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앞으로는 가급적이면 대학 교수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초중고 교사들이 자체 경쟁해서 교육감 선거를 치르는 게 더 좋다고 본다. 그 이유는 그들이 대학 교수들보다 12년간 교육 현실을 더 잘 알기 때문이다. 만약 대학교수들 중에 교육 현실에 대한 탐구와 실천이 더 뛰어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출마해도 된다.
그러나 매일 교실에서 수업하는 초,중,고 교사들이 체험하는 현장의 문제들을 감안하면, 이들 중에 교육감 선거에 나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 아래 조희연 교육감 글을 읽다가 느낀 소감.
글 내용 중에,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다고, '금 모으기'를 실시한 것은, 칭찬할 만한 일이 아니다. 외환위기의 직접적인 원인들은 IMF 비토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 빌 클린턴과 당시 재무장관 로버트 루빈 (골드만 삭스 회장 출신)이 일본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린 한국에게 상환유예를 허가하지 못하도록 일본에 압력을 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것은 무슨 음모론이 아니라, 실제 벌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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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의 글.
12.3-6.3 격변의 시기를 지났으니, 모두 여유 있게 지내시기를..저도 집필에 집중하고자
작년 12.3 비상계엄부터 6.3 대선까지는 많은 분들에게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국내외적으로 위기적 상황이라고 여겨지는 이 시기에, 보수정부가 아니라 '민주진보' 정부가 등장한 것은 국가를 위해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IMF 금융위기 시기에 김대중 정부가 수립됨으로써 위기극복이 더욱 용이했었던 것을 떠올립니다. 만일 보수정부가 IMF외환위기 이후의 국가를 운영했다면, '금모으기 운동'도 어려웠을 것이고, 끝없는 갈등의 연속이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국가적 위기 때에는 보수의 주장을 수용하는 진보정부가 위기극복에 용이하고, 태평성대에는 진보의 주장을 수용하는 보수정부가 국가운용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교육감직을 그만둔 이후에, 10년사를 정리하고, 또 '지식인 조희연'으로 돌아가서, 대한민국 및 지구촌의 장래에 대해, 좀 초연하게 책을 쓰고자 했는데, 쉽지가 않더군요. 페북에도 몇 번 천명했는데, 어려운 국가적 시기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탠다는 마음이 있어서, 이래저래 나름대로 분주했습니다. 이제 일단락이 되었으므로, 지방에 내려가서, 집필하던 것을 책으로 만들어내야 겠네요.
기존에 경향신문과 쿠키뉴스에 고정칼럼 쓰는 것이 있으니, 이것을 통해서 가끔 '교육과 사회', '교육발전에 대한 대안'을 주제로 하여, 저의 의견을--때로는 과감하게--개진하려고 합니다. 책을 쓰는 것은 10년사를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다른 한편에서는 80년대 이후 민주진보의 혁신에 대한 책을 쓰려고 합니다. 또한 기존의 학술적 작업을 했던 것을 10년의 행정경험과 10년 이상의 시대적 변화를 반영해서 재정리하는 책도 내려고 합니다.
저는 가끔 12.3 국회에서 싸웠던 시민들을 포함하여, 어디서 그런 역동성이 나오는지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하고, 한국사회가 퇴행할 때 그 역동성이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 12.3에서 6.3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새 정부의 출발을 응원하면서, 조금은 여유 있게 지내기를 바랍니다