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현실을 엄청나게 바꿔놓을 것 같다. 존재가 ‘위협’받고 있고, 다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 나도 예외도 아니다. 고등학교 때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1932년)’ 번역본을 읽었을 때, 알파,베타,감마 계급과 ‘소마’ 단어를 마주하고, ‘기발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 한창 흘러, 2000년인가 영어로 다시 읽었는데, 지금은 많이 까먹었다. 번역본으로 보고, 원서로 다시 읽고 싶은 소설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과학기술 철학의 책들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더 날카롭고 풍부하고, '기술'에 대한 통찰력을 준다.
올더스는 옥스퍼드 영문학과에 갔지만, 시력이 악화되어 거의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어떻게 이 소설을 썼는지 애잔하다. 1932년에 '멋진 신세계'를 쓰고, 37년에 시력 보호를 위해 유럽을 떠나 미 캘리포니아로 갔다.
작년 하반기 AI, 그리고 올 초부터 트럼프의 망나니짓 때문에, 쉬지도 못했다. 설이 오는 줄도 모를 정도다.
주변에 아픈 사람들도 있다. 우선 그분들이 완쾌되길 바란다. (이게 나의새해 인사이다) 아픈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글을 돌려 읽고 대화할 사람들도 줄어들 것 같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생로병사가 의미가 없다. 아픔도 없다.
야만인과 무스타파 몬드(컨트롤러)와의 대화. (p.192 번역)
무스타파는 남녀 모두의 완벽한 건강을 위해, ‘격정적인 열정 대용물’ 처방을 만들었다. 그러니까 ‘약물’을 우리 몸에 주입하면, 공포와 분노를 대신 체험할 수 있다.
무스타파의 말이다.
“사람들은 한 달에 한번씩 의무적으로 ‘아드레날린 주입’ 시술을 받아야 한다.
이것은 공포와 분노의 완벽한 심리적 대체물이다. 이 시술을 받으면, 데스데모나 (오셀로 아내)를 살해하고, 오셀로에게 살해당할 때, 생기는 감정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체험할 수 있다. ”
이 말을 들은 야만인은 무스타파에게 이렇게 대꾸한다.
“그러나, 난 불편함이 좋소”
무스타파는 “우리는 불편함을 싫어하오, 뭐든지 편안하게 일 처리하는 것을 선호하오”
야만인 “난 편안함을 원치 않소. 나는 ‘신’을 원하고, 난 시를 좋아하고, 나는 진짜 위험을 원하오, 난 자유를 원하고, 난 ‘좋음’을 원하고, ‘원죄’를 원하오”
무스타파는 “지금 당신은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고 있소 !”
야만인은 반항하며, “좋소, 그렇다면, 난 불행해질 권리를 주장하겠소. 늙고, 추해지고 무기력해질 권리, 매독에 감염되고, 암에 걸릴 권리. 너무 적게 먹을 권리. 아플 권리. 내일 뭔 일이 발생할까 걱정할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종류의 고통을 당할 권리. 난 이 모든 것을 요구할 것이오.”
무스타파는, 야만인의 주장을 듣고 나서, 어깨를 으쓱하더니 “You are welcome” 이라고 답했다.
문맥상, ‘그러거나 말거나’ 그런 냉소적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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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이름: 격정적인 열정 대리물 (Violent Passion Surrogate: VPS) . 효과. 이것을 몸에 주입하면, ‘공포’ ‘분노’를 대리 체험함. “멋진 신세계”에서 한 달에 한 번씩, 다들 이런 약물 치료를 받음.
올더스 헉슬리 (1894-196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