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노트 Notes on the Politics of Korea

1. 하르츠 IV 법안 비판자들은 무엇을 문제 삼는가?


2018년 2월 2일 독일 의회 연설에서, 좌파당 대표 카트야 키핑은 “하르츠 IV 개혁”을 “하르츠 IV 제재”라고 명명하면서, 하르츠 IV가 인간 존엄성을 말살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폐지하라고 말했다. 


 2003년 하르츠 IV 발효될 때 독일 실업률은 10.5%였다가 2016년 독일 실업률은 전후 이래 가장 낮은 수치 6.1%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왜 하르츠 IV 법안을 문제삼는가? 

( 여론조사: 2017년  38.5%가 하르츠 IV 법에 찬성했고, 38.3%가 반대했다.)


첫번째 이유는, 공식 실업률은 낮아졌지만, 노동 유연성은 증가되었고, 소득 불평등이 증가되었다고 비판한다. 특히 하위 50%의 소득 불평등은 더 심화되었다. 독일에서도 질좋은 일자리보다는 구직 압박감 때문에 나쁜 일자리가 늘어났다. 기존 독일 사회복지 체제에서는 없었던 최저임금제도를 2014년에 도입하게 이르렀다. (시간당 8.5 유로) 



( 빨간 색 그래프: 가계 가처분소득 지니 계수 증가)


2017년 크리스티안 오덴달 (Christian Odendahl)이 작성한 “독일 하르츠 노동시장 개혁 신화를 자세히 들여다 보기 ( The Hartz myth :A closer look at Germany’s labour market reforms )에 따르면, 불평등을 측정하는 지니계수가 최근들어 더 악화되었다.


 

(독일에서 별로 인기없는 전 폭스바겐 경영자, 하르츠 법안은 그 이름 페터 하르츠 Peter Hartz 에서 나왔다. 시민들이 시위를 벌임)


두번째 이유는 하르츠 IV 법이  실업자들에게 사회적 창피를 주고, 가난한 사람들을 쥐어 짜내기 때문이다.  실업자들이 빨리 일자리를 다시 구하지 않으면 인간적 서러움,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하르츠 IV 이전에 비해 무엇이 달라졌는가? 


독일 정부가 실업자들을 관리 통제 강도를 훨씬 더 높였다. 실업자들이 구직 센터를 의미하는 연방노동대리 상담 담당자에게 구직현황을 보고해야 한다. 연방노동청 주최 일자리 관련 교육도 받아야 하고, 참석하지 않으면 실업급여를 깎아버린다.  또한 상담원이 실업 급여를 지속할 것이냐 중단할 것이냐를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 만약 구직자가 상담원이 제안한 일을 하지 않으면, 구직자 개인 선호도를 떠나서, 실업급여를 중단해 버릴 수도 있다.  


하르츠 IV 구호가 “격려하고 요구하다 Fördern und Fordern“인데, 상벌을 과거보다 명료하게 했다. 


하지만 하르츠 IV 법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이 법이 기본적으로 친-기업 반-노동자 법안이고, 신자유주의적 긴축 통치 방식으로 규정하며 폐지를 주창하고 있다. 


세번째 비판 이유는, 하르츠 IV 법이 위헌이고 위법성 때문이다.


2012년 4월 독일 수도 베를린 한 법원은 매월 개인에게 36 유로, 한 가족당 100유로를 지급하는 하르츠 IV법은 헌법 원리 “인간의 존엄성”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또한 아동수당과 관련해서 비인간적이고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2009년  헤센 주 법원은 아동수당 삭감을 ‘위법’ 판결내렸다. 이것은 실업자 자녀 복지와 관련된 중요한 주제다. 


실업자의 자녀에게 지급되는 급여를 연령별로 두 가지로 구분했다.  7세~13세 사이 어린이들에게는 기존 급여의 60%, 14~17세에게는 기존 급여의 80%를 지급하게 했다. 이러한 아동 수당 삭감이 헌법정신에 위배되느냐 마느냐 논란을 가중시켰다.

2009년 헤센 주 법원은 아동/청소년을 두가지 연령대로 임의적으로 나눠서 차별적으로 지급하도록 한 하르츠 IV법은 아동의 생활비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http://www.dw.com/en/german-child-welfare-payments-face-constitutional-test/a-4807459


(2014년 통계, 유럽 국가들보다 조금 낫지만, 독일 역시 빈곤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5명 중 1명, 20% 정도 1620만이 빈곤 인구다.




2. 하르츠 IV 제재 조치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좌파당은 그 대안으로 최저임금제도와 기본소득을 제안하고 있다.


실업 급여는 자산조사(means-test)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자산조사와 일자리(노동)에 대한 노동청의 압박 없이, 독일 시민이면 누구나 다 받는 소득, 시민의 자율성에 따라 그 사용처가 결정되는 기본소득 운동이 하르츠 IV 단계(2005년) 이후 좌파당을 중심으로 전개되었다. 


독일 법원의 판결들도 기본소득 운동에 힘을 실어주었다. 2010년 독일 법원은  하르츠 IV 법은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실업급여,임금지불을 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2014년에는 최저임금 8.5 유로, 2018년에는 8.84 (1만 1954 원) 유로가 독일에서 책정되었다.


좌파당이 처음에 최저임금제를 주장했을 때에는, 엥겔라 메르켈이 콧방귀를 뀌다가 데모가 일어나자, 사민당과 기민당이 이를 수용했다. 


(생활비걱정 불안, 노동강요, 관료주의 대신, 자유, 연대, 정의를 위한 조건없는 기본소득을 지급하라 ! ) 


3. 하르츠 I~IV 노동개혁안은 어떻게 누가 만들었는가?



전후 사회복지 합의를 깨고 신자유주의 정책에 굴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민당 총리 슈뢰더가 하르츠 법을 만들었다. 2003년~2005년 하르츠 (I~IV)도입으로 사민당은 내분으로 고통받았고, 2005년 사민당보다 더 급진적인 좌파당 (Die Linke)이 출범했다. 


슈뢰더 연방 의회 발언이 출발점이 되었다. 2003년 3월 14일 독일 의회에서 그는 이렇게 소리쳤다. 


“앞으로는 아무도 사회 (나랏) 돈을 써가면서 쉴 수 없을 것이다. 일하기를 거부한다면 사회적 제재를 받을 것이다.”

 

파장력은 어떠했는가? 하르츠 법안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단일 사회개혁안으로 평가받는다. 2차 세계대전 후 ‘복지 체제’ 구성요소들, 공공 교육, 의료보험, 연금, 가족복지, 일자리 정책(고용창출)을 싹 다 바꿔버렸다. 


‘2010 EU 아젠다’ 의 핵심인 사회복지 지불 부담을 덜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하르츠 법안이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노동시장 개혁 법안, 하르츠 1에서 하르츠 4까지 4단계로 구성된다. 

 

2003년 1월부터 시행 하르츠 I 단계, 단기 고용 노동자와 ‘정규직’ 노동자와 동일 권리 보장해주고, 단기 고용을 사회적으로 확대시키기 위함.


하르츠 II 단계: 실업보조금 혜택을 바꾸다. “실업 급여 사무소” 를 영어 이름 “Job centers”로 바꿨다.  파트타임 고용을 “미니잡 Minijob” 영어 단어로 대체했다.


2004년 1월부터 시행 하르츠 III 단계: 전체 실업 혜택 체제를 바꿈. 연방노동청(Bundesanstalt für Arbeit)이라는 기존 명칭을 ‘ 연방 노동 대리인 (Bundesagentur für Arbeit)’으로 바꿨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기관의 역할은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빨리 구할 수 있게끔 실업자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2005년 1월부터 시행 하르츠 IV 단계: 기존 사회복지비 (실업부조와 사회부조: 생필품, 학습교재, 의류품 등을 따로 따로 분리 신청하던 것)를 이제는 하나로 다 묶어서 “실업급여 II” 패키지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정기적인 ‘실업급여 I’ 지급 기간을 18개월로 제한해버려 실업자들이 더 빨리 구직하도록 압박을 가했다. 

이에 대한 저항이 심하자, 2007년에 기민당과 사민당은 이 조항을 완화시켜 58세 이상은 24개월까지 ‘실업급여 I’을 지급했다. 



(2002년 10월 20일, 게하르트 슈뢰더 당시 총리와 폭스바겐 전 매니저 페터 한츠가 노동시장 개혁을 발표하고 있다. 실업급여와 사회부조 삭감과 통폐합이 그 목표다 ) 


4. 하르츠 I~IV 법안이 독일 정치권에 미친 영향 : 엥겔라 메르컬 꿩먹고 알먹고 


전통적으로 사회복지 옹호자로 알려진 사민당은, 슈뢰더의 하르츠법안에 대한 자화자찬 발언으로, 2005년 이후  2017년 9월 연방 총선까지 기를 펴지못하고 있다. 

 

하르츠 IV 법이 시작된 2005년 이전에 사민당에 투표했던 유권자들은 사민당의 반-노동자 태도와 배신에 분노했고, 이들은 좌파당(Die Linke)으로 돌아서거나, 기권표를 던졌다. 그 결과는 뻔했다. 기민당/기사련 연합 앙겔라 메르켈이 장기 집권을 하게 된 것이다. 


2005년 5월 사민당 대표적인 정치가 오스카 라퐁텐 (Oskar Lafontaine)은 사민당을 탈당해, 동독에 기반을 뒀던 PDS(민주사회당)과 통합해 좌파당 (Die Linke)을 창당했다. 좌파당은 2005년 9월 연방총선에서 76석을 얻어 제 4당이 되었다.


다른 한편 기민당/기사련 앙겔라 메르켈은 사민당 슈뢰더 덕분에 꿩먹고 알먹었다.


신자유주의적 긴축통치와 질서-자유주의 노선을 관철시키는데 경쟁자 사민당 슈뢰더를 앞장 세워 여론의 예봉도 피하고, 총선에서도 큰 장애물 없이 12년간 질주했다. 


앙겔라 메르켈에게 슈뢰더는 얼마나 고마운 존재였겠는가?


사민당 슈뢰더는 하르츠 IV 비판자들에게 “하르츠 개혁이 좋고 옳은 것으로 판명나고 있다”고 발언했고, 2005년 11월 총리, 칸츠러린이 된 (Kanzlerin) 가 된 앙겔라 메르켈이 슈뢰더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연방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슈뢰더 총리가 아젠다 2010을 과감하게 실행해 줘 감사하다.”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한다고 비난받는 하르츠 IV 법은 독일 정치사에서 사민당 슈뢰더의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2017년 9월 총선 이후, 아직도 독일은 난민 문제, 인종주의 발호, 유럽 통합, 유럽연합 내부 빈부격차 문제 등으로 ‘연립 내각’을 형성하지 못한 채 난항을 겪으며, 사민당과 기민당/기사련의 대연정을 의논중이다. 


현실 안주형으로 전락한 독일 사민당, 전국 정당으로 발도움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독일 좌파당, 점점 더 우경화되고 초기정신이 흐릿해져버린 녹색당, 그 사이 민족주의 성향 AfD (독일을 위한 대안)이 지난 해 9월 총선에서 제 3당이 되어버렸다.



(앙겔라 메르켈 '영원히 !' 풍자 )



http://www.dw.com/en/the-much-hated-hartz-iv/a-5221558


http://www.dw.com/en/german-child-welfare-payments-face-constitutional-test/a-4807459


https://www.welt.de/wirtschaft/article135426783/Jeder-Fuenfte-leidet-unter-sozialer-Ausgrenzung.html


https://www.volksstimme.de/deutschland-welt/wirtschaft/arbeitslosenzahlen-arbeitslosigkeit-im-august-sinkt-geringfuegig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13/jan/01/germany-hartz-reforms-inequality


Sanktionen bei Hartz IV und Leistungseinschränkungen bei der Soz


https://www.tagesschau.de/inland/agenda-hg-101.html


https://www.welt.de/wirtschaft/article135524723/Hartz-findet-Grundsicherung-bis-heute-viel-zu-niedrig.html


a closer look at Germany's labour market reform by Christian Ode

https://www.katja-kipping.de/de/article/1340.hartz-iv-sanktionen-sind-ein-angriff-auf-die-menschenw%C3%BCrde.html



(독일 실업율 추이 1980 - 2016)



(하르츠 IV 법은 인간 존엄성을 경멸하는 법이라고 비판하는 독일 시민들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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