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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

중유럽 개념. 체코슬로바키아 1대 대통령, 철학박사이자 훗설의 고향 선배였던 토마스 마사릭. 그리고 1968년 프라하의 봄, 카렐 코식과 밀란 쿤데라 '언론 출판의 자유'

by 원시 2021. 11. 28.

나쁜 이론은 나쁜 실천을 만든다.  먹물이어서 문제가 아니라 먹물의 농도가 문제다. (2012.nov.28)


견문을 넓혀야 하는데, 북쪽으로 여행을 싼값에 못하니, 엄청난 비용을 들이고 편중된 나라들에 좁다란 몇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온다. 좌우파의 모두의 문제이다. 지정학이나 역사를 고려해봤을 때, 한국은 중유럽국가들(*체코,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의 정치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 체코 수도 (프라하 Praha)까지 몇 개의 국가들이 존재하는가? 체코슬로바키아 제 1대 대통령 토마스 마사릭 Masaryk 은 프라하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베링해를 넘어 미국 시카고까지 2개월에 걸쳐 육로 여행을 했다. 미국 시카고(중부지방) 지역으로 이민간 폴란드,체코 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이민자들의 인종차별 폐지를 주장한다. (*토마스 마사릭은 동유럽이라고 부르지 않고 중부 유럽이라고 부른다)


정책이야 당연히 한국규모와 비슷한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등이나 다른 유럽국가들의 정책들을 폭넓게 비교해야겠지만, 특정 모델 도입은 이제 큰 정치적 의미는 없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정치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 체코슬로바키아 문제들의 중요성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체코나 폴란드는 한국과 유사한 점들이 많다. 러시아와 영국,독일 등 강대국 사이에 낀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소련 공산주의 체제-이론과 다른 사회주의를 꿈꾼 사람들, 카렐 코식 Karel Kosik, 이반 스비탁 Ivan Svitak, 그리고 한국에도 잘 알려진 소설가 밀란 쿤데라 등이 있다. 카렐 코식과 밀란 쿤데라는 친한 친구사이다. 


카렐 코식이 체코에서는 당시 반-체제(소련 마르크스-레닌주의 사회과학 아카데미와 다른 노선을 걸은 사회주의자로 낙인찍히) 인사로 분류되었다. 카렐 코식의 원고도 경찰이 압수해 버려서, 프랑스에 있던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 가 탄원서를 쓰기도 했다. 


사르트르가 1960년대 프라하의 봄을 거치면서 중요한 말을 한 적이 있다. "체코슬로바키아가 현재 닥친 정치적 불행은 "이미 만들어진 기성 사회주의(소련)를 그냥 받아들인데서부터 시작되었다." "체코슬로바키아인들은 자기 문제들을 스스로 진단하고 자신들의 문제상황들, 문제 해결 자원들, 고유한 역사, 자신들의 문화 등을 스로 학습하고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출처: Antonin J. Liehm, The Politics of Culture, 1971)


정답 찾기, 4개나 5개 중에서 고르기에 익숙해진 지적 문화 풍토에서는, 좌파도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기 쉽다. 이미 정해진, 누가 다 만들어놓은 것들을 소개하고, 복사는 것으로 끝난다. 우리의 문제는 결코 그렇게 해결되지 않는다. 지적 게으름과 오만과 편견은 늘 같이 가게 되어 있다. 결국에 피해는 당신들이 말하는 민중이나 노동자들이 보게 되어 있다.



서성룡
밀란쿤데라..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누가 생일 선물로 줘서 읽었는데.. 참을 수 없는 난해함이었다는...
 · 9y
최국태
맞는 말씀
 · 9y
Yongsun Ryu
"피해는 민중이나 노동자들이 보게 되어 있다" 넘 공감갑니다. 왜 이리 가슴 아픈 말씀만 콕콕~~
 · 8y
Nakjung Kim
이 글의 배경에는 송-두-율 선생과 대화를 하다가, 송선생님에게 이야기한 것이다. 송선생님이 90년대 초반에 "서유럽 지식인들과 한국 지식인들" "동유럽 지식인들과 북한 지식인들"을 서로 비교하거나, 평형으로 보곤 했다. 그런데 그 비교틀도 의미는 있지만, 유럽의 정치사와 좌우파들의 움직임들을 공부하면 할수록, 한국은 중유럽 국가들 (*자기네들은 동유럽이라고 하지 않음: 이것 자체가 우리와 시각차이가 있음)의 정치사를 연구하고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8y
Yongsun Ryu
원시/2차대전 이전까지 이른바 "센트랄 유럽"이란 문화권이 있었던듯. 여기서 유태인, 체코인, 헝가리인, 오스트리아 독일인들까지 공통의 문화권을 형성했다고 보여집니다. 

 

헝가리의 루카치, 폴라니, 체코 프라하의 카우츠키, 카프카, 오스트리아의 오토 바우어, 막스 아들러, 그리고 수많은 유태인들 등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부유럽 좌파들... 바로 이 문화권을 나찌 히틀러가 반유태-반공으로 완전 박살낸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후에는 미국으로 이들 문화권이 일부 이동했지요. 전후 미국 인문사회과학의 중요한 뿌리중 하나인 것 같아요. 아참! 프랑크푸르트 학파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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