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시간당 80㎜는 기상청이 시간당 강수량이 30㎜ 이상인 비를 표현하는 ‘매우 강한 비’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이고,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인 경우는 ‘극한호우’라 부른다.
경향신문
20일간 내린 비, 장마철 강수량 평균 넘었다···연평균 절반 넘은 곳도
입력 : 2023.07.16 16:21김기범 기자
16일 오후 전날 밤부터 배수장 인근 지천 제방 붕괴로 물이 범람하며 충남 청양군 청남면 인양리 축사들도 물에 잠겼다. 사진은 밤새 물속에서 버텨낸 축사 소들. 연합뉴스
올여름 장마가 시작한 뒤 전국에 평균 4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평년의 장마철 전체 기간 동안 내리는 평균 강수량을 이미 훌쩍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20일 사이 한국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비가 내린 곳도 많았다.
기상청은 16일 오전 실시한 수시 브리핑에서 장맛비가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강수량이 중부 424.1㎜, 남부 422.9㎜, 제주 306.9㎜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중부와 남부의 장맛비는 이미 평년의 장마철 전체 강수량을 넘어선 수치이다. 중부의 평년 장마철 전체 강수량은 378.3㎜, 남부는 341.1㎜다.
지난 15일까지의 장맛비 강수량은 최근 10년 사이 장마철 강수량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수치이기도 하다. 장마철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2020년으로 중부에 856.1㎜, 남부에 581.3㎜의 비가 내린 바 있다. 두번째로 많은 장맛비가 내렸던 해는 2013년으로 중부 546.8㎜, 남부 341.3㎜의 강수량이 기록돼 있다.
기상청은 특히 같은 기간 충북과 충남 일부, 경북 일부, 전북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500㎜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한 곳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충북에서는 속리산(보은) 862.0㎜, 상당(청주) 802.5㎜, 백운(제천) 798.0㎜, 제천 721.5㎜ 등에서 700㎜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고, 충남에서도 정산(청양) 913.5㎜, 정안(공주) 858.0㎜, 세종금남 809.5㎜, 부여 771.4㎜, 대전 740.9㎜ 등에 많은 비가 내렸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5일 사이 누적 강수량 현황.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이 기간 누적 강수량이 500㎜를 넘어선 곳을 의미한다. 기상청 제공.
전북에서는 장수 819.5㎜, 함라(익산) 809.5㎜, 군산 790.1㎜, 여산(익산) 744.0㎜, 전주 619.5㎜, 전남에서는 성삼재(구례) 820.5㎜, 광주 747.7㎜, 봉산(담양) 711.0㎜, 곡성 680.5㎜ 등에서 많은 강수량이 기록됐다. 경북에서는 이산(영주) 904.5㎜, 동로(문경) 864.5㎜, 은척(상주) 769.5㎜ 등에서 700㎜가 넘는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들 지역에서는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한반도의 연평균 강수량인 약 1300㎜의 절반을 넘거나 절반에 육박하는 비가 내린 것이다. 이밖에 수도권에서는 창현(남양주)에서 603.5㎜의 강수량이 기록됐고, 강원 신림(원주)에서는 722.0㎜, 경남 서하(함양)에서는 658.5㎜, 제주 삼각봉(산지)에서는 1313.0㎜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번에 수해를 입은 문경 동로면에는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2시 사이 485.5㎜, 청주 상당구에는 474.0㎜의 비가 내렸다. 이는 각각 평년 장마철 전체 강수량보다 32.8%, 37.5%씩 많은 양이다. 문경과 청주의 최근 30년 기록을 보면, 문경은 평균 장마 기간 31.3일 동안 비가 365.6㎜ 내렸고, 청주는 평균 장마 기간 31.0일 동안 344.7㎜의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7월의 하루 강수량 극값이 경신되기도 했다. 전북 전주시에서는 14일 일 강수량이 251.5㎜로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고, 청주는 15일 강수량이 256.8㎜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장맛비와 팔당댐 방류 등으로 인해 한강 수위가 높아진 16일 오후 서울 잠수교의 통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처럼 강하고, 많은 비가 이어지는 원인은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저기압 뒤에서 부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부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하게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발달됐기 때문이다. 건조한 공기가 습한 공기 밑을 파고들면서 습한 공기가 급상승했고, 비구름대가 높은 고도까지 만들지면서 매우 많고, 강한 비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처럼 강하고, 많은 장맛비와 단시간 동안 많은 비가 집중되는 극한호우 등 현상은 기후위기로 인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극한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기준(1시간 강수량 50㎜와 3시간 강수량 90㎜ 모두 달성)에 부합하는 비는 2013년 48건에서 2017년 88건, 2020년 117건, 지난해 108건 등으로,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과 환경연구원 등은 미래의 강수 강도가 점점 더 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세기말(2081~2100년) 연 강수량이 3~18% 증가하는 반면 강수일은 5.6~6일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많은 비가 내리는 집중호우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환경연구원은 최근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연중 1일 최다강수량이 근미래(2020~2049년)에 현재보다 8.5% 증가한 146.2㎜, 중미래(2050~2079년)와 먼미래(2080~2099년)에는 각각 현재와 비교해 23.2%와 36.1% 많은 165.9㎜와 182.9㎜로 늘어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SP5-8.5는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점을 둬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도시 위주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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