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구 때문에, 늑대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어 반갑다. 2023년 겨울~봄 사이 늑대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 ‘늑대의 탈을 쓴 양’이라는 표현을 더 이상 쓰지 않기도 결심했다. 늑대는 무리 생활을 하며 새끼를 돌본다. 야생에서 1년 안에 새끼의 50%는 굶거나 공격 당해 죽는다. ‘늑구’는 사실상 귀여운 강아지나 다름없다. 늑대와 개의 조상은 같으니까.
야생 늑대에게 '고립'은 죽음을 의미한다. 죽지 않기 위해 무리 내부에서 뭉치고, 자기 역할을 찾아서 해낸다. 사람들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
늑대는 오히려 사람들을 피한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조선늑대들을 총으로 다 쏴서 멸종시키다시피 했다. 1960년대 경남 산동네에서 마지막 늑대가 한 주민에게 잡혔고, 서울 창경원 동물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 이후 한국늑대는 야생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March 9, 2024 ·
북극 근처 늑대 1. 사람이나 동물이나, 살던 거처를 떠나, 이주하고 이동하는 건 고달픈 일이다.
늑대는 적게는 2마리, 많게는 30마리 넘게도 '무리'를 지어 산다고 한다. 북극에 가까운 캐나다 섬이 하나 있는데, 한국 2배 크기. 엘즈미어 (Ellesmere) 섬이다. 늑대 '무리' 중에 한 마리가 영양부족으로 죽었다. 그 늑대 거처 '덴'에는 4주짜리 새끼들이 있다. 어미 늑대는 사체로 인해 질병이 생기니, 아직 제대로 뛰지도 못하는 새끼들을 데리고 다른 거처를 향해 이동해야 한다.
보통 늑대 새끼를 보호하는 기간은 10주라고 함. 10주 후에는 사냥을 따라다닐 수 있고, 그 이전에는 잡아온 먹이를 먹고 살아간다.
북극으로부터 1000km 근처 늑대 2.
인간이 늑대를 죽이면 안된다. 양의 탈을 쓴 ‘늑대’ 이런 우화 때문에, 17개의 다양한 표정을 가진 늑대는 온데간데 없고, 착한 양을 잡아먹는 비정하고 악날한 동물로 묘사한 것은 잘못이다. 생태계의 한 일부이고, 늑대는 사람을 공격하지 않고, 피한다. 추운 동네에서 생존하기도 힘들다.
‘유레카’ 라는 이름의 늑대 무리. 수장 수컷은 알파, 암컷은 설백(snow white)이다. 유레카 무리는 14마리 늑대. 2마리부터 30마리가 넘는 큰 무리를 이루는데, 대장격 늑대의 경험, 기술, 충성도에 따라 그 숫자가 결정됨.
북극에 가까운 캐나다 엘즈미어 섬에서 늑대에게 가장 좋은 메뉴는 사향소 (무스콕스 muskox)인데, 몸무게가 180~400kg 거구다. 겨울 추위 때문에 사향소가 배고파 죽으면 늑대 무리에게는 영양분을 섭취할 좋은 기회. 영상에 나온 사향소를 2주 전에 유레카 무리가 사냥했다. 당분간 먹이 걱정은 없다.
늑대 무리 내부는 철저한 ‘서열’사회이고, 조선시대 ‘장유유서’ 원리가 작동된다.
먹이 순서도 정해져 있고, 특히 새끼를 가진 암컷이 우선 순위이다.
영하 40도에서 사향소의 뼈가 바위처럼 단단해도, 늑대 이빨 42개는 뼈를 남김없이 갉아먹는다.
다른 무리에 속하는 늑대는 불청객이다.
늑대를 죽이는 건, 다른 늑대 무리와 인간이다.
북극 근처 늑대 3.
여름은 6월~8월까지. 평균 온도는 1도~3도.
새끼 3마리 낳음. 무리들 중 '재생산' 권리는 대장 암수만이 가지고 있다. 다큐 팀이 추적한 늑대 한 무리 (이름 유레카). 스노우 화이트 ‘설백’이가 3마리 새끼를 낳음. 굴 바깥으로 새끼를 노출시키지 않는데, 운좋게 다큐팀이 촬영. 북극 근처에서 태어난 늑대 새끼들 중 1년 안에 죽는 경우는 50%, 절반만 생존한다고 함. 죽음에 익숙해진 늑대들이다.
흥미로운 장면. 이 ‘유레카’ 무리에 속하지 않은 한 암컷이 무리들로 찾아옴. 이런 경우는 축출하거나 ‘환영’인데, 꼬리에 검정색 부분이 있어서 ‘블랙 스폿’이라고 명명한 이 늑대는 ‘유레카’ 무리 일원이 되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 ‘블랙 스폿’은 굶어 죽는다고 나옴.
여튼 ‘블랙 스폿’은 3마리 새끼들이 있는 굴 안까지 들어가서 그들을 돌보기까지 한다.
보통 다른 무리에 속한 늑대를 이렇게까지 환대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함.
먹이 분배. 사냥을 나간 한 마리 늑대는 보통 7kg 정도 입에 물고 돌아온다고 한다. 매번 사냥에 성공하지는 않는다. 돌아오면 새끼 크기보다 더 크지만 아직 사냥을 잘 하지 못하는 젊은 늑대들이 한 입 하려고 ‘낑낑’댄다. 늑대 입 안에 있는 먹이를 서로 먹으려고 경쟁이 치열하다.
사람들처럼 어미 늑대 스노우 화이트가 먼저 먹이를 먹을 권한이 있다. 인간 모계사회처럼.
늑대 무리는 1주일 사냥을 나가는데 40 km 반경을 돌고, 다시 이 지점에서 만난다. 암컷은 새끼들, 사냥 아직 못하는 늑대들과 같이 그 늑대들을 기다린다.
4. 늑대 돌모미의 죽음. 늑대의 표정과 감정. 인간의 도덕이나 윤리적 판단도 어떤 ‘에너지’와 ‘정신적 작용’인데, 사람들과의 ‘관계’와 ‘상황’ 속에서 그 에너지는 작동을 한다.
늑대 새끼 돌보미. 다른 무리에서 온 ‘블랙 스폿’이 ‘설백’이와 같이 3마리 새끼를 돌보다.
다른 무리 (팩.pack)에서 온 늑대가 새끼들을 돌보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고 함. 1년에 2~3회 새끼를 낳는 개와 달리, 늑대는 1년에 1회 새끼를 낳음.
3마리 새끼들은 두 엄마들 돌봄으로 무럭무럭 자라남.
늑대들이 무리 속에서 자기 역할 수행을 얼마나 잘 인식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음.
새끼 돌보미 블랙 스폿의 죽음.
그런데 꼬리에 검정띠가 있는 이 블랙 스폿이 아프다. 늑대 다리가 풀리면 사냥도 할 수 없다. 블랙 스폿이 마지막 힘을 내어 겨우 서 있는데도 철부지 새끼들은 블랙 스폿의 젖을 빤다.
생존 본능인지, 역할 본능인지 몰라도 생명의 법칙 같기도 하다.
다큐에서는 블랙 스폿이 굶주려 죽는다고 나오는데, 정확한 원인은 이런 경우는 모른다.
북극에 가까운 이 곳에서 늑대들이 생존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살아 남기 아니면 죽는 것, 두 가지 선택이 너무 명백하다. 알파 수컷의 하울링은 이 유레카 무리 속에 무슨 일이나 사고가 있음을 알리는 신호인가?
블랙 스폿은 그 다음 날 죽었고, 자기가 돌보던 새끼들의 거처, 굴에 몸을 뉘었다.
사냥을 떠난 대장 알파 늑대 무리는 며칠 간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블랙 스폿의 시체는 굴에서 썩기 시작했고, 어미 ‘설백’이는 3마리 새끼들을 데리고 새로운 ‘굴’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다.
5. 북극 근처 늑대 새끼들의 성장. 하루에 0.2kg 씩 늘어나는 몸무게.
엄마 역할을 했던 블랙 스폿의 죽음 이후, 화이트 스노우는 3마리 새끼들을 데리고 서쪽으로 이동. 새끼들의 보호 기간은 10주인데, 아직 어려서 하루에 4.8km 정도만 이동이 가능하고, 며칠 또 휴식이 필요.
이동 중, 유레카 무리를 만나, 새끼들을 같이 돌보는 중.
겨울이 오기 전에 새끼들이 더 튼튼하게 자라야 함.
먹이 다툼과 분배 정의.
어미 '화이트 스노우'가 북극 토끼를 잡아오고, 막내 새끼에게 먼저 준다. 새끼들 사이에도 서열이 있다고 함. 형제 자매들이 많은 집에서 어린시절 '먹이' 다툼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오늘은 막내 늑대새끼에게 주고, 뺏으려는 새끼를 어미가 제지한다.
하루에 몸무게가 0.2kg 씩 늘어나고 있다고 함. 새끼들이 소통 신호인 하울링을 연습 중.
늑대들의 죽음 원인들 중, 가장 큰 사유는, 다른 무리들과의 전투라고 함.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고립되거나, 다른 무리들과 충돌하면서 서로 싸우다가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함.
이 cbc 다큐멘타리에서도 '유레카' 무리의 한 늑대가 다른 늑대무리 '영역'에 잘못해서 들어갔다가, 3마리 늑대에게 물려 죽는 장면이 나온다.
늑대에게 '고립'은 죽음을 의미한다.
죽지 않기 위해 무리 내부에서 뭉치고, 자기 역할을 찾아서 해낸다.
늑대가 내는 소리, 하울링은 무리들 내부 의사소통 체계이다.
단순한 동물 무리의 생존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철저한 '내' '우리' 무리 중심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 책에서, 아테네 '폴리스'를 벗어나 살 수 있는 것은 '신'과 '동물' 뿐이라고 했는데, 늑대나 인간이나 '무리'와 '사회'를 벗어나긴 힘든데, 양적 차이만 있는 것 같다.
새끼가 1년 안에 죽을 확률은 50%인데, 저 3마리 새끼들 중에 살아남은 늑대는 몇 마리일지, 4년 전 다큐멘타리니..... 3월이니, 저 새끼들 중에 암컷이 있다면, 5월 즈음이면 또 다른 새끼를 낳을 지도 모르겠다.
6.북극에서 1000km 떨어진 엘즈미어 섬에 사는 늑대를 촬영하는 사람들을 방문한 진짜 늑대.
늑대들은 호기심이 많다.
존경하는 '이솝' 선생이 딱 한 가지는 잘못했다. 늑대를 나쁜 동물로 묘사해서, 그 이후 작가들이 늑대를 거의 부정적으로 묘사해버렸다.
인간이 만든 선악 이분법, 늑대는 나쁘고 사슴은 좋다.
좋은 동물은 초식동물, 사슴, 가지뿔영양, 들소,사향소
나쁜 동물은 육식동물: 늑대, 쿠거, 곰, 코요테, 스라소니 (링스 Lynx), 북미산 족제비 (울버린 Wolverine)
한참 동안 늑대를 잊고 살다, 나도 늑대를 다시 해석하게 되었다. 1995년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에 늑대를 70년 만에 다시 데려온 이후,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어서였다.
한국도 지리산 반달곰 복원을 2004년부터 시작했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동물들의 생태계에 함부로 침입하지 않으려 하고, 동물과 식물 종의 멸종을 막으려는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 어차피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 늑대는 인간을 잡아먹는 게 아니라, 늑대가 인간을 더 무서워해 인간을 피하는 게 자연 세계이다.
북극으로부터 1000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캐나다 엘즈미어 섬에 사는 늑대, 여우, 토끼, 나그네 쥐 (레밍), 사향소 (muskox) 를 다룬 다큐 중에서.
망원렌즈가 없이 가까이에서 늑대 무리들을 촬영하고 있는데, 진짜 늑대가 뭐 먹을 것은 없나 하고 찾아오는 장면. 줄을 잡아 당겨 뭔가 얻으려는 늑대가 귀엽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두면 늑대는 다른 곳으로 먹이를 찾아 떠난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bRmKSyCvkI
참고.
https://youtu.be/IXj8S0p9STw?si=95U7dGxx6BkwA6s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