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의 밤은 아까워서 자면 안된다.
이층 방은 서쪽 햇볕을 켜켜히 저장했다가 밤이 되어 품어낸다.
바깥과 온도차가 거의 15도가 넘는다.
여긴 백두산 위 쪽이니까,
일교차가 이렇게 큰 것은 이해가 간다.
자전거를 타고 나가다. 가슴이 차가울 정도로 시원하다.
길을 가르며
적막한 집들 사이로,
가로등이 드물어
검은 장막이 처져 있는 듯 하다.
어둠으로 들어가 버리고 싶은 밤길이다.
차이니즈 아저씨 한명이 반대편에서 자전거를 타고
급히 집으로 들어가는 중이다.
살면서 여러가지 빚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빚들 중에 하나가,
연인에게 편지를 써야 하는데,
밀리고 밀린,
그러니까 내장에 누적되어,
꺼내어 보기가 쉽지 않은,
그런 글 빚이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연의 색깔. 고구마 껍질 안 색깔 (0) | 2021.01.02 |
---|---|
소녀들의 눈싸움 (0) | 2020.12.02 |
마른 꽃을 보다가 (0) | 2020.10.04 |
415 총선, 심은하 선거운동 단상 (0) | 2020.04.22 |
시카고 갔다가 돌아오던 길, (0) | 2020.04.12 |
득량 (得粮) 사람 오재영 실장 2011년 10월 4일 , 페이스북 (0) | 2019.10.05 |
너무나 큰 진리를 마주 대할 때 느끼는 감정 (0) | 2019.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