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우 한 발자국”…“희귀암, 하청근로자도 조사해야”
입력 2019.05.22 (21:11)수정 2019.05.23 (09:00)뉴스 9
“이제 겨우 한 발자국”…“희귀암, 하청근로자도 조사해야”
[앵커]
이번 정부 조사결과를 이끌어냈다고 할 수 있는 분이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입니다.
황상기 씨는 KBS 취재진에게 긴 세월의 고통을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발견된 피부흑색종, 뼈관절암 같은 희귀암 7개는 정확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변진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내 딸은 왜 숨졌나?
10여 년의 싸움, 삼성전자는 문전박대했습니다.
[황상기/故 황유미 씨 아버지 : "삼성과 근로복지공단에서 (발병 연관성) 인정을 하지 않는 바람에 엄청나게 큰 고통을 겪고 있었거든요."]
정부도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황상기/故 황유미 씨 아버지 : "돈을 벌어야 하는데 간병하느라 일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정이 파탄난 사람도 많이 있었거든요."]
그래도 오늘(22일)은 특별한 날입니다.
[황상기/故 황유미 씨 아버지 : "상당히 희소식이기는 하지만 너무 어려움을 겪었고 너무 긴 세월 동안 고통을 겪은 문제라서 이거 참 말로 표현하기에는 어렵습니다."]
조사대상 기업은 모두 6곳,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여 년이 지나서야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발병원인은 인정하지 않고 도의적 차원입니다.
나머지 기업들은 보상안조차 없습니다.
반도체 근로자 인권단체 반올림은 이번 조사를 일단 환영했습니다.
하지만 한계가 많습니다.
반도체 사업장 하청 근로자들에게도 발병이 잇따르지만 이번 조사에선 빠졌습니다.
[이종란/‘반올림’ 상임활동가/노무사 : "환기를 제대로 하고 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한다든지 (안전)투자 같은 게 필요한데, 하청업체로 갈수록 이런 것들이 열악해지고 안 되어 왔습니다."]
반도체 작업장에서 사용되는 위험물질이 뭔지도 모릅니다.
피부흑색종, 뼈관절암, 이번 조사에선 7개나 되는 희귀암도 발견됐지만 정확한 역학조사는 없습니다.
[김은아/실장/산업안전보건연구원 : "아직은 (희귀암) 사례 수가 너무 부족해서 좀 더 추가적인 관찰을 통해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황유미 씨처럼 혈액암으로 숨진 반도체 근로자는 정부가 파악한 것만 170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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