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기본은 사람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유비무환이 정치의 기본이다.
자연의 힘을 다시금 느끼다. 봄비가 산불을 꺼줬다.
자연이 불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불을 끄기도 한다.
인간이 뿌리는 물의 양보다 더 많고 더 광범위하다.
사람의 크기와 한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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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섭 기자
'천금같은 비'‥3일간 타오른 홍성·금산·대전 산불 모두 꺼져
입력 2023-04-04 19:42 |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봄비가 이렇게 반갑고, 또 고마울 수 있을까요.
오늘 밤부터 내릴 걸로 예보됐던 비가, 조금 일찍,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산불 3단계가 발령돼 있던 충남 홍성과 금산, 대전 서구, 전남 함평과 순천까지 전국 모든 산불이 이 단비에 사그라졌습니다.
지금 충남 홍성과 전남 순천의 산불현장이 연결돼 있는데요, 이곳에도 비가 오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가장 피해가 컸던 충남 홍성입니다.
이승섭 기자, 불길 완전히 잡힌 거죠?
기자
네, 현재 이곳에는 반가운 봄비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후 4시 무렵부터 비가 시작됐는데, 지금은 제법 굵은 비가 내리는 걸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홍성 산불은 발생 53시간 만인 오늘 오후 4시를 기해 큰불이 잡혔습니다.
지금은 산불 대원들이 풀숲을 헤쳐가며 잔불 정리에 한창입니다.
홍성에는 지난밤 사이에 강풍이 불어 주민 대피령이 추가로 내려졌지만, 날이 밝으면서 바람이 잔잔해져 불길의 확산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다행히 불은 나흘째로 넘어가지 않았지만 올해 발생한 산불 가운데 가장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주택 59채와 축사 20동이 불에 탔고, 피해 면적은 축구장 2천 개 면적인 1,454헥타르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긴급대피한 주민 309명은 대부분 귀가했지만, 화재 피해를 입은 50여 명은 인근 학교에 마련된 임시거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충남 금산군과 대전 서구의 경계에서 난 불은 오후 4시 40분쯤 큰불이 꺼졌습니다.
한때 강한 바람이 불면서 다른 마을로 불길이 번지기도 했지만, 해가 지기 전에 주불을 잡았습니다.
피해 면적은 오늘 하루에만 3백 헥타르가량 늘어 752헥타르로 추산됩니다.
긴급 대피한 주민과 시설입소자 9백여 명은 모두 귀가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대형 산불을 겪은 충청남도는 산불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충남 홍성 산불 현장에서 MBC뉴스 이승섭입니다.
영상취재 : 김 훈 (대전), 김준영 (대전)
뉴스데스크
김단비기자
전남 순천·함평 산불도 꺼져‥축구장 875개 산림 피해
입력 2023-04-04 19:44 |
이번엔, 역시 산불 3단계가 내려져 있던 전남 순천입니다.
김단비 기자, 그곳도 비가 많이 옵니까?
기자
네, 산불 현장에는 오후 4시부터 그야말로 반가운 단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산불 지휘본부는 철수했는데요.
불길과 연기가 치솟던 산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 흥건히 물기를 머금고 있습니다.
이곳 순천 산불은 비가 오기 전에 이미 불이 꺼졌습니다.
오후에 바람이 강해졌다 줄어들었다를 반복하는 사이, 집중적으로 진화헬기가 투입되면서 오후 3시쯤 주불이 잡혔습니다.
이후 드론과 진화대원이 투입돼 낙엽 밑에 있는 불씨를 조사하는 작업이 이뤄졌고, 이틀 동안 사투를 벌이던 진화대원도 지금은 모두 철수한 상태입니다.
어제 낮에 시작된 불은 오늘 새벽 5시 산불 대응 3단계로 격상됐고 150헥타르의 피해를 냈습니다.
경로당에서 하루를 보낸 80여 명의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장순심/주민]
"다행히 비가 와서 꺼지니까 다행이지, 비가 오니까. 깜짝 놀랐어요. 저기서 불이 넘어와 버리더라니까."
역시 산불 3단계가 내려졌던 전남 함평 산불도 28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임야 475헥타르가 소실됐고 공장 4동과 축사 2곳, 비닐하우스 2곳이 불에 탔습니다.
산불 진화에 5백여 대의 장비와 천 명에 달하는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함평 산불 원인은 인근 양봉장에서 쓰레기 소각에서 나온 불씨가 바람을 타고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 순천 산불 현장에서 MBC뉴스 김단비입니다.
영상취재 : 정은용 (여수) / 노영일 (목포)
홍성 산불
홍성산불, 강풍 속 벌목작업하다 시작‥"불난 산에서 작업자 뛰어내려와"
입력 2023-04-04 19:46 |
연속재생
앵커
산불이 진화되면서 소방당국과 경찰이 대형 산불의 원인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남긴 홍성 산불이 처음 시작되는 상황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차량 블랙박스에 찍혔습니다.
사람에 의한, 실화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 앞 한 야산에 빨간 불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변으로 연기도 피어오릅니다.
산불 진화대원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대피를 독촉합니다.
[산불진화 대원]
"어머니, 아버지 저기서 직원들이 대피시키고 있으니까 일단 나가세요."
오전 11시 첫 산불 신고 이후 40분 뒤 상황이 주변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겁니다.
[최경용/산불 최초 신고 주민]
"불이 막 기다랗게 이렇게 한아름, 되게 이 정도 오르더라고 불이‥"
산림 당국은 이곳에서 처음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불이 나고 몇 분 지나지 않아 야산에서 작업자 3명이 내려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용준/주민]
"작업한 사람들 제가 직원들하고 잡았어요. 산불 감시원하고 4명이 쫓아가서 잡았어요."
불이 난 야산에서는 소방차 진입도로를 내기 위한 임도 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인부들은 불이 났던 지난 일요일 오전 이곳에서 벌목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교영/주민]
"기계 톱 소리를 듣고 쳐다보니까 나무가 쓰러지더라고요‥좀 있다가 이장이 불났다고 연락 와서 여기서 났다고, 길 건너 사람이 보고 신고했다고‥"
당시 이 지역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43킬로미터의 강풍이 불었습니다.
홍성군 특별사법경찰 조사 결과, 이들 작업자 3명은 실화 혐의를 부인하면서 당시 현장에 벌목 작업을 하던 또 다른 3명이 더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김지혜입니다.
뉴스데스크
이승연기자 이미지 이승연
김진태 강원도지사, 사과는 했지만‥들끓는 비판 여전
입력 2023-04-04 19:51
앵커
강원도에서 산불이 났는데 김진태 도지사가 근무 시간에 골프연습장을 찾았다는 사실, 어제 단독으로 전해드렸는데요.
김 지사가 입장문을 통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공식 사과했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승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 지역 농민을 위한 행사장에 참석한 김진태 강원도지사.
산불 발생 당시 근무시간에 골프연습장을 찾은 사실이 드러났지만,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박병주/강원도지사 비서실장]
"대변인 통해서 입장 들으세요."
<제가 직접 여쭤보려고요.>
"대변인 통해서 입장 들으세요."
대신 김 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산불 위기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사과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당시 강원도에는 산불 경보 경계 태세가 한 달 가까이 유지되고 있었고, 강원도청의 산림과 산불 관련 공무원들은 비상 대기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강원 도정 최고 책임자이자 강원도 산불방지대책본부장인 도지사는 업무 대신 골프연습장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변인]
"하위직들은 비상근무를 하고, 산불 진화를, 소방공무원도 마찬가지고 진화를 하러 가는데, 평일에 도지사라는 분이 골프를…"
주민들의 반응도 싸늘합니다.
[송명희/강원 춘천시]
"근무시간에 일을 잘해도 모자랄 판에 그렇게 업무도 안 보고 골프를, 여가활동을 했다는 건…"
[문도원/강원 춘천시]
"도지사라는 높은 직급을 가지신 분이 그렇게 남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지 않나 생각이 들고요…"
민주당과 정의당도 잇따라 논평을 내고 김 지사의 사죄와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영상취재: 이인환(춘천)
‘산불 비상인데…’ 강원·충북지사 골프치고 술자리
입력 : 2023.04.04 21:37 수정 : 2023.04.04 21:38최승현·이삭 기자
당시 홍천·제천서 화재
논란 불거지자 “죄송”
‘산불 비상인데…’ 강원·충북지사 골프치고 술자리
전국적으로 산불 피해가 확산하고 있는데 강원·충북 등 일부 광역자치단체장이 골프 연습을 하거나 술자리에 참석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왼쪽 사진)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30분쯤 춘천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20여분간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는 당일 고성지역에서 열린 식목행사에 참석한 뒤 강원도청으로 복귀하던 중 골프 연습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홍천시 두촌면 한 야산에서는 오후 3시49분쯤 산불이 발생해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산림·소방 당국은 2시간10여분 만인 오후 6시1분쯤 주불 진화를 마쳤다.
강원도 측은 김 지사가 업무시간이 아니라 연가를 내고 골프를 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지사 연가 신청은 논란이 불거진 이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강원도 측은 “당일 (김 지사가) 구두로 연가 신청을 했는데 비서실에서 빠뜨려 뒤늦게 서류(연가 신청서)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이어지자 김 지사는 4일 입장문을 내고“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오른쪽)도 지난달 30일 오후 발생한 제천 산불 현장을 찾지 않고 술자리를 가져 도마에 올랐다. 당시 제천시 봉양읍 봉황산에서는 오후 1시쯤 산불이 났다. 불은 산림 21㏊를 태운 뒤 다음날인 31일 오전 9시30분쯤 진화됐다.
김 지사는 당일 오후 6시30분쯤 충주시 문화회관에서 열린 충북도립교향악단 연주회를 참관한 뒤 오후 9시30분쯤 충주의 한 음식점에서 청년단체 등과 술자리를 겸한 비공식 간담회를 했다.
해당 장소는 화재 현장과 차량으로 40여분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비판이 잇따르자 김 지사는 “당시 술을 마시지 않았다. 야외 일정에 얼굴이 붉어진 것”이라고 해명해 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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