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업 쥐락펴락 유동규 전횡 뒤에 ‘숨은 조력자들’
유선희 기자입력 : 2021.10.15 06:00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구속)의 뒤에는 그를 떠받치는 ‘숨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유동규 사단’으로 불리는 공사 임원들은 유 전 본부장의 구미에 맞는 인사를 단행하고, 민간에 천문학적인 이익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했다.
17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유 전 본부장의 측근 A씨는 2010년 10월 성남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에 취임한 유 전 본부장이 꾸린 경영기획 태스크포스(TF)팀 핵심 멤버였다. 17명으로 구성된 경영기획 TF팀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월까지 운영됐는데, A씨는 직원 인사권을 기획본부장 전결로 바꾸는 인사규정 개정 작업 등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에 앞서 공단 이사장 직무대행이던 유 전 본부장은 자신의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A씨를 중용했다. 당초 경영기획 TF팀 팀장은 B씨였는데, B씨가 인사규정 개정 작업 등에 이견을 제시하자 직위해제 했다. 이어 인사권을 행사해 당시 기획차장이던 A씨에게 팀장 직무대행을 맡겼다. 공단 안팎에선 A씨가 유 전 본부장의 ‘심복’이라는 말이 나왔다.
A씨는 대장동 사업 이권을 노린 화천대유 측 추천으로 공사에 들어온 김민걸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 채용 시 공사 인사전략실장이었다. 김 회계사는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의 측근이다. 이들 채용 당시 인사위원회는 내부위원 2명과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됐는데, 내부위원이 유동규 전 본부장과 A씨였다. 김 회계사와 정 변호사는 2014년 10월28일 면접을 거쳐 11월3일 각각 공사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 채용됐다.
공사 내 대장동 사업 담당 부서장도 유 전 본부장의 측근이 맡았다.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2월 사업 당담부서로 공사 개발사업 1팀을 지목했다. 1팀 팀장은 김문기씨로, 그는 2013년 공사가 관여한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때부터 유 전 본부장과 호흡을 맞췄다. 그보다 앞서 김씨는 2000년대 중반 유 전 본부장이 한 아파트 개발조합장으로 있을 때 시공사 부장으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김씨는 2013년 10월31일 면접을 거쳐 11월4일 개발사업팀장으로 채용됐다. 이때 개발본부장이던 유한기씨와 외부위원 2명 등 3명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는데, 유씨도 공사 안에서 유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숨은 조력자들의 도움 속에 대장동 사업은 민간사업자에게 막대한 배당 수익이 돌아가도록 설계됐다. 이를 막기 위해 2015년 2월과 5월 공사 실무자들이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 등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묵살됐다. 그 결과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1~7호는 지난 3년 간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겼다.
A씨는 기자와 통화에서 “경영기획 TF팀에서 일했던 적은 있지만 직무대행으로 일했는지 기억이 가물하고 실무자 일에 불과했다. 인사규정 개정은 기억이 나지 않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정관 개정을 했던 기억만 난다. TF팀에 관여했다고 해서 현재 대장동 사업 채용까지 연결짓는 것은 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민걸 회계사와 정민용 변호사 채용 당시 면접위원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유동규 심복’이라는 표현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김씨는 기자가 수 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장동 개발사업 숨은 조력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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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10150600011#csidx73173845f0a8245a9e70544a044d741
'대장동 키맨' 남욱 변호사 귀국 즉시 인천공항서 체포
유선희 기자입력 : 2021.10.18 06:08
경기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던 남욱 변호사가 18일 오전 한국에 귀국했다. 검찰은 남 변호사를 바로 체포했다.
18일 오전 5시44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모습을 드러낸 남 변호사는 장발 머리에 네이비색 후드점퍼, 청바지를 입은 차림으로 백팩을 둘러맨 채 나왔다. 남 변호사는 ‘350억 로비 관련해 명단에 누가 포함됐는지’, ‘‘그분’의 존재가 누구인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기고 급하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남 변호사는 오전 5시47분쯤 공항 밖에 마련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긴급호송 차량을 타고 떠났다.
남 변호사는 이미 광장 법무법인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조사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떠날 때까지 변호사와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의 소유주 남 변호사는 정영학 회계사,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핵심 ‘키맨’으로 꼽힌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7호가 받은 전체 배당 수익 4040억원의 약 25%인 1007억원을 챙겼다. 민간사업자 중 김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