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한국 폭염 때문에, 이주 노동자 4명 일터 사망 , 폭염에선 2시간에 20분 이상 휴식 권리도 몰라.
이주노동자들 "폭염경보? 몰라요"…농장주 "더운 나라에서 왔잖아" / 풀버전
2분
입력 2026.08.04 21:11
김서하 기자
배양진 기자
[앵커]
폭염 속에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을 잃지 않도록 휴식에 대한 기준이 정해져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만난 이주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을 불가마 같은 비닐하우스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것도, 이럴 때는 쉴 수 있다는 사실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농촌 인력 10명 중 6명이 이주노동자일 만큼 더이상 소수자가 아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것입니다.
김서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서하 기자]
폭염경보가 내려진 경기도 포천의 한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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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이 쉴 새 없이 배추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옷은 흠뻑 젖었습니다.
오후 세 시 반 현재, 비닐하우스 내부 온도는 38도를 넘겼습니다.
작업 중단이 권고된 수준이지만 노동자들은 계속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져온 물과 휴대용 선풍기로 버팁니다.
[이주노동자 A씨 : {여기 선풍기 같은 것도 따로 없죠?} 네, 없어요. 우리 그냥 이거 가지고 와. {이런 물은 사장님이 좀 주세요?} 우리, 우리 집에 가져와. 우리 집. 사장님 안 줘요.]
하루에 10시간을 이렇게 비닐하우스에서 일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 B씨 : {6시부터 5시까지 계속 일하시는 거예요?} 아, 밥 한 시간 먹어요. {한 시간 쉬세요?} 네. {그 한 시간 쉬는 거 말고 따로 쉬는 시간 없으세요?} 없어요.]
지난해부터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에선 2시간에 20분 이상 쉬도록 의무화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쉴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이주노동자 A씨 : {2시간에 한 번씩 쉬게 돼 있거든요. 그거 혹시 알고 계셨어요?} 아니요. {폭염 경보인 거 아세요, 오늘?} 몰라요.]
취재진이 둘러본 농장 세 곳 모두 휴식시간 부여나 냉방장치 설치 등 기본적인 폭염 예방 조치가 이행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체감온도 35도 이상부턴 무더위 시간대를 피해 작업하도록 권고하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023년 기준 농업 고용인력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6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실상 농촌의 일손을 도맡고 있지만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겁니다.
지난달 전남광주 해남에서 밭일을 하던 30대 태국 국적 노동자가 쓰러져 숨지는 등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이주노동자 4명이 폭염 속에서 일하다 사망했습니다.

[앵커]
방금 들으신 것처럼 폭염 속에 일하던 이주노동자들이 숨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만난 농장 주인의 이야기가 황당합니다. 이주노동자들이 더운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웬만한 더위는 잘 견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쉰만큼 월급이 줄기 때문에 이들도 휴식을 원치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주노동자들은 사실상 폭염노동을 강요 받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배양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배양진 기자]
폭염 속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현장을 둘러보던 취재진을 한 남성이 가로막습니다.
이 배추 농장 주인입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것을 아는지 물어봤더니 대뜸 이주노동자들의 출신 지역을 언급합니다.
[농장 주인 : {여기도 오늘 폭염 경보잖아요?} 35도야. 작년 재작년에도 37도, 38도 나갔어. 웬만한 건 견뎌. 걔네들 더위는. 더운 나라에서 온 거고.]
쉰 시간만큼 월급을 덜 준다는 취지의 말도 합니다.
[농장 주인 : {휴식 시간 같은 건 따로 보장해 줘야 된다는 생각은 안 드세요?} 아니, 해주지 해주긴. 오전에 30분, 오후에 30분. 그럼 그 돈을 까는 거야. 그 돈을 월급에서 까는 거예요, 시급에서.]
폭염 휴식시간은 법에 보장돼 있다고 지적하니 이번엔 노동자들 탓을 합니다.
[농장 주인 : 쟤네들 보고 야 2시간 쉬어봐, 그럼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안 돼요, 사장님. 나 돈 벌어야 돼요.']
폭염 속 휴식 시간 보장은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안전조치입니다.
이 시간에 쉰다고 임금을 깎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주노동자가 직접 문제제기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고용 연장의 권한이 전적으로 고용주에게 있어요. 고용주에게 밉보이면 고용 연장을 못 받으니까 폭염 노동을 강요해도 그냥 따를 수밖에 없는…]
고용노동부가 폭염 속 작업장을 집중 점검하고 있지만 이런 농업 현장은 사실상 빠져 있습니다.
대부분 영세한 농장이다 보니 지자체 차원의 점검과 지원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김달성/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 : (지자체에서 나와) 둘러보는 것을 제가 보기도 했는데 어쩌다 한번 나오는 것이고 또 형식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영상편집 류효정 유형도 영상디자인 신하림 유정배]
극한 폭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