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가뭄 조건, 강풍, 경북 의성, 안동시,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경주시, 강원도 울주군 등지로 번지고 있는 조건에서,
충분한 비가 오지 않으면, 단기간에 산불을 진화하기 힘들다.
이런 경우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대피를 시키는 게 최우선 과제이다.
그리고 나서 주불을 진압하고, 중요한 건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
"역사상 최악의 산불... 비 충분히 오지 않으면 장기화 가능성도"
박지윤 기자 입력 2025.03.26 12:30 수정 2025.03.26 14:04 2 0
산불전문가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
"침엽수가 많은 영양·청송, 산불에 특히 취약한 환경"
"지역 주민 고령층이라 신속한 대피 어려워"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한 도로 옆 야산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산불대응전문가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될 것 같다"며 "27일 예보돼 있는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는다면 장기화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서재철 녹색연합 전문위원은 2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산불은 2022년 울진 산불과 2000년 동해 산불을 능가하는 규모가 될 것 같다"며 "지금까지 여러 산불을 목격해왔지만, 화염이 이 정도 속도로 번지는 것은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 위원은 1996년부터 백두대간 생태보전 활동을 해 온 환경활동가이자 산불전문가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성에서 시작된 경북 지역 산불의 피해 면적은 1만2,699㏊(헥타르)로 역대 피해 규모 1위였던 2000년 동해 산불(2만3,794㏊), 2위인 울진 산불은 (1만6,301㏊)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그러나 산불이 아직도 확산하고 있어, 피해 면적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서 위원은 불이 번지고 있는, 침엽수가 많은 영양·청송 지역의 산림 환경이 산불에 특히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강한 강풍을 타고 하늘에서 불똥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지역은 한국에서 가장 소나무 밀도가 높은 곳이라 특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소나무처럼 사시사철 무성한 잎을 달고 있는 침엽수는 겨울철 잎을 떨어뜨리는 활엽수보다 산불에 훨씬 취약하다. 특히 소나무는 송진 등 기름 성분이 20%를 차지해 불에 잘 타고, 솔방울이 멀리 날아가 불길을 확산시킨다는 특징이 있다.
경북 의성 산불이 강풍을 타고 영덕으로 확산된 26일 매전1리 마을 곳곳이 쑥대밭으로 변해 있다. 뉴스1
예보된 비가 산불을 진화할 만큼 충분히 내리지 않을 경우 산불 상황이 장기화할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서 위원은 "당초 엊그제만 하더라도 비가 종일 내린다고 해서 한 5㎜ 이상은 내릴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오늘 아침에 기상 예보를 확인해 보니 경북 일대는 27일 오후에 1㎜ 정도 온다고 하더라"라며 "이처럼 비의 양이 적으면 산불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피해 규모 확인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 위원은 "이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 휴대폰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에 취약한 만큼 급히 번진 불 속에서 신속하게 대피하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오늘 오전 중 마을에 직접 들어가봐야 피해가 어느 정도로 발생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2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경상도 지역 산불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모두 1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북 14명, 경남 4명이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소방관 '바디캠' 촬영. 강풍으로 인해 이동도 힘들다.
경북 안동 마을 피해.
남-안동 요금소 인근 (도로 차안에서 촬영)
안동대 인근에 본 산불
경북 청송 파천면 사무소 인근
동해선 기차 안에서, 영덕군 축산면 일대 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