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3 21:05
[원탁평가1] 생태 우경화보다 노동-생태 공통분모 시급히 찾아야 (사례제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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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새로운 진보정당은 녹색-생태 우경화에 대해서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는가? 우선, 민주노동당의 몰락 원인은 100가지도 넘는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정치의 근본 역할을 방기했기 때문이다. 정치는 끓어오르는 인민의 새로운 욕구들을 공적인 행복이라는 대의 하에서 충족시켜야 한다.
가치(value)나 이념(ideal)은 절대 고정된 화석이 아니다. 자주, 평등 이라는 가치 역시 마찬가지이다.
민주노동당의 정치행위 실패는, 정치의 근본 순서인, 사람들의 욕구 충족, 밥, 집, 옷, 체면, 사회 생활 품위 유지 등 아주 기본적인 기초필수품을 충족시키는 정치활동을 하지 못했다는데서 온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욕구와 양식들에 대한 계발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새로운 사회 운동의 뿌리들을, 사회주의 틀이건, 공산주의 틀이건, 새로운 유토피아 틀이건 간에, 그러한 틀로 용해시키지 못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보자, 아파트 부녀회를 들여다보면, 이 구체적인 욕망, 욕구들이 어떻게 꿈틀거리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재개발 이권, 학군, 혐오시설, 공원 녹지 조성, 상가 이권 등 이해관계들이 끊일 날이 없다. 지방신문들 중에 몇가지 기사를 검색해보면, "새로운 아파트 운동" 이런 비스무리한 주민자치 운동이 있다.
단순히 아파트 값 올리고, 학군 좋게 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서 아파트 (*물론 아파트 자체가 공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논란의 소지는 있지만, 생태근본주의자들은 아파트를 인간주거용으로 적합하다고 보지 않는다. 아니러니컬하지만, 돈많은 사람들도 아파트에서 살지 않는다. 진짜 돈이 많으면) 를 만들려는 움직임도 있다.
아파트 부녀회와 관련된 신 주거운동은 다음에 더 많은 분석들을 하기로 하고, 녹색-생태 우경화를 걱정하기 앞서서,
1) 노동과 생태 문제는 떨어질 수 없고, 공통 분모가 많다는 데 우선 귀를 열어놓기로 하자.
2) 정치 정당의 차이점들, 독일의 녹색당(Grüne Partei) 프랑스의 레베(Les Verts) 등의 기원, 발달, 쇠퇴, 그리고 분화 등에서 사회주의 흐름과 차이점들에 대해서도 귀를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3) 한국에서 왜 노동 생태 문제가 중요한가, 주체적으로 연구를 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새로운 진보정당에서 만들어야 한다.
1980-1986년 사이 독일 녹색당 정치강령과 프로그램에서, 그 핵심 2가지는, 보수적 사회주의 정당이 된 사민당 (에스 페 데 SPD)에 대한 비판이 그 한가지이고, 다른 한 가지는 생태와 환경 문제를 자본주의 극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급진적으로 해석하자는 것이다.
물론 역사적으로 1979년 NATO 미사일 기지를 독일에 건설하는 것을 녹색당 창립자들이 사민주의자들 SPD 보다 더 적극적으로 펼치고, 반전반핵 평화 기치를 높이 들어올림으로써 지식인들과 청년들에게 새로운 운동내용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1), 2), 3) 주제들은 향후 더 논의를 하기로 하고,
비록 정치적으로는 큰 효과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독일에서 그 애증의 역사, 사민당과 녹색당의 갈등, 통합시도, 분리 속에서 이뤄진 연립정부 서문을 한번 보기로 하자.
독일 사례를 제시하는 이유는, 독일에서 배우자가 아니라, 최소한 정보 공유 차원이며, 두번째로는, 노동과 생태 문제를 단절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고, 어떤 분리된 가치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물론 녹색당 창립 이전에는, 당연히 프랑스건 독일이건, 각각 그 녹색당 사람들은 프랑스 사회당 PS, 그리고 독일의 사민당 SPD에 투표했다.
그러나 그 정당의 내부정치와 기득권, 헤게모니 포기 실패로, 녹색당 흐름들이 정당으로 분리되어 나온 것이다. 이러한 정치적 역학관계도 고려할 때만이, 녹색당, 적색당 논의를 보다 더 풍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글은 2006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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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1: 독일의 경우 2002년
2006년 여름 약 10주간 독일, 네덜란드, 체코, 스위스, 폴란드 등을 돌면서, 유럽통합에 대한 세미나를 가질 기회가 있었다. 독일 프랑크후르트에 있는 독일철강노조 (IG Metall) 본부에서 열린 독일노동통제의 새로운 전략에 맞서, 노조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가할 기회를 가지기도 했다. 독일철강노조 건물이 최근 신식으로 지어졌는데, 회의장이 모든 게 자동화되었다. 회의가 8시간 진행되었는데, 그 날은 독일기술도 결함이 있는지,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머리가 너무 더웠다.
독일정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최근 독일의 녹색당이 정치적으로 우경화가 심각하다는 여론이 많았다. 내가 만나서 이야기해본 독일 좌파들도 녹색당 우경화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또 다른 주제이므로 여기서 우선 생략하고, 다만 2002년에 시도된 녹색당-독일 사회민주당간의 연합정부 수립 동의서를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
민주노동당에서 대선을 준비하는데,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녹적연합이 비록 실패했지만, 내건 정책적 함의들은 한번 더 검토할 가치는 있다. 그리고 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는가? 신자유주의에 대항해 사회정의, 경제성장, 지속가능한 像?등을 내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면 독일에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바람이 그렇게 강했는다는 이야기인가?
물론 독일정치 상황은, 유럽통합의 주도국가(프랑스와 함께)라는 점, 89년 통독이후 독일 통합비용을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겠다.
독일은 현재 기민당 CDU 이 집권당이고 메르켈이 수상이다. (박근혜가 벤치마킹한다는 당)이고, 좌파 정당은 PDS (Die Linkspartei PDS) 이 있는데, 내부 사정이 조금 복잡해보였고, 특히 젊은 층의 참여도가 심각한 조직적 과제로 나서고 있었다. 여건이 허락하는한 아는 범위에서라도 나중에 다시 언급할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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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연합정부 수립 동의서 (Koalitionsvertrag) – 2002년
경제적으로 강하고, 사회공동체적이고 생태적인 독일을 위한, 그리고 활기찬 독일을 위한, 3가지 기치: 혁신;정의;지속가능한 발전
서문
우리 독일의 현재 모습은? 개혁을 갈망하고 있고, 책임지고 그 변화와 개혁을 완수하고자 한다. 또한 독일은 연대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 (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홍수 당시,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우리가 공동체 정신으로써 수립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줬다.
앞으로 4년간, 이러한 공공연대 정신으로써 할 일은 우리들 앞에 수없이 많이 펼쳐져 있다. 분명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우리는 확실성을 추구하고 건전한 판단으로써 정치에 임하고자 한다. 이렇게 행동할 때만이, 자연 삶의 기초(자연자원), 자유, 복지, 그리고 사회적 안녕이 보장될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국가와 사회의 혁신으로 인해서, 독일이 발전되고, 사회적 유대(Zusamenhalt)를 공공하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서, 2002년 9월 22일에, 독일 시민들로부터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이미 착수된 개혁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더욱더 가속화해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 동시에, 경제성장의 둔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사회)정의, 경제성장, 그리고 지속가능한 발전이 우리의 (정치적) 목표가 될 것이다.
(사회) 정의: 강한 사람들만이 약한 국가를 먹여살릴 수 있다. (?) 우리는 공동체의 연대를 희망하고 그에 의존하는 사람들 편에 서 있다. 저소득층과 중간계층에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에게, 사회정의란 바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고 공평하게 사회적 자원을 사용하고 그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독일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자원에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참여권리를 증진시키고,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성장: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실업과 싸워나가는데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경제적 토대/틀을 혁신해야 하고, 공공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당면한 현대화를 생태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구조변동을 효과적으로 성취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 인간사람의 기초가 되는 자연자원의 유지는 사회정의와 경제성장의 항구적인 보장의 전제가 된다. 경제와 생태는 우리에게 똑같이 소중하다. 또한 금융정책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은 국가의 정책집행 능력을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다가오는 몇년 안에 우리의 아이들과 손자세대에 제공할 수 있는 기회들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는 따라서 세대가 지나더라도 견지되어야 할 사회정의이고, 이는 우리가 목표로 추구해야 한다.
다음 4가지는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추구해야 할 임무들이다.
[1] 과거로부터 부담으로 지속되어온 실업의 축소, 국가재정 적자의 해소.
[2]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로서, 교육/보건/가족/공공서비스의 확충/증진
[3]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계 (정치) 확보
[4] 자연자원을 보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정책 (계발)
독일 사회민주당과 90/녹색 동맹, 양자의 연합정부는 차기 4년 간의 정치를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 10년을 (연합정부) 구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의무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가족들과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부양해야 한다. 우리는 다음 10년간 교육 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해야 하고, 보다 공평한 기회제공을 창출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노동자(피고용인)의 참여를 확대시켜야 한다. 동-서 독일의 내적 통일을 위해 힘쓰고, 평등한 삶의 수준을 확립시켜야 한다.
우리는 자연자원을 보호하고, 기후보호를 위한 책임을 다 한다. 안전하고, 질좋은 음식을 공급하고,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우리의 사회적 안전 체계를 미래에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공간인 도시와 지역공동체를 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투자를 활성화한다. 우리는 활기찬 문화와 관용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우리는 시민권리들을 보호하고 확장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시민들이 자발적인 결사조직, 교회, 사회복지 조직에 보다 더 많이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는 남녀 평등을 보다 더 증진시켜야 한다. 우리는 독일의 잠재력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또한 우리 다음 세대의 복지를 위해서 노력한다. 우리의 정책들은 분명히 유럽의 확장과 유럽통합의 심화를 목표로 한다. 우리는 세계정치에서 독일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신뢰할 만한 파트너로 남고자 한다. 우리의 정책은 정의로운 지구화를 목표로 할 것이다.
사회민주당과 90/녹색 동맹의 연합은 혁신의 연합이다. 혁신은 단지 국가의 임무만은 아니다. 우리는 사회의 모든 사람들의 자발적인 지지와 의지를 필요로 한다. 우리의 혁신은 우리 시민들과 함께 할 때만이 성공할 것이다.
SPD und Grüne unterzeichnen Koalitionsvertrag
am 16. Oktober 2002, 10:09 Uhr
Gerhard Schröder und Joschka Fischer präsentieren den Koalitionsvertrag 2002-2006 zwischen SPD und Bündnis 90 / Die Grünen
In feierlichem Rahmen haben Spitzenvertreter von SPD und Bündnis 90/Die Grünen am Mittwoch in der Neuen Nationalgalerie in Berlin den Koalitionsvertrag zwischen den beiden Parteien unterzeichnet.
Die Vereinbarung steht unter dem Motto „Erneuerung – Gerechtigkeit – Nachhaltigkeit“. „Wir haben es geschafft“, sagte Schröder vor der Unterzeichnung. „Wir haben einen neuen Koalitionsvertrag unter schwierigen wirtschaftlichen Rahmenbedingungen zu Stande gebracht.“ Der Bundeskanzler unterstrich, dass jetzt Mut zu weiteren Veränderungen wichtig ist.
„Das waren nicht immer einfache, aber jederzeit faire Verhandlungen“, sagte Schröder. Er betonte, dass die Interessen von Familien und Frauen stärker als bisher Berücksichtigung finden. Der Verbraucherschutz und die ökologische Modernisierung bleiben vorn auf der Tagesordnung. Neu angepackt wird das Thema Bildung. Notwendig ist zudem eine durchgreifende Reform auf dem Arbeitsmarkt. Hier wird die Regierung das Hartz-Konzept „eins zu eins“ umsetzen, bekräftigte der Bundeskanzler.
Als erster hatte Schröder seinen Namen in das rot-grün eingebundene Vertragswerk gesetzt. Danach unterschrieben Außenminister Joschka Fischer, der designierte SPD-Generalsekretär Olaf Scholz, die stellvertretende SPD-Chefin und Entwicklungsministerin Heidemarie Wieczorek-Zeul (SPD) sowie die Grünen-Chefs Claudia Roth und Fritz Kuhn.
2008.03.04 03:04
[원탁평가 3] 생태 - 반자본주의 운동, 노동조합내 노동자의 직접 참여정치 강조 (1980-1986년 독일 녹색당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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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2008년 독일 녹색당보다는, 70년대 말, 80년대 말까지의 녹색당의 정치활동이, 우리가 새로운 진보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유의미한 참고 자료들을 제시해 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을 펼쳐나가는데 있어서, 노동= 평등, 생태=환경보전이라는 단순 이분법이 아니라, 노동과 생태, 평등과 생태적 가치들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우선 초점에 더 맞춰야 할 것이다.
지금 당연히, 새로운 진보정당은 살벌한 약육강식을 강요하는 이명박식 자본주의 “자본주의에 친절한 명바귀 정부 business-friendly government)”를 비판해야 하고, 정치 제 1 과제로 삼아야 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역시 선결과제이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생태라는 가치는, 자기 지역에서 ‘푸른진보’ 공동체 (주거, 먹거리, 어린이, 노인, 여성 등 삶의 질 고양 및 직접 참여 등) 운동을 내걸고 있는 생태주의 운동은 어떠한 방향성을 띠어야 하는가? 그것이 새로운 진보정당에서 ‘생태’라는 가치를 내걸 때,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하나의 역사적 참고자료로, 1980년대 독일 녹색당의 정치활동 내용들을 간단히 살펴보자.
물론 한국은 독일과 다르다. 한국 정치 지형과 다른 점은, 첫번째로, 한국은 97년 이후, 노골적이고 살벌한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사회복지 안전망을 갖추지 않은 채, 정비하기도 전에,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수용하고 말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 좌파들은, 이중 삼중 부담을 지고 있다. 보수 정당과, 언론등은 사회복지체제를 비효율성과 정경유착의 주범으로 몰아간다. 진보신당 연대회의, 새로운 좌파운동은, 그렇다면 사회복지 체제 구축의 정치화와, 반자본주의적인 생태 가치들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접목시킬 것인가? 독일의 녹색당의 우경화, 사민주의의 관료화를 방지할 수 있을까? 고민의 주제이다
독일 녹색당은 환경/생태의 주제들을 자본주의 비판이라는 관점에서 발전시키고자 했다. 그래서 생태-맑스주의자라고 명명되기도 했다. 반면 프랑스 Les Verts 는 생태문제가 다른 사회문제의 기본이라는 입장에서, 비-맑스주의적 태도를 취한다. (이러한 흐름들은 한국에서, 불교, 도교에 근거한 생태주의 운동, 생활운동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초기 독일 녹색당의 정치 강령들과 정책들을 보면, 반 자본주의적 노선과 노동자 및 노동조합과의 연대 등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전반핵 평화라는 주제도, 녹색당이 사회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이었고 일관되었다. 한국의 미군기지 토양 오염 문제는 심각한데, 반미라는 관점 더하기 생태오염과 파괴라는 관점 역시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역설해야 한다.
1983년 독일 의회 진출, 5.3%로 27석 확보했다. 이는 기존 독일 사민당이 NATO 미사일 기지 건설 등에서 오락가락 입장을 보인 탓에 유권자들이 실망하고, 녹색당의 일관된 반대 운동, 반핵, 평화, 여권운동. 의회정치 비판. 신사회운동의 기수로서 입지 구축도 한 몫했다.
독일에서 녹색당 창립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하나는 기존 전통적인 사민당의 보수적인 사회주의 탓이 크고, 관료주의적인 정당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1980년대 초기 독일 녹색당은 사민당에 비해서 더 반자본주의적이었고, 또한 직접 민주주의적인 경향과 시민의 직접행동을 장려하는 공화주의적 성질을 띠었다. 따라서, 한국과의 정치 지형과 한국좌파들이 직면한 정치 과제는, 1980년대 독일이나 2008년 독일과는 상당히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우리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진보신당 연대회의)은 97년 이후 형성된 한국자본주의의 극랄한 공격성을 방어하면서, 노동자들을 정치적 주체로 만들면서, 동시에, 대안적인 삶의 양식들을 지역, 일터에서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런 점에서, 1980년에서 1986년 사이 독일 녹색당의 반 자본주의적 성격과, 정통적인 사회민주주의자들에 대한 비판과 정치적 활동은 우리가 귀 기울여 참고할 만하다.
1980년 Federal Program 독일 녹색당 “경제와 노동” 편
기본인식: 자본이 권력을 거머쥐고 있다. 자본측이 강조하는 경제성장, 경쟁력 증대, 이윤추구는 생태 균형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자본주도 체제하에서는 인간노동은 소외되고 비인간적으로 변질된다. 이러한 자본주도 경제성장, 경쟁력 증대, 이윤추구는 물리적인 자연을 낭비하고 파괴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신체적 정신적인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다 기술혁신과 발달은 노동자들의 삶의 질이나 행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자본의 이윤추구에 복무한다.
그런데, 사회민주주의 정당을 비롯한 기존 정치정당들은 이러한 자본주도의 경제성장, 경쟁 가속화 전쟁, 이윤추구 등이 만들어놓은 사회적 균형의 파괴를 막지 못한다. 오히려, 그 체제를 유지하고 보존하는데 복무하고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자본주의 비판은 이러한 사회적 균형 파괴를 바꾸는 급진적인 정치적 행동들과 결합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런 맥락에서, 전통적인 맑스주의자들의 자본주의 비판과 1980년 독일 녹색당 창립자 들의 생각은 유사하다.
또한 녹색당은 자본주의 광고산업을 비판한다. 광고산업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해주는 고리인데, 광고산업이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교묘히 이용하고 현혹해서 양적인 소비경제를 조장하고, 결국에 낭비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공공 방송이나 미디어에서 (한국의 공영방송 KBS, MBC등)이러한 광고를 전면 금지할 것을 주창하기도 했다.
1980년 연방 프로그램에서, 녹색당은 억압자의 권리를 옹호한다. 여성은 단순히 집에서 가사일을 하는 전통적인 주부가 아니라, 여성 역시 경제와 정치에 남자와 동등하게 참여해야 한다고 주창한다. 여성의 자아실현을 위해서 직업이 보다 여성에게 평등하게 또 공평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녹색당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특히 남자 노동자들이 집안 가사 일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았다.
노동자들의 경영 참여 (Mitbestimmung am Arbeitplatz)에 대한 보다 더 급진적 요구를 녹색당은 주창했다. 이는 1970년대 서독 사민당 정부 (SPD)에서 입법화된 적도 있다. 녹색당은 보다 더 나아가서, 노동자 공장 사무실에서 노동자 참여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고, 노동자가 고용, 투자, 기술혁신 등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노동현장이 보다 더 노동자에게 재미를 가져다주고, 일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주창했다. 녹색당은 이러한 노동자 사회/경제 평의회 위원회 (economic and social council)이 전체 경제를 계획하고 조율하면서, 장차 국가, 정당을 대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1980년 녹색당 프로그램은, 이러한 노동자의 참여의 극대화를 위해서, 노동조합의 대표들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따라서 녹색당은 노동자의 노조 결성의 자유, 정치 참여 보장, 고용과 임금 협상, 노동조합 간부의 해고 방지 등을 제안했다.
1986년 재건 프로그램 (the Reconstruction Program of 1986) 에서는, 녹색당 국가정부의 역할을 강조한다. 국가의 역할 강조는 전통적인 맑스의 입장 (부르주아 국가는 부르주아 계급의 이해관계를 집행하는 위원회)보다는 사회복지 국가에서 국가의 적극적 시장개입론과 가깝다. 녹색당은 민간기업들을 재구조조정하기 위해서는 세금 정책, 법적 규제, 보조금 정책들을 국가가 써야 한다고 했다. 이렇게 민간기업의 재구조조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피해는 국가가 보상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또한 국가가 대중교통수단과 국민보건 건강 정책들을 확장해야 한다고 보았다. 1987년 녹색당은 소련보다는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전의 주요한 적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의 경제적 권력은 군사 경제적 팽창을 기본적으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 녹색당의 NATO 미사일 기지 독일 건설 반대 등과 그 궤를 같이 한다.
동독일 체제에 대해서는, 그 체제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했지만, 동독 정부가 동독시민들의 정치 권리를 탄압하는 것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았다.
1986년 재건 프로그램 (the Reconstruction Program of 1986)에서는, 녹색당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통적인 사민당이 써온 “완전고용정책” 보다는, 노동시간 단축하자고 주창했다. 그 이유는, 전통적인 사민당 정책이 경제성장론이 노동시간을 증대시키고, 이러한 노동시간의 증대는 위에서 지적한 생태균형을 파괴하고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에너지를 고갈시킨다는 것이다.
[참고] 위 정보는, Tad Shull(1999). Redefinining Red and Green: Ideology and Strategy in European Political Ecolog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Albany. 참고 했습니다.
댓글
red21green 4.00.00 00:00
민주노동당 기관지 이론과 실천 2003년 9월호에 번역되어 실렸던 프리더 오토 볼프 교수(전 독일 녹색당 유럽의회 의원, 현 자유베를인대학 명예교수)의 글 "독일 녹색당, 어떻게 된 일인가?"가 떠오릅니다.
오토 볼프는 독일 녹색당내 좌파 그룹의 일원으로 활약했던 생태사회주의자인데, 위에서 말씀하신 녹색당의 좌파적 색채가 90년대 이후 급속히 탈색되어 왔음을 줄기차게 비판해왔더군요. 그는 작년 말 번역되어 출간된 소셜리스트 레지스터 Socialist Register 제43호 (2007)에도 (한글 제목이 잘 기억나지 않네요) 비슷한 취지의 글을 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녹색당의 실패 (우경화) 요인들을 열거하면서 그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 소위 구 좌파와 신 좌파가 자신들 사이의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 즉, 노동운동을 중심으로 한 구 좌파들은 생태사회주의자와 사회주의 페미니스트들의 반자본주의, 좌파 의제들들 자신들의 것으로 수용하기를 거부했으며, 역으로 신 좌파들은 구 좌파를 설득해내는데 실패했음. 이 와중에 한편으로는 반자본주의 논의와 실천이 "개량"이냐 "혁명"이냐라는 진부한 구도에 의해 왜곡되어 버렸으며, 다른 한편으로 (생태사회주의, 좌파 생태주의의 입장을 처음부터 강하게 견지하지는 않았던) 신사회운동 진영은 실제 자신들의 주장이 갖고 있는 반자본주의적 면모에 눈을 감아 버리는 것으로 스스로의 자율성을 옹호하려함.
* 그 결과는.. 녹색당이건 혹은 녹색당과 연정하는 사민당이건 보수주의 정당보다는 분명 생태환경 이슈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하고 진일보한 대안을 내놓기도 하지만 진정한 좌파 녹색정치의 길을 정립하는데는 실패했다는 것인데..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고 보이고..
진보신당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까 두렵습니다.. 아무튼.. 프리더 오토 볼프 교수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독일 녹색당내 좌파로서의 활동은 그리 활발하지 않은 듯 하고.. 그와 비슷한 생태사회주의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활동가/학자/정치인으로는 영국 녹색당의 데렉 월을 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영국 녹색당 내 좌파들의 블럭인 "녹색좌파 (Green Left)"를 이끌고 있는데, 위에서 기술하신 7-80년대 독일 녹색당(내 좌파)의 입장과 유사한 포지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블럭의 홈페이지 주소가 있었는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반면 70-80년대 영국 노동당, 녹색당 혹은 그 외의 좌파 정치조직이나 환경운동 단체들에 참여하고 있는 생태사회주의/녹색좌파 활동가들 사이의 느슨한 연대체로 존재하면서 활발한 토론의 공간을 제공해왔던 사회주의 환경.자원 협의회(Socialist Environment and Resources Association)는...
이후 점차 노동당과의 조직적 연계를 더 분명히 해나갔고 현재는 70여명이 넘는 노동당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데 이르게 되었지만.. 오히려 초기의 좌파적 색채는 상당히 탈색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참여 노동당 국회의원들 중 노동당 좌파도 있기는 합니다만.. 전체적으로 볼 때 조직의 성격이 상당히 우경화되었달까요.
토니 블레어류의 제3의 길 탓이 크겠지만 영국 노동당내 전통적 좌파들의 경우는 책임이 없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노동당 녹색파가 녹색당 좌파보다 덜 반자본주의이고 덜 사회주의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생태.환경 이슈에 대한 고민 자체를 거부하고 밀어내는 것이 곧 "좌파"라고 잘못 판단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좌파라면 생태.환경 이슈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얘기해야지 그냥 거부하고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발을 빼는 것은 답이 될 수 없겠지요. 그런 식으로 나간다면 (이들이 우경화라고 비판하고 있는) 막연하게 생태를 거론하면서 밖에서 얘기되는 것들을 적당히 받아들이면 된다고 주장하는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생태.환경 이슈에 대한 좌파적 대안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보수적 입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위험하지 않을까 싶네요. 두서 없이 생각나는 바 몇 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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