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원씨의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폭로와 518 광주학살에 대한 사과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 앞으로 전우원씨가 다가오는 5월 18일까지 광주항쟁의 진실을 다시금 조명하는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전우원씨의 반성과 사과가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일회적인 광주 방문과 사과에 그치지 않고, 향후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하다.
518 광주 항쟁의 진실은 아직도 다 규명되지 않았다.
몇 가지 과제가 더 남아있다.
1. 5월 21일 도청앞 발포 명령자가 아직도 '전두환'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2. 518 광주 항쟁과 관련된 학살자 처벌대상은 1212군사 쿠데타 세력들이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사망했고, 노태우의 아들 노재현의 광주 방문과 사과,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의 사과 등 개인적인 사과에 그쳐서는 안된다.
3. 뉴스타파 등 몇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1212 군사쿠데타 세력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다. 정호용은 1000억대 재산을 가지고 있다.
4.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 광주 정신을 헌법에 명기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아직도 국민의힘 등 보수세력들은 518 진실을 노골적으로 왜곡하면서 북한의 선동에 놀아난 광주시민들의 폭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석열도 광주를 선거에 이용할 뿐, 518 광주의 진실규명에는 소극적이라는 게 드러났다.
5. 국민의 동의도 없이, 김영삼 김대중 전직 대통령이 1997년 12월에 전두환과 노태우 등 1212 군사쿠데타 세력과 518 광주 학살자들을 정치적으로 사면해주는 오류를 범했다. 특정 정치인이 정치적 이득을 고려해, 역사적인 청산 대상을 사면해서는 안된다. 이러한 오류를 예방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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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경향신문.
사죄 나선 전두환 손자 돕는 5·18 단체 “환영 아냐, 지나친 의미 부여 말아야”
입력 : 2023.03.30 16:44 고귀한 기자 강은 기자
전우원씨 행보에 조심스러운 반응
일가 전체 면죄부·진정성 등 우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낮 광주 서구 쌍촌동 거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 씨가 30일 낮 광주 서구 쌍촌동 거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단체가 “사죄를 하겠다”며 광주를 찾은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의 행보를 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씨의 사죄는 돕겠지만 그를 환영한다거나 ‘전씨 일가를 대표한 사죄’ 등으로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3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씨는 31일 오전 5·18단체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5·18민주묘지 참배 등 공식 일정에 나선다. 5·18기념재단과 공법단체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그의 요청에 따라 사죄 일정을 돕기로 했다.
전씨의 광주행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차이가 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이날 통화에서 “왜곡되지 않은 순수한 젊은이(우원씨)의 용감한 언행과 행동은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며 “그의 발자취가 마약 같은 것에 묻혀가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태삼씨를 비롯한 5·18부상자회·공로자회 일부 회원들은 마약 투약 혐의로 지난 30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나온 그를 향해 “광주행을 격하게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5·18단체는 전태삼씨와 5·18부상자회·공로자회 일부 회원들이 전날 보인 행보에 대해서는 단체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황일봉 5·18부상자회 회장은 “환영하지 않더라도 할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겠다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다만 조심스럽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도 “손자 전씨에 대해 환영한다고 하면 ‘엎드려 절받기식 사과가 아니냐’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며 “사과를 하러 온 사람의 말을 듣고 진정성을 확인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의 행보가 자칫 전씨 일가 전체에 대한 면죄부로 비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전씨 손자 중에 이런 용기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버젓이 살아있는 이순자씨와 장남 전재국씨 등은 아무런 사죄도 하지 않고 있는데 손자의 독단적 행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 입장에서 그의 삶이 불행하다고 생각돼 격려하고 위로하는 차원에서 도울 뿐이지, 그를 영웅시하던가 용서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행보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있다. 5·18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는 “마약 투약을 인정한 손자 전씨의 우발적이고 충동적인 행위와 발언에 5·18단체와 시민 전체가 놀아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 “그가 부디 진정 어린 사죄를 하고 그 마음이 전씨 일가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자 전씨는 미국 뉴욕에 체류하던 지난 13일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며 5·18에 대해 사죄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8일 입국 직후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그는 29일 오후 7시55분쯤 석방돼 곧바로 광주를 찾았다.
광주 일보 인터뷰.
전우원 “할아버지에 5·18 물으면 고개 돌리고 답변 안 해”
[전두환 손자 전우원씨 광주일보 단독 인터뷰]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우리 가족은 피해자라고 들어
뉴스 통해 주변 사람들이 우리 집안 욕하는 모습 보며 자라
투자은행에서 일하며 집안이 가진 돈 비정상적인 것 깨달아
나는 죄인…가족 잃은 광주시민에 사과하고 용서 구하고 싶어”
2023년 03월 30일(목) 19:45 확대축소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27)씨가 30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빨래방에서 광주일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할아버지(전두환)를 비롯한 가족 모두 5·18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으로 우리 가족(전씨 일가)은 피해자라는 말만 했습니다” <관련기사 6면>
30일 광주일보 취재진이 광주시 서구 치평동의 한 빨래방에서 만난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는 자신을 ‘죄인’이라고 표현하며 광주 시민에게 용서를 구했다.
전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으면서 오히려 5·18 피해자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전씨는 “ 5·18민주화운동 당시 온 가족이 다 죽고 억울하게 살고 있는 광주 시민들은 전씨 일가가 떳떳하게 지내는 동안 평생 ‘피해자라는 증거를 대라’는 이야기를 들으셨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라도 사과를 드리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 그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씨는 이날 새벽 광주에 도착해 숙소에 묵은 뒤, 오후에 세탁물을 들고 빨래방으로 향했다. 귀국 후 바로 마약 투약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탓에 밀린 빨랫감들을 세탁하기 위해서였다.
광주일보 취재진은 전씨와 숙소 근처 빨래방에서 1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내내 광주시민들이 자신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전씨의 얼굴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음은 전씨와 일문일답.
- 전두환씨 혹은 다른 가족들과 5·18에 대해 이야기 한적이 있는가.
▲항상 같은 식으로 대답을 했다. 민주화운동이 아닌 폭동이고, 북한군 개입이 있었고, 우리 가족이 피해자다라고 일관되게 말을 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나도 세뇌가 됐고, 곧이곧대로 믿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5·18이 궁금해 물어보면 분위기가 불편해져서 대화 자체를 길게 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할아버지 옛날 업적 이야기, 얼마나 힘들게 그 위치까지 왔는지 이야기 등을 했다.
- 5·18에 대해 알게 된 시기는 언제인가.
▲초등학교때다. 뉴스에 우리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 (주변)사람들이 하나같이 욕을 하고 (우리 가족이)죽어야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러다보니 5·18에 대해 궁금해졌지만, 당시에는 가족으로부터는 ‘폭동’이라는 식의 이야기밖에 듣지 못했다. 나 또한 이기적인 마음에 그대로 믿어버렸던 것 같다.
-5·18의 진실을 알고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시기는.
▲(미국에서)투자은행에서 일하며 돈에 대해 잘 알게 됐는데, 내가 갖고 있는 것이나 우리 집안이 쌓아올린 것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그때부터 회의감이 들고 5·18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던 것 같다.
-할아버지인 전두환과의 관계는 어땠나.
▲당시 할아버지는 집안에서 ‘신과 같은 존재’였다. 매주 일요일이면 무조건 할아버지 집에 온 가족이 모여야 했는데, 가족 뿐 아니라 사람들이 미어터져서 가깝게 지내진 못했다. 북한에서 김정일·김정은 찬양하듯 할아버지를 신격화했다. 나중에 할아버지가 조사를 받고 사람들 발길이 끊길 때 쯤 겨우 할아버지와 조금 친해졌는데, 그때도 5·18에 대해 물어보면 고개를 돌리거나 대답을 회피했다.
-SNS에 폭로 글을 게시할 때 충동적이었나.
▲충동적인 측면이 있었다. 그 전날 아버지(전두환 둘째 아들 전재용씨)와 통화하면서 인생에서 처음으로 이성을 잃고 “아버지가 죄인이 아니라는 거예요? 아버지를 천사라고 하는 거예요” 라며 대들었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거짓으로 회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말로만 회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0만원을 훔치고 사람들을 죽이고, 그 다음날 사죄한다며 10만원을 주는 것은 회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가족들에게 사과를 권유할 생각은.
▲마음 같아서는 당연히 다 오셔서 사죄를 드렸으면 좋겠다.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스피드가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그 분들이 사과하겠다고 하면 내가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지만, 그럴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한국에 와서 다른 가족과 연락 한 적은.
▲어머니와 같이 들어왔다. 다른 가족에게 연락한 적은 없다.
-전두환을 학살자라고 규정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마약 조사를 받는데 증거를 물어보더라. 광주에서 (5·18피해자들은) 온 가족이 다 죽고, 억울한 마음으로 법정에 갔을 때 똑같은 이야기 들으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확한 근거가 없으니 이렇게 전씨 일가가 떳떳하게 살고 지내는 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라도 사과를 드리려고 한다. 사과한다고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분들의 억울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려주고 싶다.
-광주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감사하고, 죄송하고 책임감이 많이 느껴진다. 나에게 계란이나 돌을 던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소중한 자리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https://youtu.be/008u_zj3XoQ
/글·사진=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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