경쟁만 시키니까 그렇게 되죠. 기본적으로 뭘 배우고 함께 사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르치려고 달려들면 경쟁부터 시켜요. 


◇ 김현정> 싸워라. 얘를 누르고 네가 올라가라. 


◆ 채현국> 예, 부모가 그렇게 원하고 하니까. 학교한테 책임 지울 수가 없어요. 부모들이 그따위로 자기 자식들이 그 꼴 되는 게 불쌍하지도 않은지. 


◇ 김현정> 아니, 그런데 그렇게 안 하면 얘가 뒤처져가지고 나중에 밥벌이도 못하고 이렇게 살면 어떡하나. 부모는 그 걱정인 거잖아요. 


◆ 채현국> 그게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부모는 자식보다는 확실히 구식 아닙니까? 자식이 신식이지. 신식의 세계를 구식의 세계가 가이드합니까? 이미 염치없는 짓을 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이미 세상은 거기에서 바뀌어가고 있는데. 



◆ 채현국> 이미 바뀌었는데. 우리 학교에서 제가 하는 일은. 학부형 오면 속여야 합니다. 


◇ 김현정> 학부형 뭐 소개하신다고요? 


◆ 채현국> 조금 속이는 거죠. 


◇ 김현정> 속이는 거. 왜요? 


◆ 채현국> 그 학교 가면 출세하니 잘 되니 하는데 그거 출세 돼봤자 남의 앞잡이다. 그거 하지 마라. (웃음) 느낌을 갖도록. 



◇ 김현정> 오늘 제가 뒤통수를 여러 대 맞는 기분인데. 아이들이 더 신식인데 왜 옛날 것으로 가르치고 1등 해라, 공부해라, 수학 해라, 영어 해라 이러고 있느냐. 



◆ 채현국> 진짜 번역기 있는 바람에 영어 잘할 필요 없어요. 못해도 돼요. 



◇ 김현정> (웃음) 선생님 번역기도 아세요? 영어 번역기 있는 구글 뭐 이런 번역기 있는 것까지 아시는. 채현국 이사장님 지금 만나뵙고 있습니다. 선생님, 지금 청취자 질문들이 많이 들어오는데 요새 정치판에다가 한마디 좀 따끔한 소리 주십시오, 이런 요청. 



◆ 채현국> 군사 독재 때문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의회 민주주의를 아끼고 채찍질하고 합니다마는 이 정도가 되면 기대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균이 번성하게 만드는 꼴밖에 안 될 수가 있어요. 


인기 가지고 정치한다고 생각하는. 완전히 이건 정말 사기 당하기 위해서 의회 민주주의 하는 꼴이니까. 


깡패판이지 이게 무슨 의회 민주주의입니까? 



◇ 김현정> 인기 가지고 사람 뽑고 그 사람들이 판을 망치고 있다고 보세요? 


◆ 채현국> 네. 


◇ 김현정> 어떻게 해야 됩니까? 대안은 뭡니까? 


◆ 채현국> 민중이 정치가보다 더 똑똑할 수밖에 없죠. 사실 민중이 더 똑똑합니다. 힘을 그들이 쥐고 있으니까 당하는 것뿐이지. 언제고 혼날 겁니다. 정치가들 다. 


◇ 김현정> 똑바로 정신 차려라, 새해에 해 주고 싶은 말씀은. 민중을 무서워해라. 


◆ 채현국> 글쎄요. 무서워하라 그런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개심할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민중이여, 그들을 믿지 말아라. 스스로 살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남북 문제를 저렇게 처음 화해 가능성을 문 열어준 것 때문에 빨갱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게 만드는 정치판입니다.


 그건 정치판이 하는 소리지 민중이 어리석게 그따위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정치판이 그런 것조차도 그렇게 만듭니다. 


◇ 김현정> 빨갱이니 뭐니 왜 북한하고 얘기하느냐. 


◆ 채현국> 왜 퍼주느냐고까지 말을 만드는. 퍼준 적도 없는데. 퍼주면 자기 자랑인데. 줘야 된다라는 거지 아직 퍼주지도 않았는데. 


◇ 김현정> 퍼주지도 않은. 알겠습니다. 


◆ 채현국> 이러고 있습니다, 정치판이. 


◇ 김현정> 그렇게 정치판은 보고 계시는군요. 선생님, 오늘은 1월 4일입니다. 저는 인사드리지 않고 이대로 쭉 더 가고 싶기는 한데. 


◆ 채현국> 덕담 안 하고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웃음) 


◇ 김현정> 여태 덕담하신 거예요. 여태 덕담하신 겁니다마는. 제가 삶의 지혜를 좀 구하고 싶습니다. 지금 분야별로 여러 개 여쭙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듣고 계신 분들 중에는 10대 학생도 있을 거고 20대 구직을 준비하는 청년도 있을 거고 30-40대 직장인도 있을 거고 주부도 계실 거고 중년, 장년층도 계실 거고. 85세 살아보니 그것도 부자라도 살아보고 다 나누어주고도 살아보고 사표도 던져보고 다 해 보니 삶은 이렇게 살아야 되더라. 지혜를 좀 주십시오. 


◆ 채현국> 뭐 그렇게까지 큰소리로 할 건 못 될 거고요. 

참 정말 배우고 산다는 게 학부모가 되지 말고 그냥 부모님들이 되시면 자기 자녀한테 그런 이상한 경쟁에 좋은 학교 가서 좋은 직장에 간다라는 그런 망상을 자꾸 자식한테... 

자식은 정말 부모 마음에 들게 살고 싶습니다. 그거 믿어주면 됩니다. 


◇ 김현정> 이건 부모님께 던진 조언이시고. 이렇게 살아야 후회가 좀 덜 합니다라는 이런 얘기를 주신다면. 



◆ 채현국> 학생들 쪽에서는 자기 집, 가학(家學)에서 벗어나야 됩니다. 대단한 사람들도 가학을 끝까지 못 벗어나는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상당히 훌륭한 학자나 훌륭히 사고하는 그런 분들도 자기 가학을 못 벗어나요. 

가학이라는 건 아주 완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단위 가족만 살기 위해서 필요한 생각이니까. 

어떻게 하면 가학을 벗어나는가를 젊은 사람들 쪽에서는 저는 이럴 때는 40도 젊은 사람입니다. 50도 젊은 사람입니다. 



◇ 김현정> 크게 생각해라. 


◆ 채현국> 어떻게든지 가학에서 벗어나서 인류 보편의 것이 뭔지를 조금씩은 자꾸 느낌을 갖도록 순박하게 그것도. 교묘하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인 시절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크게 세상을 보려면 어떤 훈련을 해야 하나요? 예를 들어. 아까 정답이 세상에는 없다고 했는데 뭔가를 바라볼 때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여러 각도로 바라본다든지 뭔가 어떻게 해야 되는 게 좋을까요, 선생님? 


◆ 채현국> 몸에 땀이 나고 몸이 괴로운 쪽으로 하면서 생각하는 쪽이 제일 믿을 만할 겁니다. 가만히 생각하기보다는... 책이나 읽고 생각하기보다는 손발 움직이고 몸 움직이고 해서 몸에서 땀이 나고 몸을 고달프게 하면서 하는 생각들. 그것이 대개 믿을 만한 생각들입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떻게 하는 생각. 운동하면서 생각하라는 말씀은 아니실 텐데. 


◆ 채현국> 일하면서 생각하든지 운동하면서 생각하든지 그것도 여러 장면이죠. 뭔가 몸을 놀리지 않고 한 생각들은 별로 의미 없는 생각이 많습니다. 


◇ 김현정> 책상 앞에만 그럼 앉아 있지 말고. 


◆ 채현국> 물론 책은 봐야죠. 


◇ 김현정> 현장에 가서 느끼고 체험하고 치열하게 살면서 고민해라. 


◆ 채현국> 책에서는 사실은 별로 힘 안 나옵니다. 꾀만 나옵니다. 


◇ 김현정> (웃음) 꾀만 나오는. 제가 참 여러 가지로 오늘 제 생각에 반전을 가져오게 되는데 채현국 이사장님, 마쳐야 될 시간입니다. 정말 건강하시고요. 


◆ 채현국>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래오래 사시면서 이런 좋은 이야기들 많이 해 주십시오. 


◆ 채현국> 너무 뻔뻔한 얘기를 많이 해서 되레 죄송합니다. 


◇ 김현정>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 감사드리고요. 내년에 또 한번 새해에 나와주셔서 이렇게 말씀해 주셔야 돼요. 


◆ 채현국> (웃음) 살아 있으면. 고맙습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채현국> 고마워요. 잘들 삽시다. 


◇ 김현정> 정말 울컥하네요. 효암학원 채현국 이사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