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민경님이 김종철님에게 질의한 내용 “그렇다면 왜 진작 합당을 안 했는가?” 소견
김종철님의 <젊은 벗들에게> 댓글에, 민경님이 5가지 질문들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이 질문들이 이번 선거와 그 이후에도 충실히 토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http://www.laborparty.kr/bd_member/1554516
그래서 민경 당원님의 질의들에 제 의견을 간략하게 밝혀보겠습니다. 부족한 부분들은 또 당원들이나 김종철님이 더 써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3 “그렇다면 왜 진작 합당을 안 했죠?”
우선 해명을 먼저 하자면, 진보의 재구성 그 말 자체는 ‘가치들의 다양화’와 더불어 정치 세력들의 다양한 ‘입당’과 ‘문호개방과 통합’을 의미합니다. 당시 제 견해는 이랬습니다. “(순수) 독자파 vs 통합파라는 구도는 허구이다”라고 2009~2011년 2년간 토론 진행과정에서 주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2010~2011년 통합 논의에서 저 같은 경우, 노회찬-심상정 대표 위주의 상층 통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찬성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8가지로 밝혔는데요, 가장 큰 우려는 2004년~2007년 사이 극렬하게 표출된 민주노동당의 문제점과 2008~2010년 사이 진보신당의 위기 내용을 극복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통합하면, 2012년 4월 총선 이후, “계파들의 투견” 싸움에 우리 모두 휘말릴 것이라고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우려는, 2010~2011년 통합 논의에서 소위 “상층 통합 테이블”은 움직였지만, “아래로부터 통합 (평당원 + 지역 당협 + 중간 간부 및 당직자의 미래, 직업적 안정성 혁신성 문제 + 당 바깥 새로 유입될 미래 당원들에 대한 배려)이 배제된 채로, 혹은 미비한 채로 졸속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1년 당 게시판에 예측한대로, 노회찬 전 대표는 2012년 4월 총선 이후에 “통합 진보당”을 탈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봤습니다.
(아래 두 글 파일 첨부)
2011 당 통합 문제점 4월 총선 이후 계파 투견.pdf
그렇다면 2015년은 왜 정치정당 재편 (저는 이것을 현재 정당들의 해체와 새로운 진보정당 재건이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진보결집은 진보-연맹 혹은 진보-리그로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그 이유는 다시 상술하겠습니다)이 왜 필요하다고 제기되는가? 이 문제는 당대표 후보 1, 2, 3번 다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그 이유들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명하지 않거나 모호한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그리고 당 통합 논의들은 위 2가지를 충족시키는 정치 행위가 반드시 뒤따라야 합니다.
2011년과 무엇이 달라졌는가? 당 바깥 진보적 유권자와 시민들(민중이라고 표현될 수도 있고 인민 등도 대체가능)의 시각에서 지난 4년간 검증된 평가된 복수의 진보정당들은 그 차별성 창출에 실패했다는 것이고, 정치적 신뢰도는 더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6-4 지방선거의 결과는 ‘진보 리그’에 속한 정당들끼리 동네 치킨집 경쟁하지 말라는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자 매질이었습니다.
두 번째 현 노동당에 대한 평가는, 지난 3년간 대중적 진보정당으로서 자격미비라는 것이었습니다. 일각에서 ‘등대정당’ ‘소금정당’이 바로 노동당 정체성이 아니냐고 하지만, 이것은 2000년 이후 구 민주노동당, 구 사회당을 경험한 당원들이 다 동의하는 바가 아닙니다.
특히 대중적 진보좌파 정당으로서 수행해야 할, 정치 여론전, 9시 정치 뉴스를 우리 노동당 시각으로 해설하고 최소한 이 ‘진보리그’ 안에서조차도 선도적 역할을 해내지 못했습니다. 당 운영에서 미숙함은 차치하고서라도. 여론조사에서도 이제 거론되지도 않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좌익 좌파 정당으로서 가치관 세계관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대중과의 ‘접촉면’이 점점 얼음 깨지듯이 벌어지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당원으로서 자부심이 깨졌다가 아니라, 대중들과 노동자들과의 일상 ‘접촉면’이 넓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노동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당, 민주노총, 진보적 개인, 단체들에서도 노동당보다 심각하게 혹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2011년과는 또 다른 조건들이 이 외에도 3~4가지 더 있는데 이것은 다시 주제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노동당은 정치조직들은 보존하되, 대중들과의 교섭 및 상호 소통의 면적들과 주제들을 넓힐 수 있는 정당을 ‘연합 및 연맹’ 형태 (진보리그)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오 따로 글까지 작성해가면서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당에서 좀 멀어져있다보니까 당직선거 과정에서 의문이 가는 부분들을 해소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는데 ㅠㅠ 친절하시네요. 혹시 다른 질문들에도 답변해주실 예정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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