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용 - 일본 관련 글, 길윤형 한겨레 기자. 페이스북
길윤형. oct 9 . 일리 있고 좋은 사설이라고 보는데
나는 큰 기대를 안 하는 편이다. 한 두 번은 참겠지만, 결국 야스쿠니에 갈 것이다. 정치가는 핵심 지지층이 원하는 대로 결국은 움직이게 되어 있다. 다카이치를 끌어 올린 것은 일본인들 자신이다. 1차 투표에서 당원들의 몰표를 받았고, 그것으로 승부가 났다. 2025년 일본은 의심의 여지 없이 극우화되었다.
극우화의 원인은 '경제', 직접적인 원인은 물가 급등이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수입도 늘지 않았지만, 물가도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실질 소득이 늘지 않았을 뿐 눈에 띄게 줄지도 않았던 것. 원래 잘 사는 나라였으니 이렇게 오래 버틴 것이다.
이 공식이 이미 깨졌다. 작년부터 물가가 크게 오르니 실질 소득이 크게 줄었다. 올들어서는 4% 넘게 오른 달도 있다. 그러자 일본인들의 삶이 많이 피폐해졌다. 그러자 민심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타자에 대한 배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2010년대 초중반 재특회 등의 움직임엔 다분 이데올로기적 영향이 있었다고 본다면, 이번 움직임은 그야말로 경제적 원인이 아닌가 한다.
그만큼 더 뿌리 깊진 않더라도 광범위하다. 그리고 이것이 결국 국가의 침로를 결정할 것이다. 그게 일본에서 부는 '우파 포퓰리즘'(참정당, 국민민주당, 좌파 포퓰리즘도 있다. '레와 신센구미')의 정체라고 본다. 자연스레 외국인 배제 등의 얘기가 나오고, '강한 일본'을 외치는 목소리가 힘을 받게 된다. 그 해답이 이시바 시게루나 고이즈미 신지로가 아닌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일본인들이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한-일이 대등한 관계가 되었다고는 하나, 경제 규모 등으로 볼 때 아직 주니어 파트너이다. 관계가 우리 마음이나 희망대로 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가 원하는 이 혼란한 시대에 한-일이 서로 믿고 의지하는 허심탄회한 전면적 협력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도구적이고 선택적 협력을 말할 것이다. 이 구분을 잘 해야 한다.
1. 역사 부분에서 '성의 있는 호응'은 이제 물 건너 갔다.
2. 대북 정책이나 군사 분야 협력을 강력하게 요구할텐데 상당 부분 따라 가기 곤란할 것이다.
3. 관세 부분 공동 대응은 지금 보듯, 우리 만의 허망한 희망사항이었다. 일본은 한국 진보 정부의 희망과 달리 한-일이 협력해 미국한테 할 말도 좀 하는 형태의 협력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점을 정부도 인식해야 한다.
((그래도 기시다 총리나 이시바 총리나 기본적으로 리버럴이고, 한국에 대해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고 본다. 이 사람에겐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없다)
4. 이따금 우리 귀를 간지럽히는 잡음들이 많이 들려올 것이고
5. 북-미나 남북에서 일정 정도 진전이 있으면 견제가 들어올 것이다. 그라고 말하겠지! 납치, 납치, 납치!!!
6. 결국 뭐. 우리도 참을 것은 좀 참고, 어지간한 잡음이면 인내도 하면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나도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수준에서 협력이 심화되진 어렵지 않나 싶다. 하튼 일본은 일생에 큰 도움은 안 된다.
추가=7. 얼마 전에 이시바 총리가 왔을 때 서명하고 간, 고령화 등 사회 문제에 대한 공동연구+공동대처는... 못할 말로 협력하면 좋고, 아니면 마는 문제들이다. 서로 사례를 보고 도움이야 되겠지만, 뭐 그렇게 피차 절실한 것들도 어니다.
다카이치, 이달 야스쿠니 참배 보류 가닥”… 트럼프 방일 고려한듯
동아일보
입력 2025-10-09 01:402025년 10월 9일 01시 40분
안규영 기자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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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다카이치 시대]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강경보수 사관
한미일 협력 위험요소… 美도 반발
연정 파트너 공명당도 참배 반대해
“한일협력 위해 외교 일관성 필요”
전임 이시바에 고개 숙인 다카이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15일경 국회에서 총리에 지명돼 새 정권이 출범하게 되면 향후 한일, 한미일 협력에도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강경 보수 성향인 그가 총리에 오른 뒤에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독도 영유권을 강조해 왔던 기존 입장을 이어갈 경우 ‘다카이치 역사관’이 한일, 한미일 협력에 있어 큰 부담 또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강한 일본’을 재건하겠다며 기자회견과 토론회에서 “저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3일 중국의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북-중-러 정상이 밀착한 것과는 반대로 한미일 간에는 불협화음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다카이치 “야스쿠니, 평화의 신사… 외교문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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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총재는 4일 총재 선거 승리 뒤 기자회견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신사는 전몰자 위령 중심의 시설로 평화의 신사”라며 “반드시 외교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총리 취임 후 참배 여부에 대해선 “어떻게 위령할 것인지, 평화를 기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적시에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야스쿠니 신사에 꾸준히 참배해 왔던 그가 총리 재임 시에도 참배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그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시마네현이 개최하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에 기존의 차관급이 아닌 장관급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퇴임 전 종전 80주년 개인 메시지를 내는 것과 관련해선 “필요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한국과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의 반발도 불러올 수 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3년 현직 총리 마지막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때 미국은 “이웃 국가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실망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17∼19일 열리는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대예제에 다카이치 총재의 참가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 언론들은 다카이치 총재 측이 일단 보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8일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일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카이치의 역사관’은 연립 정권 구성의 장애 요소로도 부각되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은 1999년 10월부터 연정을 해왔는데 다카이치 총재의 당선 후 공명당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斉藤鐵夫) 대표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일인 4일 다카이치 총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비자금 스캔들 대응, 과도한 외국인 배척 등 3가지 문제점을 지목한 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연립 정권은 없다”고 했다. 통상 자민당-공명당은 총재 선거 당일에 연립 의사를 재확인해 왔지만 아직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연정 결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재 측은 제3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비공개 당수 회담을 열며 연정 가능성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다카이치호가 아직 여소야대 해결책을 찾지 못한 가운데 당초 15일로 예상되던 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가 17일로 연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韓 ‘실용 외교’로 외교 연속성… 日에도 요구해야”
‘다카이치 역사관’이 한일, 한미일 관계의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한국이 외교의 일관성을 일본에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명예교수는 동아일보에 “정치인 개인의 역사관과 국정 책임자로서 외교 방향은 다를 수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대일 인식에 우려가 많았지만 취임 후 ‘실용 외교’를 보여준 것이 그 한 예”라고 했다. 이어 “한국이 ‘실용 외교’를 통해 대일 외교의 일관성을 보여준 것처럼, 한국도 일본에 외교 일관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 교수는 “엄중한 국제 안보 상황 속에서 한일 협력은 누가 지도자가 되든 상수가 된 상황”이라며 “역사 갈등이 한일 관계, 안보 협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세심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도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외교 안보에선 중도 성향의 이시바 정권의 전략을 일정 부분 계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사나 영토 문제 등 ‘마이너스’ 요소와 한미일 협력 등 ‘플러스’ 요소가 긴장감을 이루며 한일 관계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길윤형 기자. oct 6 페이스북
미-일 관세 합의 정체는 뭘까!?
문제의 아카자와 대신 인터뷰를 꼼꼼하게 들어보았다./ 10월1일 외국인특파원협회
음... 열심히 들었는데 솔직히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사람들도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은 언급을 안 하거나 감추려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핵심 쟁점에 대해선 깊이 안 들어가면서, 문제 없다는 식으로 빠져나갔다. 그래서... 정확히 일본 내의 생각을 알 순 없었다.
결국, 5500억달러든, 3500억달러든, 이것은 투자다. 올바른 사업에 투자가 되어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워낙 큰 돈이다 보니 돈을 내는 우리 의견도 반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망해도 억울하지나 않지. 그런데 그 콘트롤을 다 트럼프와 미국이 한다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핵심 쟁점.
1. 문제의 출자, 융자, 융자 보증. 이 가운데 출자는 1~2% 밖에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던데 대한 해명
=이는 과거의 예가 그랬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는 일본 설명과 달리 출자, 융자, 융자 보증을 구분하지 않고 정해진 기일에 돈이 꼽히면 그만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용범 실장은 지난 7월31일 브리핑에서 출자는 5%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이 저렇게 설명하고 있으니, 우리가 말한 5% 역시 큰 의미가 없어지게 됐다.
우리 정부나 국민들이 미국이 원하는 것은 결국 '출자' 아니냐고 이해하고 있는데 견줘. 아카자와는 미국은 '융자'(대출)를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것을 일본의 수출입은행 같은 기관이 융자를 한다는 식으로 앞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엉뚱한데 투자를 해 실패할 리스크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1~2% 설명은 철회한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이해했다. 만약 투자가 실패하면 그 책임을 누가 지냐면, 결국 일본 정부가 져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뭔 말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2. 미국과 일본이 하는 말이 다르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 일본 내에서도 가령 노무라 증권의 기우치 다카히데 같은 분은 이 합의가 불공평하고, 미-일 간의 설명이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아카자와는 미-일의 견해가 다른 지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MOU를 만들었다고. 다소 궤변이 아닌가 생각했다.
3. 5500억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환율 교란이 일어날 리스크에 대해선?
=없도록 조정하겠다고 설명. 외국환율기금특별회계(外国為替資金特別会計/外為特会)를 활용한다고. 여기에 있는 달러 자산을 투자하는 것으로 달러가 달러로 투자되니 외환시장에 영향은 없다고. 영향이 없게 하는 최대치가 5500억달러였다고 말했다. 아. 나야 뭐 이 분야에는 전문가가 아니니. 일본 현직 관료가 그렇게 설명하니 그렇게 이해할 뿐이다. 일본은 대단한 나라로구나 재삼 느꼈다. 이것이 축척의 힘인가!?
4. 트럼프가 선불금이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당황도 했는데(面食らった面もあろます)라는 표현을 씀. 그러나 미-일의 합의 내용은 9월4일 각서에 써 있고, 미-일의 설명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5. 이렇게 해서 미국의 경제안보에 대한 사업에 일본이 투자를 해서 그게 결국 일본의 이익, 미-일이 윈원이 가능한 결과가 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6. 마지막으로 외교교섭을 하면 일본이 졌다. 망했다라는 평이 나오게 마련이라고. 그렇지 않다고 보고, 이게 일본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 일본 내부의 여러 비판에 마음이 상하기도 한 것처럼 보였다.
결론=일본은 부자다. 5500억달러 정도 미국에 투자해 (일부 손해도 나겠지만) 미-일 동맹을 강화해서 어떻게든 일본 산업을 살려내는 게 자국의 국익이라 확신하는 듯. 경제 규모가 훨씬 작은 우리와 입장이 크게 달라 보였다. 엔화는 준 기축통화이고 외국환율기금특별회계라는 게 규모가 그렇기 큰가. 일본은 미국에 대해 1조 달러 넘는 자산을 가진 순 채권국이기도 하다.
우리가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질 것 같은데... 안 따라가자니 앞으로 어쩔 것인가. 미국은 어쨌든 대단한 나라고, 첨단 산업 분야에선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 답 안 나온다. 향후 우리 경제가 어떻게 나아가게 될지. 대단한 갈림길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본다면, 3500억 가운데 1500억은 처음 정부가 말한대로 마스가로 따로 떼어내 우리가 통제권을 갖고, 2000억달러 정도를 트럼프 앞에 개고기로 던져주며 한-미 협력의 길을 가면서 여러 리스크를 없애는 게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역시 부담스런 길이다. 조현 장관이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비슷한 얘길했다.
지금 싫다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면... 하. 앞으로 닥치는 그 모든 리스크를 어떻게 혼자 견딘다는 말이냐. 정말 좆같은 상황이다. 일본 이렇게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그런 것을 느꼈다.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일본 하는대로 따라가면, 이번처럼 어느 시점에 세게 현타온다. 나라가 정말 망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 말하는 미-일 간 이면합의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체 동영상은 댓글에)
3. 한일 관계. 컬럼.
길윤형. 한겨레
한-일 관계, 균형 잡기의 어려움 [아침햇발]
길윤형기자
수정 2025-08-28 19:26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길윤형 | 논설위원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분명히 못 박아 두고 시작하려 한다. 23~24일 일본을 들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5일 첫 정상회담에 임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계획은 ‘신의 한 수’였다고 평가한다. 이 방문을 통해 이 대통령은 ‘반일·반미주의자’라는 미국 보수들의 선입견을 깨뜨릴 수 있었고, 한국의 새 정부를 불안한 눈으로 바라보던 일본인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데 성공했다. 그럼에도, 작심하고, 굳이 이 글을 남긴다. 17년 만에 나왔다는 한-일 정상회담 결과 ‘공동언론발표문’은 다소 얄궂게 말해 ‘순한 맛 윤석열’스러운 문서였다는 말이 나온대도 이상하지 않다.
전임 대통령 윤석열의 대일 정책은 “역사는 잊고, 대북·대중 견제를 위해 적극 안보 협력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이 ‘비릿한’ 전략적 결단 아래 2023년 3월6일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한 일방적 양보안인 ‘제3자 변제안’을 내놓았고, 그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한·미·일 3각 ‘군사 협력’의 첫발을 떼게 된다. 이듬해인 2024년엔 3각 군사 협력의 ‘제도화’가 시작됐다. 그 결과물이 그해 6월 말 처음 실시된 3개국의 연례 연합훈련인 ‘프리덤 에지’, 그리고 세 나라 국방장관이 7월28일에 서명한 ‘한·미·일 3자 안보협력 프레임워크’라는 문서였다. 신원식 당시 국방장관은 세 나라의 안보 협력을 “불가역적으로 후퇴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한·일 정상이 23일 발표한 문서는 ‘역사는 그만두고 대북 압박을 하자’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두 정상은 이 발표문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돼온 한-일 관계의 기반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일본이 이 표현을 처음 꺼내 든 것은 한국인 원고들이 당한 강제동원이라는 불법·비인도적인 피해에 대해 일본 피고 기업들이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 판결이 나온 당일이었다. 일본은 2018년 10월30일치 ‘외무대신 담화’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구축돼온 일-한의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본은 1965년 청구권 협정을 통해 양국 간 ‘모든’(!)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지만, 우린 대법이 판단한 대로 위안부나 강제동원 같은 ‘불법·비인도적 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청구권은 남아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 ‘기반’ 운운하는 표현은 이후 일본이 한국의 대법 판결을 공격할 때 꺼내드는 ‘관용 어구’로 자리잡게 된다.
이 말이 극적으로 재등장한 것은 2022년 3월11일 윤석열(당선자 시절)과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첫 전화 통화 때였다. 기시다 총리는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구축돼온 일-한의 우호협력 관계의 법적 기반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으니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해 9월21일 두 정상의 만남을 전하는 일본 외무성 문서에 극히 ‘묘한’ 표현이 등장한다. 즉, 두 정상이 이 “기반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힌 것이다.(한국 발표문엔 관련 표현을 찾을 수 없다.)
이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윤 대통령은 이듬해 3월 대법 판결의 취지를 거스르는 3자 변제안을 내놓게 된다. 이에 더해 이 대통령까지 이 말을 받아줬으니, 대법 판결의 불법·부당성을 집요하게 공격해온 일본의 주장에 말려든 꼴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안보다.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충실히 이행”되도록 한다고 적었다. 일본은 이 말을 한·일이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안이한 대북 접근을 막고,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대가’를 지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게 뻔하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북핵 ‘3단계 해법’이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론과 양립하기 힘들다.
일본과 관계 개선은 좋은 일이고, 양국 간 허심탄회한 소통 역시 꼭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의 진보와 일본의 역사관·전략관은 분명 다르며, 그렇기 때문에 치밀한 힘 조절과 균형 잡기가 절실하다. 일본의 페이스에 말려드는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순한 맛 윤석열로 변질할 수 있다. 이후 “더 나은 성과를 만들겠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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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 균형 잡기의 어려움 [아침햇발]
길윤형 |논설위원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분명히 못 박아 두고 시작하려 한다. 23~24일 일본을 들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5일 첫 정상회담에 임한다는 이재명 정부의 계획은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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