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kjung Kim
July 20, 2015 ·
민주노총에서 오래 일하신 염경석님이 "기본소득이 계급타파 운동과 연계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표명한 글을 보고 든, 3가지 메모
원시 Kyung Seog Yeom님 몇 가지 떠오르는 생각적어도 되겠죠?
(1) 기본소득은 "임노동" 관계를 초월했다는 점에서, "계급적 성격"을 어떤 측면에서는 논하기 힘듭니다. 이런 측면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흥미롭죠? 그래서 실제로 캐나다 우파 보수당에서도 '기본소득'과 비슷한 '현금 지급'을 주장하기도 하고, 현재 다른 나라들에서 시행되는 시민권자면 무조건,즉 자산소득조사 (means-test)없이 월 40만원씩 시급하기도 하고, 또 명절 때 그 정도 돈을 주기도 합니다.
(2) 하지만, 기본소득 지지자들 중에 '사회주의적 이행' 전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이미 마르크스가 "고타 강령 비판"에서 가장 발전된 단계, 공산주의에서 분배는, '노동시간'이 기준이 되지 않고, "필요 needs"가 그 척도가 된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앙드레 고르 등 68운동 이후 기본소득 주창자들은, 포스트 포디즘 체제 하에서, 임금-노동자, 임노동-자본의 관계 틀로 더이상 설명이 되지 않는 탈-포드주의 사회를 염두해 두고 정치기획을 구상했습니다.
(* Fordism 은 서구 유럽 사회복지 국가 체제의 경제적 토대였습니다. 사회복지가 가능한 물적 토대는 바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였고, 국가 행정 서비스 체제 확보해서, 자본가와 노동자가 계급 투쟁 폭발로 가지 않고, 타협점을 찾게 했지 않습니까? 실업보험, 대학교육 무상, 육아 보조금, 보편적 연금제도 도입, 의료 공공화 등이 그 대표적인 예들이니까요)
그런데 1971년~1973년 오일쇼크와 브레튼우드 협정 체제 해체 이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도입과 맞물려, 포디즘은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앙드레 고르 Andre Gorz 같은 '기본소득' 주창자들은 '포스트-포디즘'의 생산양식의 특징, 노동자-자본가간의 권력 관계의 변천, 노동자 의식의 변화 등을 일본, 유럽, 미국 등 공장과 회사,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을 분석해 냅니다.
한국 기본소득 주창자들이 아직 미진하거나 제대로 연구를 못한 부분이 바로 한국 자본주의 변천사, 발전사와 기본소득을 제대로 설명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기본소득'과 그 계급 차별 타파 운동과의 연계성에 대해서 확신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 기본소득 주창자들은, 진보정당 (녹색당, 노동당, 정의당이건) 이론이나 실천을 굉장히 폭 넓은, 유연한 리그 정당을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 해당 지역 (군, 시, 구청, 전국 등)에 사는 주민들이 직접 그 혜택을 피부로 경험해야, 그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의미를 알 수 있는데, 말로만 '선전문구'처럼,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2002년 민주노동당' 슬로건에 해당하는 기본소득만 세미나 열고 계몽주의적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봅니다
이를 가능케하기 위해서는, 직접 행정업무를 통해서, 성남 이재명 시장처럼, 기본소득 개념을 실천할 의지를 가지고 집행을 할 필요가있고, 그에 대한 '정책적 평가'를 객관적으로 수행해야 합니다.
그냥 좋은 이야기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말입니다.
현재 한국 공장, 회사, 화이트 칼라 블루 칼라, 가정주부 등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프로그램을 우리가 만들지 못하면, 일자리 나누기, 청년실업 문제, 기본소득 등도 실천하기 힘들 것입니다.
(앙드레 고르, 책 제목이 노동을 다시 되찾아오다, 임금-기반 사회를 넘어서. Reclaiming Work-Beyond the Wage-Based Society )
[기본소득과 정당 관계]
전 정당에서는 1개 주제로 올인하면 안된다는 입장이고, 현재 행정부 모든 부서들의 주제들을 다 이제 책임져야하고, 그 많은 주제들을 감당할 사람들을 직접 만들고, 그게 타고 태어난 생이빨이 아니면, 틀니라도 끼워야 한다는 생각이며, 치과 의사들처럼 이빨이 닳거나 빠지면 '고쳐서 써야'한다는 태도입니다.
기본소득 개념들이 정치적으로 폭발력을 가지지 못한 이유는, 무슨 영화나 음악처럼 해석의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 정치적 시그널이 다양한 계급 계층에 전달이 되고 있지 못하다고 봅니다.
작년 기본소득 (2년마다 하는 국제행사임) 몬트리올 회의에 통역해주러 갔다가, 칼 폴라니(Karl Polanyi) 딸되시는 분이 "한국에 비정규직, 불안정 프레카리아트 노동자가 많냐고?" 물어보시던데, ... 그 분은 캐나다에서 사시는데, 캐나다 사람들은 연금을 대략 2~4개 정도 드는 것 같습니다.
기본소득 회의장 바깥에 커피 숍에서 점심 먹다가, 은퇴한 전기회사 직원 (70세 넘음)에게 물어보니까, 연금 부어놓은 거 총액이 한 달에 우리 돈으로 대략 350~400만원 넘는 같더군요. 아니러니하죠? 기본소득이 필요없을 정도였으니까요.
각 국가별로 도시별로 '연금제도', 그리고 각 년령별로 개인소득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보이더군요.
'서민에게 복지를, 부자에게 세금을 (재분배 re-distribution)' 그거, 분배도 아니고, 재분배 정치 구호 만든지 2002년 이후 13년 지났는데, 우리가 세금 정치학을 좌파적으로 잘 해석하고 실천했는지, 동네 정치 차원으로까지 가서 실천해야 합니다.
뭔가 우린 기본적인 케인지안 정책 교과서가 만들어놓은 주제들에 대한 좌파적인 대안도 만들지 못하고 있어서 마음이 바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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