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별 사설
제주항공 착륙 폭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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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칼럼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 원인은 무엇인가 [12월30일 뉴스뷰리핑]
권태호기자
수정 2024-12-30 13:25등록 2024-12-30 09:07
타이 방콕을 출발한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인근에 추락한 29일 오후 한 소방대원이 사고난 여객기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오늘(12.30) 아침신문 1면은 모두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참사’였습니다. 이외에 △윤석열, 공수처 3차 출석요구 불응(4곳)이 그 다음 주요한 기사였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http://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제주항공 참사 원인
② Now and Then : December 중 Thanksgiving(조지 윈스턴, 1982)
① 차이의 발견
# 제주항공 참사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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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숨지고, 승무원 2명만이 생존한 최악의 항공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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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고 상황
- 29일(현지시각) 새벽 1시30분 태국 방콕에서 이륙한 제주항공 여객기(7C 2216)는 원래 어제 아침 8시30분 무안국제공항 착륙 예정이었다가, 도착 지연으로 아침 8시50분 착륙하기로 돼 있었습니다.
- 오전 8:54 무안공항 관제탑 착륙 허가
- 8:57 관제탑,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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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59 사고기 기장, 긴급 조난신호인 ‘메이데이’(Mayday) 보내. 기체 오른쪽 엔진 연기
- 정상 착륙 방향(남쪽에서 북쪽)으로 착륙하려 했으나 실패
- 기수를 돌려 반대 방향인 19번 활주로로 동체착륙 시도
- 랜딩기어(바퀴) 작동하지 않아
- 9:03 활주로 중간에 동체 착륙
- 시속 250km로 10초 만에 활주로 남쪽 끝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에 부딪힌 뒤 외벽 담벼락까지 충돌, 폭발
- 기체는 꼬리 부분만 남기고 완파
한겨레신문 3면 그래픽
한겨레신문 3면 그래픽
2. 사고 원인
- 정확한 원인 파악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 현재까지는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파손, 그리고 랜딩 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1) 조류 충돌
- 시간상으로 보면, 정상착륙 하려던 제주항공 여객기에 문제가 발생한 건 착륙 직전 오른쪽 엔진으로 새가 빨려들어가 엔진에 불이 난 것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입니다.
-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6개월간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모두 623건으로 집계됩니다. 조류 충돌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로, 주로 이착륙 때 일어납니다.
- 조류 충돌 사고의 5% 가량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조류 충돌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것은 이번처럼 새가 엔진 등 기체 내부로 빨려들어가는 경우입니다.
- 비행장은 광활한 초원으로 새들의 먹이가 많고, 사람이 없어 새들이 모이는데다, 더욱이 최근에는 이상기후 영향으로 철새들이 텃새화가 되어 아예 상시적으로 공항 주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져 위험도가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2) 랜딩기어 미작동
- 가장 큰 원인은 랜딩기어(바퀴)가 왜 작동하지 않았느냐는 점입니다. 랜딩기어는 수동으로도 작동이 가능한데,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 브레이크 시스템이 랜딩기어와 연동돼 있는데, 랜딩기어가 작동되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했는데, 감속이 안돼 사고기가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충돌에 이르렀습니다.
- 더욱이 역방향으로 활주로 중간부터 동체착륙을 시도하는 바람에 감속도 안 되는데다 활주로 끝까지의 거리가 짧아 충돌하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화재로 랜딩기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이 조류충돌과 상관없이 기체 정비에 문제가 있었던지는 이번 사고의 가장 주요한 지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3) 시급한 동체착륙
- 대개 동체착륙을 할 경우, 공항당국이 활주로에 소화액을 뿌려 화재에 대비하고, 항공기도 기내 연료를 최대한 배출하거나 선회 비행으로 연료를 모두 소진시켜 화재 가능성을 줄입니다.
- 그런데 이날은 한 차례 착륙 실패 후, 곧바로 역방향 동체착륙을 시도합니다.
- 생존 승무원의 말을 들어보면, 엔진에 불이 붙어 연기가 기내로까지 퍼지고 있는 상황이라 지체할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새떼 충돌에서 외벽 충돌에 이르기까지 10분이 채 안 됐습니다.
4) 공항 문제점은 없나?
- 무안공항은 인근에 갯벌과 호수 등 철새 도래지가 있어 이착륙 항공편 대비 조류 충돌 발생률이 0.09%로 전국 14개 공항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 그러나 무안공항은 상대적으로 이착륙 비행기가 많지 않아 조류 충돌 예방 인력은 4명뿐입니다. 김포 23명, 제주 20명, 김해 16명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습니다. 인천공항은 46명이 음파퇴치기, 비살상용 총, 그물 등으로 24시간 교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조류 충돌을 막기 위한 열화상 탐지기도 무안 공항에는 없습니다. 열화상 탐지기가 설치된 곳은 김포·김해·제주 뿐입니다.
- 또 무안공항은 활주로가 짧습니다. 제1활주로 길이가 2800m로, 인천공항(3750~4000m)보다 25~30% 가량 짧습니다. 무안공항은 내년까지 기존 활주로를 3160m로 360m 늘릴 계획입니다.
5) 항공기 기종 문제점은 없나?
- 사고 기체는 미국 보잉사가 만든 중단거리용 여객기 B737-800입니다. 길이 39.47m에 189개 좌석이 중앙 통로를 사이에 두고 3열씩 배치되는 작은 여객기입니다.
- 제주항공은 모두 41개 여객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39대가 이 기종이고, 국내 저가항공사에서도 대부분 이 기종을 사용합니다.
- 사고기는 15년된 기체입니다. 국토교통부는 20년 이상 된 기체를 노후항공기로 보기에, 노후화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 이 모델은 국내는 아니지만, 외국에서 몇 차례 사고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 현재 국내에서는 이 기종 101대가 운항 중입니다. 제주항공 외에는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입니다.
- 지난 2022년 3월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추락한 중국 동방항공 MU5735편이 이 기종으로, 이후 동방항공은 이 기종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또 이 기종은 공중에서 연료를 버릴 수 있는 ‘연료 방출’ 기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선회하면서 연료를 소진해야 하는데, 그럴만한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때문에 사고가 더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6) 제주항공 운용엔 문제점 없나?
- 제주항공이 무안-방콕 국제선을 띄운 건 지난 8일부터입니다.
-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국내 다른 항공사와 비교해 최대 25% 많았던 것으로 나타납니다. 제주항공의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대한항공(355시간)과 아시아나항공(335시간)뿐 아니라, 진에어(371시간), 티웨이항공(386시간), 에어부산(340시간) 등 다른 LCC와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 사고가 난 여객기도 사고 전 48시간 동안 8개 공항을 오가며 13차례 운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기는 최근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했고, 공항 체류시간도 대체로 1시간 내외로 짧았습니다. 항공기는 이착륙 때마다 기체 주요 부분을 점검하고 문제가 없는지 살피는데, 체류시간이 줄어들면 정비 시간도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지난 2005년 출범한 제주항공은 지난 20년 동안 저가항공(LCC) 업계 1위였습니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 제주항공은 출범 이후 초창기 만성 적자에 시달리다, 저가항공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2011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2018년 LCC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경향신문 -사설
또 ‘랜딩기어 회항’, 제주항공 운항·안전 체계 엄히 짚어야
입력 : 2024.12.30 18:51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울타리 밖에 30일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국화꽃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179명이 사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하루 만인 30일 제주항공의 동일 기종 여객기가 랜딩기어(비행기 바퀴) 이상으로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6시37분 승객 161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가던 7C101편에 랜딩기어 문제에 따른 기체 결함이 발생하자 승객들에게 이를 안내한 뒤 회항했다. 이 기종은 보잉의 B737-800으로 전날 참사가 벌어진 기종과 동일하다.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비행기가 안착할 때까지 승객들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헤아리기 어렵다.
전날 사고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는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파손, 랜딩기어 오작동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사고 기종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대부분이 운용 중이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크다. 사고 여객기는 지난 27일 탑승하던 중에도 시동 꺼짐 현상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혹시라도 제주항공의 ‘안전 불감증’이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사고기는 사고 전 48시간 동안 무안·제주·인천공항과 중국 베이징, 대만 타이베이, 태국 방콕, 일본 나가사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8개 공항을 오가며 모두 13차례 운항했다. 공항 체류시간도 1시간 내외로 짧았다고 한다. 항공기는 이착륙 때마다 기체를 점검해 문제가 없는지 살피도록 돼 있는데 짧은 체류시간에 정비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제주항공의 여객기 평균 가동 시간은 월 418시간으로,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비교해 긴 편이라는 점도 따져봐야 할 점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유가족들을 보듬는 것이다. 하지만 유가족들은 절차도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채 가족 행방을 찾아 동분서주해야 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30분에야 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설치했다. 항공기 사고 매뉴얼상 사고 발생 2시간 이내 설치돼야 하지만 규정보다 11시간 가까이 늦은 셈이다. 화재로 시신 훼손이 심각했던 것을 감안한다 해도, 세월호·이태원 등 과거 참사 때처럼 수습 과정에서 ‘피해자가 배제’되는 상황이 재연되어선 안 된다. 정부와 제주항공은 실의에 빠진 유가족 지원에 부족함이 없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대형 참사에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다. 전국의 합동분향소를 찾거나 소셜미디어에 애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애도와 위로가 부디 피해자들 마음에 닿기를 희망한다. 당국은 안타까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응분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 유가족을 참여시켜야 한다. 다시 한 번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사설] 조류 무대책, 콘크리트 둔덕, '설마 病'이 만든 참사
조선일보
입력 2024.12.31. 00:30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항공기 엔진 폭발이 지목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주변으로 철새떼가 날고 있다./뉴시스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역시 ‘설마’ 하는 생각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동체 착륙을 한 사고 여객기는 활주로 끝의 로컬라이저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로컬라이저는 조종사의 항공기 착륙을 돕는 설비로, 활주로 중심선에 맞추도록 수평 방향 정보를 제공한다. 만약의 경우 비행기가 활주로를 지나쳐도 충격이 없도록 그 경우 부러지도록 설계된다. 하지만 무안공항의 경우 경사진 지형 때문에 로컬라이저가 둔덕 위에 설치돼 있었고 둔덕 자체가 단단한 콘크리트로 보강돼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여수공항이나 포항경주공항 등도 같다며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을 설치하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고 한다. 미국 등 해외는 말할 것도 없고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공항안전운영기준에도 로컬라이저는 잘 부러지는 구조로 세워야 한다고 되어 있다. ‘설마’ 사고가 나겠느냐는 생각에 이런 구조물을 만든 것이다.
무안공항은 갯벌과 4곳의 철새 서식지 가까운 곳에 건설돼 새 떼 출몰이 잦은데도 조류 예방 시설이 전무하고 전담 인력조차 전국 공항 중 하위권이다. 2022년 조류 관련 영향평가에서 가장 높은 ‘위험수준3′을 받았다. 신속히 추가적 위험 경감 대책을 마련하라는 진단이 나왔지만 제대로 이행한 것이 없다. ‘설마’ 한 것이다.
무안공항은 운항 편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률이 0.09%로 전국 14개 공항 중 가장 높았다. 조류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김해공항(0.034%), 김포공항(0.018%), 제주공항(0.013%)보다 월등하게 높다. 그런데도 무안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력은 총 4명으로 전국 14개 지방 공항 가운데 하위권이다. 김포공항(23명), 제주공항(20명), 김해공항(16명)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 사고 당시 야간조 인력 1명과 주간조 인력 1명이 교대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류 사고를 예방할 설비도 전무했다. ‘설마’는 자주 사고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한번 터지면 비극적 참사로 이어진다.
한국일보-사설
콘크리트 둔덕에 무리한 운항...제주항공 참사, 인재 아닌가
입력 2024.12.31 00:10 27면 3 0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결국 인재(人災)였을 가능성이 하나둘 제기되고 있다. 사고 여객기는 제대로 된 정비가 쉽지 않을 만큼 쉴 새 없이 운항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고, 무안국제공항 인프라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정은 지켰다”는 걸로 비켜갈 수 있는 사안들이 아니다.
이번 참사는 조류 충돌에 따른 엔진 고장이 원인이었다고 해도 랜딩기어(착륙 바퀴)만 제대로 작동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수동 작동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의문을 더한다. 심지어 참사 하루 뒤인 어제 오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여객기가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같은 항공사 동일 기종(B737-800)이라는 점에서 어딘가 크게 구멍이 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가동률을 한계치로 끌어올리면서 점검·정비 부족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실제 사고 여객기는 참사 전날 하루에만 4개국의 4개 도시를 운항했다. 착륙과 이륙 간격은 대체로 1시간 안팎이었다. 승객이 타고 내리는 시간을 제외하면 정부가 요구하는 최소 정비시간(28분)을 간신히 채웠다는 얘기다. 제주항공 여객기의 월평균 운항시간(418시간)은 다른 항공사보다 최소 40시간, 많게는 80시간 길다.
무안국제공항의 인프라도 짚어봐야 한다. 사고 여객기는 동체 착륙을 하다 활주로 끝단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혔다. 만일을 대비해 비행기가 쉽게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하는 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침이다. 항공안전 전문가 데이비드 리어마운트는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그 위치에 둔덕이 있다는 건 범죄행위에 가깝다”고 표현했을 정도다. 철새 도래지로 둘러싸인 공항임에도 조류 퇴치 인력은 단 4명에 불과하고 심지어 참사 당일엔 2명만 근무를 했다고도 한다. 조류 탐지레이더 등의 안전설비조차 한 대 없다.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인을 하나로 몰아가는 건 섣부르지만, 항공사고는 한 번의 사고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하나씩 면밀한 조사를 해야 한다. 규정을 지켰는데도 사고가 났다면 규정을 손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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