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대착오적인 상담-멘토 비즈니스
넌센스 상담-멘토 비즈니스의 경우가 있다. 자녀도 길러보지 않는, 결혼도 섹스도 해보지 않는 사람들이 어떻게 '미지의 경험 세계'를 인지할 수 있으며, 거기에서 비롯된 인간 갈등들과 희로애락을 경험자들보다 더 잘 알 수 있는가?
상담-멘토는 지식과 정보를 별로 제공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이미 한국은 '지식과 정보'의 최고 나라다. 책을 읽지 않아서 실질 문맹율이 높다고는 하나, sns 를 통해 엄청난 지식과 정보들을 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직업과 생계와 살림살이, 돈벌이를 위한 지식과 정보는 학교,학원, sns 등에서 구할 수 있다.
정작 삶의 갈등을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데 필요한 것은, 사랑과 우정이다. 연인과 친구를 어렵게 만들고 정성들여 그 우정을 하나씩 하나씩 마치 탑 쌓듯이 올려나가는 과정을 밟았다면, 지금 한국에서 '비즈니스'로 자리잡은 '상담-멘토'는 별로 필요가 없을 것이다.
지금 인류 인구가 80억이다. 80억 인구의 삶 자체가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생산해내고 있다. 그 지식과 정보의 질과 수준이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과거 20세기, 중세 유럽과 고려시대와 다르다.
누가 누구를 상담하고 특별히 가르쳐줄 수 있겠는가? 시시각각 변화하는 80억 사람들의 말, 행동, 실천들의 복잡성 때문에, 내가 오늘까지 쌓아놓은 지식과 정보, 노하우는 내일이면 늘 한계를 갖게 마련이다.
쓸모가 아예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어떠한 '한계'와 '제약' '제한'에 묶여 버린다.
2. 혜민 (주봉석)이나, 유사 혜민 상담-멘토 상품들이 출판, 종교, 유투브에서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유럽 중세도, 고려 조선시대에는 당시 극소수 철학자들이 현대 물리학,생물학, 불교, 기독교 서적들, 철학을 공부하고 해독할 수 있었다. 과장은 곤란하지만, 한국의 대중교육의 발달로, 초등학교 학생들도 기초 자연과학, 역사, 문학, 외국어를 배우는 시대다. 스스로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자기 직업을 고민할 수 있는 '자율 정신'이 5세 이후면 아주 잘 발달할 수 있는 사회적 조건들이 다 갖춰져 있다.
오히려 이런 좋은 조건들을 훼방놓는 사람들이 '자기 욕구의 실현대상'으로 자기 자녀들을 전락시키는 학부모, 혹은 상담-멘토들의 오만한 행태들이다.
혜민 스님(주봉석)의 언행불일치나 상담-멘토 장사(비즈니스=돈을 벌 목적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매매하는 일)는 서양과 동양의 종교사에서 흔했던 일이다. 혜민의 풀소유 논란은 미래에도 다른 변형태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예수도 하도 답답하니, 너희들의 아빠(fathers=The Devil)를 믿지 말고, 나의 아버지(The Father=The God)와 나를 따르라고 하소연했겠는가?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를 보면, 잉글랜드에서 기독교 교회가 대토지 주지였고, 잉글랜드 농민의 착취자였다.
고려시대 불교는 이차돈의 '순교'를 잊은 대토지 지주로 변모해서, 농민들의 원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맹자의 역성혁명을 수용했던 정도전은 농민수탈자가로 타락한 불교와 절간을 맹렬히 비판했던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현재 경제독점 권력과 정치권력과 밀접히 연결되어 있거나, 시민사회-일상 생활에서 사적 소유의 빌딩, 집, 토지의 소유자가 된 기독교와 불교 등 기득권이 하지 않는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실제 사적 소유를 더 공고하게 만들어 주거나 악화시키는 법과 제도, 사회적 관행들의 철폐를 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3. 멘토-상담 업계의 공통적 특징.
예쁜 말들, 마음치유 학교 등, 현실 세계, 나와 엮어져 있는 두 사람 이상의 사회생활은 전혀 바꾸지 않은 채,
얄팍하고 엄정한 그러나 전혀 무기력한 '마음 치유 도덕'만 강조한다.
혜민 주봉석씨의 '언행불일치'도 문제지만, 혜민의 말과 유사한 "마음 치유 업계"의 슬로건와 행동지침, 처방은 위암 걸린 사람에게 가스 활명수나 먹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4. 상담-멘토 업계의 근본적인 문제점.
인간의 욕구를 '절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잘라버리고, 고립된 자아가 '마음을 내려놓아라'는 식의 처방전을 내린다는 점이다.
인간의 욕구는 돼지의 식욕이 아니라, 여러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삶의 의지, 생명체의 잠재적 자아실현체이다.
인간의 욕구를 돼지의 식욕 쯤으로 해석해버리는 종교인들과 철학자들은, 오히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기 스스로 다양한 체험과 실천을 통해서 자기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을 미리 차단해버린다.
5. 익히 다 아는 '상담-멘토' 비즈니스가 성행하는 이유. 정치적 냉소주의와 고립된 자아들. '나는 지쳤다'
1970년대 80년대 사회 저항 세력들이 공유했던 '갈등의 사회 구조적 원인' 찾기를 포기해 버리거나, 불필요한 것으로 돌리는 작태가 완성되다.
특히 2012년 진보정당이라고 하는 '통합 진보당'의 내부 분열과 지도자들의 욕심과 무기력, 무능은 무엇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는가? 사회변혁이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아이쿠 알고 보니 권력만 쫓는 민주당과 보수당(한나라당에서 국힘까지)과 똑같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본질이건 아니건 간에.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민주당 문재인 정권은 '조국 사태' 플랜 B를 준비하지 못해, 조선시대 철종같은 왕, 손바닥에 왕자 그리고 나온 민주당표 검찰총장 윤석열에게 권력을 넘겨줬다. 민주당 내 내분은 물론,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가치조차도 흐물흐물하게 만들어버렸다.
상담-멘토 업이 성행하는 이유는, 일상에서 '밀리면 죽는다, 도태된다'는 속칭 neo-liberalism(신자유주의라고 번역된) 가치관이 팽배해졌고, 우리도 자기 자신도 '아 이건 아닌데, 이렇게 사는 게 뭔가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리버럴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서민의 친구 '노무현', 경상도 전라도를 통합하는 '바보 형' 노무현의 개혁정치 실패, 열린우리당의 퇴락은 '아이쿠 이것도 아닌가봐'라는 냉소주의를 심어줬다. 이러한 냉소주의는 비즈니스 범죄자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줬다.
그 이후, 2016년 박근혜-최순실-삼성 뇌물죄의 융합, 지배층의 자기 분열은 2016년~17년 탄핵 국면을 만들었고, 보수당의 분열을 초래했다.
리버럴 민주당에게는 2004년 노무현 탄핵에 연이은 제 2의 신의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5천만 민중,민주시민들이 참여한 탄핵 운동의 수혜자는 문재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무능과 무책임은 5년 내내 계속되었다.
2019년 조국 사태는 '조국 조기 퇴진' 이라는 플랜 B만 가동했어도, 대선 후보 하나 제대로 없었던 국민의힘(새누리당)이 지금처럼 민주당과 정의당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꽃혔던 사람들은 지쳤다. 같은 편끼리 싸우다가 지쳤고, 과거에 쌓아올린 동료애도 어줍잖은 '전략적 정치 논쟁' 때문에 쪼개지고 구져졌다. 밑바닥 마음 속에 남은 찌거기들은 이제 '너는 내편이냐? 내 편이면 진리고, 내 편 아니면 악마 the Devil 가 되었다.
마음의 치유니, 마음을 내려놓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마음'이 만들어지는 여러가지 사회적 활동들, 사람들과의 교섭, 희로애락들을 생산해내는 나의 활동들을 다 무시하고, 사회 역사적 구조들을 다 버려 버리고, 5월 아침 '영롱한 이슬' 마음이 있기나 한 것처럼, 나를 위장하고, 나를 속인다.
그런 '마음'의 치유가 실제 일어나겠는가?
설령 '내 마음을 내려놓는다'고, 마치 수퍼맨처럼 내가 '내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가정한다 해도, 내가 만나는 아니 만나야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내려놓지 않는다'면, 조선 선조의 말짱 도로묵이 되는 것이다.
6.
언론보도 자료.
1. 경향신문, 기독교와 불교계 풍자. 혜민 스님 언행불일치 "풀소유로 번뇌를 벗어나리라"
[앵커리포트] '풀소유 논란' 혜민 스님 활동 중단...건물 언급은 無
2020년 11월 16일 12시 51분 댓글 2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연예인급 인기를 자랑하는 혜민 스님, 최근 '풀소유'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자신의 SNS를 통해 '활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얼마 전 혜민 스님,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개했는데요.
서울 남산타워가 보이는 2층짜리 집, 고가의 전자기기, 명상을 돕는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기업으로 출근하는 모습 등이 담겼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스님의 모습과는 좀 달랐죠.
그동안 혜민 스님은 '무소유 정신', 그리고 경쟁하지 않는 삶이 주는 평안함을 강조해 왔습니다.
지난 2012년 낸 책이죠,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3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2010년대 가장 많이 팔린 책 1위에 올랐고, 다른 책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각종 방송 출연은 물론 강연 섭외 0순위가 됐죠.
그런데 정작 글쓴이 혜민 스님의 삶은, 책 속의 정신과 다르다는 게 비판의 핵심입니다.
하버드대 출신 미국인, 푸른 눈의 승려로 화제를 모으다 지난 2016년 한국 불교를 비판하고 떠난 현각 스님, 앞서 "사업자·배우, 연예인일 뿐", "부처님 팔아먹는 기생충"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강하게 혜민 스님을 비판했는데요.
오늘은 혜민 스님과 70분 정도 통화했다며, 여러 차례 실망과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름다운 인간이라고 돌연 입장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혜민 스님은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부 누리꾼은 활동 중단 선언에 그칠 것이 아니라, 무소유의 삶으로 돌아가야 그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https://www.ytn.co.kr/_ln/0103_202011161251435724
2. 비디오 머그.
"건물주 아니예요. 인사동 재동 마음치유학교 세들어 살고 있어요. 저희도 많이 힘들어요 지금 ㅠㅠ."
혜민 주봉석씨가 참 솔직한 모습을 보였다. '저희도 많이 힘들어요 지금 ㅠㅠ' . 한국 사람 80% 이상이 느끼는 오늘의 삶이다. 여기에서 솔직하게 출발해야 한다.
초심으로 돌아간다.
아무리 종교인이라고 해도, '돈' 자체를 '악'이나 '삶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다.
"돈을 중심으로 놓으면,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는 식의 너무 단순한 혜민의 도덕군자론은,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이미 보편화되어 있고, 대학교 입학 경쟁율이 1대 1이 된 한국에서, 마치 대중들을 학교 근처에도 가보지 않는 무지랭이로 간주하는 발언이다.
사람들은 다들 어렵게 돈을 벌고 있는 현실을 혜민이 더 배워야 한다. 그런 과정없이 '일반적 돈' 자체만을 언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동영상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