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벨기에, 버려진 동물들을 부활시키는 곳.
조랑말이 실내에서만 10년 동안 방치되었다. 발톱이 웃자라서 걷기도 힘들다.
벨기에 소재 동물을 부활시키는 곳에서 일하는 마리아, 그 친구들 소개.
전쟁과 살육을 반대한 노자,장자가 가장 중요시한 것은 '생명체의 본성'이다. 그 본성을 죽이는 어떠한 행위도 반대한다.
인류사에서 말은 전쟁터에 동원된 무기였다. 평상시에는 이동수단이었다. 그래서 말이 오래 달릴 수 있게끔 발발굽에 '신발'을 신기는데, 그것을 편자, horseshoe (말 신발)이라고 한다. 장자는 쇠말굽을 만드는 것은 인간의 편의성을 위함이지 말의 본성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비판한다.
이들에게 문명의 양적 증가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현대 정치의 주류 교과서로 채택될 수 없다. 좌파건 우파건 다 마찬가지다.
기술발달, 문명 진보가 가져올 잔혹성과 파괴성을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자나 장자에게 그렇다면 '인간이 말을 이용하지 말자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뽀족한 대안을 말하고자 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멧돼지가 산에서 내려와 무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면, 농부는 멧돼지를 잡아 죽인다. 인간의 살려는 본성과 의지가 멧돼지의 의지와 충돌한다. 그만큼 생명체 사이에 공존은 힘들다.
그렇다면 노자나 장자가 진짜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1990년대 한국에서도 소련 사회주의체제 붕괴 이후, 좌우파를 막론하고 지배적이었던 "계몽주의" 300년 역사를 부정하고 비판하는 '포스트 모더니즘'이 잠시 유행한 적이 있다. 1997년 사회복지 삭감과 노동자 해고 자유라는 'IMF 철권 통치' 이후, 포스트 모더니즘 책들도 시들해져 버렸지만.
당시 포스트 모더니즘은 정치적으로 소련 스탈린주의와 독일 나치즘의 '공통적' 기반을 찾아내고자 했고, 이들의 철학적 기반이 되는 자들은 모조리 비판했다.
스탈린주의 배후 조종은 레닌을 넘어 칼 마르크스, 엥엘스, 헤겔, 루소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프랑스 혁명 이전 루소부터 현대 사회주의 마르크스까지 근대적 자아 개념, 개인의 합리적 자아 개념이 정치사회적 변화와 진보의 토대가 된다는 것을 공유하고 있었다.
1차 세계대전을 경험하고 나서 에드문트 훗설이 유럽 학문의 위기를 지적하면서, 데카르트 이래 서유럽이 좁은 의미의 이성인 '계산적 합리성' '수학,과학적 이성'에 아름다움 (미), 도덕성 (선)까지 다 포섭되고, 환원되어 버려, 결국에 도덕과 규범, 아름다움의 합리성이 파괴되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이성의 빛이 소멸하다 Eclipse of Reason"에서 등장한다. 유럽 근대 국가와 자본주의 등장, 제국주의와 파시즘의 득세 과정에서 계산적 도구적 이성이 역설적으로 다른 삶의 이성적 요소들을 다 지배하게 되었다.
포스트 모더니즘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은 이러한 서유럽의 근대화 과정, 300년의 역사에서 지배적인 '합리적 자아'관을 해체시키는 'decentralization of self'이었다. 그런데 '합리적, 이성적 자아'를 해체시킨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에 대한 논란들은 여러가지 방향으로 발전될 수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인간 중심을 벗어난, 동물, 다른 생명체를 어떻게 볼 것인가와도 연결될 수 있다.
물론 동물과 생명체의 '생존 권리'를 정당화하는 방식은 과거 노자 장자의 '생명과 본성'중시나, 포스트 모더니즘에만 기초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포스트 모더니즘의 정치학이나 경제학은 성공적이지 못하거나, 오히려 기득권 체제에 흡수되기도 했다는 점도 염두해둬야 한다.
생명체에 대한 본성, 그것들의 발현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할 점들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동물과 자연에 대한 윤리학은 인간의 윤리학과 뗄래야 뗄수가 없다.
마리 (부대표, 위험에 빠진 동물 Marie, Animaux en Pè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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