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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 보도. 주가조작 이정필 37일 도피.

by 원시 2021. 11. 20.

주가조작 ‘선수’ 37일 도피 왜? 김건희 수사, 대선판 흔드나
등록 :2021-11-20 08:59


손원제 기자 


‘전주 의혹’ 김건희로 향하는 검찰 수사의 마지막 칼날
민주당 “크리미널 패밀리” vs 국민의힘 “관제 리스크”
수사결과 따라 윤석열 ‘법치·공정’ 뿌리째 흔들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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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썰] 주가조작 ‘선수’ 37일 도피 왜? 김건희 수사, 대선판 흔드나 <한겨레 TV>


안녕하세요. <논썰>의 손원제입니다.


2주 전 논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출 소식을 전하면서 본선 가도에는 ‘고윤주 리스크’로 대표되는 본부장, 본인·부인·장모 리스크 시즌2가 윤 후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고는 ‘고발 사주’ 의혹, 윤은 ‘윤우진 비호’ 의혹, 주는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이죠. 그런데 이 ‘고윤주’ 가운데 주가조작 의혹이 가장 먼저 윤 후보 앞길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형국입니다.


김건희씨 의혹은 요약하면 수입차 판매 업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이른바 ‘전주’로 가담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김씨와 윤 후보는 이런 의혹 자체를 줄곧 전면 부인해 왔는데요. 그러나 최근 이 주가조작을 지시하고 계획하고 실행한 가담 혐의자들이 줄줄이 구속되면서, 이제 검찰의 칼끝은 오직 한 사람 김건희씨만을 바라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장 여권에선 김건희-윤석열 공동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김씨가 주가조작 가담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야당 대선후보 부인이 선량한 개미들을 잡아먹는 악랄한 개미핥기였다는 게 드러날 것이다. 이를 덮기 위해 윤 후보가 자신의 지위를 활용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이 경우 야당 후보 교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를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11월17일 선대본 회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김건희씨 주가조작 의혹, 과연 김씨의 구체적 혐의는 무엇이고 검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논썰에서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 윤 후보의 본선 판도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도 궁금한 대목입니다. 가령, 검찰이 김건희씨를 피의자로 입건하고 소환 조사를 벌이게 될 경우, 김씨는 윤 후보와 함께 유세 등 공개 행사에 나설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시죠.


권오수 회장 등 영장 청구된 5명 ‘전원 구속’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은 당연히 이 회사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권오수 회장입니다. 권 회장은 대표이사이던 2009~2012년 주가조작 ‘선수’로 불리던 이아무개씨 등과 공모해 주식 1599만주(636억원 상당)를 불법 매수하는 등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권 회장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회사 내부 호재성 정보를 유출한 뒤 매매를 유도하고 자신이 관리하는 계좌로 허수 주문을 내거나 외부 세력까지 동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김건희씨도 바로 이 과정에서 권 회장에게 소개받은 ‘선수’ 이씨에게 10억원이 들어 있는 계좌를 맡겨 주가조작에 투입되게 하는 등 ‘전주’ 노릇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김씨 관련 내용은 잠시 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다시 권 회장 얘기로 돌아와서, 바로 이번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 회장이 16일 밤 구속된 겁니다. 법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 뒤 권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권 회장과 김건희씨 쪽은 그동안 “2013년 말에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해당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고, ‘주가조작 혐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무혐의를 주장해왔는데요, 법원의 영장 발부로 일단은 이런 주장이 무색해진 셈이 됐습니다.


권 회장뿐 아니라 김건희씨를 제외하면 주가조작 관여 의혹을 받는 인물들은 모두 이미 구속이 집행된 상황입니다.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투자회사 대표 이아무개씨 등 3명은 지난달 25일과 이달 5일 이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기소까지 완료됐습니다.


그리고 권 회장 소개로 김건희씨의 10억원 계좌를 넘겨받는 등 주가조작 그림을 그리고 실행한 혐의를 받는 또 한 명의 핵심 ‘선수’죠. 이아무개씨도 12일 검찰에 검거돼 구속된 상황입니다. 이로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모두 5명이 됐습니다.

 


‘37일 간의 도주 행각’ 이○○ 미스터리


앞에서 김건희씨와 권 회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선수’ 이아무개씨가 지난 12일 ‘검거’돼 구속됐다고 말씀드렸죠. 다른 관련자들은 모두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바로 구속이 결정된 것과 달리, 이아무개씨는 검거 과정을 거쳤다는 건데요. 여기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깔려 있습니다.


이씨는 지난 10월6일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갑자기 사라집니다. 이후 무려 37일간 도피 행각을 이어가다 지난 12일에야 검거됩니다. 검찰은 애초 지난 9월 초에도 이씨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는데요. 이때는 법원이 “도주 우려가 없다”고 기각합니다. 그리고 한달여 뒤 두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이씨는 대담하게도 달아나는 선택을 합니다.

 


이상한 점은 이씨가 영장실질심사까지 신청해 날을 받아둔 상황에서 왜 갑자기 달아났느냐 하는 겁니다. 법원 심사를 앞두고 달아나면, 사실상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잡히게 되면 구속을 피할 수 없는 것은 물론 가중처벌까지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선택입니다. 도대체 왜 이씨는 뻔히 예상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도주하는 ‘범죄 느와르’를 선택한 걸까요.


이씨 이름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비중 있게 거론된 적이 있습니다. 먼저 이 내용을 한 번 보실까요.
▶ 홍준표 “이○○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인이다. 그 이○○이 영장실질심사 도주했다.”


▶ 윤석열 “검찰에서 이○○이 다 조사받았고, 김건희와 문제가 안됐다. 별건에 별건까지 꼬투리 잡으려 하니깐 아마 이 사람이 도망친 거 같다.”
▶ 홍준표 “도망간 이○○이 검찰에서 자백을 다 했다.”
▶ 윤석열 “천만의 말씀이다. 그랬으면 김건희 소환했겠죠.”
▶ 홍준표 “곧 소환하겠죠.”
▶ 윤석열 “허허”
▶ 홍준표 “이○○이 18억을 관리하면서 주가조작을 했다.”
▶ 윤석열 “터무니없는 소리다. 김건희가 2010년 이○○이 골드만삭스 출신이라고 해서 돈을 위탁관리시켰다. 네달 정도 맡겼는데 손실이 났고, 도이치모터스 외 10여개를 투자했고 손실이 나서 돈을 빼고 절연을 했다. 그리고 2013년 경찰이 계좌 다 봤을 거다.”
▶ 홍준표 “신한증권 계좌 공개할 수 있나?”
▶ 윤석열 “2010년 때 계좌 공개하겠다.”
(10월15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윤석열-홍준표 맞장토론’)


자, 이 불꽃튀는 ‘티키타카’에 담긴 단서가 미스터리를 풀 실마리가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건 “그랬으면 김건희 소환했겠죠”라는 윤 후보의 말입니다. 이씨가 김건희씨 연루 여부에 대해 자백을 다 했으면 김씨가 소환됐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은 이씨가 자백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곧 소환하겠죠”라고 대꾸한 것이고요.

 


그런데 사실 검찰은 이씨가 구속돼 신병을 확보하게 되면 이어서 김건희씨를 소환해 부를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씨가 갑자기 도주하면서 김건희씨 소환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는 겁니다. 이씨는 김건희씨에게 계좌를 받아 관리한 주체입니다. 김건희씨를 소환해 주가조작 연루 여부를 직접 조사하기 위해서는 이씨의 진술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일부에선 바로 이 점을 들어 이씨의 갑작스런 도주가 김건희씨 소환 조사를 막기 위한 행동 아니겠느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검찰은 유력 야당 후보 배우자의 의혹을 수사하는데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도피가 장기화하면 김건희씨 수사를 늦춰, 수사 결과가 대선에 끼칠 영향 또한 막을 수 있게 된다는 정치적 계산이 이씨 도주의 배경으로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인 건데요.


나아가, 이씨가 검거되긴 했지만, 그 사이 주가조작 의혹이 중요 이슈가 됐던 국민의힘 대선 경선은 이미 윤 후보 승리로 끝난 터여서 김건희씨 의혹의 파장을 축소하기 위한 이씨의 도피 목적은 상당 부분 달성된 게 아니냐는 지적 또한 나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제 이씨가 검거돼 구속된 만큼 이런 의문 또한 말끔히 풀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건희, 조작 몸통과 8억원 주식 거래” 더 커진 의혹 제기


지난해 초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진 김건희씨 가담 의혹은 일단 김씨가 권 회장에게 소개받은 ‘선수’ 이씨에게 2010년 2월 10억원이 든 신한증권 계좌를 맡겨 주가조작에 쓰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 회사가 2009년에 우회상장을 했어요. (…) 우회상장을 하고 나서 주가가 시초가가 9000원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 10개월 만에 거의 2000원 아래로 떨어져요. 이 상황에서,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의 권오수 회장이 주가조작의 선수 이모씨를 만나서 주가 조작을 한 번 해보자고 제안을 했다는 거예요. (…) 그 상황에서 주가조작을 하려면 주식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하고, 계좌가 있어야 하거든요. 주식은 권오수 회장이 줬잖아요. 돈과 계좌를 제공할 만한 소위 ‘쩐주’가 필요한 상황이죠. (…) 도이치모터스의 주주 중 한 명이었죠. 김건희씨가요. 도이치모터스의 주식도 가지고 있고, 돈도 있고, 계좌도 있으니까 이것을 다 빌려준 거죠. 이모씨한데.”(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2020년 2월17일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그런데, 최근 김건희씨가 단순히 ‘전주’로 가담한 걸 넘어 사전기획에까지 참여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윤 후보자의 부인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단순히 ‘전주’가 아니라 주가조작이 시작될 걸 미리 알았거나 사전 기획에까지 참여했을 개연성을 보여주는 정황이 나왔다.”(강득구 민주당 의원, 11월15일 기자회견)

 


강 의원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선수’ 이아무개씨의 경찰 진술서를 공개합니다. 이 진술서를 보면, 이씨는 “매도 물량이 없어 매수 계좌를 200만주 정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권오수는 주변 지인들에게 주식을 매입하게 권유하면서 두창섬유 이아무개가 주식 관리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걸 근거로 강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심 기간인 2009년부터 2011년 중후반에 주가 조작 선수 이씨의 작업을 지휘한 사람이 바로 이아무개 전 두창섬유 대표이사라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김건희씨는 2009년 5월 8억원어치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바로 두창섬유로부터 사들인 사실이 있습니다. 이점을 들어 강 의원은 “권 회장이 ‘선수’ 이씨에게 김씨를 소개하기 전에 이미 김씨와 이 전 대표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대주주인 김씨의 양해 하에 선수 이씨에게 시세조종 의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이 역시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의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목해야 할 검찰 수사 ‘관전 포인트 3가지’
이제 김건희씨만을 남긴 주가조작 수사, 무엇을 주목해서 봐야 할까요.
첫째는 당연히 김건희씨 가담 여부와 정도가 되겠죠. 앞서 윤석열-홍준표 맞장토론에서 봤듯이 홍 의원은 계좌 공개를 요구했고, 윤 후보는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후 윤 후보는 10월20일 23장 분량의 김건희씨 증권계좌 내역을 공개했는데요. 그러나 이건 또 다른 의혹을 불렀습니다.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은 10월21일 성명을 통해 “윤 후보는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내역 중 2010년 1~5월 4개월치 매집 내역만 발췌, 편집해 공개했고, 이로 인해 국민적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또 여 대변인은 “윤 후보는 왜 매집 내역만 공개하고 ‘매도 내역’은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냐” 이런 지적도 했습니다. “매집 내역만 주가조작과 관련이 있고, 매도 내역은 주가조작과 관련이 없는 경우도 있나”이런 의문을 던진 겁니다. 그러면서 “대선 후보의 부인이 주가조작이라는 중대한 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도 커다란 문제지만, 이에 대해 얄팍한 눈속임으로 대처하려는 윤 후보 본인의 태도는 더욱 커다란 문제”라고 비판합니다.

 


김건희씨 주가조작 문제를 오래 취재해온 KBS 홍사훈 기자도 같은 지적을 했습니다.


“김건희씨 입장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 억울함을 푸는 방법은 자신이 갖고 있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 8000주, 그 어마어마한 양의 주식이 어떻게 잔고 변동이 됐었는지 그것만 공개하면 되는 것이다.”


“(윤 후보 캠프에서 이미 공개한 일부 잔고 내역은) 전혀 관계없는 걸 공개한 것이다.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신한증권에서 거래했으면 계좌가 여러 개 있을 거다. 잔고 변동내역, 이거는 요청하면 다 뽑아준다고 한다. 그거 공개하면 깨끗한 것이다.”(홍사훈 KBS 기자, 11월17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더이상 이런 식의 의혹이 남지 않도록 검찰은 철저히 실체적 진실을 밝혀내야 할 겁니다. 김건희씨와 윤 후보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만 합니다.


둘째, 주가조작 이외 김건희씨가 도이치모터스와 벌여온 수상한 거래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합니다. 김씨는 2012년 도이치모터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 51만여주를 헐값에 넘겨받아 막대한 이득을 본 바 있습니다. 또 김씨는 도이치모터스가 2013년 설립한 도이치파이낸셜의 주식 2억원어치를 액면가로 사들여 5대 주주가 됐습니다. 도이치모터스는 김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에 협찬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 또한 한점 의혹도 남지 않게 사실관계가 규명되고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겁니다.


셋째, 김건희씨 의혹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법망을 피해올 수 있었는가 하는 의문 또한 면밀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주가조작 사건은 2013년 경찰이 내사를 진행하다가 석연찮게 중단된 뒤 묻혀졌습니다.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고발이 있고서야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있던 동안에는 수사가 지지부진 지리멸렬했습니다. 그러다 윤 후보의 총장 사퇴 뒤 몇달 만에 첫 구속자가 나오는 등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권 회장이 구속되기에 이르릅니다. 이 과정에서 갑작스런 ‘선수’ 이씨 도피 미스터리도 생겨났습니다. 과거 경찰 내사나 검찰 수사 과정에 보이지 않는 힘의 압력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지금도 작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끝으로 검찰에 꼭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이 이제 유력한 야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고 해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는 사건 수사에 눈치를 보는 일이 있어선 결코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공정한 검찰권 행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질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신속히 밝혀내길 바라고 기대합니다.


대선에 미칠 정치적 파장은?
김건희씨 의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 뒤 지지율 1위로 올라선 유력 대선 후보의 부인이 관련된 의혹입니다. 당연히 적지 않은 정치적 파장이 예상됩니다. 일단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고는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윤 후보는 6월29일이었죠, 대선 출마 선언 당시 공정과 법치를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정권과 이해관계로 얽힌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집권을 연장하여 계속 국민을 약탈하려 한다” 이런 말로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주가조작 의혹을 받는 상황입니다. 주가조작이야말로 이권 카르텔로 엮인 사람들이 힘없는 개미 투자자들을 약탈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는 대표적 행위가 아닌가요. 더구나 이 사건 수사가 외압에 의해 방해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만약 김건희씨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윤 후보가 내세우는 공정, 법치의 가치 또한 뿌리째 흔들리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윤석열 가족비리가 수위 한계를 넘어섰다. 가족 전체가 일종의 크리미널 패밀리가 아닌가. (…) 영부인이 될 대통령 부인 자리는 청와대 부속실 직원과 예산이 배정될 뿐만 아니고 대통령 전용기를 같이 타고 국가를 대표해 외국을 순방하고 외교를 펼치는 중요한 공적 자리다. 부인 역시 후보 못잖은 검증의 대상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 “대선 역사상 후보 본인은 물론, 부인과 장모까지 일가족 전체가 부정부패 비리 의혹에 휩싸인 일은 한국 정치사상 최초다. 가족 사기단이라는 말이 있는데 조금도 과하지 않다.”


(11월19일 민주당 ‘윤석열 일가 부정부패 국민검증특위’ 1차 회의)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출범 뒤 적절한 시점에 김건희씨를 유세 등 공개 행보에 나서게끔 한다는 윤 후보 쪽 계획 또한 찬 서리를 맞을 수 있습니다.


▶ 진행자 “김건희 씨는 언제쯤 선거 전면에서 유권자들과 만남이 가능하겠나”
▶ 김재원 “적절한 시기에 활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은 후보자로 선출되면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사유가 있지 않겠나. 사실 그런 내용은 어차피 다 넘고 가야 할 일이다. 약간 늦어지지만 불원 간에 그런 활동을 하지 않겠나.”(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11월16일 CBS ‘한판 승부’)

 


그러나 김건희씨 의혹이 수사로 확인된다면, 김재원 최고위원의 생각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이 큽니다. 김건희씨 운신이 제한되는 상황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 김건희씨 공개 활동이 유권자의 거부감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면, 국민의힘 선대위가 먼저 김씨 등판에 제동을 걸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김건희 ‘주가조작’ 리스크가 윤 후보 본인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도 이런 질문이 나온 바 있죠.


▶ 유승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부인이나 장모는 관계 없느냐? 소환 통보는 받았나?”
▶ 윤석열 “관계 없다.”
▶ 유승민 “부인이 연루되지 않다고 믿고 계시는데, 드러난다면 어떻게 하실 것이냐?”


(10월11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광주·전남·전북 토론회)

 


물론 윤 후보 쪽은 어떤 경우에도 김건희씨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여권의 정치공작’으로 몰고가겠다는 대응 전략을 확고하게 세운 것으로 보입니다.


“도이치모터스 건의 경우는 관제리스크다. 옛날에 조사가 한 번 이뤄져서 캐비넷에 들어가 있던 사건을 갑자기 윤 후보가 정치한다고 하니 누가 고발해 다시 끄집어낸 것 아닌가. (…) 이런 식으로 끄집어내 열심히 편파수사 하는 게 비상식적이다.”(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11월1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그러나 ‘강성 반문’ 지지층을 넘어 다수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자, 김건희씨 의혹 수사는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까요. 또 어떤 파문을 그리게 될까요. 논썰에서 함께 계속 주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바로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출연 손원제 논설위원 wonje@hani.co.kr
연출·편집 조소영 PD
도움 채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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