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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독후감)

<돈:돼지>의 작가 이효석과 박치우 대화 - 1938년 조선일보

by 원시 2013. 3. 22.

그 당시는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지금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생명에 위협이 있는 건 아니다.

 

1909년생 박치우는 1949년 만 40의 나이로 태백산에서 이승만 정권의 토벌대에 의해서 사살당했고, 1907년생 이효석도 40대 초반의 나이로 절명했다.

 

이효석은 문학을, 박치우는 철학을 공부했다. 이 두 사람이 1938년에 대화를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책을 읽다보니 두 사람은 숭실전문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잊어버리고 산 이름. 박치우.

 

남쪽에는 박정희 시절 <국민교육헌장>을 기초했고, <공산주의철학비판>을 저술한 박종홍이 남고, 북쪽으로는 백남운과 신남철이 가고, 박치우는 1949년 태백산 자락에서 죽어갔다. 

 

살아남았으면 좋을 사람들은 일찍 죽는 비운의 역사가 많다. 역사에 가정은 소용없다 하지만, 박치우가 살아있었더라면 여러 사람들의 인생행로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 인터뷰 기사는 숭실전문학교가 신사참배 거부로 폐교당하기 바로 직전에 이뤄진 것같다. 이 두 사람은 지식인이라는 말을 자주했다)

 

 

 

(이효석의 말 속에서 흥미로운 발언을 찾을 수 있다.  지식계급이 사회적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 그 시대적 사명을 <사회적 감각과 비판정신>의 고수. 이것을 지성의 옹호라고 했다. 일제 식민지 시대 하에서 지식층의 심리적 고뇌. 생활의 옹호 vs 지성의 옹호의 갈등이 1930년대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당대 소설가 앙드레 지드와 토마스 만에 대해서도 <시대의 고민의 대변자>라고 해석하는 이효석. 

 

 

인터뷰 당시, 박치우는 31세, 이효석은 33세였다. 박치우의 발언 속에는, 1930년대 당시 학계, 사상계,예술계에서 유행하는 "비합리주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나와있다. 지성의 논리(로직)이 아니라 지성의 윤리(Ethik)를 역설하다.


1938년 박치우-이효석의 대화에서도, 자신들의, 혹은 조선의 지식인으로서 자기 사상체계가 허술한 채, 외국 유행물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 박치우와 이효석이 비판하고 있다. <사상 빈혈증>을 치유하기 위해서 박치우는 서적을 많이 읽을 것을 제안한다. 이효석 역시 사상적 교양의 깊이가 없으니 작가의 시야가 좁아진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걸작이 나외기 위해서는 조선의 문학 전통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효석. 이효석이 일찍 죽어서 아쉽다. 

 

 

제목: 사상과 현실 (박치우)

편집: 윤대석, 윤미란 

출판: 인하대학교출판부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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