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고모

메모 2019. 1. 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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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20 17:31


고모 일기를 보다


원시 

스치고 지나가는 노트: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473933.html

모유수유 예찬론자의 고백 “다 좋은데 성욕 감퇴라니” / 생생육아 돈 없이 아이 키우기


=>  한겨레 신문 1면 기사이다. 정말 오랜만에 한겨레 신문에서 좀 잘한 신문 기획배치이다. 


언젠가 고향집 방을 정리하다가, 적은 회색 노트를 한 권 발견했다. 고모의 일기장이었다. 연필로 쓴 부분도 있고, 볼펜으로 씌여진 페이지도 있었다. 그 중 눈에 띄이는 게 하나 있었는데, 5월 어느날이었다. 


요지는 대강 이랬다. "오늘 점심을 간단히 먹고, <원시>를 업고 언니와 만나러 갔다. 학교와 집 중간 들판에 만나기로 한 것이다.  논두렁과 들판에는 꽃들이 피어있고, 젖을 보채는 조카는 점점 무거워져 간다. 언니는 논가에 앉아서 <원시> 젖을 먹이고..." 


25년 전에 쓴 고모의 일기 한 쪽을 보고, 찡해졌다. 고모의 증언에 따르면, 젖 먹을 시간이 다가오면, 날아다니는 파리도 잡아먹으려고 손을 뻗고 그랬다고 하는데... 그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사람은 보통 자기 잘난 맛에 살거나, 대부분 베푼 것은 기억하고, 받은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어머니 직장과 집 사이는 300-400 미터 정도 되었다. 점심시간에 고모와 어머니가 둘이 만나서, 들녘에서 젖을 먹이고, 한 여자는 집으로, 다른 한 여자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갔던 것이다. 5월 들판의 논두렁 모유수유 광경, 짠하다는 생각이 들다. 


우리 일상은 구체적이고 자질구레하다. 정치는 이런 일상이다. 그 생활터전에서 "나"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너, 옆집,위 아래 집"까지 포함하는 공통의 문제들을 얼마나 잘 다루느냐, 그게 관건이다. 지금은 비록 소수지만, 진보정당이나 정치적 좌파 정당의 승부처 역시 이러한 생활터전의 <정치>에 달려있다. 


한겨레 신문기사 (젊은 엄마의 모유 수유기)를 보면서, 이런 직장 여성들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당-홈페이지, 그런 이야기들이 제 1면 홈페이지에 뜨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보다. 그리고,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지하철 1량 기차에는 적어도 1개의 <화장실 크기의 모유 수유실: 전용 방>을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50년간, 60년간의 진보정치의 핵심은, <도시공간>을 얼마나, 아이들, 엄마들, 여성들, 노인들,장애인들에게 친절한 (사회정의에 입각한) 도시를 만드냐에 달려있다. 







Comments '2'

chalie 2011.04.20 18:02

안타깝습니다. 공감을 하면서도 우리의 현실이 이렇게 안스러운지요.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마음속으로만이지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

채훈병 2011.04.20 18:38

저도 코끝이 찡하네요.


좋은 글 감사 1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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