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2008.03.04 00:46:14978
[원탁회의 평가2] 진보신당 연대회의 출범 선언문을 읽고서.
- 평등 개념과 관련한 몇가지 고민-
글쓴 이유: 언론 매체에 갑자기 "가치 value" 개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과거 한국전쟁 이후, 정치적 이념은 이데올로기(ideology)로 색칠해져, 한국에서는 이념과 정치노선에 근거한 정책정당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이 가치 개념의 기원은, 서유럽 신좌파 등장과 관련되어 있다. 이제는 서구의 경험을 따라잡기 식이나 한 국가 모델 (스웨덴, 핀란드식 등)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수평적이면서 동시에 역사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가치나 이념(ideal) 문제는, 한국 자본주의 특성연구, 운동 주체들의 저항 내용과 그 성질, 그리고 한국정당의 정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 가치, 이념만을 이야기했을 때는, 맑스가 독일사람들이 프랑스 닭은 못보고, 닭소리만 흉내낸다고 비판했던 것처럼, 한국 좌파들은, 한국 좌파운동의 통일성, 그리고 새로운 시민운동, 새로운 노동운동 영역들을 개척하고 통합하는데 실패할 것이다.
[대안] 한국 좌파들이 의회에 진출을 결의한 이상, 부르조아 3권 분립에 대한 분석과 그 게임룰에 대한 투쟁과 적응도 필요하다. 이제 15~20개 가량의 행정부서 (예비내각 shadow cabinet)별로, 자유, 평등, 연대, 생태, 여성, 소수자, 평화, 반전 반핵 군축 등 모든 가치들을 녹여내고, 그 실천 프로그램들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중간 광고] 선언적이고 직관적이지만, 한국 민주화 운동, 노동운동, 시민운동 경험등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그 질, 양에 있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좌파 올림픽 대회를 하면, 금메달은 아니어도, (준) 금메달은 되지 않겠는가?
2003년 2월 경에, 유시민 비판을 하면서, 신좌파, 구좌파를 언급한 기억이 있다.
우선 '평등' 이라는 개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신좌파 구좌파를 분리하고 구별짓는 것은 정치적으로 유의미하다. 독일, 프랑스 등에서 발생한 신좌파 운동과 신사회운동이 사회민주주의와 케인지안 모델에 근거한 사회복지국가 체제를 비판했다.
진보신당에서 ‘평등’ 이라는 가치 달성을 위해서 소득재분배 (세금정책), 자산 재분배 등은,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정책들 (1945-1975년 사회복지국가 황금기 시절)과 거의 비슷하다.
사회민주주의 정책 관련해서는 향후 더 논의를 하기로 하자. 해방연대(준)에서 주창하는 반자본주의, 단병호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등을 논의할 때, 사회주의 논쟁문제는 향후 지속하기로 한다. 이러한 논의는, 과거 20년 한국 노동운동의 정치 논의 주제들과 실천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 새 진보정당이 어떠한 정치실천을 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까지 발전되어야 한다.
20년, 30년간 변하지 않은 과제만 추상적으로 되풀이하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실제 노동조합은 노조위원장 선거에 80% 에너지를 다 쓰고 있으면 곤란하지 않은가?
유럽의 신좌파와 한국의 새로운 진보운동, 30년 간격을 두고 벌어진 이 틈에서 우리는 무엇을 주목해야 하고, 불필요한 헛논쟁을 피하고, 실천적으로 유의미한 정치주제들을 뽑아오고, 결국에 정치조직화를 성공할 것인가? 이 문제에 착목하고자 한다.
2008년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은 두가지 세가지 과제들을 동시에 부여받고 있다.
첫번째는, 유럽에서 비난받은 바 있는 사회민주주의 개혁(보수적 사회주의)과 유사한 정책 (사회정의, 공정한 소득 분배, 세금을 통한 소득 재분배, 금융 부동산 등 제도 개선을 통한 자산 재분배 등)을 펼쳐야 하는 긴박한 시기에 놓여져 있다.
97년 IMF 이후, 한국 자본주의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 금융화, 적대적 인수합병 (M&A) 등을 채택하고 있고, 노동자들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노동유연화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 (97년 이후 구조조정, 인원감축이 마치 효율성과 동의어로 사용) 한국 학계는 소위 (후기) 케인지안도, 한국의 정경유착의 원흉으로 간주되고 있는 형국이다.
자본주의의 파괴, 자본-임노동관계의 완전한 혁파를 주창하는 해방연대(준), 노동자의 힘, 사회주의, 과학적 공산주의자들은, 97년 이후 IMF 체제에서 비롯된 정치적 물리적 힘의 크기를 물리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대학, 연구소 등, 특히 경제학과의 경우는 이미 경영학과에 밀리는 형국이고, 이 경영-경제 동일화 현상은, 서유럽 사회복지국가 황금기 시절 사회민주주의 개혁의 이론적 근거였던 케인지안 모델 역시, 한국에서는 좌파로 만들어버리는 역설을 낳았다.
문제는, 좌익들이 케인지안 모델과 사회복지국가 체제 자체를 수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반-자본주의를 논하기 위해서는, 97년 한국자본주의 특성과 계급 역학관계에서 비롯되는 정치적 힘의 크기 문제를 언급하고 나서, 어떠한 정치적 실천이 가능한가? 어떠한 정책으로, 의회와 의회 바깥에서, 반자본주의 투쟁이 가능한가를 이야기해야 한다.
반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반대투쟁, 직접행동과 조직화, 새 진보정당에서 논의는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빈곤감의 치유와 극복, 그리고 그 주체들을 새로운 진보당에 직접 참여시키는 정치행위들로 발전되어야 한다.
새로운 진보정당, 민생 정치 기조
(1) 절대적 빈곤, 상대적 빈곤감 모두 치유해야 한다
왜 새로운 진보정당, 신 진보당을 만들어야 했는가? 신 진보당 (새로운 진보정당)은 민생정당이다. 이 말의 의미는, 97년 IMF 위기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정착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비롯되는 직접적인 피해자들을 진단하고, 그들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가겠다는 것이다. 심상정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서민들과 노동자들이 입은 직접적인 피해들, 경제적 불평등, 상대적 박탈감, 문화적 빈곤 등을 민주노동당이 해결하지 못했다”일 것이다.
손석희 핵심 질문은, “그렇다면 새로운 진보정당은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에 대한 답변들은 무엇인가? 심상정은 사회연대전략 (즉 정규직와 비정규직의 연대 방식의 하나)을 제시했다. 이 사회연대전략은 하나의 사례이고, 이와 같은 구체적인 정책들은 더 연구 계발되어야 할 것이다. 신 진보당이 민생 정당이라는 말을 보다 더 뚜렷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민생문제를 언급할 때, 두가지로 분리했으면 한다. 97년 이후, IMF 정책의 핵심, 노동유연화와 한국경제구조의 앵글로 색슨화에 대해서는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여기서는 97년 이후 경제정책의 직접적인 피해자 입장에서 민생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하나는 절대적 빈곤층의 증가 현상이다. 특히 의.식.주 영역에서 절대적 빈곤이 지속되고 공고히 되어간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상대적 빈곤감이 증대되는 것이다. (서울 수도권과 지방 격차, 남녀 차별, 한국인 대 외국인 노동자 차별, 도시와 농촌 격차, 서울 내부 소지역주의, 학벌 격차, 가난과 신분 대물림 현상등) 신 진보당에서는 이 두가지를 구별해서, 당장 시급히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정책들과, 상대적 빈곤감을 치유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정책들을 따로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새 진보당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두가지를 표방해야 한다. 하나는, 이 두가지 형태의 빈곤에 대한 신속대응과 직접 행동을 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각 지역에 (Poverty Reduction Response Team 빈곤감축 신속대응팀) 을 신 진보당이 앞장서서 만들어야 한다.
두번째, 중 장기적으로 상대적 빈곤감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이 자립자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법률적 원조 체계, 사회적 관행틀부터 만들어 나가는 정치 활동을 해야 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절대적 빈곤은,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에 비해서 50~6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사례이다.
상대적 빈곤감은 각종 사회적 보험들, 사회적 지위, 자신감 박탈 등이다. 비생산직의 경우를 보자. 생산직 노동자 뿐만 아니라, 특히 사적 서비스 영역과 직업에서 직접적 피해자들이 많다.
한가지 사례를 들면, 동네 재래시장, 수퍼들의 몰락은 대기업의 대형 마트 진출에서 비롯된 것이다. (보광 훼미리타트 3500개, 롯데 세븐일레븐 1400개, GS25 2000개, 동양 바이더웨이 1000개) 또한 생산직 비생산직에서 여성노동자의 차별에 대해서 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싸울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생산직 비생산직 할 것없이 비정규직은 증대되고 그 직업내부 분화는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비정규직이라고 뭉뚱그리지 말아야한다. 비정규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실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각 지역별 직능별로 신속대응할 수 있고, 그 노동자들과 연대할 수 있는 당내 신속대응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계급 계층별 분석을 넘어서, 직업별 직장별 분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민주화운동본부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더욱더 확장된 사업내용을 확보해야 한다. (신용불량자 문제 제기, 상가임대차 상인들 조직화, 고리대 이자 제한 등) 경제민주화운동 본부와 관련한 약간 이론적인 문제를 언급하겠다. 사회문제 진단에서, 기존의 단순한 계급 계층 분석 패러다임을 넘어서야 한다. 특히 사적 서비스 영역의 증대와 도시 서민들의 증가에 대해서 보다 더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계급 계층별, 특히 도시 거주 중산층 이하 시민들이 겪고 있는 사회불평등, 사회적 차별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문제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사회문제 해결에서, 절대적 빈곤, 상대적 빈곤감에 빠진 주체들과 연대, 직접적 행동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정규직들 역시 각 사업장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조직 형식에서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주체의 조직화에서, 새로운 진보신당은 어떠한 고정된 형식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실천 후 평가하는 한이 있더라도, 신속하게 직접적인 정치실천을 조직하는 게 필요하다. 과거 5년간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직접적인 피해자 당사자들을 찾아나서고 발굴하는데, 선차적인 사업 제시를 하지 못했다. 그것이 정치적 오류이다.
왜 노동자 대중들의 이해관계와, 그들의 아픔을 직접적으로 치유하고, 같이 해결하지 못했는가? 첫번째, 이론적인 낙후성이다. 소위 자주파 NL 은 한국 자본주의의 역동성과 변화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객관적 정세 수준의 보고서를 작성한다.
평등파는 이미 기성화된 제도틀에 갇혀버린 정치적 주체 (민주노총)들에 신경쓰느라, 한국 자본주의의 변화가 계급계층분화를 어떻게 가져오고, 한국적 특질이 뭔가에 대한 스스로 분석과 대안제출이 부족했다.
두번째, 정치실천과 그 기획능력에서 바라볼 때, 관성적인 사업집행, 대중동원식 데모 밖에 구상할 수 없는 구태의연함이다. 한국 자본주의는 IMF이후 급속하게 미분화하고, 그 행위자들은 (노동자건 자본가건), 노동, 자본, 계약, 재테크, 사적 소유권, 민법, 노동조합, 가족, 정치 정당 등에 대한 태도와 자기 이해가 급속하게 변화되고 있다.
5천만 코레아인들이 자본주의 원리를 자기 내면화시키고, 자발적으로 자본주의 원리(경쟁과 효율, 이윤추구 논리와 재테크, 상품화 등)를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는 점도, 97년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자본가들 조차도 방향타를 상실한 채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으면서도, 구태의연한 총수 경영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객관적 상황과 무관하게, 힘없는 돈없는 네트워크가 (연줄) 없는 시민들은, 시민자격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진보정당에서 대중동원하려는 대중들 의식들은 미분화되고, 하나로 통제하거나 통일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천에서도 보다 더 미분화되어야 한다. 실천 주제들과 그 방식들, 그 행위 주체들에서도 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적이긴 하지만, ‘민생 문제’와 관련된 새 진보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몇가지 제안했다. 새 진보당이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들, 대한민국 시민들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시민자격을 박탈당한 사람들에게, 이명박식 형식적 기회균등 (formal equal opportunities) 민주주의가 아니라, 비즈니스 친화적 정부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평등한 결과(substantial equal results) 나올 수 있게끔, 일하는 사람들 친화적인 정부를 제시해야 한다.
새로운 진보당이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감을 경제, 정치, 사회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진보행정, 지방의회 경험들을 착실히 10년 계획을 가지고 쌓아가는 것도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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