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군이 노태우 국가장에 조문왔으니까, 이제 다 '화해'한 것 아니냐? '뭐 먹고 살기도 바쁜데, 518을 누가 얼마나 생각하고 산다고' 그러나 , 용서는 개인 차원에서 할 게 있고, '개인' 차원을 넘어선 용서와 화해의 영역이 있다고 본다.
내가 이룬 어떤 성과도, 내 손을 떠날 때가 있고, 그게 내 것이 아니라, 나를 초월한 '전체'의 소유가 될 때도 있다. 그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이 미학적으로 아름다운 사람이다.
노태우씨의 아들 노재헌씨가 광주 518묘역을 방문하고 당시 광주시민군에게 용서를 구한 것은 잘 한 일이다. 그리고 전두환 범죄단과 당장 비교되기 때문에 노재헌의 광주 518 학살에 대한 사과는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있다.
하지만 노태우씨가 병상이라고 해도, 어떠한 공식적인 사과의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518 시민군 박남선 실장의 노태우 조문은 너무 이르다고 생각한다.박남선 실장이 정치적으로 반성하는 노재헌씨가 가족상을 당해 조문을 간다면, 개인적인 자격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도 본다. 존경하는 박남선 선생의 결정이 아쉬움을 남기는 이유다.
1997년 11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김대중 후보의 동의 하에 전두환과 노태우 등 내란죄 뇌물죄인들을 다 사면해준 이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광주 518을 정치적 표계산하는데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