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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민주당

박성민 “한국의 주류 ‘진보’로 교체…이젠 ‘민주당 대 반민주당’ 시대”

by 원시 2020. 4. 17.

박성민 “한국의 주류 ‘진보’로 교체…이젠 ‘민주당 대 반민주당’ 시대”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입력 : 2020.04.17 06:00 수정 : 2020.04.17 06:00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의 총선 결과 분석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4·15 총선 결과와 향후 정국 등을 두고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photowoo@kyunghyang.com

 

역사관·이념도 진보 우위

보수는 비주류라는 점 확인

 

4·15 총선은 ‘더불어민주당 180석’ ‘범여권 190석’의 압승으로 평가된다. 의석 규모도 의미 있지만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민주당이 4번 연속 이긴 것은 처음이다.

 

국내 대표적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는 이번 총선을 “민주당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 야당이 너무 못해 심판을 받은 선거”라고 규정했다. ‘보수 우위’ 시대를 지탱하던 지식인과 문화, 권력기관 등의 토대가 오랜 기간 흔들려왔는데, 그 위기를 감지하지 못한 보수정당이 구태를 반복해 패배했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으로 한국 정치의 ‘주류세력 교체’가 확인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박 대표는 보수가 제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위기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은 총선 다음날인 16일 서울 여의도 박 대표 사무실에서 총선 평가와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 이번 총선 ‘주류교체 선언’ 의미

 

- 이번 총선 결과를 평가한다면.

 

“한국 주류가 확실하게 교체됐다는 생각이 든다. 보수는 더 이상 주류가 아니고 비주류라는 게 확인됐다. 정치지형상 과거에는 ‘민자당 대 반민자당’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 구도였다면 이제는 선명하게 ‘민주당 대 반민주당’ 구도가 된 것이다.

 

역사관이나 이념 등 사회문화적 유산도 보수 우위가 진보 우위로 바뀌고 있다. 보수는 그간 가난했던 시절을 벗어난 박정희 신화 등을 강조했지만 요즘 세대는 민주화 이후 이뤄낸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해외의 찬사 등 진보 집권 기간에 세계 정상에 오른 경험을 기억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젊은이들에게 이승만이나 박정희 신화는 먹히지 않는다. 나이든 사람의 세계와 젊은 사람의 세계가 확연히 달라졌다.”

 

 

- 야권심판 의미가 강해진 건가.

 

“분명히 이번 총선은 국민들이 야당을 응징한 결과로 봐야 한다. 보수는 2016년 충격적 패배를 당했다. 그 이후에 뭔가 반성이 있어야 되는데 ‘친박’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로 뽑으며 탄핵을 자초했다. 2017년 대선에서는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가 출마해 패했는데, 그가 당 대표를 맡아 2018년 지방선거에서 또 졌다.

 

그 뒤에는 황교안 체제가 들어섰고 한동안 ‘자유우파가 결집하면 이긴다’는 논리에 끌려다녔다. 그 결과가 이번의 참혹한 패배라고 본다. 미래통합당은 과거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층에서 민주당에 밀렸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50대도 민주당 지지로 넘어갔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이들도 ‘황 대표나 통합당은 도저히 못 찍겠다’는 분위기가 커졌다.

 

60대 이상에서는 ‘문재인 정권 심판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했는데 통합당이 혁신 없이 간다면 앞으로 60대에서도 질 것 같다. 70대 이상에서만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는

통합당이 번번이 기회 놓쳐

 

- 통합당에 기회는 없었나.

 

“지난 1월 경향신문에 실린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민주당이 고발하며 논란이 됐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공소장 비공개 문제 등이 터져 여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또 당시 자유한국당이 비례정당을 단독으로 출범하며 제1당 교체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 두 가지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19 정국이 시작됐고, 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원칙 없는 공천을 진행했다. 특히 전략 부재를 드러낸 공천 문제가 컸다. 대권주자들을 살리는 공천을 하지 못했고, 이미 확정된 민주당 공천에 대응하는 ‘맞춤형’ 공천도 하지 못했다. 컷오프 기준도 명확하지 않았다. 2016년 공천 파동보다 못한 최악의 공천이라 생각한다.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 부재도 큰 문제였다. 유승민계와 통합했으면 개혁적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웠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 선거 중간중간 잘못된 메시지를 냈다. 차명진 후보가 막말로 논란이 됐을 때 황 대표도 물러났다면 통합당의 수도권 경합지 상황은 나아졌을 수도 있다.”

 

 

박성민 “한국의 주류 ‘진보’로 교체…이젠 ‘민주당 대 반민주당’ 시대”

 

■ “여당이 잘한 게 아니라 야당이 심판받은 것”

 

 

- 민주당발 승리 요인은.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대통령 국정지지율 긍정평가가 6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았다.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려면 대통령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60%쯤 나와야 하는데 반대 상황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민주당이 무엇을 잘해서 선거에 이겼다기보다 야당이 너무 못해 심판을 받은 측면이 강하다. 예를 들어 정권심판론이 작용하려면 대선주자를 보유한 강한 야당도 있어야 하는데, 통합당 대선주자인 황 대표는 지지율이 8% 안팎이었다. 정권심판론이 작동하기 힘들다. 또 통합당이 개혁적 보수정당이었다면 정권의 비리 의혹 등을 폭로할 경우 젊은층이 호응했을 수 있다. 하지만 메신저에 대한 신뢰가 없어 이런 메시지가 먹히지 않고 있다. 어떤 말을 던져도 반사로 되돌아오는 상황이다.”

 

- ‘조국 공천’ 등의 영향은.

 

“처음에 조국 총선 논란이 있긴 했다. 1월까지만 해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문제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중권 전 교수 등이 등장했고 윤 총장이나 진 전 교수를 응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쟁점들이 다 덮였다. 그 뒤 열린민주당이 출범하며 다시 조 전 장관을 소환했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조 전 장관 대 윤 총장의 구도를 만들 수 있었는데, 여권이 열린민주당에 세게 경고한 것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조 전 장관 관련 캠페인 강도가 확 꺼졌다. 아마 ‘이번 선거에서 조 전 장관을 소환하면 위험하다’고 지적했을 것이다. 다만 조 전 장관 이슈가 통합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일부 유권자들이 조 전 장관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통합당을 찍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정치적 위상 하락 막기 위한

 

‘방어적 지역주의’ 크게 작용

 

- 이번 선거에선 ‘지역주의’의 영향이 커진 듯하다.

 

“선거에서 그간 ‘공격적 지역주의’가 심했다면 이제는 ‘방어적 지역주의’가 커졌다고 본다. 예전에는 지역 패권자들이 선거에 이기려 지역주의를 이용했다면 지금은 지역 차원에서 정치적 위상 하락을 막기 위해 활용한 것이다. 예전에는 보수의 패권은 대구·경북(TK)에 달렸고 진보의 패권은 호남에 달렸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위상이 높았지만 현재는 낮아졌다. 이러다 보니 호남의 경우 ‘호남소외론’ 논란에 안철수를 밀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호남을 싹쓸이했다. 이는 호남이 주는 무언의 압박이라 본다. 전폭적으로 밀어줄 테니 다음에는 반드시 ‘호남 대통령’을 만들어달라는 신호다.”

 

 

대선 레이스 시작하는 여권

뭉쳤던 ‘친문’ 분화할 수도

 

- 향후 여권 재편을 전망한다면.

 

“사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도 ‘위험한 성적’을 받았다. 사람은 잘나갈 때 실수하기 때문이다. 의회권력을 통째로 받았으니 ‘야당이 발목잡는다’는 얘기도 이제 더 이상 못할 것이다. 문제는 여권은 곧 차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민주당 내 친문(재인)계에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 집권 시 당내 친문·PK 세력이 안전할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또 대선 경쟁이 시작되면 그간 단일대오로 뭉친 친문도 분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에 따라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가 달라질 경우 여권 내부에서 어떤 목소리가 나오는지 주목해야 한다. 호남 기반인 이 전 총리와 이들의 동맹이 유지될지, 이 전 총리가 어느 시점에 자기 목소리를 낼지 지켜봐야 한다.”

 

보수, 현재의 문제 인정하는

자기객관화로 재건 시작해야

 

- 보수 재건 과제는.

 

“객관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미 비주류가 됐으니 ‘이상한 이들이 나라를 끌고 가고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야당이고 도전자인데 주류, 여당인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 근데 이 사람들은 아직 위기에 동의하지 않는 듯하다. ‘문재인 정부가 뭘 잘했느냐’며 정상적 국민이라면 다 정권을 심판할 거라고 생각한다.

 

‘자유우파가 결집하면 된다’는 생각도 여전한데, 이들은 한국에서 15%를 넘지 않는다. 통합당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위기에 동의하지 않고, 국민의 판단과도 괴리돼 있는 것이다. 향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현재의 위기를 인정하고 어떤 리더십, 어떤 주자를 세워 보수를 재건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이런 숙제를 회피하면 나아질 게 없다.

 

.”

 

 

 

원문보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70600045&code=910100#csidxf9ddf18251cfc6890b27fb9c7f83f2a " target="_blank" rel="noopener" data-mce-href="http://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70600045&code=910100#csidxf9ddf18251cfc6890b27fb9c7f83f2a ">http://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70600045&code=910100#csidxf9ddf18251cfc6890b27fb9c7f83f2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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