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 민주-사회주의자들의 탄생을 위해.
"지금 오빠가 살아있었다면 어떻게 되았을까?" "변절해부렀을까?"
2010년 윤상원 열사 가족들 (아버지 윤석동 옹), 두 여동생, 남동생되는 분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대학시절 518광주 항쟁 다큐멘타리 인터뷰 자료를 만들다 맺은 인연이 있었다. 윤석동 옹을 방문했을 때, 그 분은 어린 우리들에게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중절모를 벗어 인사를 했다. 광주 임동에서 비빔밥을 얻어 먹고, 버스를 타고 광주 외곽 (당시는 광산군 임곡면 천동 마을이었다) 한적해 보이는 한 농촌 마을로 갔다. 윤상원 선생의 생가였다.
윤상원 열사 아버지 윤석동씨는 방 한개를 윤상원 열사 유품들을 모아놓은 곳을 만들어놓았다. 노문과 철학과 후배들과 함께 가족들 인터뷰에 들어갔다. 윤상원 선생 어머니 김인순여사는 우리 인터뷰에 응하지 못하셨다. 말을 하시려고 하는데도 눈물이 먼저 나오고 목이 매여서. 그날 마침 윤상원 선생 막내 여동생이 그 생가에 있었다. 80년 5월 당시 막내 여동생분은 초등학교 5~6학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계엄군들이 큰 오빠 (윤상원)을 찾는다고 하면서 임곡 천동마을을 다 뒤지고, 공수부대 군인들이 대검으로 온 집안을 쑤시고 다녀서, 온 가족들이 겁에 질려서 벌벌 떨었다고 한다.
막내 동생분도 인터뷰 도중에 많이 우셨다. 당시만 해도 노태우 정권시절이어서 518 광주항쟁이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공식적으로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했고, 정치적 상처와 응어리를 안고 살아야했다. 특히 유가족들에게는 더욱더 그랬다.
2010년 다시 그 막내 동생분과 통화를 하게 되었다. 결혼 이후 대구광역시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고 했다. 옛날 인터뷰하던 시절 울먹이는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리고 반가워했다. 그간 과정을 이야기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윤상원 선생 부모님들은 아직도 큰 아들의 죽음에 상처를 많이 안고 살아가신다고 한다.
그런데 동생들끼리 설이나 추석 명절 때 큰 오빠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오빠가 살아있었다면 어떻게 되얐을까?" "국회의원 뱃지 받은 사람들처럼 그렇게 변절해부렀을까? 우리 오빠도" "큰 오빠가 죽은 것은 너무 아픈 일이지만, 사회를 위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그렇게 대의을 위해서 그 때 그렇게 돌아가신 것이, 지금 살아서 욕먹고 사는 사람들보다 더 낫지..." 이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한다.
내가 궁금해했던 그러나 직접 물어보지는 못했던 이야기들을 막내 동생분이 해주셨다. 사람들은 87년 체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그것보다도 위 이야기를 들으면서, 80년 광주항쟁의 제 1막이 종결되고, 제 2막이 펼쳐져야 할 때가 되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518 광주 항쟁은 끊임없이 재해석되어야 하고, 재발굴되어야 한다. 아직도 수 많은 이야기들이 묻혀져 있기 때문에 그렇다.
2013년 5월 15일. 이제는 디테일-민주사회주의자들의 탄생이 필요해보인다. For the birth of detail democratic socialist
518 광주 항쟁은 한국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 속에서 재조명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그림으로도 만화로도 웹튠으로도 대중가요로도.
알 스튜어트 (Al Stewart)가 프랑스 혁명 이후, 정확히 말하면 자코뱅주의자와 로베스피에르의 정치 실험 실패 이후, 노랫말처럼 혁명시대는 저물고 나폴레옹 군대가 베르사이유 궁전으로 진격할 때...패배를 인정하는 것과 '패배주의'는 다르다. 패배의 직시야말로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다. 마치 윤상원의 죽음이 수만의 리틀 윤상원들을 창조해냈듯이.
의역: 원시
제목: 베르사이유 궁전
노래: 알 스튜어트
바스티유 감옥은 불타 연기로 자욱하고,
빠리 시내 사람들은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믿기조차 힘들다.
왕족들은 모조리 도망가고,
신하들은 종적을 감췄다.
우리는 왕정 대저택들을 불살라버렸다
로베스삐에르 이름으로 !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혁명의 그 날이 시작되길 기다려보지만,
‘왜 혁명을 해야 하지?’ 물음만을 던지면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외로운 베르사이유 궁전에 메아리치는 그 물음만을.
자정까지 계속되는 (인민) 의회 건물 안,
불빛이 아스라히 새어나오고,
혁명가들은 밤새 내내 토론을 하다.
그러나 (혁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 지 모르고.
나폴레옹 군대는 남쪽에서 빠리로 진격해오고,
마라 (Marat) 혁명 동지, 살 날은 얼마 남지 않았고,
우리도 겨우 살아남아 생명만을 부지하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혁명의 그 날이 시작되길 기다려보지만,
‘왜 혁명을 해야 하지?’ 물음만을 던지면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외로운 베르사이유 궁전에 메아리치는 그 물음만을.
혁명 영혼은 지금도 빠리 거리들을 배회하고,
그것도 수 백년 간.
‘왜 아직 혁명이 완수되지 않았을까?’ 물음을 던지며.
여름밤 카페에 앉아 싸구려 붉은 포도주를 마시며 열변을 토하다.
적포도주 황갈색 혁명으로 물든 그들의 목소리는,
신호 대기 중인 차들을 불러세우고,
‘혁명을 완수하자고’ 하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혁명의 그 날이 시작되길 기다려보지만,
‘왜 혁명을 해야 하지?’ 물음만을 던지면서.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
외로운 베르사이유 궁전에 메아리치는 그 물음만을.
(1793년 프랑스 혁명가 다비드 마라를 칼로 찔러 죽인 매리 앤 샤를로테 클로데. 집에서 목욕중인 다비드 마라를 무고한 프랑스 백성을 선동한다는 이유를 들어 클로데는 마라를 살해했다. )
-The Palace Of Versailles -- Al Stewart
The wands of smoke are rising
From the walls of the Bastilles
And through the streets of Paris
Runs a sense of the unreal
The Kings have all departed
There servants are nowhere
We burned out their mansions
In the name of Robespierre
And still we wait
To see the day begin
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Inside the midnight councils
The lamps are burning low
On you sit and talk all through the night
But there's just no place to go
And Bonaparte is coming
With his army from the south
Marat your days are numbered
And we live hand to mouth
While we wait
To see the day begin
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The ghost of revolution
Still prowls the Paris streets
Down all the restless centuries
It wonders incomplete
It speaks inside the cheap red wine
Of cafe summer nights
Its red and amber voices
Call the cars at traffic lights
Why do you wait
To see the day begin
Your time is wasting in the wind
Wondering why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Wondering why, it echoes
Through the lonely palace of Versai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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