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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대장동(화천대유)

(한국일보) 대장동 oct 17. “내가 사장 갈아치웠다”… 남욱 녹취록 그대로 실현된 유동규 파워

by 원시 2021. 10. 18.

단독] “내가 사장 갈아치웠다”… 남욱 녹취록 그대로 실현된 유동규 파워
입력 2021.10.18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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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장 때부터 남욱과 비슷한 발언
당시 사장 임기 반도 못 채운 채 사퇴
경찰 소환 조사서 "유씨 측근이 사퇴 종용"
유씨 사장 대리 맡아 대장동 추진 의혹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모습. 연합뉴스

유동규(52)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시절에 수시로 "공사 사장을 갈아치운다"고 주변에 말하면서 내부 인사를 좌지우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사업 원년멤버인 남욱(48) 변호사가 2014년 대장동 원주민들에게 "이재명 성남시장이 재선되면 유씨가 공사 사장이 된다"고 언급한 대로 실현된 셈이다. 성남도시공사 초대 사장인 황무성(71)씨가 임기 3년을 못 채우고 물러난 배경엔 유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장 인사까지 좌지우지한 기획본부장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유씨는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 시절부터 황무성 당시 사장을 내쫓겠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성남도시공사 관계자는 “유씨가 상급자인 황 사장을 상대로 사장 호칭까지 빼며 ‘저 사람은 내가 내보낸다’고 말하고 다녔고, 황 사장이 퇴임한 이후에도 ‘내가 황 사장을 쫓아냈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2013년 9월 성남도시공사 초대 사장으로 취임한 황씨는 3년 임기의 절반도 못 채운 채 2015년 3월 물러났다.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국제공항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수속을 위해 도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황씨가 물러나기 1년 전부터 '대장동팀' 핵심 인사들은 이미 황씨 사퇴를 공공연히 언급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2014년 4월 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추진위)’ 녹음파일에 따르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 정영학(53) 회계사는 대장동 원주민들을 상대로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유씨가 성남도시공사 사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동규씨는 당시 성남도시공사 기획본부장에서 물러나 이재명 시장 캠프에서 일하고 있었다. 남 변호사는 주민들에게 “제가 듣기론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유동규씨의) 공사 사장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황씨가 사장으로 임명된 지 반 년밖에 안 된 상황에서 유씨가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이야기가 파다했던 셈이다.

사장보다 힘셌던 기획본부장
유씨가 실세라는 사실은 성남도시공사 부서 신설과 채용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유씨는 대장동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성남의뜰컨소시엄’을 선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략사업팀 신설을 입안했다. 이후 전략사업팀 운영과 인사채용에 있어서도 황씨는 부하직원인 유씨의 전횡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게 당시 내부인사들의 이야기다.

유씨는 정영학 회계사와 함께 일했던 김민걸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를 각각 전략사업팀장과 투자사업파트장으로 신규 채용했다. 이후 황씨가 사장에서 물러나자 4개월 동안 사장 직무대리로 활동하면서 사업협약과 주주협약을 잇달아 체결했고, 초과이익 환수조항을 삭제하는 데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팀장 송병일 수사부장)은 이날 황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과정과 유씨의 인사 전횡 의혹에 대해 조사했다. 경찰에 출석한 황씨는 '유씨가 실세였느냐'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힘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그는 사퇴배경을 묻는 한국일보의 질문에 "당시 개발본부장이었던 유한기(66·현 포천도시공사 사장)가 찾아와 사퇴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LIVE ISSUE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18일 귀국 남욱, 코너 몰린 검찰에 로비 실체 알려줄 '단비' 될까
입력 2021.10.17

 


정관계 로비 의혹 등 
대장동 수사 성패 가를
'키맨' 될 수 있을지 주목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16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톰 브래들리 터미널에서 한국행 비행기 탑승수속 절차를 밟던 중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48) 변호사가 18일 귀국한다. 그는 정영학 회계사 등과 함께 의혹의 핵심 4인방으로 분류되면서도 미국 체류를 이유로 아직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다. 검찰이 남 변호사 조사를 통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5)씨의 구속영장 기각 등 난항을 겪고 있는 수사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특히 수사 성패를 가를 정관계 로비설 규명에 있어 그의 입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남 변호사가 18일 오전 5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사건인 만큼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조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으로, 체포영장을 통해 공항에서 곧바로 신병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특히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와 함께 대장동 사업의 인허가 과정, 막대한 배당금이 민간사업자에게 쏠리도록 한 사업 설계 과정을 주도했다는 데 주목한다. 초기부터 사업을 만들어간 사실상의 '설계자'인 동시에 누구보다 많은 핵심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업의 총 책임자'가 바로 남 변호사라는 것이다

검찰 역시 남 변호사가 의혹의 사실 관계를 풀 마지막 퍼즐 조각으로 기대한다. 핵심 4인방 중 김만배씨와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본부장 유동규씨는 현재 뇌물 등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고, 그나마 수사에 협력하는 정 회계사 역시 본인 관련 혐의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간에 엇갈리는 진술과 사실관계를 푸는 데 있어 남 변호사의 입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우선 검찰은 남 변호사를 상대로 그간 수사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난 부분부터 차근하게 정리해 나갈 방침이다. 그중에서도 최우선 순위로는 유동규씨 뇌물수수 대목이 거론된다. 지난 3일 구속된 유씨의 구속만료기간(20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유씨가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개발업자 정재창씨로부터 받았다는 뇌물 3억 원과 관련해 남 변호사 역시 관여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김만배씨로부터 유동규씨에게 전해진 뇌물과 관련한 남 변호사의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김씨가 당초 수표 4억 원 등 뇌물 5억 원을 줬다'던 범죄사실을 현금 5억 원으로 정정한 바 있다. 검찰은 그 이유를 "자금 세탁을 거쳐 현금으로 간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 변호사가 소유주인 천화동인 4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김씨가 보낸 수표 4억 원 회계자료를 확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이 남 변호사를 뇌물의 중간 전달자로 의심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남 변호사에 대한 조사의 종착지는 결국 '350억 로비설'의 실체 확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남 변호사 스스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김씨가) 50억 원씩 (준다는) 7명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며 "김씨가 그 비용을 우리에게 분담하라고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확보해 둔 또 다른 증거가 있고 이를 검찰이 확보할 수만 있다면, 검찰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다만 남 변호사가 '침묵'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6일 오후(현지시간) 한국행 비행기 탑승 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에 "모든 것은 검찰에서 소상하게 말씀 드리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정작 조사에서는 영양가 없는 진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만만치 않다. 실제로 남 변호사는 앞서 언론에 상세히 아는 건 없다는 취지로 한 발 빼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경우 검찰이 남 변호사로부터 어떻게 유의미한 진술을 얻어낼지가 이번 의혹 규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LIVE ISSUE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화천대유부터 설립한 '성남의뜰', 상대평가서 유독 고득점
입력 2021.10.1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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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 응모 3곳 사업계획서·평가점수 비교>
상대평가 총점서 60점 이상 압도적 
"사업자 선정부터 특정세력 입김 의심"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 서재훈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 사업자인 '성남의뜰컨소시엄'이 뚜렷한 이유 없이 거의 모든 항목에서 경쟁업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사위원 주관이 반영되는 상대평가에서 점수 차이가 컸다.

한국일보가 14일 대장동 사업에 응모한 컨소시엄 3곳의 사업계획서와 평가점수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성남의뜰은 1,010점 만점에 994.8점을 얻어 '산업은행컨소시엄'(909.6점)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컨소시엄'(832.2점)을 제치고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AMC 미리 설립한 성남의뜰 만점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 사업자 선정을 위해 2015년 3월 26일 절대평가(390점)를, 다음날 상대평가(610점)를 진행했다. 사업자들은 1,000점 만점에 최대 10점의 가산점을 더해 1,010점까지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상대평가 심사위원 5명 중 3명은 외부인사였고, 2명은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변호사 출신의 정민용(47) 투자사업팀장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심사에 참여한 것을 두고 뒷말이 많았다. 김 처장은 성남도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52)씨의 심복으로 알려진 인물이고, 정 변호사는 대장동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48) 변호사 대학 후배였다. 성남의뜰과 밀접하게 연관된 인사들이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셈이다.

실제 상대평가 평가점수를 살펴보면 석연찮은 대목이 적지 않다. 80점이 걸려 있는 '재원조달계획의 안전성 및 실현 가능성' 항목은 컨소시엄 3곳에서 제출한 내용이 비슷했지만, 성남의뜰만 만점을 받았다. 산은과 메리츠는 각각 72점과 64점을 받는 데 그쳤다.

배점이 100점인 '재원조달의 조건' 항목의 경우 3곳 모두 성남도시공사에 재원 조달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컨소시엄 모두 '공사의 미분양매입 확약 등 조건 요청 여부'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표시했지만, 성남의뜰만 99점을 챙겨 산은(95점)과 메리츠(97점)를 앞섰다.

이처럼 '재원조달 계획' 항목에서만 성남의뜰은 만점(180점)에 가까운 179점을 받아 산은(167점)과 메리츠(161점)와 차이를 벌렸다. 금융업계 전문가는 "재원조달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적시하는 컨소시엄이 어디 있겠느냐"며 "이 정도로 점수 차이가 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장동 민간사업자 사업계획서 평가점수 주요 내용. 그래픽=김문중 기자



20점 만점인 '자산관리회사(AMC) 설립 및 운영계획, 조직편성 및 인력운영 계획' 항목에서도 성남의뜰은 18.4점을 획득했지만 산은과 메리츠는 11.2점과 10.8점에 불과했다. 민간 사업자 공모(2015년 2월 13일)가 나오기 일주일 전에 성남의뜰 AMC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것을 두고 공모지침서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는 이와 관련해 "(화천대유처럼) AMC가 설립되지 않았더라도 설립 계획만 제출하면 20점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성남의뜰만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사업을 실제 시행할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설립 및 운영계획' 항목에서도 불리한 조건을 제시했는데도 만점을 받았다. 성남의뜰과 메리츠는 PFV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성남도시공사와 금융권, AMC에서 1명씩 이사를 추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반면 산은은 이사 4명을 두고 성남도시공사 몫으로 2명을 배정하겠다고 했다. 성남도시공사 입장에선 산은이 제시한 조건이 낫지만 실제론 성남의뜰만 20점 만점이었고 산은과 메리츠는 각각 13.6점에 머물렀다. 결국 상대평가 총점에서 성남의뜰은 600.8점을 받아 산은(538.6점)과 메리츠(508.2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절대평가는 '성남의뜰 맞춤형'?
성남의뜰은 상대평가보다 먼저 진행된 절대평가에서도 390점 만점에 가산점 4점까지 더해 394점을 기록하며 산은(371점)과 메리츠(324점)를 제쳤다.

절대평가는 항목별로 정해진 기준에 따라 배점하는 방식이라 심사위원들이 재량권을 발휘할 여지가 거의 없다. 하지만 성남의뜰이 10개에 달하는 세부평가 항목에서 모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자, 사실상 '성남의뜰 맞춤형 평가 기준 아니었느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심사위원별 평가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화천대유 설립부터 컨소시엄 선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돼 특정세력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사업자 선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