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비교/노동2017. 3. 15. 16:34

송호근 교수의 시각과 내용에 대한 비판. 제목 한번 얄궂다 "노동조합은 결코 약자가 아니다". 이 제목과는 반대로 한국에서는 노동조합에 가입도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 오히려 노동조합에도 가입할 수 없는 사람들이 약자이다. 노-노 격차를 줄이는 방식은 "노동조합은 결코 약자가 아니다"는 결코 될 수 없다. 한국 노동운동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 또 위기에 대한 진단들은 97년 이후 수없이 많았다.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주제들이 많다. 그러나 송호근의 진단과 대안은 해법보다는 문제점이 더 많아 보인다.

1. 송호근은 "65세 정년 연장을 요구한 현대차 노조는 옳지 못하다.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다"고 했다. 송호근의 논리는 단견에 불과하다. 100세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장이다. 청년들과 일자리 나누기 핵심은 노동시간이지, 65세로 정년 연장하냐 마느냐가 아니다. 65세로 정년을 연장하더라도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한국은 모든 직종들의 정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활동 인구가 인구 감소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도입과 이민 정책들을 더 강화해야 한다. 

송호근의 노동조합 때리기에 불과한 발상이다.


2. 송호근 "서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권은 노조와 기업을 모두 때린다 " 이것은 실사구시가 아니다. 영국 노동당, 프랑스 사회당, 캐나다 신민당(NDP)이 노조를 때린다고? 노조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고, 노조로부터 정치인력을 제공받는 관계인데, 정치권이 노조를 때린다는 이야기는 현실과 다르다. 


미국 민주당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가 AFL_CIO 나 Change To Win 총연맹 노조들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는다. 총연맹 노조들은 Hilton 호텔과 같은 엄청나게 대형 강당을 대여해놓고 후보자들을 불러다 놓고 어떤 친노동조합 정책을 쓸 것인가? 듣기도 한다.

송호근의 서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떤 국가들을 지칭하는지 구체적으로 한번 밝혀주면 공부해볼만 하겠다. 

오히려 역사적 현실은 영국 쌔처나 미국 레이건 보수 우파 정권이 노동조합을 때리고 깨부수지 않았는가?


3. 대기업 노조들의 비지니스 조합론에 대한 비판들은 여러군데서 쏟아졌다. '사회운동 노동조합' 을 주장하는 노동운동가들도 있고, 노동조합과 정당의 역할 분담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송호근의 주장 "상위 5%가 모범을 보이면 한국 사회가 제대로 갈 수 있다"은 영남 사림파와 같은 시대착오적 도덕군자론에 불과하다.


지금 한국에서 단체협약을 하면 그 결과와 혜택이 기업노조가 아닌 다른 동종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까지 돌아가는가? 이것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상위 5%가 도덕군자처럼 양보정신을 발휘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노-사-정 위원회에서 법률로 강제해야 하는 사항이다. 5인이하 사업장도 많고 5인~20인 사이 회사는 노조 자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곳 노동자들의 권리를 노조 상위 5%가 '양보정신'을 발휘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너무나 너무나 비사회학자적 태도이다.


4. 자동화에 대한 러다이트 운동적 태도를 취하는 송호근. 최고의 기술과 단순육체노동의 결합이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노동 소외라는 것이 송호근의 진단이다. 마치 마르크스 립스틱을 칠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르크스 입술은 아니다. 자동화 방향이 나쁜 것인가? 헨리 포드가 1896년에 최초로 만든 자동차 쿼드리-사이클, 1914년 모델 T 다 일련의 자동화 과정 아니던가? 송호근의 불만은 현대 자동차 노동자들이 장인정신을 갖춘 마스타가 아니라 돈이나 더 받고 비정규직 일자리는 나눠주지 않는 '기계부품'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우리 할머니들이 겨울 냇가에 나가서 우리들 옷을 얼음을 깨고 깨끗이 손빨래 하는 게 장인정신이라는 사유 방식과 똑같다. 세탁기 버튼 하나만 누르는 단순 육체노동자로 우리 할머니들이 타락해버린 것이다.

자동화, 기계화, 생산성 향상 등을 가져온 이유들은 다양하다. 학교 교육이 발전해서 과학기술들이 급성장해서, 노동자들이 현장 플로어에서 협업을 해서 더 나은 방식들을 계발해서, 또 자본가들이 노동조합을 분쇄하기 위해서 노동력을 감소하고 기계를 써서 단위당 생산성을 증가시키기 위해서이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이렇게 해서 경제 활동 양식들이나 방법들이 진화해오고 발전해오지 않았나? 이러한 기계화, 자동화를 비난하는게 시대정신은 아니며, 더군나다 사회학자가 주창할 내용은 아니다.


5. 이종태 기자님에게/ 

혹시 이명박 정부를 칭송한 경험이 있는 송호근 교수가 왜 느닷없이 울산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운동을 걱정하게 되었는지 혹시 인터뷰해보셨나요?

비정규직 뱃지 월급 격차 "왼쪽 바퀴 조립하는 비정규직, 오른쪽 바퀴 조립하는 정규직 임금 격차" "신분 격차" "옷 차림새 격차"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게 아닐 것입니다.

송호근 교수의 책 목적이 진짜 한국 노동운동의 새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 귀족노조화 되고 있는 현대 자동차 노조를 내적 관점에서 비판한 것인가요?

오히려 정치적 학문적 성과가 있으려면, 현대 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의 정당 투표 성향과 '임금 크기'와의 상관관계, 이런 게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전 촛점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한국의 파업능력이 있는 조합 숫자는 정해져 있습니다. 노동 쟁투 숫자가 한국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파업에 참가한 노동조합 숫자는 OECD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그 숫자 자체는 적습니다. 왜냐하면 아예 파업 조차도 못하는 노조가 한국에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노동조합은 아무리 사회운동적 노동조합론을 많이 거론해도, 노조는 실리주의적 성격을 띨 수 밖에 없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이게 송호근 교수가 말하는 서구 민주주의 사회의 기초적인 일상 생활의 모습입니다.

전 한국 연구자들의 이중적 행태와 잣대를 비판하고 싶습니다. 왜 유럽 노동자들이 그리스, 프랑스 산 와인 마시면 그게 삶의 질이 높고, 덴마크 스타일이고 네덜란드 스타일이라고 찬양하고, 부러워하면서, 이와는 반대로 현대 자동차 노동자들 중에 골프치러 가는 사람 있으면, "개 잡려 귀족 노조 새끼들이네"라고 비아냥대나요? 


노동조합원들이 다 정치적 혁명 분자가 되어야 합니까?

정치 정당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노동조합이 해야 할 역할들이 어느 정도 나뉘어져 있을 필요도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단일한 정치단체가 아닙니다. 80년대는 그런 경우도 있었고, 그럴 필요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우리가 과도하게 노동조합에 '전위적, 정치 혁명적 요소'를 가미해야 합니까?


6.

현대 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잔업 특근을 위해서 '물량을 자기 회사로, 자기 라인으로 댕겨온다' 현실일 것이다.

사회학에서 어떤 사회적 현상을 설명할 때는, 행위 (동기) 이론이 있고, 구조와 체계를 다루는 '체계 이론'이 있다. 

한국과 송호근이 말하는 서구민주주의 사회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왜 현대 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이 잔업하고 특근하겠는가? 

상가 빌딩 구입하고 부동산 투기를 위한 것인가?

대부분 자녀들 학원비, 대학 등록금, 또 자녀들의 주택 구입을 위한 저축 등일 것이다.

잔업.특근이라는 노동시간을 두고, 시간당 단위 임금 격차를 둬서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사회적 체계와 법률을 뜯어 고쳐야 한다.


잔업이나 특근의 행위 동기가 무엇인가를 설명하지 않고, 한국적 사교육비 증가라는 사회적 현상 자체를 설명하지 않는다면, 송호근의 주장 "현대 자동차 정규직은 스크루지이다"는 큰 정치적 사회적 함의가 없다. 그냥 비난에 불과하다.





참고기사: http://m.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8605


관련글: http://futureplan.tistory.com/886

Posted by NJ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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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라쟁이

    개소리 집어쳐라.
    다른 나라 노동조합은 합리적이고 냉철한 판단을 한후에
    그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정치권까지도 공존을 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노조는 오로지 조합원의 기득권만 챙기려 하기 때문에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이고...

    2017.04.30 08:03 [ ADDR : EDIT/ DEL : REPLY ]
    • 노동조합은 자기 직장인들의 권익도모가 1차적인 목표입니다. 노동조합은 정치정당도 아니고 자선단체도 아닙니다. 노조가 자기 권익을 도모한다고 비난하면, 아예 노조를 만들지 말아야죠.

      조합원의 '기득권'이라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홍길동도 아니고 권익도모를 '기득권'이라고 하면,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랑 뭐가 다른가요?

      2017.07.31 03:54 신고 [ ADDR : EDIT/ DEL ]
  2. 개솔

    진짜 말도 안되는 소리..
    노동 쟁의를 통해서 얻어낸 성과를 자기내들마누가져가자나!!!
    하청업체나 전체 노동계발전을 위해 쓴적은 있니???
    자기네 자손 대대로 배불릴 궁리나 하겠지!!!!

    2017.07.08 13:12 [ ADDR : EDIT/ DEL : REPLY ]
  3. 멍멍 짖어봐

    개소리하고있네ㅋㅋㅋㅋ 필력 떨어지는 글 읽느라 겁나힘들었던건 둘째치고 자기 아집으로 똘똘뭉친 이딴 쓰레기 글. 걍 일기로나 써라

    2017.07.20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4. 학원비. 저축을 위해서

    임병하네.
    현대차 노조원들이 라인에서 잔업하는 이유가 학원비 생활비 적금을 위해서라고?
    그럼 정상적인 노동을 하고 그 댓가를 바래야지.
    볼트 조립공들이 라인타고 오는 자동차를 먼저가서 조립하고 지자리로 오면 그때는
    놀고 자빠졌다가 그뒤에 잔업하는게 잔업의 이유다.
    취직도 못해 병들어가는 청년들 같은 것은 관계없는 쒸레기들....

    2017.07.29 07:41 [ ADDR : EDIT/ DEL : REPLY ]
    • 볼트 조립공이 누구라고요?

      청년들 일자리 늘리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 정규직 직장을 많이 만들어내거나,
      사기업의 경우, 노동시간을 나눠서, 잔업대신에, 그 시간을 청년고용으로 돌리면 됩니다.

      쓰레기 어쩌고 어이없는 단어 써봐야 문제해결에 도움이 안되요.

      2017.07.31 03:51 신고 [ ADDR : EDIT/ DEL ]
  5. ㅋㅋㅋ

    현대차 노조가 뭔 도깨비.방망이인줄아나 얼마나 힘들게 따내는건데

    2017.07.31 03:02 [ ADDR : EDIT/ DEL : REPLY ]
  6. 버들

    현실적으로 정년 연기하고 시간 줄여 일자리 늘리거라 생각합니까.?

    2017.10.31 10:16 [ ADDR : EDIT/ DEL : REPLY ]
  7. 글쓰는건 자기맘이지만

    뭐지 하고 보니... 외국사례하고 비교하면서 의견을 제시하는 군요~ 그런의미라면 밴더 업체 선정할때 외국처럼 급여와 복지 잘하는 업체로 선정해라고 파업을 하시던가요~ 왜 하청 업체들이 고통받아야 하지요? 외국사례 좋아하시면 외국가서 사세요~ 좋은 외국사례 적용할 만큼 대한민국 전체 상황이 좋지는 않습니다~

    2017.11.03 16:36 [ ADDR : EDIT/ DEL : REPLY ]
  8. ㅁㅁ

    뭔 정년 당기자는게 노조때리기야.. 어느분야 막론하고 송호근 교수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내용인데 교수부터 물러나야 한다고

    2017.12.27 10:31 [ ADDR : EDIT/ DEL : REPLY ]
    • 송교수가 일관되게 주장한게 "교수부터 물러나야 한다" 것인가요? 어디로 물러나요?
      정년이 없는 국가들도 있는데.

      강사나 비정규직 교수 권리들이나 제대로 보장하는 운동이나 펼치는 게 나음.

      2017.12.27 10:36 신고 [ ADDR : EDIT/ DEL ]
  9. 당세시서

    노조 가 노조 다워야 노조 지 욕심 만 챙기고

    2018.01.10 19:32 [ ADDR : EDIT/ DEL : REPLY ]
  10. 199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일해 온 송 교수는 서울대에서의 정년퇴직을 3년 남겨두고 있다. 포스텍은 송 교수에게 70세 정년을 보장하며 파격대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우선 기자 , 김호경 기자 입력 2018-07-04 03:00수정 2018-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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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 영입… 9월부터 인문사회학부장 맡아

    국내의 대표적인 사회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석좌교수(62·사진)가 포스텍(포항공대)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겨 공대생들의 인문사회학 소양 강화에 나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쓰며 생각하는 융합형 공대생’을 양성하기 위한 포스텍의 실험이다. 3일 포스텍에 따르면 송 교수는 9월 1일자로 인문사회학부장을 맡는다. 올 초 포스텍이 만든 ‘글쓰기 센터’의 내실화도 이끈다.

    송 교수는 올 4월 ‘혁신의 용광로―벅찬 미래를 달구는 포스코 스토리’라는 책을 집필하며 포스텍 및 포스코와 인연을 맺었다. 포스코 연구단의 요청으로 1년간 포스코의 조직과 문화를 사회학적 시선으로 관찰한 그는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부인까지 인터뷰해 유려한 문체로 431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썼다. 송 교수는 서문에서 “포스코 방문 횟수가 늘어날수록 부정적 시선은 긍정적 이해로, 급기야 존경심으로 진화했다”며 “사회학자가 (기업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것만큼 꼴불견이 없지만 비판할 거리가 없었다”고 적었다. 포스텍에 대해서는 “포항의 주체들 중 가장 창의적이고 무한한 잠재가치를 지닌 집단”이라고 평가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인재 교육에서 인문·사회교육이 굉장히 부족하다. 매년 우리 학교에 오는 300명의 학생들에게 인문사회과학의 상상력을 불어넣어 주는 게 대한민국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송 교수에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199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일해 온 송 교수는 서울대에서의 정년퇴직을 3년 남겨두고 있다. 포스텍은 송 교수에게 70세 정년을 보장하며 파격대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청춘시절부터 있던 서울대에서 짐을 싸는 건 몹시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그럼에도 과학과 인문의 균형을 위해 포스텍에서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발 하라리, 제러드 다이아몬드, 제러미 리프킨 같은 융합형 작가들이 포스텍에서 많이 나와 줘야 한다”며 “학부 안에 ‘융합문명연구소’를 만들고 ‘(가칭)통일연구센터’ ‘소통 및 공론센터’ 등을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김호경 기자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80704/90888134/1#csidx9b331c6cec946f8ac6cdc0764c52a25

    2018.07.10 10: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1. 송호근 칼럼] 진보지식인 성명에 현장은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2018.07.24 00:48 |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폭탄

    온갖 대책으로 달랜들 뭣하나

    중상위 근로자들 임금 자제하고
    지원금은 개별 지급하는 게 답

    책상물림 지식인들 읊조림 대신
    제발 현장에 나가 보라!


    송호근 본사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송호근 본사 칼럼니스트·서울대 교수

    속대발광욕대규(束帶發狂慾大叫), 폭염에 대님 매고 앉으니 미쳐 소리치고 싶다. 정권 교체 1년, 진보지식인 323명이 오랜만에 야심 찬 목소리를 냈다(이하 ‘성명’). ‘사회경제 개혁의 포기를 우려한다!’ 더 밀어붙이라는 서생(書生)들의 합창. 폭염도 참기 힘든데 진보의 책문(策文)은 발광욕대규다. 현장 감각 제로 건백서다.

    불과 2년 전, 조선업에 18조원을 투입했을 때 진보지식인들은 말을 아꼈다. 무려 4만 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이 쫓겨나 낙향할 때도 수수방관했다. 고연봉 노동자가 상습 파업을 해도, 민주노총이 그 강력한 단체행동권을 발동해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았다. 진보 ‘성명’에 당차게 동참한 서생들에게 진정 묻고 싶다. 대공장에 가봤냐고, 중소업체 직원들이 파산만은 면하려고 안간힘 쓰는 현장을 가봤냐고? 본사의 갑질과 급상승한 최저임금에 협공당하는 영세점주의 고충을 들어봤냐고 말이다.


    그대들이 애지중지하는 ‘세 바퀴 경제’-소득 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는 누구나 원하는 바다. 그런데 그게 ‘성명’에서 열거한 그 입바른 대안들로 실현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재벌 개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부동산 보유세 강화, 복지증세, 관료 개혁! 다 맞지만, 부작용이 정책 목표를 갉아먹는 현실을 무시한 고루한 선비들의 경연(經筵) 답안이다.

    재벌 개혁?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 근절과 거버넌스 개조는 환영할 일인데, 온갖 규제로 목을 옥죄면 미래 대응적 투자가 가능할까? 삼성 평택공장 짓는 데 수백 가지 규제를 돌파했다 하고, 동업종 다른 글로벌 기업은 공장 신축에 환경부·산업자원부·국회를 설득하고 시민단체·주민 의견을 수렴하느라 1년이 넘도록 뛰고 있다. 성장동력이 될 만한 산업이라면 규제 벌떼가 달라붙는데, 누가 먹거리 생산에 목숨을 바칠까? 20대 국회가 발의한 규제 법안은 무려 800건, 이 대열에 동참하지 못한 의원은 공천 탈락이다.

    문 정권 1년, 공공부문에서 13만2000여 명이 정규직 신분을 받았다. 목표의 76%다. 그런데 공기관은 더 이상 정규직을 뽑지 않는다. 석·박사 전문직도 비정규직, 기간제로 일해야 한다. 정규직 티오가 찼다. 부동산 보유세 강화? 이론은 맞지만 상승하는 임대료를 막을 수 없다. 복지증세가 만능키인가? 우선 절반에 달하는 면세 근로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먼저다. 세금 거두고 더 돌려주면 된다.

    복지증세를 말하려면 ‘전제조건’을 이수해야 한다. 중상위 임금생활자의 ‘임금 인상 자제!’. 누차 강조했지만 ‘복지=일자리 창출’이라는 유럽 복지국가의 기본 방정식은 임금양보로 작동한다. 양보분(分)만큼 고용이 늘고 복지가 투여된다. 한국에서는 ‘복지=의당 받을 권리’다. 인상된 임금과 복지비용을 기업주가 떠안으면 어떻게 고용을 늘릴 엄두를 낼까? 공기업과 대기업부터 임금 동결에 나서 보라.

    진보 서생들은 그럴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세율이 적다고. 더 내야 한다고. 임금 양보하고, 복지 투입해 주고, 노동자가 생산에 올인 하고, 준조세가 없으면 왜 증세에 저항하겠나? 일일 기업주, 일일 노동자 체험이라도 해 봐라. ‘성명’은 이렇게 꾸짖는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실제 효과는 반감되었다’. 숙식 제공하고, 학비와 병원비 대고, 명절 보너스 주는 나라가 OECD 국가에 있는가? 임금 구성 요소가 한국처럼 복잡한 나라도 없다. 영세점주가 가장 기피하는 ‘주휴수당’, 이것을 정부가 대주면 ‘메뚜기 알바’도 없어진다.

    말이 나왔으니, 최저임금 보조금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불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기업주는 시장임금으로 고용하되, 고용사무소가 최저임금 미달분을 개별 근로자에게 지급하면 당장 고용대란을 막을 수 있다. 기업주에게 최저임금 인상에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

    진보지식인들이 ‘공정경제’와 ‘소득 주도 성장’을 읊조리는 무대 뒤에서 을(乙)과 병(丙)의 대리전쟁이 치열하다. 메뚜기 알바 청년, 투잡 중년, 영세 점주들이 한결같이 말한다. 표 찍어줬는데, ‘왜 나한테 이래요? 왜 나만 갖고 이러시는 거예요?’

    정부가 투하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폭탄은 정확히 기업주의 지불능력에 명중했다. 그런 후에 이름도 화려한 각종 대책으로 달랜들 뭣하나. 중상위 임금생활자의 임금 자제! 그리고 지원금을 하위 소득자에게 개별 지급하는 것이 답이다. 이것이 사민주의 복지국가의 집단지성인데, 우리의 노사정협의체는 임금 양보를 의제에 올린 적이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전원 찬성한 공익위원은 틀림없이 외계인이다. 그대들이 이런 사민주의 방정식을 아는가? 정말 미쳐버리기 전에 외치고 싶다. 제발 현장에 가 봐라!

    송호근 본사 칼럼니스트·서울대 석좌교수


    [출처: 중앙일보] [송호근 칼럼] 진보지식인 성명에 현장은 없었다

    2018.08.02 15:4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윤현우

    아니 노동자간의 격차를 줄일거면 상향평등화를 해야지 왜 노조없는 회사와 같이 하향평준화를 해야하는 겁니까??
    노동자에게 노동조합이 가입우로 신성한 노동에 대한 노동권과 함께 사람으로써 인권도 보호받으며 일해야할 권리가 있는데 왜??? 노조가 사회에 악인양 회사경영에 암덩어리마냥 생각하십니까??

    2020.08.28 21:04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