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야구부 광주 찾아 공식 사과…“5·18 비하, 윤리·역사인식 총체적 붕괴”
수정 2026.07.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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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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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이 광주제일고를 찾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 참배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광주제일고 선수분들께 정신적으로 큰 피해와 힘듦을 겪게 한 점, 같은 선수로서 정말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고 일어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많은 고통을 드렸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응원 구호로 논란을 빚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이 6일 광주제일고를 찾아 피해 학생 선수들과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선수단뿐 아니라 야구부 감독, 교직원도 각각 사과문을 공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은 이날 주장이 쓴 사과문을 통해 “배재고 선수들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들로 인해 마음의 큰 상처를 입은 광주제일고 선수들과 학부모님, 광주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 자필 사과문. 서울시교육청 제공
배재고 야구부 선수단 자필 사과문. 서울시교육청 제공
이어 “이번 사건으로 저(주장)를 포함한 저의 팀 모든 선수들이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야구를 떠나서 인성이나 태도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며 “항상 마음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과 자세로 살아가겠다”고 했다.
야구부 감독도 별도 사과문을 통해 학생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했다. 감독은 “저희 야구부 학생 선수들의 지역 비하 응원은 무엇으로도 변명할 수 없는 잘못임을 인정한다”며 “학생들을 잘 이끌고 가르쳐야 할 지도자로서 저의 책임이 가장 크기에 진심으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승패에만 집중하느라 잘못된 응원 소리를 바로 파악하지 못했고 제때 제지하지 못했다”면서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잊고 있었고 저의 언행과 지도 방식이 올바른 본보기가 되지 못한 듯해 더욱 깊이 자책하고 부끄러울 뿐”이라고 했다. 또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끝까지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학생들의 일탈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교직원들은 사과문에서 “배재고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일탈이나 실수가 아닌 윤리의식과 역사인식에 대한 총체적인 붕괴에서 비롯된 사례로 보고 있고, 심각하게 사안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교직원들은 “상대방을 조롱하고 비방하는 방식의 구호로 스포츠 정신의 훼손을 야기했고, 그 비방의 방식으로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5·18 민주화운동과 연관 지은 비방 구호를 사용한 것은, 배재고 구성원들이 윤리적·역사적 문제의식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로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학생들에 대한 지도와 조치를 넘어 학교 공동체 전체가 반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도록 하겠다”고 했다.
배재고는 자체 진상조사와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여러 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학생들과 함께 다시 배우고 성찰하겠다”며 “조롱이 아닌 배려를, 혐오가 아닌 연대를 가치로 삼는 교육 공동체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배재고 야구부 학생 선수 36명 전원과 일부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명은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피해 학생 선수들과 약 30분간 사과와 화해의 시간을 가진다. 이후에는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배재고 야구부는 지난달 2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광주제일고를 상대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의미의 응원 구호를 외쳐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