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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비교/노동

미국 3대 자동차 노조 파업. 포드,GM, 스텔란티스

by 원시 2023. 9. 24.

 

언론보도.

 

https://bit.ly/3RywNxr

 

미국, 사상 첫 빅3 연대파업...우리에게도 여파가?

✏️ 뉴스쉽 네 줄 요약 · 전미자동차노조(UAW, United Auto Workers)가 미국 자동차 빅3인 포드, GM,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의 모기업)를 상대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 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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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첫 빅3 연대파업...우리에게도 여파가?
작성 2023.09.22 20:00

 


이현식

다음중 노조의 파업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 3대 메이저가 아닌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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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GM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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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4) 폭스바겐. 스텔란티스는 크라이슬러의 모회사로, 미국과 유럽의 여러 자동차들이 합병해 탄생한 거대기업이다. 스텔란티스도 포드,GM과 함께 미국 '빅 3(Big Three)'의 일원이다.

 

 



✏️ 뉴스쉽 네 줄 요약

· 전미자동차노조(UAW, United Auto Workers)가 미국 자동차 빅3인 포드, GM,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의 모기업)를 상대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사상 초유의 일이다.

· 미국은 올해 파업과 노조 결성이 급증했다. 여러 가지 요인이 맞아떨어졌다.

·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요구에 명분이 있느냐와는 별개로, 경우에 따라서는 일자리의 감소로 귀결될 수 있다. 일부 업종에선 노동자들이 전선을 잘못 그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나비효과 : 미국 금리 인하가 더 늦어질 수 있고, 가뜩이나 인기 없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포드,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회사를 합쳐 빅 3(Big Three)라고 한다. 미국 자동차의 명성이 전 같지 않지만, 자동차 산업의 역사와 세계 1위 경제대국의 중산층 형성에 있어 거대한 역할을 했던 기업들이다. 지금도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들의 본산인 미국 중부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제조업 지대였지만 1980년대 이후 예전만큼 번영하지 못해, 사회-정치적 불만의 화약고가 되기도 한 지역이다.

그런 곳에서 지난 15일부터 자동차 빅3 연대파업이 시작됐다. 빅3 세 회사가 동시에 파업에 휩쓸린 건 사상 최초다. 파업을 주도하는 세력은 UAW (United Auto Workers). ‘전미자동차노조’로 번역되는데, 자동차가 주축이긴 하지만 공공-농업-교육-의료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우리나라의 민주노총을 생각하면 되겠다. 

 


포드 미시간공장 노조원들이 파업행진에 나서고 있다. / 출처 : 게티이미지-AFP-연합



UAW 출범 88년 만에 처음 시도되는 이번 동시파업은 일단 3사의 주요 공장 각 1곳씩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시간주 웨인에 위치한 포드 브롱코 조립공장과 오하이오주 털리도에 있는 스텔란티스 지프차 조립공장, 미주리주 웬츠빌의 GM 픽업트럭 조립공장 등이다. 3사의 공장 중 가장 잘 팔리고 수익성 높은 모델을 만드는 곳들이다. 빅3의 전체 노조원 14만 6천 명 중 일단 9%가량인 1만 2천6백 명 정도가 1단계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은 무노동 무임금이 철저하므로 파업기간 중 UAW(전미자동차노조)는 노조원들에게 주당 5백 달러 가량의 생계비를 준다. 대부분의 노조원들이 평소 받던 월급보다 적은 액수지만, 몇만 명 단위가 되면 거액이 된다. UAW의 파업기금 총액이 8억 2천5백만 달러에 이른다고 하지만, 전 조합원이 장기간 파업을 벌이기엔 부담스럽다. 그래서 조합 입장에선 사측이 가장 아파할 곳들을 선별해 타격한 것이다. 요구를 받아주지 않으면 파업을 더욱 확대할 거라는 압박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급망과 판매망은 결국 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므로 미국 자동차 3사와 그 협력업체 및 딜러들이 느끼는 고통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빅3에 납품하는 미국 부품업체들의 매출을 380억 달러(약 50조 5천억 원)로 추산했다.

 

 



노조는 무엇을 요구하는가 - 40% 급여인상과 주4일제?

몇 가지 차원의 요구가 겹쳐있다. 과거에 회사의 파산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이 희생한 몫을 보상해 달라, 회사의 이익이 늘었으니 경영진만큼 노동자들도 보상을 해 달라,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여달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요구들을 요약하면 이렇다. 


4년간 40% 임금인상 요구는 빅3 CEO들이 받아간 보상(대부분 주식 관련)이 4년간 그만큼 늘었으니 같은 수준으로 인상률을 맞춰달라는 것이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회사가 그동안 돈을 많이 벌었으면서도 노동자에게는 제 몫을 나눠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빅3는 합쳐서 올해 상반기에 2백10억 달러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산되고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거둔 이익은 2천5백억 달러에 이르는데, 지난 4년간 노동자 임금은 겨우 6% 올려줬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의 이익은 사상 최고 수준이고 CEO들의 보상도 그만큼 늘었는데 노동자의 몫은 부당하게 적다는 주장은 미국의 상당수 주류 경제학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데이터로도 나타난다. 다음의 그래프들이 우상향 또는 우하향 하는 방향만 대략 봐도 그렇다.





UAW의 나머지 요구사항들을 이해하려면 시간을 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이번 빅3 연대파업은 가깝게는 2007년, 멀게는 1970년대부터 누적된 문제가 터진 것이다.

1960년대에는 빅3가 미국에서 팔리는 자동차 10대 중 9대를 생산했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산업 전체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위세가 대단했고, 1970년 큰 승리를 쟁취했다. 고등학교만 나와서 공장에서 일해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의료비 걱정 없이 병원 다니고, 호숫가에 오두막 지어 보트 타는 생활이 가능해졌다. 미국의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1980년대 들어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차가 상륙했다.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으로 일본차가 시장을 잠식해 가는데, 미국 빅3는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심지어 퇴직자 복지까지 부담해야 했다. 노조가 받아갈 돈을 깎을 순 없으니 제품 생산에 투자할 돈을 줄였다. 그러니 차는 더욱 나빠지고 판매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몇몇 공장들을 닫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노조는 회사를 압박해 ‘일자리 은행(Jobs Bank)’을 쟁취했다. 물건이 안 팔려 닫은 공장에서 일하던 노조원들을 ‘저축’한다는 것인데, 출근부에 도장만 찍으면 하루종일 놀아도 월급을 거의 그대로 주다가 나중에 생산량이 늘면 다시 라인으로 복귀해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산량이 느는’ 상황은 오지 않았다. 2000년대 중반에는 포드가 1년에 120억 달러의 적자를 내기도 할 정도로 빅3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다.
2006년의 지프 랭글러 생산라인, 오하이오 톨레도. / 출처 : 게티이미지

세계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협상에선 노조(UAW)도 뭔가 희생을 감수해야 함을 인정했다. 이때 급여 차등(Tier)제가 생겼다. 기존 직원은 시급이 28~33달러였는데, 새로 들어오는 직원은 시간당 15달러로 거의 반값이 됐다. 노조는 임시직 확대, 퇴직자 의료비 지원 및 ‘일자리 은행(Jobs bank)’ 폐지에도 동의했다. 포드는 어렵사리 파산을 면했지만 GM과 크라이슬러는 결국 파산했고, 빅3는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 이후에야 간신히 회생할 수 있었다. 

다소 무리해 보이는 노조의 요구는 상당 부분, “2007년 이전의 보상 수준을 회복해 달라”는 성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사측 입장은? - "역사적 제안 내놨는데..."

‘일자리은행’과 의료비 지원 같은 퇴직자에 대한 보상 확대, 주4일제 (40시간치 받고 32시간 일하기) 등은 ‘너무 나갔다’는 반응이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노사협상에서 UAW도 이런 부분은 일단 뒤로 돌리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급여 인상과 관련해 빅3 사측은 20%선을 제시했다. 노조가 요구한 40%의 절반 수준이지만 이제까지 사측이 제시한 인상안으로서는 유례없는 수준이라는 게 경영진들의 반응이다. CEO가 받는 보상은 주가 상승에 연동되는 것이지만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인상분은 현금 지출이라는 하소연도 한다. 

현재 빅3 사측의 얼굴로서 매체에 등장하는 GM의 CEO 메리 바라(Mary Barra)는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미국 뒤흔든 '파업의 여름'... 확산되는 쟁의

이러한 양상의 갈등은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부문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올해 미국은 ‘파업의 여름’을 보냈다는 표현도 매체에 많이 등장했다. 5월 초 시작돼 아직도 계속 중인 할리우드 방송대본 작가들의 파업이 대표적이고, 미국 최대 배송서비스인 UPS의 택배기사들도 올여름 파업을 했다. 2021년부터 물류센터나 지점별로 노조 결성에 나선 아마존과 스타벅스 노동자들의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애플에서도 각 애플스토어별 노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아마존과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제프 베조스의 뉴욕 집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붉은 눈의 거대한 쥐는 악덕고용주를 상징한다. 2022년 9월. / 출처 : 게티이미지

왜 올여름일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소비경제가 본격 회복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일하는 사람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그나마 경제가 돌아가게 만든 노동자들은 곱절로 힘이 들었다. 특히 스타벅스 등에서는 ‘인원 보충’이 노조설립 시 가장 강력한 요구사항 중 하나였다. UPS 택배기사들의 요구사항 중에는 ‘트럭에 에어컨을 달아달라’는 것이 있었다. 이들의 파업으로 UPS는 ‘사상 처음으로’ 자사 배송트럭에 에어컨을 달기로 했다. 그동안 노동자들이 힘든 일에 비해 최소한의 인간적 품위도 인정받지 못했던 부분이 있다.

 


UPS 배달 기사, 지난 7월 뉴욕. / 출처 : 게티이미지

코넬대학의 산업-노동관계 연구진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선 230회 이상의 파업이 발생해 32만 명의 노동자가 참여했다. 이는 116회 파업에 2만 7천 명이 참여한 2021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알렉스 코빈 교수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1.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도부가 보다 강경한 투쟁을 선도
2. 새로운 세대의 노동자들이 보다 나은 근로여건과 보상을 요구
3. 낮은 실업률. 실직하더라도 생계를 이을 다른 기회가 전보다 많음.


‘계급투쟁’ 불 붙이는 강력한 지도자의 등장: 숀 페인

앞서 이번 빅3 동시파업을 주도하는 전미자동차노조(UAW)를, 자동차를 넘어선 ‘민주노총’같은 조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계사에 보면 오합지졸 상태인 부족민들을 반란세력으로 규합해서 제국에 맞서는 장수가 등장하곤 하는데, UAW를 이끄는 숀 페인(Shawn Fain)을 보면 그런 느낌이 든다. 

 


파업집회를 주도하는 숀 페인 UAW 위원장. 지난 15일. / 출처 : AP

미국의 노동운동계는 한때 강대한 세력을 자랑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퇴조하면서 ‘고인물’들의 잔치가 되며 타락했다. 주요 간부 자리는 집행부가 알음알음으로 앉혔다. UAW의 전임 위원장 2명 등 10여 명의 전 집행부가 부패 등의 혐의로 감옥에 갔다. 

숀 페인은 이런 공백 속에서 처음 치러진 전체 조합원 직접선거를 통해 올해 초 UAW(전미자동차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크라이슬러 공장의 전기공 출신인 그는 1994년 UAW에 평조합원으로 가입했고, 뼛속까지 노동자임을 자랑으로 삼는 인물이다. 그의 할아버지도 UAW 창립회원이었다고 한다. 숀 페인은 지금도 할아버지의 급여명세표 한 장을 지갑에 지니고 다닌다. ‘나는 노동귀족이 아니라, 평범한 노동자의 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라고 한다. 

인상은 순한 학교선생님같이 생겼지만, 그의 연설을 들어보면 피를 끓게 하는 선동가의 기질이 느껴진다. 그동안 미국의 노조는 노동자들의 냉소의 대상이 되었고, 노조에 가입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남부의 주들에선 조직을 확대하는 데 실패하면서 세력이 쪼그라들고 있었다. 그런데 숀 페인이 분위기를 바꿨다. 그의 연설에선 ‘소수의 억만장자들과 나머지 모두의 계급투쟁’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장에선 “왜 대규모 전면 파업에 나서서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느냐” “이번 투쟁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계급으로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한 것” 등의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이런 투쟁 에너지는 숀 페인에게 힘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선에서 협상을 타결하고 투쟁을 정리해야 하는데, 투쟁 열기에 들뜬 노조원들이 노사합의안이 불만족스럽다며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협하는 진짜 적은 누구인가

이번 연대파업의 결론이 어떻게 날 지는 변수가 많아서 현시점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노조가 거대한 승리를 쟁취하던 1960년대 말과 달리 지금의 미국 자동차 빅3는 전혀 업계의 강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한국 독일 일본 등의 자동차 회사들이 노조 없는 남부 주에서 보다 경쟁력 있는 자동차를 생산한 지 오래다. 빅3의 경영진은 어떻게 하면 노조에 장악된 중부를 떠나 다른 곳에서 생산을 늘릴지 혈안이 돼 있다. 아예 미국을 떠나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을 크게 늘렸다.

게다가, 자동차 산업 전체가 전기차 중심으로 시대적 전환을 겪는 중이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를 위해 생존을 건 모험과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시장을 선도하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누구도 이 대전환 끝에 자신의 순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UAW는 단기적인 투쟁에서 짭짤한 보상을 얻어낼 수 있겠지만, 빅3의 기업 경쟁력이 장기적으로 약화된다면 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일자리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할리우드 방송작가와 배우들의 파업행진, 지난 6일. / 출처 : 로이터, 연합

비슷한 구조의 딜레마가 보다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 할리우드 대본 작가들이 벌이고 있는 파업이다. 이들은 재방송료를 올려달라, AI를 쓰지 말라 등의 요구사항을 내걸고 5월 초부터 방송물 제작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디즈니 등 제작사와 유료방송 채널운영사 등 방송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이들의 파업은 생각만큼 효과가 없다. 미국 시청자들은 이미 넷플릭스 등 OTT와 틱톡, 유튜브 등 다른 시청 옵션이 많아서 별다른 불편을 못 느끼기 때문이다. 

테크와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종횡무진으로 비평하는 뉴욕대학교 교수 스콧 갤러웨이는 한 팟캐스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방송작가들과 방송제작사, 케이블회사들은 함께 공멸하는 중이고 그들의 적은 OTT와 AI에 의한 제작을 가능하게 만드는 빅테크인데, 작가들이 전선을 잘못 그었다는 것이다. 


나비효과 어디까지? (1) 한국 주가하락, 환율 급등?

파업으로 신차 출하가 지연되면서 미국내 중고차 가격까지 오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파업이 4~6주 정도 지속되면 어떤 브랜드의 소비자든 더 높은 가격을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내 자동차 가격은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 당시 정점보다 약 4% 낮은데, 파업으로 다시 이 가격대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업으로 인한 임금 인상도 연쇄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이다. 파업으로 급여가 오른 직장은 구직자들을 끌어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한다. 다른 고용주들은 가뜩이나 귀한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면 급여를 올려줘야 한다. 이런 연쇄효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하게 되고, 연준의 금리 동결 및 인하 시기를 늦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그런 이유로 타격을 받은 국내 자산가격과 원-달러 환율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비효과 어디까지? (2) 트럼프 재선가도에 도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도무지 인기가 오르지 않아 고민이 많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과제도 나름대로는 차근차근 해결해가고 있지만, ‘지금 경제가 괜찮다=그러니까 바이든을 찍어야지’라는 유권자 심리는 발동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파업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기업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냈으니 노조(UAW)에 대해서도 기록적인 계약을 통해 공유되어야 한다.”

“노동자들은 그들이 창출에 기여한 기업이익에서 정당한 몫을 분배받아 마땅하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필라델피아의 한 조선소를 찾아 노조활동을 응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 출처 : AP

바이든 대통령은 친노조가 자신의 성향이자 소신인 사람이니 당연한 발언이긴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숀 페인 위원장의 UAW는 차기 대선에서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말 노동자들의 편인지, 아니면 사실은 부자와 기업들의 편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친화적 정책이 기존 자동차노조원들의 일자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속내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런 여러 사정을 감안해 노조 편을 들어주는 발언을 했지만, 바이든 입장에선 노사합의가 빨리 타결되는 것이 최선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중부 자동차공업지대의 경제는 망가질 것이고, 그 여파는 전국에 미칠 것이다. 판테온 거시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 이안 셰퍼드슨은 UAW의 파업이 빅3의 25개 공장과 조합원 14만 6천 명 전체로 확대되면 이번 분기 국내총생산(GDP)에 1.7% 포인트 정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도진보 성향인 뉴욕타임스에도 차기 대선을 걱정하는 전 오바마 참모의 칼럼이 실렸다. 


미시간 주 등 중부 자동차공업지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이 지역 노동계급 백인들의 좌절과 분노가 깊어지면서 사회적-정치적 불만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부자와 기업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경제정책을 쓰는 정치인이지만, 동시에 노동대중의 분노에 불을 붙여 자신의 에너지로 쓰는 재주가 뛰어난 선동가다. 그는 이달 말 공화당 2차 대선후보토론회도 불참하고 미시간 지역의 자동차 파업 노동자들을 만나러 다닐 계획을 짜고 있다.

바이든은 파업으로 뒤집힌 중부 산업지대를 트럼프가 휘젓고 다니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의 재선가능성이 높아지는 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일이다. 미국의 불확실성 증가는 우리나라에도 좋을 게 없는 일이다.

 



디자인 : 박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