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고민정 1) 코스피 5천. 마냥 기쁘지만 않다.상대적 박탈감 느끼는 국민있다. 노동의 가치가 폄훼되는 부분도 있다. 돈이 돈을 버는 게 훨씬 빠른데, 노동하고 싶지 않아,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다.
2) AI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인간이 땀 흘려 노동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인간이 로봇보다 나은 게 뭐나 있나? 힘, 속도, 수면, 모든 측면에서 인간보다 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영전에 바친 학교급식법,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일 것”
기자명강한님 기자 입력 2026.02.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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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훈 기자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염원하던 법적 이름과 노동기준을 얻게 됐다. ‘급식시설을 이용해 조리업무 등에 종사하는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을 학교급식종사자라 정의하고, 대통령령으로 학교급식종사자 1명당 적정 식수인원 기준을 정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면서다.
그림자 노동이 길었던 만큼 법안의 역사가 짧지 않다. 2016년 11월 20대 국회 당시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공무직원의 채용 및 처우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지 10여년 만에 학교급식 노동자들에 한정한 법안이 만들어졌다.
본회의에서 법안 제안설명을 맡은 고민정 민주당 의원(46·사진)은 첫 마디부터 모든 정당을 언급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고 의원은 “개정안은 진보당 의원님의 간절함으로 시작된 이후, 저를 비롯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교육위 의원들의 지난한 협상과 조율 등 많은 노력이 있었고, 마지막은 국민의힘 교육위 의원들의 공감 속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본회의 표결 결과는 재석의원 230명 중 찬성 229명, 기권 1명이었다. 초당적 공감대를 이뤘단 의미다. 고 의원을 지난 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그림자 노동자’들에게 이름 부여
학교급식실의 ‘근로기준법’ 될 개정안
-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 중에서도 폐암 판정을 받거나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자꾸 생겨났다. 하루라도 법안이 빨리 통과돼야 아픈 분들을 덜 만들겠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그래서 본회의 통과 당시 기쁨보다는 울컥한 마음이 더 컸다. 죄송했다. 그래서 ‘고인들의 영전에 이 법을 바치겠다’라는 말(법안 제안설명)을 했다.
나만 그랬던 것이 아니라 학교급식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전국에서 본회의 상황을 영상으로 보면서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그만큼 우리 사회 사각지대에 계신 분들이 많고, 국회가 훨씬 더 부지런하게 국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들을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개정안의 의미와 기대효과를 짚어달라.
“그림자 노동자들에게 이름을 부여한 것이 첫 번째다. 학교급식이 시작된 이래로 노동자들은 국가가 정해준 이름조차 없는 상태에서 노동했다. 또 하나는 적정 식수인원 기준을 만들게끔 한 거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쳤던 전태일 열사가 떠오른다. (학교급식종사자들에게는) 적정식수 인원이 근로기준법인 것 같다. 이제 기준을 만들어야 하니 모자라면 국가와 정부가 책임지고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고, 노동자들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
- 본회의장에 찾아온 학교급식 노동자들과는 어떤 대화를 했나.
“통상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넘어간 법안은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한다. 그런데 이 법은 10년 전에 유은혜 전 의원이 교육위 간사로 있었을 때 추진해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철회됐다. 그런 과거가 있다보니까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방망이가 두들겨져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는 말씀들을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많이 하셨다.
그분들이 저를 딱 보자마자 ‘의원님 수고했어요. 우리 드디어 해냈어요. 기뻐합시다’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광주에서 폐암 판정을 받은 분이 여기 올라오셨어요’라고 제일 먼저 얘기하더라. 만약 급식실 노동환경이 좋았더라면, 합리적인 노동자수가 급식실에 있었더라면 폐암은 발병하지 않았을 거다. 아픈 분이 생겨나지 않게끔 하는 게 이 법안의 목적이다. 말보다 그분의 존재 자체가 가장 크게 인상에 남았다.”
▲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이해당사자와 당 내부 ‘동시다발 설득’
법 시행 뒤 제대로 작동 않으면 ‘재개정’
- 어떻게 이 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정혜경 진보당 의원의 역할이 컸다. 정 의원은 (학교급식종사자) 당사자다. ‘이 법이 나에게는 너무 중요한데, 상임위가 교육위다. 좀 맡아주시면 안 되냐’는 말을 들었고, 검토해본 결과 ‘이건 가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문제제기는 시민사회단체에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지만, 실제로 법안이 손에 잡히려면 다수 의원들이 동의해줘야 한다. 민주당의 힘이 강력하게 작동될 수밖에 없다.
법안에 있는 각 직역 간 갈등도 있었고, 노조도 여러개가 있으니까 이해관계가 다 다르더라. 반대 목소리를 최소화하는 게 숙제였다. 또 하나는 국회 문턱을 넘어서려면 민주당 내 교육위 위원들과 법사위, 원내대표실을 설득해야 했다. 국민의힘을 설득하는 과정도 거쳤다. 교육청이나 교육부는 나중에 책임을 져야 하니까 부담스러워했다. 동시다발적으로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 설득 과정에서 ‘식재료 구매·세척·조리, 운반, 배식, 급식기구 세척 및 소독 과정에서 학교급식종사자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을 없애고, 학교급식 기본계획 수립 주기를 3년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 수정이 있었다.
“학교급식종사자들이 한두 개씩 양보하기 시작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끝까지 원안을 고수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 같다. 일단 (법안소위 통과라는) 첫 번째 파도를 먼저 넘어가자고 설득했다. 늘 누군가의 것을 뺏어오기만 한 사람은 뺏는 것에 익숙하다. 내어주는 것을 많이 했던 사람은 내어주는 것에 익숙하다. 법안을 다룰 때도 그런 게 그대로 반영된다. 그래서 국회라는 곳은 약자들에게 국회의원의 권위를 실어줘야 그나마 기계적인 균형이 맞춰지는 것 같다. 법을 시행해 본 다음에 현장에서 작동되지 않는 건 다시 개정해야 할 것 같다. 마지막까지 조금이라도 완성도 있는 법안을 만들어가겠다.”
법 시행까지 연구 등 물리적 시간 소요
‘당장’ 할 수 있는 환기설비 개선 힘쓸 것
- 법안 시행 시기가 오는 2027년 7월로 늦은데.
“비판받아야 할 대목이다. 빨리해야 한다고 설득을 했는데도 안 된 이유는 적정 식수인원을 정하려면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 단위에서는 연구를 설계하고, 실행해서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된다. 의원들이 욕심내서 시간 상관 안 하고 즉시 시행하는 쪽으로 법안 논의를 이끌면 반드시 현장에서 문제가 생긴다. 나는 안 될 것이 뻔한데도 희망고문을 하기 위해서 지르는 스타일이 아니다.”
- 법 시행까지 어떤 활동을 추가로 할 계획인가.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은 가이드라인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이 잘 작동되는지 체크를 해야 하는데, 다 안 하기도 하고, 체크를 해본 결과 문제가 있는 곳들도 있었다. 법이 시행되지 않아도 지금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거다. 현장에서 급식실 환기설비가 개선되고 있는지 조사하는 건 당장에도 할 수 있다.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학교에 2인 이상의 영양교사를 두도록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는데,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선도적으로 영양교사를 늘리겠다고 한다. 법안이 시행되지 않았지만 교육청들이 움직이고 있다. 좋은 나비 효과인 것 같다.”
정 교육감은 지난달 2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학생수 1천500명 이상의 과대 학교에 기간제 영양교사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뒤 자신의 SNS에 이 내용을 다시 언급하며 “영양교사 선생님들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해 급식 관리의 내실을 다지고 더 안전한 급식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교육청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혐오집회 금지 등 ‘민주주의 보호’ 입법 과제
코스피 5천·인공지능 시대 … ‘노동 가치’ 지켜야
- 22대 국회 전반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소개한다면.
“12·3 계엄 뒤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혐오 시위와 현수막을 금지하게끔 하고,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을 시키게끔 하는 법안들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보호하는 것은 계엄이 우리 사회에게 던진 숙제기 때문에 법·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 분야에서는 사람과 로봇의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막을 수만은 없다. 로봇과의 전쟁에서 사람이 이기려면 사람 안에서의 분열이 없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놓는 것이 우리가 대비할 수 있는 첫 번째 숙제라고 생각한다. 급식실에도 로봇이 들어온다. 주로 폐암이 발생하는 영역에서부터 들어오기 시작할 거다. 어떻게 활용할지, 학교급식종사자들의 처우와 영양교사의 역할을 어떻게 만들지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최근 ‘코스피 5천’이 매일 뉴스에 나온다. 참 반가워할 일이지만,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에게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우려한다. 그리고 노동의 가치가 폄훼되는 것 같은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돈이 돈을 버는 게 훨씬 빠른데, 노동하고 싶지 않아’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점점 형성되는 것 같다.
지금은 많은 노동자가 현존하고, 노동의 가치가 폄훼되는 것이 용납되지 않은 사회라 버티고 있다. 노동의 가치를 인간 스스로가 저버리면 로봇과의 전쟁에서 무너지게 된다. 인간이 로봇보다 나은 게 뭐가 있나? 힘이 더 센가, 속도가 빠른가? 밤에 잠도 안 자고 일할 수 있는 게 로봇이다. 인간이 땀 흘려서 노동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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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민주당 의원] “영전에 바친 학교급식법,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일 것” - 매일노동뉴스
학교급식 노동자들이 염원하던 법적 이름과 노동기준을 얻게 됐다. ‘급식시설을 이용해 조리업무 등에 종사하는 조리사, 조리실무사 등’을 학교급식종사자라 정의하고, 대통령령으로 학교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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