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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위기의 HDC그룹] 정몽규 회장, 잇단 사망사고에도 '셀프 급여+상여' 인상

by 원시 2022. 5. 27.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자료.

 

 

 

 

위기의 HDC그룹] 정몽규 회장, 잇단 사망사고에도 '셀프 급여+상여' 인상
김서온 기자 입력 2022.05.27 06:00 

 

 


배당금·퇴직금 반납 목소리 속 수령액 예상보다 줄어들 수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잇단 대형 참사를 낸 정몽규 HDC 회장이 지난해 6월 학동 붕괴 사고 이후 '셀프 상여와 급여인상'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으로 유병규·하원기 대표를 임기 6개월 만에 교체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정 회장은 연이은 사고 이후에도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사로부터 급여와 상여를 더 받아낸 것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급여 12억1천800만원과 상여 3억4천400만원을 받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학동 참사 이후에도 지난 2020년 수령한 상여금 2억6천400만원보다 더 많은 상여금(3억4천400만원)을 받아갔다.

회사는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직급(회장), 업무의 성격, 업무 수행결과 등을 고려해 기본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상여의 경우에도 회장은 전사 MBO 평균 점수가 70점 이상인 경우 기준 지급률 대비 1.5배를 지급한다고 했다. 기준 지급율(180%)의 1.5배인 270%가 정 회장에게 지급됐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이사회 내의 보상위원회 결의에 따라 실적, 업무수행 결과, 차기 연도 사업계획 등을 고려해 상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몽규 HDC 회장이 서울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와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정 회장은 HDC 기준으로는 지난해 급여 18억5천300만원, 상여 4억400만원, 기타근로소득 1천200만원을 챙겨갔다. 지난 2020년에는 급여 17억9천900만원, 상여 4억400만원을 받았다.

대형 인명사고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은 HDC현대산업개발에서는 상여금을 더 챙겨갔고, 지주사 HDC에서는 급여에 기타근로소득까지 올려서 받아 간 셈이다.

정 회장은 대형 참사 책임에 통감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도 배당금과 퇴직금도 챙겨 갈 예정이다. 이에 지난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정 회장이 배당금과 퇴직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본인이 결심해야 하는 개인적 문제"라며 "회사 차원에서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위기의 HDC그룹] 정몽규, 건설업 너무 몰랐나…뼈아픈 경영실책
김서온 기자 입력 2022.05.25 06:00댓글 쓰기     
효율성만 강조한 '애자일 제도' 도입, 중대재해 예방과 ESG 경영 위한 노력 흔적 전무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전국적으로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가운데 정몽규 HDC 회장의 전면 철거 후 재시공 카드가 시장 신뢰회복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해 6월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 사고 이후 광주 현장을 직접 찾아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7개월 만에 또다시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건설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재발 방지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 정 회장의 경영실책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6월 발생한 학동 참사 이후에도 뜬구름 잡는 식의 제도에만 열중하는 모양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정몽규 회장은 용산 CGV에서 BT(Big Transformation) 프로젝트 워크숍을 열고 건설사 최초로 '애자일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담당자 중심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당시 정 회장은 "회사가 조직력과 직원들의 개인역량을 활용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직원들도 개인 역량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며 "변화는 어렵지만 남들보다 조금씩 먼저 변화해 경쟁력을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강조한 애자일 제도는 '유연한, 민첩한'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Agile)에서 따와 만든 것으로 프로젝트 중심으로 팀을 꾸려 효율성을 강조한 제도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프로젝트 단위로 의사 결정권을 부여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몽규 HDC 회장이 광주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이 제도를 통해 효율과 사업속도에만 열중해 안전을 도외시했고 그 결과가 광주 참사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광주 학동4구역 철거현장 붕괴로 시내버스를 덮쳐 무고한 시민 9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부상을 입은 대형참사를 일으켰다. 짧은 기간 연이은 대형 사망사고를 낸 것이 다른 건설사와 비교해 정 회장이 건설산업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정 회장은 '애자일 경영' 강화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재도약 발판을 마련한다고 대대적으로 공표한 바 있다.

일반 건설사들은 프로젝트 성격과 규모, 특성 등 고려해야 할 점을 맞춤형으로 반영하고 수주와 시공, 설계 등 업무를 전문조직별로 구분해 담당하는데, 정 회장이 강조한 '애자일 제도'는 이와 괴리감이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정 회장이 도입한 애자일 제도가 아니더라도 정통 건설사의 경우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조직별 연계가 물 흐르듯 이어지도록 해 프로젝트를 완성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전불감증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안전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감독결과도 나온 것. 지난 3월 노동 당국은 HDC현산에 대해 위반사항 300여 건을 사법조치하고 과태료 8억4천만원을 부과했다.

노동부는 HDC현산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도 시공 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기타 건설사들이 사고방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 것과는 대비된다.

대형 참사를 상습적으로 내면서 전문경영진 제도도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HDC그룹은 지난해 12월 22일 HDC현대산업개발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유병규·하원기 대표를 각자대표로 선임하면서 전문경영진 체제를 갖추고 책임전문경영에 나선다고 했다.

그러나 연이은 대형 참사로 인해 정 회장이 구축한 HDC현산의 전문경영진 체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다.


정몽규 HDC 회장.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지난 3월 2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HDC현산 4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그간의 문제점이 엿보였다.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총에서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연기금이 요구한 ▲안전 경영 의무 정관 포함 ▲이사회에 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지속가능경영 공시 등의 세 가지 제안을 받아들였다.

특히 네덜란드 연기금이 요구한 '지속가능경영 공시'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은 창립 이래 단 1회 보고서를 발간한 것이 전부다. HDC현대산업개발을 제외한 시공순위 상위 10개 건설사 모두 자사 공식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체적으로 게시하고, 주주와 소비자들이 항시 보고서를 받아 볼 수 있게 꾸준히 자료를 제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HDC현산은 말뿐만인 혁신을 외칠 것이 아니라, 기존 경영진이 광주 사고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을 모색해 발표해야 한다"며 "안전보건위원회 담당 사외이사를 선출하며 ESG 관련 권고적 주주제안권을 도입하는 등 보다 적극적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