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적인 외교 노선이 부재했다. 즉흥적인 몇 가지 조치들을 취한 탓이다.
문제 출발점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인 강제징용이었고, 일본 아베 수상이 '더이상 2차 세계대전 조선인 강제징용과 배상 문제를 논의하지 말라'고 대응하면서, 한국의 대일 수출의 호혜적 조치들을 박탈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내세운 것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GSOMIA 지소미아) 종료 카드였다.
한국과 일본이 티격태격 기싸움만 하다가, 한미일 동맹의 맹주 미국의 압박으로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
여러가지 평가들이 나온다. 한국의 외교적 승리, 혹은 일본에게 더 많이 내준 꼴, 미국의 패권 재확인 등.
이번 한일 갈등에서 드러난 것은, 총체적인 군사, 경제, 정치적 힘관계였다.
그리고 장기적인 외교 정책들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는가, 또는 그렇지 못했는가를 보여줬다.
냉전체제의 관성인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구도, 혹은 두 동맹체제 내부 강화를 깨부수기 위한 한국의 외교 노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북미 핵회담과 이번 한일 역사청산,무역갈등,지소미아 종료 등에서 드러난 것은,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서 독립적인 외교노선이 수립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로는 '독립과 자주'를 외치고, 일본과 미국의 패권주의를 넘어서자고 '민족주의' 의식을 고취했지만,
실제 세부적인 외교 정책들은 부재했다.
외교란 그냥 영어 통역가나 번역가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외국어는 분명히 능통해야 하고, 탁월한 외교에 필수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출처: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29474
하룻밤 새 극적 반전…‘지소미아’ 막판 유예 결정 이유는?
입력 2019.11.22 (21:03)
하룻밤 새 극적 반전…‘지소미아’ 막판 유예 결정 이유는?
[앵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일본의 태도변화 없이는 지소미아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고 밝혀왔었죠.
그래서 종료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다수였었는데, 막판에 반전이 있었습니다.
그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청와대를 연결합니다.
이병도 기자, 어제(21일)만해도 종료 가능성이 무게가 실렸었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됐어요?
[기자]
어제(21일) 오후만 해도 청와대 안에서 종료 관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22일) NSC 상임위에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직접 참석한 데다, 강경화 장관이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일본으로 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게 추는 반전 가능성으로 급격히 쏠렸습니다.
[앵커]
이렇게 극적 반전이 일어난 이유가 있을 텐데요,
어떻게 분석해볼 수 있을까요?
[기자]
청와대는 반전 이유를 밝히진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외교의 승리"라고 자평했는데요.
지난 4일 아베 총리와 깜짝 회담을 이끈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 관계 정상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겁니다.
하지만 G20 외교장관회의에 온 스틸웰 미 국무부 차관보가 물밑에서 중재 역할을 활발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한일 양국을 압박하며 중재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런 미국의 압력, 미국의 영향이 컸다, 이렇게 봐야되겠죠?
[기자]
이달 들어 미국무부와 국방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방한했던 것 기억하실 겁니다.
지소미아 유지해야 한다, 공개적으로 압박했고요.
그래서 지난 월요일 김현종 2차장이 극비리에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한미 관계 균열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일단은 지소미아를 연장하고 대화를 시작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겠다,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얻은 거 없이 양보만 한 게 아니냐, 일부에선 이런 말도 나옵니다.
어떻게 봐야될까요?
[기자]
정부는 일본의 논리를 깼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수출규제와 연결시킨 일본의 주장을 지소미아와 수출규제를 엮어 깼다는 겁니다.
청와대는 다음달 한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다음 달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만나 보다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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